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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 대학 내 갈등을 보는 시각

by 생각비행 2019. 11. 17.

홍콩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무저항 상태의 청년을 조준 사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홍콩 중문대를 경찰이 진압하면서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거세지자 시진핑이 공개적으로 무력진압이 가까워졌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홍콩 행정장관인 캐리 람이 시진핑을 만나고 오는 일도 있었죠. 최근 홍콩 민주화 시위를 보노라면 과거 군사독재 시절 우리나라의 대학가 풍경이 떠오릅니다. 이 때문일까요? 우리나라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가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일부 중국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하거나 홍콩 학생들과 충돌하는 문제를 일으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에 걸리는 대자보는 예로부터 학생들이 각종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공론장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어떤 문제에 반대 의견이 있다면 대자보를 써서 나란히 붙이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일부 중국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찢어 버리거나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물의를 빚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비겁하고 비민주적인 행위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벌이는 것이죠.


출처 - JTBC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대학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죠. 고려대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붙기만 하면 한 시간도 안 돼 뜯기는데, 이는 홍콩 시위가 하나의 중국을 해치는 매국 시위라고 보는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벌인 일입니다. 대자보를 찢으려는 행위를 저지한 한국인 학생을 열대여섯 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둘러싸고 중국어로 욕설과 조롱을 내뱉는 문제도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하는 학생들을 어깨로 치고 지나가는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대학 내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일까요? 지난 13일 밤 고려대 학생회관에서는 홍콩 민주항쟁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홍콩, 중국, 티베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유학생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홍콩의 민주항쟁이 티베트를 비롯해 중국의 독재에 신음하는 나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발점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오가면서도 중국인 전체에 대한 차별을 경계하는 격조 높은 토론이 이어졌다고 하죠. 대자보를 찢는 일부 중국인 유학생과 달리 훼손 문제를 알려주거나 이 같은 행위를 부끄러워하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유학생을 모두 홍콩 민주항쟁 반대자로 일반화하는 것은 홍콩 지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 의식을 공유한 겁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왜 남의 나라에서 자기네 문제로 싸우며 민폐를 끼치냐고 말입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 하는 소리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왜 우리 선조들은 일제에 맞서 중국 상해까지 가서 임시정부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했을까요? 왜 프랑스 사람들은 숙적이었던 영국 런던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나치 독일과 싸웠을까요? 중국, 홍콩 유학생을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인 양 일반화와고 규정하는 것은 또 하나의 차별이라는 문제 의식이 공유되어야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홍콩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수차례에 걸쳐 훼손되자 연세대에서는 얼마 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신원 미상의 남성과 여성을 촬영한 핸드폰 영상이 경찰에 증거로 제출되었다고 하죠. 한편 한국외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학생들이 홍콩 민주항쟁 지지 대자보에 중국어와 영어로 욕설을 적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에 반대하거나 반박하고 싶다면 토론과 논쟁이라는 건강한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대학 공간에서는 똑같이 대자보를 작성해 붙이는 방법을 활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채 근거 없이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대학 문화를 흐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홍콩에서 폭력 진압을 일삼는 중국 정부와 똑같이 저질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경향신문

수차례의 민주항쟁을 거쳐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홍콩의 민주항쟁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홍콩을 시작으로 독재에 신음하는 세계의 나라들이 일어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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