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와 개선된 순기능은 꽤 많습니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 제고, 경직되어 있던 한국 가구 시장의 변화 등등 말입니다. 구글에 '이케아'를 검색해보면 가장 처음 "더 낮아진 가격"과 "사람+지구에 더 좋은 제품"이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요즘 광고 중인 재활용 소재 제품과 친환경 정책들을 생각하면 지구에 더 좋은 제품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사람에게도 더 좋은 제품일까요? 적어도 한국의 상황을 볼 때 아닌 것 같습니다.


출처 - 구글


스웨덴에서 온 가구업체 이케아에서 일하는 한국 노동자들이 쟁의에 돌입했습니다. 더 나은 취급을 해달라는 게 아닙니다. 해외 이케아 법인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처 - KBS

 

이케아코리아지회에 따르면 한국의 이케아는 전 세계 매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큰 이익을 내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 실적을 거두면 더 좋은 처우 보장, 보너스 등을 안겨주어도 괜찮을 텐데, 그렇게 하지는 못할망정 최저임금밖에 안 준다는 건 기가 막히는 일이죠. 해외 다른 이케아 법인의 노동자 평균 시급이 15달러, 그러니까 1만 7000원 수준인데 한국 이케아 법인은 법정 최저시급인 8500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닌데 해외 법인들과 다른 대우를 한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전 세계 최고 수준 복지와 노동 문화를 자랑하는 이케아가 지키지 않고 있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케아 코리아는 임금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해왔지만, 설립 이후 한 번도 임금 협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죠.


출처 - 디지털타임스


본봉뿐만이 아닙니다. 해외 법인 이케아는 주말 수당 150%와 오후 6시 이후 근무 수당 120%를 지급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마저 예외입니다. 임금 배분 비율, 임금 보완 정책, 식사 제공 등등, '이케아'라는 간판만 달고 있을 뿐 한국 이케아 노동자들은 명백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단시간 노동자들은 주 16시간, 20시간, 25시간, 28시간, 32시간 자율 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이케아코리아는 자율이 아닌 통보를 받습니다. 이케아 코리아는 이 계획에 전적으로 맞추고 있으며 연차를 쓰려고 하면 반려해왔습니다. 이케아코리아에서 주 40시간 풀타임 근무자들의 임금으로도 주택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을 정도인데, 단시간 노동자들은 수입이 적을 뿐만 아니라 시간 관리도 힘든 상황입니다.

 

출처 - 뉴스1


이케아 코리아에 노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 2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로 이케아코리아지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지회는 이케아코리아 사측과 2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그 나라 현지화를 통해 그 나라 경제 물가 수준으로 맞춘다며 한국은 OECD 10등이고 물가 수준도 최고 수준이라면서 왜 국내 마트 3사와 비교해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변명했습니다.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 회계연도 매출액 663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나 늘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이런 사측의 오만함으로 인해 마트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는 지난 3일 전체 조합원 중 96.8%의 지지를 얻어 쟁의 행위에 돌입했습니다. 이케아코리아에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노동자들이 등자보를 붙이고 일을 하자 사측은 안전 규정을 위반했다며 업무 현장에서 배제해버렸습니다. 등자보 문구는 "한국 법인 노동자도 동등하게 대우하라"였습니다. 대체 이 문구의 어디가 얼마나 위험하길래 안전 규정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격리한 걸까요? 노조는 등자보 부착이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심지어 국내 마트 노동자들이 사측에게 박해당할 때도 등자보가 법적인 문제가 된 적 없었다며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이케아코리아 사측의 답변은 "회사는 직원과 고객의 안전, 건강을 최우선시하며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직원의 안전도 건강도 여태 돌보지 않다가 뭘 타협하지 않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사실 글로벌 기업의 이런 노동자 차별 대우는 이케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창고형 할인점을 선보인 코스트코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 매출이 4조 1709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6.3% 증가했습니다. 서울 양재점 코스트코는 연간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죠. 하지만 26년간 코스트코에는 노조가 없었습니다. 올해 8월 겨우 설립된 코스트코 노조에 의하면 해외의 다른 코스트코와 달리 한국 코스트코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열악하다고 하죠.

