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중 미니 대선이라 일컬어지는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후보가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의원은 기쁨은 잠시 뒤로 하고 선거사무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내일(4월 16일)이 세월호 6주기이니 환호와 악수는 자제해달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출처 - 참여연대


제21대 총선 바로 다음 날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6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수많은 국민에게 크나큰 상처로 남았으며 박근혜 탄핵의 도화선이 된 사건인 세월호 참사.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최선의 방역으로 세계인의 찬사를 듣는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2014년 세월호 참사의 무력감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발로에서 나온 일입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와 나눈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대응을 성찰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한 탓에 304명이 숨졌다고 설명하며 이 참사가 한국인 전체에 집단적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정부 대응이 불투명하고 심각성을 무시하는 듯해 큰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전 정권의 일련의 참사들을 성찰한 결과 재난 상황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국민 고통의 최소화는 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인 동시에 전 국민의 의지가 되었다는 것이죠.


출처 - 유튜브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저력은 세월호 참사 때 느낌 다짐과 노력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나라를 물려주지 말자는 다짐과 노력이 지금의 한국을 만든 것이기에 우리는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발목 잡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총선 과정 중 미래통합당에서 튀어나온 입에 담지도 못할 막말들은 세월호 참사가 현재진행 중임을 일깨운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MBC


세월호 참사의 원흉이자 메르스 사태 당시 참으로 무력했던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유세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와 유족들을 또다시 모욕했습니다. 경기 부천 병 지역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후보 차명진은 입에 담기도 더러운 세월호 텐트 막말을 했다가 미래통합당 후보에서 제명당하기까지 했죠. 그러나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우여곡절 끝에 총선을 완주하긴 했으나 총선 결과는 낙선이었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모욕과 막말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상식 있는 국민의 단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춘천, 철원, 화천, 양구 갑 지역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진태의 선거운동원이 세월호 참사 6주기 현수막을 훼손하다 현장에서 적발되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김진태의 선거운동원이 세월호 현수막을 면도칼로 훼손하는 행위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40대 남성 선거운동원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고 김진태 후보 포스터가 부착된 선거 차량에서는 면도칼로 찢어발긴 세월호 참사 6주기 현수막이 무려 27장이나 쏟아져 나왔습니다. 김진태는 선거운동원의 개인적 일탈이었다며 꼬리를 잘랐습니다. 그런데도 해당 선거구 개표 초반에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것으로 나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정착된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코로나19 상황의 여파로 세월호 6주기 행사는 조촐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13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사고 해역을 찾아 배 위에서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바닷바람 속을 3시간 넘게 달려 노란 부표 하나로 표시된 세월호 인양 장소에서 유가족들은 오열했습니다. 자식을 잃었는데 6년이 지나도록 책임자 처벌은커녕 진상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지, 어떻게 유가족들에게 막말하는 정치인이 아직도 발붙이고 있는지 한탄했습니다.


출처 - KBS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참사의 원흉인 미래통합당의 총선 참패로 인해 진상 규명의 길에 볕이 들기를 기대합니다. 지난해 11월 2기 특조위 격인 사회적 참사 특조위와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꾸려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수사 외압과 특조위 조사 방해 의혹에 대한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이 들었지만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법 처리를 피해간 김석균 해경청장 등 지휘부 11명을 기소하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돌입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내긴 했지만 그 이후로 지지부진입니다. 박근혜 당시 청와대 등 정부 고위관계자가 얽힌 세월호 진상 은폐에 대한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가족 측은 감사원의 세월호 참사 감사보고서 축소와 옛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등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지시, 개입한 사실을 밝혀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중입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이 2014년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규명이 되지 않고 있죠. 민변 세월호 참사 법률 대리인단은 지난달 말 황교안의 외압 행사를 포함한 12가지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출처 - 한국일보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교훈을 통해 우리는 이제 적어도 국민을 보호하는 정부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그날의 진실은 안갯속에 있고 책임자 처벌은 요원합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보낸 이 시점에 수많은 국민이 진실을 요구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처 - 계대욱 | 오마이뉴스

출처 - KBS

출처 - 굿모닝충청

출처 - 아시아경제

 

