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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박근혜 대통령, 그 입 다물라!

by 생각비행 2015. 11. 26.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으로 웃기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연일 외신에 회자하다가 《월스트리트저널》 지국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다룰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그가 다룬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한의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자기 나라 시위자를 IS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진짜로요."



출처 - 트위터


언론인으로서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비유였으면 맨 뒤에 농담이 아니라 '진짜'라는 말까지 덧붙였을까요? 일국의 대통령이 저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 같아 그랬을 겁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정부의 행태를 보노라면 외신 입장에선 남한과 북한을 구별할 수 없을 지경이니까요.



시위하는 국민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하는

박근혜 대통령, 과연 제정신인가?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농민인 백남기 씨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직사했습니다. 백 씨는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도덕적으로는 유감이나 법적으로는 사과할 수 없다는 유체이탈화법을 구사하며 책임을 면피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그마저도 지난 24일 긴급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민중총궐기를 불법 폭력 사태로 규정하며 쐐기를 박아버렸습니다.

출처 - 한겨레


출처 - 고발뉴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백 씨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복면 시위를 못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S도 지금 얼굴을 감추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으냐며 시위에 나선 국민을 IS 테러리스트에 비유했습니다. 사실상 복면 착용 금지법을 강조한 겁니다.


복면 착용 금지법 같은 게 만들어지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겠지요. 지난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자신의 발언으로 반박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08년 국회의원 박근혜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폭력시위를 해서는 안 되지만, 이렇게 시위를 하는 건 국민들이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거리로 나와 정부에 항의를 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과거의 자신과 싸우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자신이 했던 발언이 '종북'적 발언이어서 그런 걸까요? 뭐, 지금도 외계어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기에 별도의 번역기가 필요한 분인 만큼, 그의 정신세계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개 출판사에서 직접 하기엔 벅찬 일 같군요.

 

《부시의 정신분석》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서민적이고 소탈했던 대통령인 동시에 가장 강경하고 완고한 대통령이기도 했던 조지 W. 부시. 그가 취임 이후 벌인 일련의 자기 모순적이고 과대 환상적인 행위들은 '정신분석'이라는 특별한 주제의 대상이 되는 데 부족함이 없었죠.  

 

이 책은 신앙심이 깊었던 사람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라크를 폭격하고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즐거워하며 자축할 수 있는지, 어떻게 대통령이 거짓 구실로 군인들을 전장에 보내놓고 자기 집무실 책상 밑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나 늘어놓았는지, 그 이유를 선명하게 밝혀줍니다.

 

일국의 대통령의 정신을 분석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워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우리 사회에 《박근혜의 정신분석》 같은 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집필 중인 분이 계시면 생각비행으로 꼭 연락해주세요.

 

 

국민이 뿔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IS 테러리스트 발언으로 수많은 국민의 비난이 인터넷을 뒤덮었습니다.




출처 – 고발뉴스 트위터


이 밖에도 "복면시위 못 하게 할 거면 복면가왕부터 폐지시켜라"는 등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웃음이 넘쳐났습니다. 신문 만평 역시 이번 사안을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테러방지법은 시위진압법인가?


국민의 분노에 아랑곳없이 정부와 새누리당은 테러 방지 종합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테러방지법 제정과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감청 허용,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 및 이용 등과 테러 관련 예산 증액 방안들이었죠.

 

출처 - 한겨레


지금도 잊히지 않는 9.11 테러로부터 시작해 얼마 전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벌어지는 테러는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우리나라도 테러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타이밍과 전담기관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작부터 터진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 민간인 사찰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국정원의 RCS 해킹 프로그램 구매 등 일련의 사건이 증명하듯 국민을 기만하고 통제하려 할 뿐 아니라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테러방지법은 사실상 국정원을 유신 시절 무한 권력의 안기부로 되돌려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호시탐탐 통과시킬 기회를 노리겠지요.


테러방지법에는 테러조직 구성 시 최고 사형, 가담 시 중형 선고와 같은 극형이 수두룩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중총궐기 대회 같은 시위를 정부가 도심 테러로 규정한다면 어떤 참극이 벌어지게 될까요? 복면 쓴 시위자를 IS 테러리스트에 비유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볼 때 1980년 군부에 의해 주도된 학살이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아 섬뜩합니다.

 

출처 -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은 시위자를 향해 물대포를 직사한 불법 진압의 책임을 논하지도 않고, 사경을 헤매는 국민을 눈앞에 두고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경찰청장 문책 및 처벌 등 응당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조치를 무엇 하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되레 10만 명이 넘는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그들을 탄압할 방책을 궁리 중입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정통성마저 무시하려는 마당에 국민이 대수겠습니까? 아버지처럼 밟아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요. 

 

하지만 국민은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로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한 권력자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아버지를 교훈 삼아 성찰하기 바랍니다. 그 입 다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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