 

출차 - 경향신문


유럽에서는 워라밸과 직원 복지를 그렇게나 강조하면서 한국에만 진출하면 왜 이다지도 빨리 '헬조선 패치'를 장착하는 것인지 외국계 기업들의 위선이 기가 막힙니다. 한국 이케아 노조의 말대로 “왜 ‘이케아의 가치’가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하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과거 '까르푸-홈플러스 파업'을 모티브로 해서 제작된 웹툰 〈송곳〉에 이런 대사가 나왔죠.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출처 - 네이버


이케아코리아 사측의 답변도 결국은 하나입니다. 비용과 인사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계 기준을 이야기하면서 반대로 세계 기준에 맞춰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한국 문화와 현실에 맞지 않는 개선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가당착적인 이야기 말입니다. 결국 한국에서는 주말 수당을 주지 않아도 괜찮고, 저녁 수당을 주지 않아도 괜찮고, 노동자의 복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고, 스케줄을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도 괜찮다는 겁니다. 〈송곳〉의 대사처럼 한국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불법이 아닌데 왜 돈을 들여서 더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노동법과 노동자를 위한 문화가 그야말로 바닥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재확인하게 해줍니다.


출처 - 미디어스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와 스마트폰 환경이 거의 완전히 바뀌었듯이 외국계 회사의 국내 진출이 좋은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의 나쁜 점에 한국 기업의 나쁜 점이 더해져 더 극악한 헬조선 기업이 탄생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의 형편이 점점 나빠지면 결국 제품을 구매할 소비층이 사라지게 됩니다. 외국계 기업들은 최소한 자기네 나라에서 하는 수준으로 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주길 바랍니다. 노동자들과 진심 어린 대화는 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대표적인 국민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뜻깊은 이야기를 전해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과 그의 가족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재조명한 겁니다. 미국과 상해 등지에서 타향살이를 하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만 살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인생은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편 독립운동가의 가족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잘 모르고 살았던 우리에게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출처 - MBC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이번 8월 15일은 광복 71주년이 아닌 건국 68주년이라는 의미가 더 중요했나 봅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시작된 날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부터 논란이 된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의 침략 만행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위로조차 생략하면서 건국절을 언급했기 때문에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했습니다.


출처 - JTBC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새누리당의 대표가 됨으로써 모처럼 청와대와 밀월 관계로 돌아갔죠. 그래서 그런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타령에 추임새를 넣기 바빴습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한 것은 역사를 사실 그대로 적시한 것이라며 진영 논리로 대한민국의 건국 논리를 훼손하지 말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왔으며, 친박의 입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건국절 문제는 중대한 문제라며 국회 5분 발언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죠.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한술 더 떠서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도록 법제화 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처 - JTBC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당의 건국절 타령은 애초에 말이 안 됩니다. 광복절 대신 건국절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대한민국이란 나라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헌법은 첫머리부터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이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조선 왕조가 망한 이후 1919년 일제강점에 맞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전국민적인 운동인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 나라라는 천명입니다. 국가의 기초인 헌법에 따라 3.1운동일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기념일로 삼겠다면 그럴 수 있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1948년 8월 15일을 건국기념일로 삼겠다는 논리에는 3.1운동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현재의 대한민국과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1948년 이전엔 존재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온갖 패악질을 한 친일파들의 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니 역사의 죄인들이 꿀릴 게 없는 세상이 되는 겁니다. 

