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추운 겨울 광장에서 외치던 이 한마디가 드디어 실현되고 있습니다. 2017년 3월 23일 1073일 동안 바닷속에 가만히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1000일이 넘는 시간을 차가운 바닷속에서 보낸 세월호를 꺼내는 데에는 만 이틀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인양 결정은 박근혜 탄핵 5시간 만에 결정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세월호 선체는 바지선의 유압 장비로 시간당 3미터씩 끌어올렸습니다. 2.4미터 높이까지 끌어올린 뒤에는 세월호를 바지선에 고정하는 작업이 진행됐죠. 목표했던 13미터까지 끌어올려야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옮겨싣는 2단계 작업에 들어가게 되지만,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가 흔들린 데다 바지선 두 척 사이가 좁아져 세월호 환풍구와 바지선 도르래가 부딪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방금 속보를 보니 2시께 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세월호가 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척의 잭킹바지선이 와이어로 세월호를 묶어 한 덩어리가 돼 5대의 예인선에 이끌려 반잠수식 선박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하는군요. 천만다행입니다.

출처 - 뉴스토마토


고은, 조정래 등 문인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세월호가 1000일이 넘도록 바다 밑에 가만히 있어야 했던 이유가 대체 뭐냐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월호 인양은 업체 선정 당시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시도한 세월호 인양 방식은 상하이 샐비지가 제안했던 방식이 아닙니다. 상하이 샐비지가 제안했던 방식이 실패로 끝나 다른 회사들이 제안했던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시간과 돈을 허비했죠. 당시 입찰에 실패한 업체는 기술평가도면에서 1위였고, 이번에 이뤄진 인양 방식으로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제안했는데도 최종 낙찰은 해수부가 고집한 상하이 샐비지로 선정되어 의구심을 자아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인양이 미뤄진 이유로 정부의 부실한 사전조사와 판단착오를 꼽습니다.


출처 – 추적 60분


사실 지난해 9월 30일 기한 만료를 주장하는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된 세월호 특조위, 그에 대한 보수단체의 비난과 방해공작 뒤에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었죠.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감추기에도 바빴지만, 유가족에게 약속한 인양에도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겁니다. 아니, 사실은 인양을 막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것이죠.  


출처 - 노컷뉴스


일부 보수언론은 세월호 인양에 든 예산 1000억이란 돈에 집착하며 박근혜가 탄핵당한 지금에도 마치 유가족들 때문에 나랏돈 1000억이 샌다는 식의 프레임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와 똑같은, 인면수심의 종자들입니다. 나랏돈 낭비가 걱정이라면 박근혜가 탄핵당한 마당에 박정희 기념사업이나 폐기하라고 주문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구미시를 중심으로 짜인 전국의 각종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이 1873억 원입니다. 탄신제, 추모제 같은 굿판들에 쓰인 예산이 세월호 인양 비용의 거의 2배에 달합니다. 보수언론이나 일베의 프레임대로라면 나랏돈을 좀 먹는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이 아니라 박정희의 유가족인 박근혜와 그 일당들인 셈입니다.


출처 - JTBC


박근혜 탄핵 후 구속과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가 진짜 싸움인 것처럼,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도 인양 이후부터가 진짜 싸움입니다. 4월 초 인양은 예고돼 왔지만 참사 원인과 진실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합의나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한 인양 관련 기본 방침에 선박 자체는 아무 의미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는 애초부터 관심 밖이었죠. 대법원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조사 결과인 '조타 미숙'을 인정하지 않기도 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여전히 미궁 속입니다. 자로의 <세월X> 다큐의 경우 정부의 침몰 원인 전체를 부정했죠. 과적이나 조타 미숙 급변침 등의 원인이 아니라 '외력'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세월호 선체의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해수부는 제대로 된 선체 조사 계획은 마련치 않고 대형 선박 참사에 대한 조사 경험도 없는 산하 기관에 선체 조사를 맡기겠다는 한마디뿐이었습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회가 나서자 21일에서야 선체 조사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죠.


출처 - 경인일보


아직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이를 밝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6시 38분께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단구사거리에서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이 촬영됐습니다. 자연적인 구름인지 비행 항적에 의한 것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의 순간을 보며 하늘나라에 있는 아이들이 화답한 것이 아닌가 싶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그 날까지 함께 힘을 내야겠습니다.

