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가장 극심한 직격탄을 입은 곳 중 하나가 여행업계와 항공업입니다. 국내 2위 항공사이던 아시아나가 계륵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아시아나 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할 수 있도록 투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두고 재벌 특혜라는 비판부터 끝없이 세금만 들어가는 아시아나를 그냥 두느니 차악인 대한항공 인수를 꾀하는 게 낫다는 의견까지 갑론을박이 오갔습니다. 결국 지난 16일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뉴스1


사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부터 경영 악화에 시달렸고 지난 연말 현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죠. 그런데 2020년 들어 코로나19 위기로 항공업계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아시나아항공의 부채가 3조 원 이상으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조건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게 되었고 결국 최종 인수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채권자입니다. 아시아나항공에 엄청난 정부 지원금이 들어갔지만, 마치 밑 빠진 독처럼 지원받은 3조 3000억 이란 차입금 대부분을 소진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올해 6월 기준 12조 원, 부채비율이 2200%에 달할 정도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는커녕 37년간 발목 잡혀 온 대우조선해양의 선례를 생각할 때 어떻게든 아시아나항공을 빨리 털어내고 싶었겠죠. 연달아 매각이 실패한 이후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의 악조건 속에서 경쟁력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을 추진한 것이겠죠. 세계적 흐름이 1국가 1국적 항공사 체제로 가고 있다면서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세계 7위권의 공룡 항공사가 탄생하는 것이긴 합니다. 240대가 넘는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고, 국제 화물 수송량이 세계 3위, 수송 인원은 세계 10위 규모가 되니까요.


출처 - MBC


하지만 항공업계에 독과점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옳은 일인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항공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당장 국책은행이 나랏돈을 들여 대한항공의 몸집을 불려주는 게 맞는 일인지,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는지 논란을 낳은 것이죠. 게다가 독점 기업이 업계를 지배할 경우 노동 인력 감축이나 요금 인상 등의 문제가 생겨 결국 직원과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내년 4월 초까지 고용을 9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대한항공과 통합 작업이 본격화되면 인력 구조조정 문제 때문에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을 통합하는 게 과연 항공업계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출처 - 뉴스웨이

 

게다가 인수하는 대한항공의 상황이 좋지도 않습니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역시 1000%를 넘었으니까요. 자칫하면 없는 살림에 부채투성이 아시아나항공을 끌어안으려다 동반 부실로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한항공이 이 인수 건을 덥석 물은 건 이번에 대한항공을 물려받은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방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싶은 산업은행과 경영권 방어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죠.

 

출처 - 뉴스웨이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조현아 등 가족이 엮인 KCGI연합과 극심한 경영권 분쟁 중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 일가는 지분의 41.1%를 보유하고 있고 KCGI와 반도건설 그리고 조현아 부사장의 주주연합이 46.7%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조원태가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를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확보할 지분을 합해 지분이 50%에 근접하게 됩니다. 조현아의 주주연합을 넘어서는 지분이 되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하지만 이로 인해 조원태는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두 항공사의 지배권을 갖게 됩니다. 그룹 전체 경영권도 유지하게 되고요. 이 때문에 현재 경영권 분쟁 중인 KCGI연합은 물론 일각에서 이번 M&A가 조원태에 대한 밀실 특혜로 규정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출처 - 시시저널e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8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통합이 될 때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더 많은 지분을 가진 KCGI연합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도 필요합니다.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해야 결합이 허용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회생 불가능한 회사를 살리고자 산업은행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출처 - MBC


무엇보다 조원태가 됐든 조현아가 됐든 그간 한진그룹 조씨 일가의 패악을 보아온 국민으로서는 과연 저들에게 국가 중앙 항공사의 경영을 맡겨도 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남습니다. 일단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는 하되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원태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경영성과 미흡 시 퇴진하기로 하는 등 경영책임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투자합의서에 윤리경영을 명문화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 누구 하나 멀쩡한 사람이 없는 조씨 일가에서 또다시 갑질 논란이 발생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은 한진 일가의 갑질이 발생하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할 수 있고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위해 위원회가 설치되고 조현민, 이명희 등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오너 일가는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회 위원 등에 대한 의무 조항도 명시했습니다. 이와 같이 산업은행이 내세운 7가지 의무 조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한진칼은 위약금 5000억 원을 물어야 합니다.