출처 - 경향신문

 

아버지가 만주국 장교 출신이었던 박근혜 대통령부터 그 이하 정권의 수뇌부와 사회지도층들에 얼마나 많은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포진해 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동원해 7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흔적을 지우려고 하나 싶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 때문에 야당과 광복회를 비롯해 독립운동과 연관된 역사 단체들은 건국절 법제화는 친일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경축사는 국민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비난했고, 이종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임시정부를 비롯해 항일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일제 관동군에 복무한 아버지 때문이냐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항일 독립운동가 단체인 광복회는 독립운동을 폄하하고 선열 모두를 모독하는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인 망론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건국절 운운할 거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쓴 1919년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생일로 정하면 되지 않는가 하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등 20개 단체와 역사학계 원로 20여 명은 건국절 논란에 대해 항일시대 선열들의 독립운동이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건국과 관련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주장하고 광복절 대신 국경일로 지정해 기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1945년 8월 15일 이후 3년 동안 건국운동에 참여한 사람, 즉 반민족 행위자인 친일파라 할지라도 건국공로자가 되는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또한 김구 선생처럼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해방 이후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참여하지 않은 유수한 독립운동가들 모두가 반국가사범이 되고 만다면서 건국절 주장은 친일파들의 역사 세탁이 그 본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무한도전〉에 등장해 우리에게 역사의 교훈과 큰 감명을 준 도산 안창호 선생과 그 가족 역시 대한민국과 전혀 상관없는 중국인, 미국인이 되어버리고 만다면, 이게 말이 되는 얘깁니까?



이번 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건국절 논란을 야기함과 더불어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감옥에서 순국했다고 발언해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기초적인 사실조차 점검하지 않았다니 직접 읽은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경축사 원고를 작성하고 점검했을 주변 인물들 역시 역사에 무지하기 짝이 없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네들의 뿌리를 생각하면 그게 중요했겠습니까?

 

지난 5월 케이블 방송 온스타일 라이브 '채널 AOA'에 출연한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안중근 의사를 몰라 역사 인식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며 대중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었죠. 하지만 일각에선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 활동을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문제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옳은 이야기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른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여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의 욕망과 전인격적인 교육보다 춤과 노래 위주의 경쟁적인 스타 양성 시스템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생각비행이 출간한 책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의 저자 김용택 선생님은 학생들이 순치의 대상,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한 권리의 주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울러 오늘날 교육 위기는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며 신자유주의 시대의 교육은 자본의 입맛에 맞는 인간을 양성하려 한다고 일침을 놓습니다.

 

우리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적인 인간을 양성하기를 거부하고 국정교과서로 충성스러운 국민을 양성하려고 했던 가슴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런데 왜 오늘날 학교에서는 평생을 노동자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노동 3권조차 가르치지 않는 걸까? 지금이야말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건만, 학교는 학생들에게 민주의식, 정치의식을 길러주기보다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자본과 정치가 교육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법전은 교육의 중립성을 보장하지만, 현실은 국정교과서를 부활시켜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를 위해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부역한 친일세력과 유신의 후예, 전두환 정권 일당 그리고 이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무리가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는 ‘보수’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학교교육을 통해 비판의식이 거세된 인간, 자본의 논리에 순응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모리배일 뿐이다. 또한 이들은 자기네 생각과 다른 이들을 공존 대상이 아닌 제거 대상으로 간주한다. 입만 열면 종북타령이요, 흑백논리 혹은 냉전논리를 꺼내는 이유도 비판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과거를 감추려는 세력과 매판자본, 이들과 하나가 된 수구언론, 권력에 빌붙는 대형교회 지도자, 권세를 바라며 곡학아세하는 지식인…. 이 모두가 학교에서 역사의식과 비판의식을 갖춘 민주적 시민을 양성하기를 원치 않는다.

 

_《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 중에서

 

