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계 부정과 쉼터 고가매입 의혹이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해 검찰이 관련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정의연 기부금과 후원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횡령 혐의, 안성 쉼터를 고가로 매입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주된 내용이죠. 미래통합당 등 극우 세력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이 사안을 활용하는 데 혈안입니다.


출처 -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의 고발로 수면 위로 올라온 갈등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느 시민운동이든 선하고 좋은 명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긴 세월 지속되면서 회계에 대한 실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말 문제가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거나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번 사건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 본인이 나서서 후원금 등의 의혹을 제기했기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와 함께 30여 년을 함께한 정의기억연대라면 당연히 의혹을 풀어드리는 것이 맞겠죠.


 

출처 - 미디어오늘


하지만 작금의 언론과 극우 세력이 펼치는 주장과 자극적인 속보 경쟁은 선을 넘은 지 한참입니다. 또한 명확한 진실이 가려지지 않은 상황인데도 정파에 매몰된 싸움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입니다. 정당한 문제 제기 차원을 넘어 오랜 기간 위안부 문제를 사회 이슈로 만들고 일본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해온 단체를 폄훼하고 활동을 비하하는 등 정도를 넘어선 발언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출처 - 평화뉴스

 

지난 7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는 정의기억연대가 피해자를 위해 후원금을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모든 피해자를 위해 필요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운동의 방향성에 대한 이견으로 보입니다. 이상한 쪽으로 보도가 집중되자 12일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는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는 전제에서 말한다며,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하지만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 언론은 문제 제기의 맥락을 무시한 채 정의기억연대가 회계 부정을 통해 횡령을 했으며 후원금을 모두 개인 치부에 써버렸다는 식의 침소봉대 프레임으로 보도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돈을 한 푼도 주지 않고 학대해온 것처럼 말입니다. 이 때문에 "할머니를 앞세운 앵벌이 모금" 같은 천박한 비유까지 나오게 되었죠.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갇힌 기사는 다시 피해자들에게 돈을 안 줬냐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사태를 더욱 진흙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의 해명이 사실인지 아닌지와 별개로 언론 보도는 진영 논리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기사로 채워졌습니다. 기레기다운 모습들이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정의연 활동 중에 비리, 부정이 있었다면 조사하여 밝히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우면 됩니다. 특히 회계 투명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졌는데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경우 자성해야 할 부분이 분명합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미 지난 15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공익법인 감사 회계 기관 추천을 의뢰했다고 하죠. 그렇지만 검찰은 압수수색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지난 2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머무르고 있는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정의기억연대 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이곳은 길원옥 할머니와 고 김복동 할머니가 함께 거주했던 곳입니다. 작년 1월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이후 길원옥 할머니 혼자 거주하고 있죠. 

 

출처 - 정의기억연대

 

정의연 측은 평화의 우리집에 길원옥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점을 고려해 검찰 측에 임의 제출 형태로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고 검찰도 이에 동의했습니다만, 이 협의와 무관하게 검찰이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해버린 겁니다. 애초 검찰과 언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안위를 생각했다면 고령의 할머니가 혼자 계신 집을 약속과 다르게 우르르 몰려가 털어버릴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박주민 의원의 말대로 이 약속을 어긴 압수수색은 오히려 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 MBC


이런 혼란한 상황을 틈타 극우 세력은 다시 준동을 시작했습니다. 《반일종족주의》 저자들과 얽힌 단체는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이었다며 강제 동원 피해를 부정하는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고 수요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극우시위 역시 다시 극렬해졌습니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20대 남성이 평화의 소녀상을 돌로 찍어 훼손하는 사건마저 발생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기어나오는 극우 세력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기레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신이 난 건 일본 극우 세력입니다. 《산케이 신문》 등 극우 언론과 일본 극우 단체들은 여태까지 부정해왔던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자기네가 해온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는 사건이라며 반색하고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한국의 남남 갈등으로 몰아가고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을 없었던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의 우려는 한국과 일본 보수 세력의 연대를 통해 점점 현실화하고 있죠.

