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일어난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쿠데타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군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는 '피의 일요일'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쿠데타 반대 시위 관련 보도를 보면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사람들, 최루탄에 신음하는 사람들, 쓰러진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사람들로 아우성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최루탄과 고무탄은 물론 실탄 사격까지 주저하지 않는 미얀마 쿠데타 군경에 맞서 시민들은 나무판자, 젖은 담요, 드럼통이나 플라스틱 방패, 건축 현장의 헬멧 등으로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무기라고는 새총이 전부입니다.

 

출처 - YTN

 

지난달 28일 미얀마 군경이 쏜 실탄에 맞아 사망한 여대생의 장례식이 있었던 지난 3월 2일에도 실탄 사격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반군부 시위대 3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부상한 사람만 해도 20명이 넘죠. 미얀마 시민들은 시위 초기 군경이 실탄을 경고 없이 쏜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탄을 쏘더라도 허공에 경고 사격을 하며 위협하는 요식 행위조차 없이 자국의 시민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해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임산부와 그저 길을 지나가던 여성까지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미얀마 군경은 그야말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출처 – 트위터, 페이스북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에 반발해 시민불복종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피의 일요일이었던 지난 3월 2일에도 시민들은 민주화를 앙망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실탄 사격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상황이 나빠지자 국제사회와 UN의 개입을 호소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목소리가 SNS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피의 일요일 미얀마 군부의 총에 맞아 숨진 23살의 엔지니어 니니아웃 텟 나잉은 바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나 더 많은 시체가 나와야 UN이 행동에 나설 것인가?"라고 썼습니다. 트위터는 #WeNeedR2PInMyanmar라는 해시태그로 도배됐습니다. R2P는 Responsibility to protect, 즉 '보호책임' 을 뜻합니다. 특정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밖에도 미얀마 안팎에서 동조와 응원, 연대를 보내는 메시지가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출처 - 한겨레

 

미얀마 최북단의 도시 미치나에 있는 수녀원 소속 안 로사 누 타웅 수녀는 시위대를 진압하러 온 미얀마 군경을 홀로 가로막으며 "원한다면 나를 쏘라"며 "시위대는 무기가 없으며 단지 평화적으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표현할 뿐이다"라고 외쳤다고 하죠. 이 수녀는 군경에게 사람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라면서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제사회의 대응은 쿠데타 규탄과 우려라는 수사만 넘치는 상황입니다. UN조차 미얀마 군부의 비상사태 선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입니다. 현재 사태를 해결하려면 이런 성명으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국제기구라 하더라도 미얀마 국내 문제에 대한 개입이 어렵기도 하고, 군부와 그 반대 세력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탓에 어느 나라도 섣불리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죠. 미국은 경제제재를 통해 미얀마 군부를 압박하려 하지만 지나치게 강경하게 나가다 미얀마가 중국과 긴밀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쿠데타는 겉으로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세안 주요국들이 투자하고 있는 경제 사업에서 군부가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렇게 볼 때 미얀마 투자국들의 경제제재가 효과가 클 듯합니다. 하지만 군부와 밀월 관계이면서 미얀마의 가장 큰 무기 수출국인 중국은 물론 미얀마 외국인직접투자의 큰손인 싱가포르, 홍콩, 태국, 베트남 등이 정부 차원의 제재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죠. 국가별 투자 순위 8위인 우리나라 또한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대해 성명을 냈을 뿐 실질적 대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도 비정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출처 - 뉴시스

 

미얀마 군경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현실을 세계가 묵인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요?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5.18 광주에서 벌어진 참극의 되풀이와 같기 때문입니다. 1980년 5.18 광주에서 쿠데타 군부에 의해 시민들이 학살당했고 우리는 국제사회의 개입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 참사로부터 수십 년이 걸렸지만 피의 역사를 우리는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진행형인 미얀마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참여연대

 

다행히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지역 5월·시민·사회·종교·여성단체 10곳이 미얀마 군사 쿠데타에 맞서 결사 항쟁하는 시민들을 돕는 응원모금 운동과 의료물품 지원 등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들은 8일 미양나 민주화운동을 지원할 연대기구를 구성해 국제사회에 지지를 촉구하고, 민주세력을 지언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미얀미 시민들의 저항에 함께하자는 뜻으로 인증샷 연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 VOA / 로이터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의 수많은 시민들이 총포 속에서 자유, 선거, 민주주의를 뜻하는 세 손가락을 치켜들고 항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해낼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정부 들어 무수한 부동산 정책을 펼쳤지만 집값을 진정시키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적은 내부에 있었습니다. 국민을 위한 주택 정책을 세우고 토지 재개발로 서민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집을 공급하라고 만든 LH주택공사의 내부 직원 수십 명이 수년간 본인 및 친인척 명의로 토지를 투기해 재개발 지역 선정 뒤 국가 보상을 받는 방법으로 수백억의 차익을 낸 비리 행위가 적발된 것이죠.

 

출처 - MBC

 

참여연대와 민변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곳은 지난달 발표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광명시흥 지구입니다. 이곳의 땅 7000여 평, 약 100억대의 땅을 사서 보상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메마른 나무를 한가득 심어놓은 이들이 있습니다.