출처 - JTBC


코로나19로 인해 최악보다 차악을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뜻이야 어쨌든 현실적으로 이번 인수는 재벌 오너 일가를 위한 특혜로 볼 여지가 농후합니다. 참여연대는 한진 총수 일가가 지배구조 개선이나 책임 경영 개혁 없이 경영권 분쟁을 일삼고 있는데 산업은행의 감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을 지원하는 건 총수 일가의 경영권과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특혜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이지만, 긴 어둠을 뚫고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면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요. 적어도 여태까지 그래왔던 오너 리스크 가득한 독점 갑질 기업의 형태로 남지는 않길 바랍니다.

지난 27일 있었던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열리기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땅콩회항과 물컵 갑질을 비롯한 횡령, 배임 등 온 가족이 비리 덩어리였던 조씨 일가의 핵심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갑론을박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이 연임 반대에 표를 행사하기로 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결집해 전운마저 감돌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조양호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며 우리나라 자본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대기업 집단의 오너가 주총 표 대결로 경영권이 박탈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사실 이 대결도 아슬아슬했습니다. 대한항공 정관은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66.6% 이상의 표를 받으면 연임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조양호의 우호 지분을 포함하면 33.35%의 지분을 이미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회를 뒤집어놓은 갑질과 비리에도 불구하고 연임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외국인 주주, 의결권 자문사와 개인투자자들이 일제히 재선임에 반대해 찬성 64.1%, 반대 35.9%로 조양호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재선임 저지선인 66.6%와 불과 2.6% 차이였죠. 이로써 조양호는 아버지인 조중훈에게서 CEO 자리를 물려받은 지 20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조양호 재선임안이 부결된 가장 큰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이 반대로 표를 던진 이유도 이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주총 안건이 올라오면 걸러지는 것 없이 그냥 다 통과되는 게 당연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진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의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너무나도 극명했죠. 전문가들은 이번 대한항공 주총을 계기로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이력이 있는 총수 일가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기업들도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출처 - 네이버금융


이런 전문가들의 전망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주총에서 조양호가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계속 이어져온 오너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죠. 국정농단 때도 그랬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오너 일가가 사라져야 기업이 성장하고 주가도 오른다는 점이 여러 번 드러났습니다.


출처 - 한겨레


물론 조양호 일가와 대한항공 경영진들은 주주총회 결정에 불복하며 발악하고 있습니다. 조양호는 주주총회가 끝나자 미등기이사로 남아 계속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밝혔죠. 대한항공은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주총 결과는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이지 경영권 박탈은 아니라고 그 의미를 끌어내리기 바빴습니다. 그러면서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을 계속하는 식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되 대표이사직만 상실되는 게 맞다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언변으로 큰 논란을 예고했습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급등하던 대한항공 주가가 주춤하더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죠. 정말로 오너 일가가 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이 명백히 증명된 하루였죠.


출처 - 연합뉴스


이렇게 기업의 이익 활동을 방해하고 주주들의 결정을 무시할 거면 주주총회는 왜 하는 것이며, 대체 그럴 거면 주식회사를 왜 유지하는 걸까요? 대한항공은 현재 조양호를 포함 3명이 공동대표이사를 맡은 3인 공동대표체제인데, 사내이사직이 유지가 안 되면 대표이사도 맡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공석이 된 사내이사직은 추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추가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죠.


출처 - 오마이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오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거래 4개 기관 조찬 강연에서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시장참여자와 사회의 인식을 바꾼 이정표"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료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재벌개혁은 공정거래법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주총 등도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한국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한항공 조양호의 사내이사 및 경영권 박탈은 기쁜 일입니다만, 왠지 입맛이 쓴 건 5년에 걸쳐 온 일가가 사회의 공분을 일으키는 일을 연달아 저지르고 나서야 겨우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주주자본주의가 왜곡되어 있고 썩어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같은 날, 똑같이 국민연금이 재선임에 반대했지만 SK 최태원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것만 봐도 재벌 개혁은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정도에 불과합니다. 힘들지만 의지만 있다면 재벌도 바꿀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닌가 합니다. 이 기세로 비리와 갑질로 점철된 다른 대기업들의 경영도 쇄신하는 기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입니다.