 

출처 - MBC


정의기억연대에 애초 의혹을 제기한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자신은 정의기억연대의 운동 방향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언론과 보수 세력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 위안부 피해자 운동 자체를 폄훼하려 든다는 겁니다. 이번 일을 기회로 위안부 피해자 운동 자체를 폄훼하려 드는 건 인간 취급을 할 수 없는 인간 이하의 인간이라며 직접적인 분노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에서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인간이 겪지 못할 수모를 당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성금을 빼돌린 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완용보다 더 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완용보다 더하다는 말씀을 거침없이 하시는데 지나치다"며 "지금까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서 20년, 30년 일 해왔던 사람을 이완용보다 더하다고 매도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의연 활동 회계 문제는 제가 들여다본 결과 대부분 소명이 되는 것 같다”면서 "윤미향 본인이 변소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렇구나' '이해가 간다' 이런 내용들이 꽤 많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을 예고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 윤미향 당선인이 참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어떤 식으로 풀려갈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있습니다. 적어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폄훼는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론은 '팩트' 경쟁을 하며 진실을 호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민들은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진영 논리를 떠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고발에 앞장섰고 평생을 인권 운동에 헌신한 인권투사 김복동 님께서 지난 28일 향년 94세로 별세하셨습니다. 김복동 님은 2017년부터 대장암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돼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온몸에 암이 파져 온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됐는데도 지난해 말 위안부 피해 고발을 위해 활동을 그치지 않은 분입니다. 숨지기 5시간 전 사력을 다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고 말하며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잊지 않았고, 또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을 끝까지 지원해달라고 호소하셨다고 합니다.


출처 - KBS


김복동 님은 1926년 양산에서 태어나 만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당했습니다. 1947년 겨우 귀향하여 40년 넘게 그 상처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사셨습니다. 그러다가 1992년 3월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그해 8월 제1차 일본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에서 증언하고, 이듬해 6월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출처 – 아이 캔 스피크


고국의 기억을 잃어버린 다른 할머니를 돕기 위해 캄보디아를 찾는가 하면, 유엔 인권위원회와 국제전범재판에 출석해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기도 하셨습니다. 일본 오사카 시장이 증거가 없다는 망언을 하자 직접 일본으로 가 증인이 왔다며 면담을 요구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아흔이 넘어서도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했던 김복동 님은 동일본 대지진 소식에 성금을 보내시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을 삶으로 실천하신 분이죠. 지난 2017년 개봉해 수백만 명의 관객에게 감동을 안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영화 배우 나문희가 연기한 나옥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분이셨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그런 고인이 가시는 길이라 그런지 참으로 많은 사람이 조문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복동 님께 추모의 글을 SNS에 올린 후,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조금만 더 사셔서 3.1절 100주년과 고향인 평양에 다녀오실 수 있었으면 좋으셨을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고 하죠. 

 

출처 - 뉴시스

출처 - 뉴스1

김복동 님을 모델로 만든 영화에서 나옥분 역을 연기했던 나문희 배우도 조문하고 너무 고생하셨으니 이제 날개 달고 편한 곳, 좋은 곳에 가시기를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습니다.


출처 - KBS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수많은 시민이 조문하고 있습니다. 발인은 2월 1일이고 이날 오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엄수됩니다. 김복동 님의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집니다. 고인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끝내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는 23분으로 줄었습니다.


출처 - MBC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하라는 망발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사법농단의 주역 양승태의 구속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인들과 사법부가 일본 부역(附日)자처럼 얼마나 우리 국민을 다각도로 짓밟았는지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위안부 합의'를 진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촛불시민의 심판을 받아 수감 중이고,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 맞춰 대응 전략으로 짠 사실이 다 드러났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런 마당에 이미 가신 분들과 남아 계신 23분의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엄중히 요구함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는 길입니다.

