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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일상비행

2012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생각비행이 주목한 부스

by 생각비행 2012. 6. 22.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수요일인 6월 20일, 2012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했습니다. "책을 펼치면 미래가 보인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 국내외 출판사, 관련 기업, 단체의 768개 부스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많은 부스를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저희가 주목한 몇몇 부스를 중심으로 소개하려 합니다. 주말을 이용해 도서전을 방문할 계획을 세운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주빈국, 사우디아라비아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중동 이슬람 국가 가운데 가장 크고 왕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울국제도서전에 꾸준히 참석해왔습니다. 작년에도 사우디아라비아관에서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나누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꾸준한 참여로 당당히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까지 되었으나 정작 도서전 홈페이지에선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예전엔 주빈국에 관한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제공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면 주빈국 사우디아라비아관이 보입니다. 왕궁을 형상화한 듯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관에선 볼펜, 배지, 관련 서적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올해엔 꾸란을 나눠주지 않더군요.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아늑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더군요. 카펫을 깐 내부 모습에서 중동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의 모형을 전시해놓았습니다. 옆에 관련 설명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슬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서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화려한 표지가 인상적인 꾸란만 전시해놓기도 했습니다.

아랍어는 그 자체가 캘리그래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하학적인 글자의 아름다움에 끌렸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랍어로 손글씨를 써주는 행사를 하는 곳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


아랍어로 글씨를 써주는 행사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병영도서-병영도서기증캠페인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마련한 병영도서관, 병영도서기증캠페인 부스입니다. '국방부 불온도서' 사건 탓으로 우리 사회에서 군대는 여전히 퇴행적인 기관으로 여겨지곤 하는데요, 이명박 정부하에서 군대와 사회 간의 거리감은 상당합니다. 그 때문인지 국제도서전 행사장에서 군인을 만나니 저희도 느낌이 묘했습니다.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문화 혜택이 취약한 곳에 도서관을 개관하거나 문고를 비치하여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군대 사병을 위해 병영도서관 설립과 도서기증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요, 《HIM》이란 병영매거진을 발행하고 있기도 하더군요.

《HIM》은 책과 문화가 공존하는 병영을 만들기 위해 군부대 독서운동과 병영문화 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잡지로 2011년 5월에 창간했다고 합니다. 군에 간 유명 연예인들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 잡지의 성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세대 젊은 사병들에게 필요한 알찬 정보가 비교적 많이 담겨 있습니다. 발행 호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그 질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퇴행을 거듭하는 군 지도부와는 달리 하부에서는 군대문화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담 부스에 건빵이 있더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봅니다. 그 맛은 예전과 똑같을지 궁금했습니다. ^^

56사단 장병이 병영도서관, 병영도서기증캠페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부스를 찾는 관람객을 위해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한 장병이 카드 마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생각비행은 병영도서관, 병영도서기증캠페인을 여러분께 소개할 목적으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서 활동 중인 이민주 간사님에게 병영도서관과 병영도서기증캠페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서 활동하는 이민주 간사입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이번에 처음 참여하네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 관해 소개해주세요.

-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병영에 도서를 기증하거나 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병영 독서문화 개선 캠페인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2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요?

-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님께서 제안을 하셨습니다. 군부대에 도서관은 있는데, 책이 적고 신간이 들어오지 않아 많은 장병이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우리 사업을 홍보하고, 많은 분이 참여하시도록 독려하고자 대한출판문화협회와 공동주관으로 부스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병영도서관, 병영도서기증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 이번 도서전에 나오시면서 도서를 기증해주시거나 저희 본부로 도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모인 도서는 저희가 정리를 하여 파본이나 결본, 혹은 장병에게 보낼 수 없는 없는 책을 선별합니다. 그리고 국방부와 협의하여 어느 부대로 책을 얼마나 보낼지 선정하여 보내고 있습니다.