세월호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것만이 희생자들에게 진 빚을 갚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전투표에서 26.69%라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같은 비상 정국이기 때문에 국민이 자신을 대리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일에 더 큰 관심을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야 모두 마지막까지 선거판 분석에 조심스러웠습니다. 여야 모두 전체 지역구 의석 253석 가운데 25%가량인 60~70석을 접전지로 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배경으로 인해 이번 총선을 '코로나 총선'이라고 규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 때문에 정부의 방역 대처에 대한 국내 여론과 국회 호평에 힘입어 정부 여당이 대체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었죠. 잘 풀릴 경우 무난하게 단독 과반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요. KBS의 총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48.9%가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미래통합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20%에 못 미치는 18%였습니다.


출처 - YTN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신속하고 대담한 결정으로 세계에서 찬사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덕을 본 면이 있습니다. 코로나 정국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 긍정 평가가 오차범위 바깥으로 부정 평가를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일간으로 보면 지난 4월 10일 금요일에는 무려 57%까지 올랐습니다. 비공식 집계에서는 60%까지 나오기도 했죠. 이번 총선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평가를 가르는 코로나 총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 본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른 셈입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총선으로 세계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위기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본 중의 기본인 선거를 어떻게 투명하고 안전하게 치를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모두의 관심을 끌었던 총선이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그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입니다. 개표가 완전히 끝난 결과 민주당이 국회 절반을 훌쩍 넘는 180석을 확보함으로써 부동의 제1당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제동에 발목 잡혀 파행이 계속되었던 국회에서 개혁 과제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되었죠.

 

출처 - BBC News 코리아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일명 공수처의 설치와 검찰 개혁 추진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래통합당의 딴지로 제동이 걸렸던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등 경제 및 환경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시급했던 예산 문제나 추경안 등도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정부 여당이 주장해왔던 탄력근로제와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 비준 등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책을 비롯한 노동 분야 정책과 부동산 정책 역시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종부세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됩니다. 여대야소 상황은 앞으로 대북 정책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기조에 따라 북한과 개별 관광 추진,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정상화, DMZ 평화벨트 조성 등 밀려 있었던 대북 정책들을 재가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사법개혁에 속도를 올리고 그동안 추진하려 했던 공정 경제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국가적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대책 마련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준비에 본격 착수하게 될 것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이번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앞으로 재보선을 상당수 치를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안건 관련 재판에 넘겨진 당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의원이 이번 총선에 대거 출마했기 때문입니다. 출마자 중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전 자유한국당 출신은 20명, 그중 미래통합당 후보가 19명입니다. 황교안과 나경원 등 낙선한 인물들을 포함해 미래통합당의 핵심 인물들이 혐의를 받고 있죠. 이 사안이 국회법 위반으로 인정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총선 이후에도 정치권은 상당히 술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폐쇄와 장벽, 각자도생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었으며 연대와 개방만이 승리의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국민을 죽게 만들고 살아 있는 국민들조차 지리멸렬하게 했던 지난 박근혜 정권, 자신의 입으로 청와대는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했던 지난 정부는 사실상 존재 의미를 상실했죠. 

 

출처 - 경향신문

 

불통과 무능의 시대를 넘어 대한민국이 연대와 개방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확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국민이 앞장서서 정권과 국회를 창출했으니 이제는 국회가 바통을 넘겨받아 제대로 된 법안 처리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차례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 정국 속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선출되는 의원들이 과연 어떤 분들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이번 주 금, 토요일인 10~11일은 사전투표일이며, 다음 주 수요일인 15일은 본 선거일입니다. 국민의 대리인이자 지역의 일꾼으로 어떤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할지 마음속으로 정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역대 최다로 많은 정당 가운데 어디에 투표를 해야 할지, 우리 지역에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잘 몰라 혼란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간단한 방법으로 '소거법'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들부터 제하는 겁니다.