출처 - JTBC


박근혜 정부의 역사 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지금도 큰 반발을 받고 있지만, 이네들은 초등학교 아이들 교과서에 이미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립일이라고 슬쩍 바꿔 써넣었습니다. 지난 3월 박근혜 정부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국정 교과서인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는 박정희 유신을 정당화하고 위안부 용어와 사진을 삭제해 극우 편향성 논란을 일으켰죠. 교육계가 발견한 오류만 해도 124군데가 넘었습니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정 운영과 달리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 일에는 참으로 기민하게 행동하고 있는 겁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명박 정부 때 잃어버린 10년 운운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박근혜 정부는 대체 어디까지 역사를 퇴행시키고 싶은 걸까요? 자기네가 떵떵거리던 일제강점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가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교육의 기본은 진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잊어서는 안 될 일을 기억하고 후대에 물려주는 일, 변화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시국이 어수선할 때일수록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가정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계획한 일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생각비행은 꿋꿋하게 지난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2015년 한 해 동안 생각비행이 포착하여 기사화한 내용을 중심으로 2015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흘러간 시간을 잘 정리해야 새로 시작하는 2016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출처 - 교수신문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대학교수들이 그해를 함축하는 사자성어를 꼽곤 합니다. 2015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습니다. 이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세월호 사태로 비탄에 빠진 국민을 오히려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메르스 사태 때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숱한 국민이 죽어 나가게 만들었으며, 친일·반민족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꾀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종내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에 헐값에 팔아먹으며 민족반역자의 핏줄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네,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얘깁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 대한민국 사회를 지칭하는 단어인 '헬조선'처럼 2015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으로 막을 올린 2015년 박근혜 정권

 


출처 - 한겨레

 


2015년을 열자마자 13월의 월급을 기다리던 대다수 직장인이 세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연봉이 적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세금을 오히려 더 내게 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요, '서민 증세'라는 여론이 터져 나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새누리당은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혼란을 가중했습니다. 2016년 연말정산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군요.



박근혜 정권의 연속된 인사 대참사

 

출처 - 기자협회보

 


박근혜 정권은 초기부터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해외에서 의전 중에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며 인사 참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인사 참사는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박근혜란 암군 곁에 제 이익 차리기에 바쁜 간신들만 모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그 와중에 총리 후보가 된 이완구는 싸구려 조폭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읊으며 대한민국 언론을 난도질했습니다. 병역비리 정도에 그치면 그나마 청렴한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박근혜의 인맥은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죠.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있었죠. 잘 길든 검경과 사법부가 없었더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오락가락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메르스 사태, 살아남기조차 힘들었던 2015년


출처 - 경향신문

 


여름으로 들어갈 무렵 메르스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초기 대응으로 무고한 국민이 죽어갔고 또 많은 사람이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이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백배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이었으나 유체이탈화법으로 실무자들을 족치기 바빴습니다. 그야말로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의 재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을 위시한 위정자들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올해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할지 2016년이 벌써 두려워집니다.



국정원의 계속되는 민간인 사찰

 

출처 - 한겨레

 

 



박근혜 정권의 성립에 일조한 국정원이 불법 대선 개입도 모자라 해킹툴을 활용하여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이런 사실의 실체가 드러나려 하자 담당 직원을 자살로 내몬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무능함과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신의 스마트폰이 사찰 대상이 될까 봐 전전긍긍해야 했습니다. SNS에서는 "마티즈 태우러 온다"는 말이 높으신 분들에 의해 자살 당한다는 동의어로 쓰이게 되었죠. 지금 돌아봐도 아찔한 정국이었습니다.



노동개악과 헬조선

 

출처 - 경향신문

 



숨돌릴 틈도 없이 하반기에 들어서자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로 노동개혁의 기치를 올리더니 노동개혁을 빙자한 '노동개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더욱 팍팍해진 취업 문턱은 결국 극단적 좌절을 낳아 '노오오오력'조차 무의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우리에게 이땅은 '헬조선'일 뿐이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습니다. 1년도 안 된 신입사원마저 희망퇴직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회장의 아들은 전무로 승진했던 두산 사태만 봐도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의 틀이 짜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알 법합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삼권분립마저 무시한 채 국회의장에게 노동개악을 위한 법안을 직권상정하라고 사실상 명령을 내려 논란의 대상이 되었죠.



국정교과서 문제와 친일파 박근혜

출처 - 경향신문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친 민중총궐기로 극한에 달했던 국민의 분노가 조금 누그러지고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박근혜 정부는 느닷없이 한일외무정상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합의되었으며 이는 최종적, 불가역적이라고 발표해 다시금 수많은 국민을 경악시켰습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한일협정을 맺은 친일파의 거두라고 해도 21세기에 딸까지 이렇게 당당히 자기가 친일파임을 드러내리라곤 상상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런 조짐은 계속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자기 아버지를 따르는 무리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국정교과서 파동을 일으켰으니까요.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끊으려고 획책하던 박근혜 정부는 결국 사달을 내고 말았습니다. 제2의 한일협정인 12.28 합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니까요. 하지만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독단적인 합의는 원천 무효이며 친일파의 본성을 드러낸 민족반역 행위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피해자를 등한시하고 정치적 야합을 벌인 박근혜 정권은 책임을 면피할 수 없습니다.



