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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주기에 돌아보는 대한민국의 현실

by 생각비행 2014. 7. 1.
국민이 대한민국의 안녕을 하루하루 걱정해야 하는 요즘입니다. 지난 6월 29일 오후 백화점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19년 전 삼풍백화점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어 500여 명이 희생된 참극이 발생한 날과 같은 6월 29일, 이번에는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1층 천장이 느닷없이 무너져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진 것입니다.

출처 - SBS


지난 29일 오후 2시 1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1층의 한 매장에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6명이 부상당했다. 소방당국은 "안경점 안에 설치된 환기구, 즉 덕트가 분리돼 천장 마감재 위에 얹혀졌고, 갑자기 늘어난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천장이 4미터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에는 시민 1000여명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으며 사고 현장에도 100명이 넘는 손님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상자 중에는 휴일을 맞아 엄마와 함께 쇼핑을 나온 5살짜리 아이까지 있어 충격이 더했는데요. 세월호 참사 이후 가뜩이나 안전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얼마나 지났다고 어린아이마저 다치는 사고가 재발하는 걸까요.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천장이 무너진 이유는 노후한 석고보드가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한 탓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소방, 경찰이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천장 구조와 건물 자체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고를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진행형인 상태에서 또다시 벌어진 안전불감증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사고 당시 현대백화점은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음에도 1000여 명의 고객에게 ‘1층 선글라스 매장 위의 석고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다른 층 고객들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안내했을 뿐 별도의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느닷없이 천정이 떨어졌지만 다들 안심하고 쇼핑이나 하라는 얘기인 걸까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고객들이 마감재가 떨어진 것이라고 해도 사람이 다쳤고 어디서 더 떨어질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피방송조차 안 할 수가 있느냐고 항의하자, 현대백화점 측은 큰 사고가 아니었고 건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니어서 그랬다고 해명했습니다.

사고 이후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마감재가 떨어진 주변에만 천막을 쳐놓고 전 층에서 정상 영업을 강행했습니다. 사람이 다치든 말든 돈이나 벌겠다는 심보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이렇게 일어났고, 20년 전 삼풍백화점을 붕괴하게 했던 심보가 이와 똑같았습니다.

출처 - 뉴시스

삼풍백화점도 사고 발생 전부터 벽에 균열이 가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고, 사고 발생 당일 오전에는 5층 천정이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은 영업을 강행했고 보수공사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그날 오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수백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한 푼 더 벌어보겠다는 안전불감증이 단일 사고 최다 희생자를 낸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죠.

출처 - 뉴스1

공교롭게도 현대백화점 천정이 무너져내리기 열흘 전, 정지선 회장은 자사의 화재 대피 훈련 현장을 찾아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자 현대백화점 측은 대피는커녕 안내방송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장삿속 채우기에 바빴습니다. 안전을 여전히 전시행정으로 챙기는 윗사람들의 전형이었던 셈이죠. 

출처-인사이트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지켜지지 않으면 관계자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덮으려고 해경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웠고, 인제 와서 정부는 해경 해체는 오해라는 헛소리나 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안전이란 헛구호만 외치며 장삿속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이들의 행태가 저질이며 똑같은 수준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 와중에 송파에서는 건축 과정 자체가 재앙이 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근처의 도로가 꺼지고 싱크홀로 추정되는 현상이 발견되어 많은 주민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제2롯데월드의 무리한 건축으로 석촌호수의 물 빠짐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근처 지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아랑곳없이 임시 개장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 한겨레

또한 6월 30일 오후 6시쯤 서울 동대문구 중앙선 청량리역에 정차 중이던 용산행 전동차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발생해 승객 전원이 전철에서 내려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습니다.

 

출처 – SBS

세월호 참사에도 변함없는 안전불감증과 배금주의 속에 2014년 상반기가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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