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5일 영국 런던의 갤러리 경매에서 한 영화의 포스터가 사상 최고가로 낙찰 되었습니다. 그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거장 프리츠 랑Fritz Lang의 1927년작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였습니다. 현재 세상에 단 네 장 남은 포스터 중 한 장이 미국의 한 수집가에게 69만 달러(약 7억 원)에 낙찰된 것이죠. 나머지 세 장의 소장처도 화려합니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실 성지 뉴욕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 베를린의 영화박물관 그리고 또 한 사람의 개인 수집가가 포스터를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27년작<메트로폴리스> 포스터, 사상 최고가 거래(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1002&article_id=34906, 씨네21 )
한 영화의 포스터가 이렇게까지 고가로 거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에 네 장 밖에 남지 않았다는 희소성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SF영화로 손꼽히는 영화의 작품성 때문일 겁니다. 1927년이면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인데 지금까지 영화평론가와 영화애호가에게 찬양을 받는 이유는 그것 외에는 있을 수 없겠죠.
하지만 많은 걸작이 그렇듯 이 <메트로폴리스>란 영화 역시 당대에는 탁월한 작품성과 달리 흥행에는 참패했습니다. 어쩌면 시대를 너무 앞서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선지 이 영화의 필름은 많은 수난과 이런저런 부침을 겪은 많은 문화재처럼 현재 100퍼센트 완벽한 형태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작품성과 역사적인 가치 때문인지 매번 새로운 필름이 발견되고 꾸준한 복원작업도 병행되어 결국 올해 초 현재로서는 가장 원본에 가까운 버전으로 복원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21세기 거대 도시 메트로폴리스를 배경으로 한 SF장르의 명작으로 엄청난 제작비와 시간을 들여 만들었으나 1927년 1월 베를린 개봉 당시 흥행에 실패하자 제작사인 우파UFA에서 4189미터의 필름을 3241미터의 짧은 버전으로 만들어 재개봉하였다. 이후 수차례의 복원작업을 거쳤으며 2008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랫동안 유실된 일부 장면이 발견되어 오리지널에 가장 가까운 버전으로 복원되었다.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공개된 2010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요하임 베렌즈의 피아노 연주로 상영된다.
- 한국영상자료원의 메트로폴리스 소개글
- 한국영상자료원의 메트로폴리스 소개글
최고의 걸작 <메트로폴리스>의 가장 완전한 버전인 2010년 디지털 복원판을 공짜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물론 불법 다운로드 따위가 아닙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작품을 정식 상영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그냥 영화만 상영하는 게 아니라 요하임 베렌즈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말이죠.
상암동 DMC 단지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은 우리나라에서 상영한 모든 영화 필름은 물론 시나리오, 포스터, 스틸사진, 문헌을 비롯해 DVD, 온라인 영상물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관련된 자료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종의 국립영화박물관이자 국립영화도서관입니다. 개인적으로 세금이 아깝지 않은 왕성한 문화 활동을 하는 국가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국립도서관처럼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이용하는 데 돈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이번 <메트로폴리스> 2010 복원판도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입니다.
<메트로폴리스>는 이번 주 금요일(29일) 저녁 7시 30분입니다. 발권은 오늘부터이고 단 1회 상영이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서두르세요. ^_^;;
이밖에도 한국영상자료원은 월요일 휴무를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매일 새로운 고전영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고요. 그러니 영화에 깊은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좋은 도서관이, 문화 생활을 하고 싶은데 형편이 넉넉치 못한 연인들에게는 좋은 데이트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_^
모든 프로그램은 날마다 달마다 갱신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항상 주시하세요. ^_^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http://www.koreafilm.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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