출처 - 한겨레


이번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4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이죠. 3.1운동으로 촉발된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최초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날인 만큼, 적어도 친일파는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야겠죠. 인터넷 곳곳에서 이번 총선을 한일전으로 규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친일파 없는 국회만들기 노노후보 : https://nonohubo.com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4.15 총선을 앞두고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 운동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총선 예비후보자 가운데 친일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정치인에 대해 유권자들이 제대로 알고 투표에 참여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운동입니다. 친일 정치인 명단은 이 시민단체들이 만든 누리집인 노노후보닷컴( http://nonohubo.com )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얼굴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위대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한 분부터 '내 딸이 위안부였어도 일본을 용서했을 것'이라는 일본 바라기까지 있습니다.



출처 – 4.16연대


본 선거일인 15일 바로 다음 날인 4월 16일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은 지난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참사인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2014년에 있었으니 올해로 6주기가 됩니다. 수백 명의 국민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참사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으면서 뻔뻔하게 이번 총선에 얼굴을 들이민 정치인들 역시 낙선 대상 후보자로 꼽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21대 총선 낙선 대상 후보자 17인 : http://416act.net/notice/91305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세월호 가족이 시민, 단체와 함께 꾸린 4.16 참사에 대응한 통합적 상설단체입니다. 4.16연대는 지난 2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1대 총선 낙선 대상 후보자 17인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여기 소개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합니다. 화려한 핑크빛이라 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했고, 진실을 밝히려는 조사와 수사를 방해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참사 당시 책임질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그 의무를 방기한 자들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수년간 희생자와 피해자를 핍박하고 모욕하기까지 했던 그야말로 인면수심의 대표 격인 자들이죠. 인명에 이렇게 무감각한 자들이 과연 살아 있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믿는 분이 아직도 계신가요?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월 10일과 11일 이틀간에 걸쳐 사전투표가 시행되며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입니다. 이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같은 신분증이 있으면 가까운 사전투표소 어디서든 투표하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에 들어갈 때  앞 사람과 최소 1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손을 소독하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기표해야 하는 등 과정이 다소 복잡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나 자신과 이웃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의 일환입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중차대한 시국에 치르는 이번 총선은 향후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일 일뿐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의할 대리자를 뽑는 선거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뽑는 것은 최소한의 선택 조건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더 나은 우리 삶을 위해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산업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호황을 맞은 산업도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배달앱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맛집 음식들을 시켜서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장 유명한 배달의민족이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코로나19라는 중대한 시국에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1일 새로운 요금 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오픈서비스는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한해 5.8%의 수수료를 받는 체계로 기존 서비스인 '오픈리스트'의 수수료 6.8%보다 1% 낮습니다. "수수료를 낮춰줬는데 뭐가 문제냐?" 할지 모르겠지만 핵심은 수수료 부과 방식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뀐다는 겁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정률제로 체계를 개편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고가의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그 지역 배달 주문을 독점하는 이른바 큰손 가게들의 영역을 3개로 제한하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가의 광고 상품인 오픈 서비스 영역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영세 업자들은 수수료가 낮아져 좋고,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는 논리입니다.


출처 - 뉴시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요금 체계를 발표하자마자 이건 개악이라며 소상공인들과 소비자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픈 서비스 역시 광고 영역이긴 마찬가지이니 그 광고 영역을 넓힌다면 영세업자들끼리 무한경쟁이 붙어 오히려 광고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현재와 동일한 수준의 광고 노출을 유지하려면 광고비로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말이 5.8% 인하지 부가세를 포함하면 6.38%이고 결제 대행 수수료 3.3%까지 더하면 사실상 9.32%입니다. 예전에 울트라콜로 500만 원어치를 팔았을 때 내는 수수료가 25만 3000원이었다면, 이번에 개편된 수수료 체계에서는 같은 매출이어도 내는 수수료는 46만 6000원으로 거의 2배가 되는 셈입니다.

 

출처 - MBC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 정책으로 기존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는 경우는 월 매출이 155만 원 이하 점포라고 합니다. 일 매출이 5만 원도 되지 않는 점포라면 사실상 망하기 직전인 가게일 테니,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까스로 매장을 운영 중인 대부분의 영세한 가게들은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사실상 엄청난 폭의 인상을 감내해야 한다고 반발합니다. 이는 결국 음식 가격의 폭등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겠죠. 안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들로서는 이번 요금 체계 개편이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법한 상황입니다.


