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12월 3일에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구럼비살리기 시민행동(공동대표 강동균, 오영덕, 이태섭, 장하나) 주최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제6차 전국시민행동, 평화비행기 행사로는 제3차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제6차 전국시민행동 안내 브로슈어
이날 행사에 생각비행은 강정마을 국제팀에서 의뢰한 <강정마을 영자신문>을 제작해서 가지고 내려갔습니다. 그동안 강정마을의 상황을 널리 알리려는 뜻에서 저희가 제작한 전단을 활동가에게 전달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소식지 제작을 요청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뜻깊은 일에 연대할 수 있어서 작업 과정 자체가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강정마을 영자신문
강정마을에 도착해서 신문을 전달하고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나눈 뒤 이번에 새로 세운 망루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중덕해변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죠.이번에 만든 망루는 해군이 철거했던 예전 망루보다 더 높고 튼튼합니다. 펜스로 가로막힌 중덕해변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현장을 살필 수 있으니 다목적 구조물인 셈이지요.
저 멀리 범섬이 보이고 구럼비 주변에는 해군이 앞으로 바닷속으로 투척하려고 만들어놓은 각종 구조물이 즐비합니다. 펜스 바로 뒤편엔 문화재 발굴 현장이 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굴되어도 해군은 공사를 강행합니다. 당연히 불법입니다. 해군기지 건설현장은 불법이 만연합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거대한 크레인을 해군이 조립하던 날(8월 24일), 경찰은 강동균 마을회장을 연행했습니다. 저희도 이날의 상황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6] 희망버스, 평화비행기로 날다) 해군이 저 무거운 크레인을 강정마을로 반입한 것부터가 불법이어서 마을회장과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은 불법적인 공사 강행에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지만, 해군기지 건설에 걸림돌이 되는 마을회장을 옥죄려는 경찰과 검찰은 조사 후 풀어주겠다던 애초의 약속을 저버린 채 구속시켰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제주지법은 업무방해혐의로 기소된 기소된 강동균 회장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석방했습니다. (관련기사: <함정 수사' 논란 강동균 회장에 벌금형 선고>) 이번 제6차 전국시민행동은 강동균 마을회장이 석방된 뒤 열리는 첫 공식행사인 셈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제주도 내 곳곳에서 ‘평화버스’를 타고온 도민과 ‘평화비행기’ 와 ‘평화유람선’을 타고 다른 지역에서 내려온 평화활동가와 지지자를 포함하여 약 700명가량의 인원이 참가했습니다.
망루에서 내려다본 중덕 삼거리 풍경
강정마을 일대에서 천주교 생명평화미사, 작은 평화콘서트, 어린이 평화사생대회, 평화기원 사진전, 자연과 하나되는 공방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저녁 5시에는 출출해진 배를 채울 수 있는 '평화떡국'을 강정마을회에서 무료로 제공했습니다.뜨끈뜨끈한 떡국으로 배를 채우고 저녁 7시부터 코사마트 사거리에서 열리는 집중문화제에 참석했습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김종환 강정주민, 김동원 평화운동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출소 후 처음 열린 공식행사에서 소회를 밝히면서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잘못된 일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공권력이 힘 없는 국민을 외면하고 기득권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강정마을에서 활동가들이 자체 조직한 '신짜꽃밴'
이날 행사에는 한진중공업 해고철회 투쟁위원회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가족대책위원회에서 22분이나 방문해서 뜨거운 연대 의지를 밝히며 오랜 싸움을 해온 강정마을 주민을 위로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도 언젠가 꼭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습니다. 희망버스가 이뤄낸 승리를 이곳, 강정마을에서도 이어가야겠지요!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들이 전북겨레하나 통일역사캠프에 참여하여 강정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성금을 모아 강정마을회에 전달했습니다.
12월 2일 새벽에는 '글로벌네트워크' 브루스 K. 개그논(Bruce K. Gagnon) 사무총장이 스카이프를 통해 강정마을에 연대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출처: 구럼비야사랑해)
이날 행사에 앞서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교 학생들이 강정마을을 지지방문했습니다. 서승 교수와 10여 명의 일본인 학생이 3박 4일 일정으로 '동아시아 평화연구'를 주제로 제주를 찾아왔습니다. 12월 3일 오후 강정마을을 방문한 이들은 강동균 마을회장을 만나 제주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들었습니다. 강정마을을 여섯 번이나 방문했다는 이타쿠라 히로미 씨도 깊은 연대의 뜻을 표현했습니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평화촛불
해남과 나주에서는 김치와 쌀을 보내 강정주민과 평화운동가를 응원했습니다.
꽃다지 공연모습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의 난장
행사 참여자들이 어울려서 춤을 주는 모습
이날 전국에서 한미FTA 반대시위가 열려 제주도를 방문한 분들은 예전 행사와 비교하면 꽤 줄어들었습니다. 강정마을을 찾아오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뜻을 모아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방향을 더 날카롭게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분들이 해군기지 반대의 뜻을 보여주었고, 일본에서 지지방문한 분들과 영상으로 지지를 표한 단체도 있었던 만큼 강정마을을 향한 연대가 날로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의 참여과 지지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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