세밑한파와 함께 2018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연초에 계획한 바를 다 이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비행이 주목한 일들을 중심으로 2018년을 정리하며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출처 - JTBC


적폐의 9년을 청산하고 신년을 맞이하는 마음 : https://ideas0419.com/789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사실상 파기, 이제 다시 시작! : https://ideas0419.com/792


2018년의 시작은 적폐청산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새해가 되자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적폐 중 하나이자 온 국민에게 큰 모욕감을 안겼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었죠. 우리나라 정부가 알아서 엎드린 이면 합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2의 한일협약이라는 비유가 비유가 아니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출처 - JTBC


이명박 일가를 향하는 검찰의 칼끝 : https://ideas0419.com/800

이명박, 검찰 가는 길 : https://ideas0419.com/821

이명박 “내 전 재산은 집 한 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https://ideas0419.com/872

다스는 넉넉히 MB의 것 – 1심 판결을 보는 우리의 자세 : https://ideas0419.com/886

박근혜 징역구형과 이명박 검찰 소환이 의미하는 것 : https://ideas0419.com/814

최순실 징역 20년, 국정농단 심판 이제부터 시작이다! : https://ideas0419.com/804


연초의 가장 큰 이슈는 다스의 주인이 이명박으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일가를 향하던 검찰의 칼끝이 드디어 혐의들을 잡아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연루자들을 잡아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박근혜는 징역 33년, 이명박은 징역 15년을 받은 상태로 항고 중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이재용 집행유예 – 재벌의 3.5 법칙은 아직도 통하는가? : https://ideas0419.com/801

다스 소송비 대납으로 특별사면 거래한 삼성 : https://ideas0419.com/807

문제는 재벌 개혁! 삼성 분식회계 사건을 보는 시선: https://ideas0419.com/836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결론, 핵심은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 : https://ideas0419.com/897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유지, 결국 또 삼성 봐주기인가? : https://ideas0419.com/905


하지만 이런 적폐청산의 흐름 속에서도 삼성의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석방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삼성공화국임을 방증하는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이재용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고의 분식회계로 상장이 중지되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9일 만에 주식거래가 재개되어 재벌개혁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씁쓸한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죠.


출처 - 더 팩트


반복되는 재벌의 갑질, 우리의 대응은? : https://ideas0419.com/831

최저임금법 개정안 논란, 노동계 목소리 경청해야! : https://ideas0419.com/843

최저임금을 둘러싼 을들의 전쟁 : https://ideas0419.com/858

위기의 한국 경제?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 https://ideas0419.com/870

굴뚝 위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최장기 고공농성 언제 끝날까? : https://ideas0419.com/910


어디 삼성뿐이겠습니까? 한진그룹 산하 대한항공 조현아의 갑질을 시작으로 올 한 해도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의 갑질에 대한 사회적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재벌과 결탁한 보수 언론은 최저임금제와 소득주도성장에 흠집을 내기 바빴지만, 정작 한국 경제를 망치고 있는 주범이 누구인지 삼척동자도 똑똑히 알 수 있는 한 해였죠.


출처 - Psychology Today


미투(#MeToo) 운동의 확산,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 https://ideas0419.com/803

혜화역 시위와 낙태죄 폐지, 여성 인권 신장 계기 되길 : https://ideas0419.com/840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을 보는 우리의 자세 : https://ideas0419.com/868

82년생 김지영 영화화로 더 선명해진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 : https://ideas0419.com/877

2018년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본 책, 82년생 김지영 : https://ideas0419.com/909


2018년의 화두이자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사건은 미투운동에서 촉발된 페미니즘의 확산입니다. 검찰 내부의 성폭력, 성추행이 폭로되어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다양한 여성 혐오 사건은 수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출판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대출 순위 역시 1위를 기록하는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한 백래시 등이 더해져 성별 간 논란이 증폭되었지만, 이는 대한민국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제3차 남북정상회담 성공리에 이루어지길! : https://ideas0419.com/816

4.27 판문점 선언, 이대로 평화협정까지 이어지길! : https://ideas0419.com/835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세계평화의 길 여나? : https://ideas0419.com/845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는 자세 : https://ideas0419.com/847

한눈에 보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통일로 미래로! : https://ideas0419.com/878