 

지난 1월 12일, 안산 단원고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262명이 희생되어 2000년대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참사. 해가 두 번 바뀌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아직 배에 희생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아이들과 유족들의 억울함도 풀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망언만 무성했던 세월호 청문회

 

생각비행은 지난 연말 피해자들의 뒤통수를 치듯 한일 양국 간 졸속으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드리며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예상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진상 규명은 커녕 이를 수습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밝혀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출처 – 세월호 유가족방송 416 TV 유튜브


지난해 12월 14일에 열린 세월호 참사 특조위 1차 청문회 당시 구조에 나섰던 해경이 유족들 앞에서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철이 없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탈출하지 못했다는 망언을 해 큰 분노를 샀습니다.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들로서는 기억이 나면 큰일 나긴 할 겁니다. 《미디어오늘》의 취재 결과를 보면 당일 구조 임무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해경123정은 현장 도착 직후부터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는 세월호 승객을 구조해야 할 골든타임에 해경 핫라인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내라며 최소한 7차례 이상 독촉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청와대는 다른 일 하지 말고 영상부터 띄우라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10시 25분의 핫라인 통화에선 다음과 같은 지시가 내려진다. 


청와대: 오케이, 그다음에 영상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해경: 거의 1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예.

해경: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청와대: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대로 영상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해경: 예.


[단독] 해경 세월호 현장 도착해서 한 일은 청와대에 카톡 전송


구조하러 간 해경에게 구조보다 먼저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으니 박근혜 정부의 일 처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잘 드러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사진과 영상 자료를 요구하던 청와대는 정작 구조를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구조를 위한 지원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 고발하라고 사주했다


사태 예방과 수습에 놀랍도록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는 이후 세월호 참사를 국민의 기억에서 지우는 데는 기가 막힌 조직력과 행동력을 선보입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으셨나요?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 세월호 보도를 막은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 폭로한 것입니다. 청와대가 길환영 KBS 사장을 통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KBS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과연 청와대의 이런 개입과 조작이 KBS에 국한된 것이었을까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열렬히 지지하며 전범기를 꺼내 들기까지 한 홍위병들처럼 세월호 416연대 내에 보수단체 회원이 암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래 가입해 동향을 살피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산시켜온 것이죠. 이들은 416연대 내에서 활동하며 흠이 될 법한 발언이나 행동을 스파이처럼 훔쳐 듣고는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박근혜 정부 쪽에 보고해왔다고 합니다. 외부든 내부든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 내려는 정보 유출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출처 - 미디어오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온 사실이 폭로되었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의 3급 공무원이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고발과 특조위 해체 주장을 해온 보수단체와 결탁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당시 해수부 공무원은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유가족 중 홍모 씨를 왜 고발하지 않느냐며 "다 조국을 위하는 일이니 홍씨를 재차 고발해 달라"고 사주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주로 인해 유족인 홍 씨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소를 당했죠.

 

이는 일반 공무원 몇몇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특조위 활동 방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조차 빨갱이로 몰아 고소하기까지 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무능할 뿐 아니라 사악하기조차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결국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26일 광화문광장에서 해수부의 세월호 유가족 핍박 사주와 특조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주한 해수부 공무원과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릅니다.

 

출처 - 뉴시스


같은 날 오후 한강에서 125톤 규모의 유람선이 운항 도중 가라앉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 등 1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영동대교 부근에 가라앉은 유람선은 아직 예인되지 못했고 침몰 원인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크고 작은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젠 서울 한복판에서 유람선이 가라앉는 일마저 생겼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얼마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의 1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를 본 관객수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도 이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만, 사실 독립영화의 특성상 1만 관객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나쁜 나라》의 흥행은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화에 소개된 《나쁜 나라》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지난 3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쁜 나라》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을 빌려 무료 공동체 상영을 한 것이고 합니다.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상영회였는데, 25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화 상영 후 요크 대학교에서 온 현지 학생은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데 어떻게 바로 조사를 들어가지 않았는지, 가족들이 어떻게 저렇게 해야 하는지 여기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지요.