사랑의책나누기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 1999년 처음으로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를 발족하고 그해에 육군 1사단에 전진도서관을 개관했습니다. 군부대만이 아니라 보육원이나 양로원 등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곳에도 책을 발송하는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이어오다가 작년 5월 《HIM》이라는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이 또한 병영문화 개선의 뜻으로 시작한 일입니다. 군대잡지 하면 떠올릴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군장병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고 도움이 되는 기사로 가득 채웠습니다. 《HIM》은 올 2월부터 전군에 배포되고 있습니다. 60만 장병이 보는 잡지라고 할 수 있죠.


《HIM》이라는 잡지 내용을 조금 소개해주시죠.

-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장병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내용, 유명인과의 파워인터뷰 등이 실립니다. 그중에 '곰신데이트'라는 코너가 있는데요, 애인을 둔 장병을 선정하여 연인끼리 달콤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벤트 코너입니다. 장병과 애인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사진과 글로 담아 잡지에 싣습니다. 이 외에도 걸그룹 소식이나, 장병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브로셔를 보니 '초록철모 배지달기 캠페인'이라는 게 있던데요?

- '초록철모 배지달기 캠페인'은 앞으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지식문화센터가 될 병영도서관 2146곳을 만들기 위해 기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시작하는 캠페인입니다. 초록철모 배지는 1000원에 판매할 예정이고요, 1000원 이상 기부한 분들께도 배지를 나눠드릴 예정입니다. 2011년에는 많은 장병에게 멘토가 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군복무 중에 재능이 있는 청년들이 부대 근처에 사는 학생들의 1 대1 멘토가 되어 가르치는 사업이었는데요, 장병은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학생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캠페인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군과 관련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명한 분들을 부대에 초대해서 강연을 부탁하거나 장병을 위한 특별한 공연도 열어서 많은 장병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군대에 가서 복무하는 시간이 그저 허송세월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저희가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고인쇄문화홍보관과 '읽어버린 한글 활자를 찾아서' 특별전시 부스

마지막으로 고인쇄문화홍보관과 '잃어버린 한글 활자를 찾아서'라는 특별전시 부스를 소개합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부스를 마련하여 한국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직지사업팀은 청주, 청원 시민을 대상으로 1인 1책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지난번에 소개한 기사를 참고하세요. 《직지》의 고장이 펼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례 - 청주고인쇄박물관, 1인 1책 캠페인). 이번 전시회에도 어김없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소개하고 청주직지축제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직지 부스 앞입니다. 1377 창조의 빛이라는 제목으로 청주직지축제를 소개하는 입간판이 보입니다. 1377이란 숫자는 직지가 인쇄된 해를 의미합니다. 

과거 《직지》를 인쇄할 때 사용했던 인쇄판, 금속활자 등의 복제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금속활자 제작과정이 디오라마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2012 서울국제도서전을 기념한 특별전시 부스, '잃어버린 한글 활자를 찾아서'입니다.  한글 활자로 한글꼴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전시입니다.

《용비어천가》《훈민정음》 등  다양한 활판인쇄물을 한 페이지씩 액자에 넣어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원본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용비어천가》 《이륜행실도》 《삼강행실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근현대에 출간된 서적도 다수 있습니다. 최초의 주간신문인 《한성주보》도 있고, 다양한 종류의 한글 사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딱지본'이라고 부르는 책도 전시되어 있는데요, 아이들이 갖고 노는 딱지처럼 표지에 화려한 색이 들어가 있다고 하여 부른 이름입니다.

 
지금까지 생각비행이 주목한 부스를 중심으로 2012년 서울국제도서전을 소개했습니다. 저희가 소개하지 못한 다양한 부스가 있습니다. 출판일을 하는 관계자로서 도서전의 질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큽니다만,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이만 한 곳은 또 없습니다.

도서전 관계자에게 애정 어린 건의도 해주시고, 앞으로 서울국제도서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의견도 전달해주신다면 시민의 참여로 좀 더 발전된 도서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출판계 내부에서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히 일어나야 하겠지요.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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