출처 – 애플 앱스토어


소비자들의 분노도 극에 달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아닌 배신의 민족, 게르만 민족이었다면서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탈퇴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평가 항목에 최저점인 별점 1점을 주고 탈퇴 이유로 코로나19 시국을 이용해 독점 기업의 전횡을 일삼는 서비스를 더는 쓰지 않겠다는 한줄평을 남기면서 말이죠.

 

출처 - MBC

 

예상치 않은 반응으로 궁지에 몰린 배달의민족은 급기야 사과문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죄송하다는 말만 나열되어 있을 뿐 개편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속셈으로 부작용에 대한 대안이나 대책과 관련한 내용은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지자체장들은 일제히 배달의민족 사과문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죠.


출처 – 배달의명수


더불어민주당은 배달의민족의 과도한 수수료 책정 문제 해결에 나서며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특별법 입법에 나서는 한편 지자체 일부에서 시행 중인 무료 배달앱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치인 중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행보는 눈에 띕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배달의민족 사과문에 대해 "원상복구에 대한 언급은 없이 또 다른 이용료체제 개편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체제개편으로 인한 이익 증가(이용자의 부담 증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서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반발모면을 위한 임시조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현대의 기업들은 수익창출능력만큼 높은 윤리경영과 사회적 기여가 요구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촛불 하나로 국가권력을 교체할 정도로 높은 시민의식과 실천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잊지 말기 바란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출처 - 이재명 페이스북 / 위키트리

 

한편 군산시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된 공공 배달앱인 배달의명수에 전국 지자체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과 달리 이용 수수료나 광고료를 낼 필요가 없으니 업소당 월 25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고, 지자체를 통해 제작된 앱이다 보니 민간 배달앱에서는 쓸 수 없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도 결제가 가능해 소비자들 입장에선 10%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국에 배달의민족이 이처럼 배 째라는 식으로 요금 체계를 개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상 독점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요기요'와 '배달통' 그리고 '배달의민족'은 각기 다른 회사인 것 같지만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기업이 인수한 하나의 회사입니다.

 

출처 - 이데일리

 

2019년 12월 13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크게 들썩인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배달의민족 브랜드로 배달앱 사업을 벌여온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된 겁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매긴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 7500억 원)에 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M&A로 설립된 합작회사인 '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을 독자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합작회사가 설립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쿠팡과 국내 대형 IT 플랫폼 등의 잇따른 진출로 거센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글로벌 기업과 합작회사를 차리는 방식으로 귀결된 것이죠. 

 

출처 - 사례뉴스

 

배달의민족이 내세운 ‘국민‧민족’ 콘셉트에 호응하며 기업을 키워주었던 소비자들과 소상공인들은 배달의민족이 직접 상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합작회사 설립에 대해 누구보다 우려가 큰 사람들은 골목상권 상인들과 소비자들이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모두 한 그룹이 되니 견제가 어렵고 수수료가 오르게 될 것을 걱정한 겁니다. 국내 배달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이 사실상 한 독일기업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배달대행 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맺는 가맹본부·가맹점주들은 시장 내 경쟁 구도가 사라진 만큼 수수료나 광고비 인상이 이전보다 잦아질 것을 염려했습니다. 가맹점의 비용 부담 증가는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결국 배달 시장 독점에 따른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한편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시장 성공 노하우와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술력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에서 드러나듯이 우리나라 배달 시장의 99%를 독일 기업이 쥐고 흔들 수 있는 판을 깔아준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요기요와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고 있는 배달의민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자영업의 생태계를 흔들 수 있는 독점 기업의 탄생을 눈뜨고 앉아서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

 

언젠가부터 비싸진 음식값, 따로 책정되는 배달료 등을 우리는 편하다는 이유로 용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된 걸까요? 배달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가 시장 참여자이고 특정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공헌한 이들입니다. 그런데 기업 가치가 높아진 결과로 생긴 이익을 주주들만 나눠 가지게 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누구의 몫이 될까요? 독점기업의 등장으로 발생하는 최종적인 피해는 결구 소비자인 우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