외계어를 구사한 박근혜와 아버지를 두 번 죽인 김무성

 

출처 – 페이스북


 

대한민국의 문제는 현 대통령인 박근혜와 여권의 대표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김무성으로 귀결됩니다. 생각비행이 쓴 다양한 기사 중에서 지난 1년간 독자 여러분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내용도 바로 박근혜와 김무성의 망언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말이 통하는 사람이 국가를 책임져야 할 텐데 외계어를 구사하고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중책을 맡고 있으니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된 게 아니겠습니까? 이명박근혜 정부를 살아가는 우리가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반면교사를 통해 얻었다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앞으로 2년이 더 남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 4월에는 총선이 있습니다. 드디어 조금이라도 바꿔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모쪼록 2016년에는 생존보다는 더 나은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만성적자 공공기관, 그들만의 '돈 잔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지난 추석에는 가족, 친지가 모여 짜증과 한숨이 교차하는 경험을 한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삶이 지나치게 팍팍해지고 힘들다 보니 가족에게조차 마음과 달리 인색해질 수밖에 없는 뼈아픈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손주들에게 덕담과 용돈을 듬뿍 안겨주고 싶지만 노인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손주들에게 주는 용돈조차 부담으로 느끼게 된 지 오래입니다. 

 

젊은이들은 1년에 몇 번 만나기 어려운 친척들의 괜한 오지랖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는 사례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추석에 취직 안 하느냐 결혼 안 하느냐는 압박 때문에 바다에 투신했다 구조된 청년이 있었죠. 또한 친척끼리 주먹다짐을 하다 칼부림까지 벌인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들이라고 처음부터 그러고 싶었겠습니까? 앞이 막막한 현실 때문에 벌어진 안타까운 일이겠지요.

출처 - 부산일보


일반적인 시민의 팍팍한 삶과 대조적으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들은 만성적자에도 '돈 잔치'를 벌였습니다. 기관장은 억대연봉을 챙기고,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방만한 경영을 한 것이죠. (《경향신문》 기사를 참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의원이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니 참 가관입니다. 기관 대부분이 적자 운영되는 와중에 10곳의 기관장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고 합니다. 킨텍스 대표는 1억 8900만 원, 경기연구원장은 1억 4500만 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기관장은 1억 4000만 원을 챙겼습니다. 한편 최근 3년간 임직원 3328명(2014년 기준)에게 총 237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하는군요. 경기연구원은 최근 3년간 직원 75명에게 32억 3210만 원의 성과급을 줘 도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원 직원 1인당 평균 4309만 원을 받은 셈이랍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3년간 경기연구원이 총 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도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한편 광주시 공기업 및 산하 기관장 상당수가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능력이나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가 없어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기관장 후보자들이 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경영비전과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능력과 검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그렇지만 현행 지방공기업 및 산하 기관 등의 대표직은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교체 시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자체장의 보은, 정실 인사가 기관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이들로서는 그야말로 1년 내내 한가위 같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훈훈함은 평범한 시민의 기회와 세금을 편법으로 갈취한 것이어서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세 살배기 아기가 20억 아파트의 주인?