세밑한파와 함께 2018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연초에 계획한 바를 다 이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비행이 주목한 일들을 중심으로 2018년을 정리하며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출처 - JTBC


적폐의 9년을 청산하고 신년을 맞이하는 마음 : https://ideas0419.com/789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사실상 파기, 이제 다시 시작! : https://ideas0419.com/792


2018년의 시작은 적폐청산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새해가 되자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적폐 중 하나이자 온 국민에게 큰 모욕감을 안겼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었죠. 우리나라 정부가 알아서 엎드린 이면 합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2의 한일협약이라는 비유가 비유가 아니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출처 - JTBC


이명박 일가를 향하는 검찰의 칼끝 : https://ideas0419.com/800

이명박, 검찰 가는 길 : https://ideas0419.com/821

이명박 “내 전 재산은 집 한 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https://ideas0419.com/872

다스는 넉넉히 MB의 것 – 1심 판결을 보는 우리의 자세 : https://ideas0419.com/886

박근혜 징역구형과 이명박 검찰 소환이 의미하는 것 : https://ideas0419.com/814

최순실 징역 20년, 국정농단 심판 이제부터 시작이다! : https://ideas0419.com/804


연초의 가장 큰 이슈는 다스의 주인이 이명박으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일가를 향하던 검찰의 칼끝이 드디어 혐의들을 잡아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연루자들을 잡아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박근혜는 징역 33년, 이명박은 징역 15년을 받은 상태로 항고 중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재용 집행유예 – 재벌의 3.5 법칙은 아직도 통하는가? : https://ideas0419.com/801

다스 소송비 대납으로 특별사면 거래한 삼성 : https://ideas0419.com/807

문제는 재벌 개혁! 삼성 분식회계 사건을 보는 시선: https://ideas0419.com/836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결론, 핵심은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 : https://ideas0419.com/897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유지, 결국 또 삼성 봐주기인가? : https://ideas0419.com/905


하지만 이런 적폐청산의 흐름 속에서도 삼성의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석방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삼성공화국임을 방증하는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이재용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고의 분식회계로 상장이 중지되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9일 만에 주식거래가 재개되어 재벌개혁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씁쓸한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죠.


출처 - 더 팩트


반복되는 재벌의 갑질, 우리의 대응은? : https://ideas0419.com/831

최저임금법 개정안 논란, 노동계 목소리 경청해야! : https://ideas0419.com/843

최저임금을 둘러싼 을들의 전쟁 : https://ideas0419.com/858

위기의 한국 경제?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 https://ideas0419.com/870

굴뚝 위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최장기 고공농성 언제 끝날까? : https://ideas0419.com/910


어디 삼성뿐이겠습니까? 한진그룹 산하 대한항공 조현아의 갑질을 시작으로 올 한 해도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의 갑질에 대한 사회적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재벌과 결탁한 보수 언론은 최저임금제와 소득주도성장에 흠집을 내기 바빴지만, 정작 한국 경제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 누구인지 삼척동자도 똑똑히 알 수 있는 한 해였죠.


출처 - Psychology Today


미투(#MeToo) 운동의 확산,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 https://ideas0419.com/803

혜화역 시위와 낙태죄 폐지, 여성 인권 신장 계기 되길 : https://ideas0419.com/840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을 보는 우리의 자세 : https://ideas0419.com/868

82년생 김지영 영화화로 더 선명해진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 : https://ideas0419.com/877

2018년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본 책, 82년생 김지영 : https://ideas0419.com/909


2018년의 화두이자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사건은 미투운동에서 촉발된 페미니즘의 확산입니다. 검찰 내부의 성폭력, 성추행이 폭로되어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다양한 여성 혐오 사건은 수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출판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대출 순위 역시 1위를 기록하는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한 백래시 등이 더해져 성별 간 논란이 증폭되었지만, 이는 대한민국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제3차 남북정상회담 성공리에 이루어지길! : https://ideas0419.com/816

4.27 판문점 선언, 이대로 평화협정까지 이어지길! : https://ideas0419.com/835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세계평화의 길 여나? : https://ideas0419.com/845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는 자세 : https://ideas0419.com/847