남북 철도 공동조사 – 분단 이후 처음으로 두만강까지 달린다 : https://ideas0419.com/902


한편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남북/북미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전쟁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는데,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급진전된 남북/북미 관계가 평화협정으로 이어진다면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한반도와 대륙이 연결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초석이 되겠지요. 번영은 평화라는 토대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 밖에 알라딘 창작블로그와 다음 아고라가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고 실버 세대가 유튜브의 주요 이용자가 되는 등 미디어 환경의 급변을 체감하는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2019년은 우리에게 어떤 한 해로 다가올까요? 힘들었던 기억과 나쁜 기억은 모두 과거에 남겨두고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19년에도 생각비행은 좋은 정보를 공유하며 사회에 필요한 책을 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심으로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물벼락 갑질로 전 국민의 비난을 받은 조현민 때문에 조씨 삼 남매의 갑질이 재조명되더니 그들의 어머니인 이명희와 아버지인 조양호의 갑질 행태도 폭로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이 사회적으로 회자하면서 이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은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총수 일가가 관세를 포탈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입니다만 최근 더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습니다. 대한항공이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시켜왔고, 이 때문에 암에 걸린 직원도 나왔다는 겁니다.


출처 - 노컷뉴스


대한항공 청소 하청업체에서 5년간 일했던 김태일 한국공항공사 비정규직 지부장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한항공이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해왔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김 지부장이 언급한 발암물질은 템프(TEMP)와 CH2200인데요, 템프의 주성분이 쿼츠라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사용을 금지한 약품이라고 하죠. CH2200에 인체가 장시간 반복 노출되면 장기와 생식능력에 손상을 주며 태아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승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발암물질이 묻은 테이블 위에서 식사하고 잠을 잤던 겁니다.


출처 - 한국일보


더 큰 문제는 이 약품에 가장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승무원들과 청소 노동자들입니다. 특히 기내 청소 노동자들은 밀폐된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템프를 천에 묻혀 좌석을 닦고 CH2200을 분무기로 분사하면서 종일 일했다고 합니다. 장갑을 끼고 일하면 미끄러져 등받이 식탁 등을 잘 닦을 수 없다며 관리자들이 장갑을 끼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약품이 묻은 천을 맨손으로 만져가며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10년 넘게 청소를 했지만 이 물질이 어떤 위험성을 가졌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출처 - 노컷뉴스


발암물질 사용이 중단된 건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을 청소하는 노동자 5명이 기내 투입 5분 만에 구토하며 쓰러져 인근 대학병원에 실려서 갔고 진단 결과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청소 노동자 중 한 명인 김 지부장이 사내 게시판 한쪽 구석에 붙은 시정 명령서를 찾아낸 결과 발암물질 사용을 중단할 수 있었습니다. 시정 명령서의 내용이 CH2200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이 물질의 용기마다 위험 문구를 붙여야 하는데 안 했기 때문에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명령서를 정직원에게 물어볼 때까지 아무도 그 약품이 뭔지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1년 이내에 암으로 퇴사한 청소 노동자가 5명인데, 결국 이 약품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노동청에 비행기 유해물질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넣은 상태라고 합니다. 대한항공의 발암물질 기내 청소가 사실로 최종 확인되면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처럼 큰 산업재해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입니다.


출처 - SBS


새로이 드러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중에는 라면상자 사건도 있습니다. 조양호 일가가 비행기에 오를 때 라면상자를 짐으로 실었는데 협력사 직원이 큰 박스라 그냥 수하물로 부쳤다고 하죠. 그런데 대한항공 상주 직원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크게 혼을 냈다고 합니다. 라면이 부서지면 책임질 거냐는 황당한 이유였습니다. 대체 조양호 일가가 그간 얼마나 갑질을 해댔기에 직원이 라면 부서지는 것까지 신경을 써야 했을까요? 

출처 - 경향신문

 

결국 직원은 화물 컨테이너를 마련해 그 안에 스티로폼을 깔고 비닐 포장을 완비하여 라면 상자를 안전하게 모셨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건 그 컨테이너에 라면 한 상자 외에는 그 어떤 짐도 싣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기네스북에 오를 황당한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사람을 라면상자 정도만큼이라도 배려했다면 시정 명령까지 받은 상황에서 청소 노동자들로 하여금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계속하게 했을 리는 없겠죠. 대한항공의 갑질과 조씨 일가의 갑질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 갑질 행태는 삼성전자에 이어 한진그룹까지 대기업 오너들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정부 기관들은 한진그룹의 불법행위를 단죄함과 동시에 전 대기업으로 확대해 갑질 행태를 철저히 단속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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