세월호 인양은 7~9월로 예정돼 있는 데 반해 특조위의 활동기한은 6월까지입니다. 특별법 7조 1항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결로 한 차례 활동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얼마나 무능하길래, 혹은 대체 무엇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려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걸까요?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가정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계획한 일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생각비행은 꿋꿋하게 지난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2015년 한 해 동안 생각비행이 포착하여 기사화한 내용을 중심으로 2015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흘러간 시간을 잘 정리해야 새로 시작하는 2016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출처 - 교수신문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대학교수들이 그해를 함축하는 사자성어를 꼽곤 합니다. 2015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습니다. 이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세월호 사태로 비탄에 빠진 국민을 오히려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메르스 사태 때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숱한 국민이 죽어 나가게 만들었으며, 친일·반민족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꾀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종내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에 헐값에 팔아먹으며 민족반역자의 핏줄임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네,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얘깁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 대한민국 사회를 지칭하는 단어인 '헬조선'처럼 2015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죠.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으로 막을 올린 2015년 박근혜 정권

 


출처 - 한겨레

 


2015년을 열자마자 13월의 월급을 기다리던 대다수 직장인이 세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연봉이 적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세금을 오히려 더 내게 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요, '서민 증세'라는 여론이 터져 나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새누리당은 사상 초유의 연말재정산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혼란을 가중했습니다. 2016년 연말정산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군요.



박근혜 정권의 연속된 인사 대참사

 

출처 - 기자협회보

 


박근혜 정권은 초기부터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해외에서 의전 중에 성추행 파문을 일으키며 인사 참사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인사 참사는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박근혜란 암군 곁에 제 이익 차리기에 바쁜 간신들만 모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그 와중에 총리 후보가 된 이완구는 싸구려 조폭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읊으며 대한민국 언론을 난도질했습니다. 병역비리 정도에 그치면 그나마 청렴한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박근혜의 인맥은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죠.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있었죠. 잘 길든 검경과 사법부가 없었더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오락가락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메르스 사태, 살아남기조차 힘들었던 2015년


출처 - 경향신문

 


여름으로 들어갈 무렵 메르스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초기 대응으로 무고한 국민이 죽어갔고 또 많은 사람이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이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백배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이었으나 유체이탈화법으로 실무자들을 족치기 바빴습니다. 그야말로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의 재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을 위시한 위정자들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국민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니, 올해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할지 2016년이 벌써 두려워집니다.



국정원의 계속되는 민간인 사찰

 

출처 - 한겨레

 

 



박근혜 정권의 성립에 일조한 국정원이 불법 대선 개입도 모자라 해킹툴을 활용하여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이런 사실의 실체가 드러나려 하자 담당 직원을 자살로 내몬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무능함과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신의 스마트폰이 사찰 대상이 될까 봐 전전긍긍해야 했습니다. SNS에서는 "마티즈 태우러 온다"는 말이 높으신 분들에 의해 자살 당한다는 동의어로 쓰이게 되었죠. 지금 돌아봐도 아찔한 정국이었습니다.



노동개악과 헬조선

 

출처 - 경향신문

 



숨돌릴 틈도 없이 하반기에 들어서자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로 노동개혁의 기치를 올리더니 노동개혁을 빙자한 '노동개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더욱 팍팍해진 취업 문턱은 결국 극단적 좌절을 낳아 '노오오오력'조차 무의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우리에게 이땅은 '헬조선'일 뿐이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습니다. 1년도 안 된 신입사원마저 희망퇴직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회장의 아들은 전무로 승진했던 두산 사태만 봐도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의 틀이 짜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알 법합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삼권분립마저 무시한 채 국회의장에게 노동개악을 위한 법안을 직권상정하라고 사실상 명령을 내려 논란의 대상이 되었죠.



국정교과서 문제와 친일파 박근혜

출처 - 경향신문

 


11월부터 12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친 민중총궐기로 극한에 달했던 국민의 분노가 조금 누그러지고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박근혜 정부는 느닷없이 한일외무정상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합의되었으며 이는 최종적, 불가역적이라고 발표해 다시금 수많은 국민을 경악시켰습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한일협정을 맺은 친일파의 거두라고 해도 21세기에 딸까지 이렇게 당당히 자기가 친일파임을 드러내리라곤 상상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런 조짐은 계속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자기 아버지를 따르는 무리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국정교과서 파동을 일으켰으니까요.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비를 끊으려고 획책하던 박근혜 정부는 결국 사달을 내고 말았습니다. 제2의 한일협정인 12.28 합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니까요. 하지만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독단적인 합의는 원천 무효이며 친일파의 본성을 드러낸 민족반역 행위를 국민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피해자를 등한시하고 정치적 야합을 벌인 박근혜 정권은 책임을 면피할 수 없습니다.