한눈에 보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통일로 미래로! : https://ideas0419.com/878

남북 철도 공동조사 – 분단 이후 처음으로 두만강까지 달린다 : https://ideas0419.com/902


한편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남북/북미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전쟁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는데,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급진전된 남북/북미 관계가 평화협정으로 이어진다면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한반도와 대륙이 연결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초석이 되겠지요. 번영은 평화라는 토대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 밖에 알라딘 창작블로그와 다음 아고라가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실버 세대가 유튜브의 주요 이용자가 되는 등 미디어 환경의 급변을 체감하는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2019년은 우리에게 어떤 한 해로 다가올까요? 힘들었던 기억과 나쁜 기억은 모두 과거에 남겨두고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19년에도 생각비행은 좋은 정보를 공유하며 사회에 필요한 책을 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심으로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근혜의 대표적인 적폐였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후속 조처에 대해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외교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일본에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도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 엔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15년 12.28 합의가 양국 간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히며 이를 감안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본 측이 스스로 국제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출처 - 뉴스1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는 지난 9일 공동입장문을 내고, 외교부의 발표로 박근혜의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정부의 공식입장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정부 위로금 10억 엔 전액을 정부 예산으로 편성하고 늦게나마 우리나라 정부가 피해자 중심 문제해결을 원칙으로 정한 것도 환영했습니다. 더러운 일본의 10억 엔이 아니라 떳떳한 우리나라의 돈으로 피해자 할머니들을 치유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단체들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 존엄, 인권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방향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가 자발적 조치를 취할 리 만무한데도 외교적 문제를 이유로 일본 정부에 대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은 채 우리나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만을 취하겠다는 태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가 원천무효라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법적 책임을 추구하고 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조치 등의 법적 책임 이행을 요구할 국가적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절차적 정당성과 내용상 정당성이 애초부터 없었던 만큼 10억 엔으로 세웠던 화해치유재단의 즉각적 해산도 촉구했습니다. 일본이 건넨 10억 엔은 금융기관 등에 예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동결시킬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단체들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식적으로 기획전략팀을 가동해 결과를 냈고 그에 따라 후속조처를 마련하기 시작하는 등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보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요. 피해자 입장에서 일을 처리한다면 비록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전 정권이 워낙 큰 잘못을 저질렀던 현실을 감안하여 이번 수습안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외교적 한 수'였다는 풀이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 간 합의를 인정하면서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불가역적'이라는 것과 '10억 엔' 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실상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이행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죠. 이 때문에 오히려 일본이 외교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합의를 이행하라고 할 경우 우리는 이행할 생각이 없어 10억 엔을 동결시켰으니 가져가려면 어서 가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그 돈을 돌려받을 경우 일본 쪽에서 합의를 무른 셈이 됩니다. 한편 이 10억 엔의 처리에 대해 양국이 논의하자고 나설 경우 이는 사실상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이 되는 셈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문제를 계속 이슈화한다면 일본 입장에서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를 자꾸 세계에 드러내는 꼴이 되지만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여성과 인권에 대한 문제를 계속 어필하고 이슈화하면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애초에 위안부 합의 이전에 존재했던 고노 담화라는 국가 간 합의를 깨고 무력화한 건 일본 정부와 아베 정권이었습니다. 일본이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닙니다. 그래선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원론적 발언을 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국제사회와 노력 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피해자를 배제한 채 조건과 조건을 주고받아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애초에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뉴스1


같은 날 종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제1317차 수요시위가 열렸습니다. 26년째 계속되고 있죠.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오늘 우리가 여기에 앉아 있는 것은 순전히 포기할 줄 모르던 생존자 덕분이라며 그들이 주저하지 않았기에 할머니들의 문제가 평화와 역사의 정의를 세우는 문제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해결된 게 아닙니다. 굴욕적 합의로 인한 소극적인 방어를 넘어 앞으로 일본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역사와 정의를 세우는 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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