 

최근 결혼 시장의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다죠? 결혼 당사자가 아닌 그 사람 아버지의 지위나 할아버지의 재력을 보는 것으로 말입니다. 사실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에게도 할아버지의 재력은 핵심입니다. 최근 3년간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건너뛰고 손자에게 바로 재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세대생략증여가 인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증여된 재산만 2조 4500억 원, 13만 명이 이 제도를 통해 합법적으로 최소 2388억 원의 상속/증여세를 아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상속세와 증여세는 사회적 부의 재분배에 대표성을 띠는 세금인데 말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현행 세법은 조세 형평성을 이유로 세대생략증여를 할 경우 30퍼센트의 가산세를 매깁니다. 원래대로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손자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한다면 세금을 두 번 내야 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직접 상속이나 증여를 하면 세금을 한 번만 내는 겁니다. 그런데 현행 세법대로 30퍼센트의 가산세를 붙인다 한들 세금을 더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폭 할인된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이 국감 현장에서 드러났습니다.

 

국가가 마땅히 걷어야 할 세금을 못 걷고, 부의 재분배가 요원해지는 맹점입니다. 하지만 부자들로서는 좋은 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손자가 미성년일 경우 증여된 재산을 부모가 관리하기 때문에 부자들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30억 이상의 재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한 사람은 동년기보다 34퍼센트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 MBC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부자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부동산을 미리 증여해놓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이런 방식의 증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 살배기 아이가 서울 강남 중심부에 있는 20억대 아파트의 주인이 되는 참으로 웃지 못할 사례도 발생합니다. 주말만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강남대로의 한 빌딩, 매매가만 216억 원에 임대료만 월 7000만 원이 넘게 나오는 건물의 주인이 16살짜리 고등학생이랍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쾌척했기 때문이죠.

 

출처 - MBC


이 역시 세금 때문입니다. 강남의 알토란 같은 땅에 있는 부동산이라면 가격이 내려갈 리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가장 싼 가격일 지금 시점에 증여나 상속을 미리 해둔다면 결과적으로 미래에 낼 세금보다 파격적으로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7년 동안 시세가 2배 이상 오른 건물의 경우 7년 전에 자녀에게 증여했다면 지금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얘깁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아이가 대한민국에 참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3700명의 미성년자가 받은 부동산만 1조 4000억 원 규모입니다. 이러니 학자금 대출과 알르바이트 최저임금에 벌벌 떠는 흙수저들이 '헬조선'과 '죽창' 운운하는 게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겁니다.



손주 교육비로 1억까지 면세 혜택 주자는 새누리당


그런데 놀랍게도 부자들의 손주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작년 하반기에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조세특례 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사실 알고 계신가요? 교육비가 중산층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에게 교육비 1억 원을 대신 내주면 증여세를 면세해주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가계 소비 여력이 늘어나 경기 부양 효과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출처 - SBS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라면 대체 이게 무슨 헛소리냐는 반응부터 보이실 겁니다. 교육비를 1억이나 내줄 수 있는 조부모를 가진 가족이 어떻게 중산층이겠습니까? 발의된 법안 내용대로라면 손주가 10명일 경우 한 명당 1억씩 10억까지 완전 면세로 재산을 증여하는 방법이 열리는 겁니다. 애초에 혜택을 볼 사람이 극소수 부자들일 게 뻔한 이런 법안을 중산층을 위한다는 핑계로 발의하다니 과연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세상과 사람 사이


지난 24일 펀드가 아닌데도 '펀드'라는 이름을 붙인 박근혜 대통령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꼼수, '청년희망펀드'에 기부를 독려하는 자리에서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주자인 김무성 대표는 구체적인 기부 액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농담을 던졌습니다.


"나는 여태까지 내 월급이 얼마인지 한번도 본 일이 없다."


참 어이없는 말입니다. 돈 많은 친일파 아버지 덕에 호의호식하며 살더니 현실감각이 사라졌나 봅니다. 2008년 한나라당 당대표, 최고위원 경선 주자였던 정몽준 의원이 KBS 1라디오 한나라당 당권주자 생방송 토론에서 라이벌이었던 공성진 의원의 "버스 기본요금이 얼마인지 아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했는데, 요즘 카드로 타면 한 번 탈 때 한 70원 하나?" 하고 답변한 망언은 지금까지 정치인의 현실감각이 없음을 조롱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꼽힙니다. 청년 일자리를 고민하는 자리에서 금수저 자랑 같은 농담이나 던지는 사람이 유력한 다음 대통령 후보인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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