외계어를 구사한 박근혜와 아버지를 두 번 죽인 김무성

 

출처 – 페이스북


 

대한민국의 문제는 현 대통령인 박근혜와 여권의 대표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김무성으로 귀결됩니다. 생각비행이 쓴 다양한 기사 중에서 지난 1년간 독자 여러분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내용도 바로 박근혜와 김무성의 망언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말이 통하는 사람이 국가를 책임져야 할 텐데 외계어를 구사하고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중책을 맡고 있으니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된 게 아니겠습니까? 이명박근혜 정부를 살아가는 우리가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반면교사를 통해 얻었다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앞으로 2년이 더 남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 4월에는 총선이 있습니다. 드디어 조금이라도 바꿔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모쪼록 2016년에는 생존보다는 더 나은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년...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인식하듯,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곪아 터진 결과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들을 활개 치게 방치한 결과였습니다.

 

승객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선령 규제 완화, 더 많은 화물과 승객을 싣기 위한 선박 개조와 증축, 안전 규제 완화와 철폐, 승무원의 비정규직화, 사고 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구명벌, 승객보다 선장과 선원을 먼저 구조한 이해할 수 없는 해경의 구조 방식, 인명 수색 작전에서 전권을 휘두르다시피 했던 잠수업체 언딘과 해경의 알 수 없는 유착 관계, 승객 구조의 골든타임에 중앙부처 고위급 인사를 위한 의전 통화에 바빴던 119상황실과 해경, 사고 초기부터 인명 수색에 이르기까지 재난구조체계의 총체적 부실,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며 책임 면피에 급급했던 정부와 대통령, ‘정피아’ ‘해피아’ ‘관피아’로 통칭되는 정부와 산업계 전반의 이권을 매개로 한 유착 관계, 허위 정보를 받아쓰기한 것도 모자라 진실을 감추는 언론의 저급한 보도 행태….

 

           

출처 - 경향신문

 

이 모든 게 인간과 생명보다 돈과 이윤과 권력을 우선시하는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끔찍한 모습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더 안전해졌을까요? 국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실을 인양하라!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선체 인양을 약속했으나 세월호 유가족과 충돌을 빚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철회에 대한 답은 회피했습니다. 팽목항에 있던 9명의 실종자 유가족은 그런 박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합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온 국민이 함께 추모하는 엄숙한 날입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문제를 풀 생각이 전혀 없이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잠깐 팽목항을 방문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진정성이 결여된 처사라는 국민의 비판을 면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월호 선체 인양은 유족의 아픔을 달래주고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최우선 선결 과제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은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기까지 진실을 밝힐 마음이 없었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마지못해 선체 인양을 추진하겠다며 태도를 바꾼 정부와 여권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이 신뢰를 보이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오늘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세월호 유족들의 항의로 조문하지 못한 채 돌아갔습니다. 전명선 가족대책협의회 대표는 세월호 인양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논의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모든 사람 앞에서 확실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4.16 가족협의회는 정부가 어떠한 답도 주지 않았다며 오후 2시로 예정된 세월호 참사 1주년 합동추모식을 취소했습니다.

 

한편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보건의료인들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14일부터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1주기 보건의료인 다짐과 선언>에 동참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해 세월호 1주기인 오늘 발표했습니다. 이 선언에는 의사와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보건의료노동자, 보건의료학생과 활동가 등 900명이 서명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보건의료인 다짐과 선언


 

우리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참담한 심정으로 묻습니다. 과연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해결되었습니까.
한 사람의 생명은 곧 하나의 세계입니다. 304명의 생명이 한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모든 국민들 앞에서 침몰과정이 생중계되다시피 했음에도 이들은 구조되지 못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누군가의 딸과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누이요 오빠였으며 또 누군가의 어버이였습니다.

다시 그 날입니다. 그날 이후 1년. 무엇이 변화되었습니까? 세월호는 아직 9명의 시신과 함께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있습니다. 단 하나의 진실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세월호를 캄캄한 바다에 수장시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잊혀지길 바랍니다.
유가족들이 1년전과 똑같이 세월호 인양과 참사의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찬 농성장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대답없는 외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세월호 참사 1년, 새로운 다짐과 함께 우리의 뜻을 밝힙니다.

 

 

진실은 규명되어야 하고 세월호 시행령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침몰과정과 그 이후의 구조작업의 총체적 실패의 원인은 하나도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어떻게 그 커다란 배가 속절없이 침몰하였으며 침몰되기 전까지 왜 수많은 안전장치들은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선박도입 규제완화와 증개축과정에서의 안전규제의 허술함이 침몰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구조는 왜 그토록 더뎠으며 구조업무를 담당해야할 해경에 의해서는 사람들이 왜 구조되지못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침몰된 이후에도 왜 특정 민간기업이 구조작업을 전담하다시피 했고 심지어 군을 포함한 정부 기관들조차 구조작업 참여가 배제되고 늦어졌는지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특별조사위원회가 밝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재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부여된 조사권마저 정부조사결과의 조사로 제한되고, 정부파견 공무원이 조사당사자가 되는, 특별법 시행령이 정부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시행령은 즉각 폐기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위원회는 최소한의 독립된 기구로서 자체적인 조사권한을 가진 특별위원회가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는 온전히 인양되어야 합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이후 사라진 7시간의 행적을 추궁받아야 할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세월호 인양의 기술 가능성을 조건으로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10일 정부가 발표한 인양 가능에 대한 결과보고서는 지난해 이미 조사가 끝난 자료임이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돈이 많이 들어서라는 정부의 변명과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아서라는 정부의 변명은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그 진실과 함께 온전히 인양되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캄캄한 바다 속에 있는 9명의 희생자들을 가족 품안에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실규명을 위해서 반드시 온전히 인양되어야 합니다.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1년동안 너무도 비상식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위로받아야 할 유가족들이 마치 반정부세력인 것처럼 격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정권에 의해 유가족들의 요구는 경제불황의 원인인 것처럼 매도되었고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마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그만 멈춰야 할 요구처럼 취급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지만, 생명과 안전을 위한 요구가 돈을 위해선 뒷전이 되어야 한다는 발상이야 말로 정권의 수준을 보여주는 주장입니다.

열 일곱 열 여덟. 꽃보다 예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을 사회의 문제덩어리인양 취급한 정권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들의 아픔과 분노에 연대한 사람들은 반정부세력이나 반체제세력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아픔에 연대하고 슬픔에 동참하는 것이 반정부이고 반체제라면 도대체 현 정부는 무엇이고 이 체제는 무엇입니까?
이윤을 위해 낡은 선박의 수입이 허가되고 과증축 되었고 모든 안전규제는 완화되었으며 심지어 구조작업조차 민영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돈벌이를 위한 규제완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안전과 생명을 위한 규제는 단두대에 올려야 할 것이 되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아도 돈이 벌린다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정권의 탐욕에 브레이크를 걸고 생명과 안전이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한 사람의 생명이 하나의 세계라고 배웁니다. 우리는 4월 16일 오늘 별이 된 아이들에게 다짐합니다. 의료현장에서 생명과 안전이 우선하는 가치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아픈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그대들의 눈망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세월호 참사 1년. 우리는 점차 기울어지고 있는 세월호처럼 쓰러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침몰시키지 않기 위해 앞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기억하는 것은 슬픔과 분노에 함께 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1.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고 세월호 시행령을 폐기하라.
2.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라.
3. 돈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이윤을 위한 안전 규제완화 중단하라.
 


2015.4.16
보건의료인 선언자 일동 

 

 

식물총리와 성완종 리스트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 추모일에 해외 순방차 출국하면 27일까지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로 말미암아 대한민국 정치판이 점입가경입니다.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완구 총리는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온다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국의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중 할 말인지 모르겠군요. 어떻게 보면 그만큼 궁지에 몰린 게 아닌가 짐작하게 되는군요.

 

50여 분 분량의 녹취록 중 10분 분량만 공개되었으나 그 후폭풍은 엄청났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비리 정치인들의 거짓말 또한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태반이 박근혜 정부 요직을 차지한 정치인이라 비리의 최종 목적지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떠도는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코앞으로 다가온 재보선 예측이 요동치고, 대통령 지지율도 다시 떨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기자협회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폭탄 돌리기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자 경남기업 회장은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예정되자 지난 9일 유서를 쓰고 자택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경향신문》과 50분간 전화 인터뷰를 한 뒤 잠적했으나 북한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자살하기 직전 성 전 회장은 자신의 상의 주머니에 메모지를 남겼는데요, 여기에는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란 바로 이 메모에 거론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성완종 리스트의 면면은 화려합니다. 성 회장의 메모는 박근혜 정부의 상왕이라고까지 거론되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10만 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7억 원,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3억 원, 친박의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2억 원, 학생들의 무상급식을 끊어버린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1억 원, 서병수 부산시장은 2억 원을 받은 것으로 추청하게 합니다. 이밖에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박근혜 정부와 여권의 실세들이 리스트에 올라 있습니다.



속속 드러나는 정치인의 거짓말


우여곡절 끝에 청문회를 통과해 박근혜 정부의 2인자가 된 이완구 국무총리. 얼마 되지도 않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재선거 때 3000만 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완구 국무총리는 그런 일이 없다며 증거가 나온다면 목숨까지 걸겠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들통날 거짓말을 반복하다 뒤늦게 실토하는 걸 보면 이번에도 믿기가 어렵습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혈액암 투병으로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자신의 입으로 이미 천안에만 세 번째 유세에 왔다며 박근혜와 함께 큰목소리로 떠드는 그의 모습이 인터넷 곳곳에서 확인되었으니까요.

 

출처 - 세계일보


성완종 회장과는 별다른 친분 관계가 없다던 이완구 국무총리의 말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에 의하면 2013년 이후 이완구 국무총리를 23차례나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났다는 얘기입니다. 2012년 4월 총선 전인 1월 16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이완구 국무총리의 출판기념회에서 성 회장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는 이 총리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언론에 공개되었습니다. 여하튼 이번 혐의가 확정되면 이완구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출처 - 중앙일보


성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에는 친박계의 핵심인 홍문종 의원을 18차례나 만난 것으로 나옵니다. 또한 그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 2억을 건넸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성 회장의 다이어리 내용을 보면 리스트에 등장한 8명과 62차례나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정치인들이 얼마나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돈이 없어 아이들 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평일 해외 골프 투어로 논란의 대상이 된 것도 모자라 과거에 뒷돈으로 1억을 받았다는 내용이 드러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선거를 준비하던 홍준표 후보에게 1억을 전달하기 위해 성완종 회장이 사전에 직접 만났다는 사실이 측근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정치판의 실태는 전, 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친박의 핵심,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총체적으로 썩어빠진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습입니다. 이마저도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이 허탈할 따름입니다. 이 와중에도 연루된 정치인들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으며 정부 여당은 《경향신문》을 압수수색해서 녹취록을 가져오라고 하질 않나, 성역 없는 수사는 해야 하지만 특검은 거부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부패는 정말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비리의 뿌리까지 모조리 밝혀야


초등학교 중퇴 후 신문배달 같은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경남기업 회장에 이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던 성완종 씨의 경남기업도 결국 상장폐지 되어 4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잇따른 해외투자 실패로 사세가 기울었지만 경남기업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이라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성 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박성호 한국서예비림협회 명예회장에 의하면 지난 대선때 박근혜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며, 이완구 청문회 때 충청 총리 당선을 위해 5000개의 현수막을 달아 물밑 작업을 한 이도 성완종이라고 합니다. 토사구팽의 신세에 배신감을 느낀 것이 아닌가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 이번 성완종 리스트의 최종 대상이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는 것이겠지요.

 

출처 - 팩트TV


각종 비리와 의혹으로 점철된 박근혜 정부가 과연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을까요? 《경향신문》과 《세계일보》의 15일 조간신문 1면부터 5면까지 엠바고가 걸렸던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로써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 30분, 성 회장 측이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 사무소에 들렀고, 차에서 비타 500 박스를 꺼내 이완구 총리에게 전달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경향일보》에 '성완종 녹음파일' 전문이 공개되기도 했죠. 이 때문에 여당에서도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론이 분출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2차 태풍이 몰아칠 예정입니다.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합니다. 성완종 리스트가 또 하나의 찻잔 속 태풍이 되지 않으려면 깨어 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대응이 이어져야 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비리의 뿌리를 캐내도록 국민이 힘을 모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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