 

출처 - 기호일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이 땅의 주인은 현직 LH직원과 배우자 등이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정말 자기 땅이었다고 해도 의혹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마당에 LH직원 20여 명이 불과 2~3년 전에 매입했다고 하니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없죠.

 

출처 - 아주경제

출처 - 한국경제

 

게다가 100억 중 58억은 대출을 받아 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곳에 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확신 없이 58억이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여러 정황상 국가 내부 정보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심지어 가장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크기로 필지 쪼개기까지 했다고 하죠. 이렇게 자기 배 불리라고 공무원직을 맡긴 건 아닌데, 이를 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이들의 행위는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과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에 해당합니다.

 

출처 – MBC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범죄가 2018년부터 2년간 광명시흥 일부 필지에서 적발된 것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다른 3기 신도시 대상지, 본인 명의 외에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동원한 경우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한다면 범죄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1기, 2기 신도시, 그 밖의 재개발 부지로 확대 조사한다면 LH주택공사 직원뿐 아니라 수많은 공직자들이 이런 방법으로 투기하고 있던 사실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집을 짓고 개발하라고 맡겼더니 자기네 배만 불리는 식으로 보상을 받아 혈세를 빼먹고 있었기 때문에 서민들이 그렇게나 집 한 채 마련하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문제가 불거지자 초반엔 수백억을 해먹고도 직무배제 정도로 쉬쉬 하나 했으나 점점 이슈화되기 시작하자 청와대가 직접 나섰습니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LH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및 LH 등 관계 공공기관 관련자들의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전수조사는 국무총리실에서 지휘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정책브리핑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정부서울처사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하여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불법행위를 한 공직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국토부와 LH, 지자체 소속 개발공사 임직원 전체에 대해 조사하겠다며 경기도, 인천시 및 기초지자체 유관부서 업무담당 공무원, 전·현직 공직자는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거래내역에 대해서도 빈틈없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향후 수사를 통해 사실이 드러나면 부패방지법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사전 투기에 따른 부당 이득을 몰수, 추징하는 절차도 추진될 전망입니다.

 

출처 - MBC

 

암암리에 벌어지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의 투기로 국민은 수차례 실망과 분노를 거듭해왔습니다. 올해 초 경기도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아예 4급 이상 공무원들에게 부동산 임대 사업자 겸직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이르는 지지를 얻은 바 있죠. 이번 조사는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6개 3기 신도시 전체로 확대해야 하며 나아가 그 이전에 관행이란 이름으로 벌어진 내부자 투기까지도 발본색원함이 마땅합니다. 아무리 좋은 부동산 정책과 제도를 내놓아도 국민이 정부 구성원을 신뢰할 수 없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드디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전 세계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어두운 터널의 끝자락이 서서히 보이는 느낌입니다. 물론 코로나19 예방에 백신이 완벽한 돌파구가 될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백신 접종을 우리보다 일찍 시작한 나라들이 있지만 전 세계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추세이고, 각국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도 존재하는 상황이니까요. 게다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 효과가 발생하기까지의 시간도 주요한 변수입니다. 방역 당국이 정한 백신 접종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백신을 맞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적어도 반년이 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죠.

 

출처 - YTN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지에서 분명한 백신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백신을 두 차례 다 맞은 사람의 경우 98% 항체가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2억 회 이상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3월 2일 0시 기준 백신 접종자가 2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백신이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강력한 수단인 건 맞지만 유일한 대책은 아닙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신속히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부작용이 없는지 계속 주시해야 할 뿐 아니라 생성된 항체로 인한 면역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출처 - YTN

 

대다수 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등의 생활방역이 여전히 중요한 이때 극우 세력과 기레기가 쏟아내는 가짜뉴스는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합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럽에서 기피하는 백신이라며 노인에 대한 백신 효능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전인수 격의 주장이었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노인의 수가 적었을 뿐이니까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노인에게 대규모 접종한 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중증 질환 예방에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노인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중증 예방효과는 94%로 화이자의 85%에 비해 10% 정도 더 높았습니다.

 

출처 - JTBC

 

사실이 이러한데 클릭 장사, 트래픽 장사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로 여론을 호도하고 방역에 혼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를 보노라면 백신의 효과를 기대하기는커녕 부작용으로 누군가 죽기라도 바라는 양 고사를 지내는 수준입니다.

 

출처 - YTN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면 신경계 이상 반응이 나타나 치매 증상이 심해진다고 주장하질 않나, 코로나19 백신 안에 DNA 변경장치가 들어 있어 맞으면 인간이 아닌 기괴한 다른 종이 된다고 하질 않나, 백신에 낙태된 태아의 세포가 들어 있다는 황당한 얘기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백신을 통해 전자칩을 심으려 한다던 초기의 가짜뉴스는 귀여울 정도입니다.

 

출처 - MBC

 

게다가 최근엔 정부가 백신에 물을 타서 효과 없는 주사를 놓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나왔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원래 백신은 식염수와 섞어서 접종하게 되어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0.4㎖ 원액에 1.8㎖ 식염수를 섞어서 1인당 0.3㎖씩 접종합니다. 또 다른 가짜뉴스는 백신 한 병으로 여러 명에게 놓아 효과를 없애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은 어떨까요? 화이자 백신은 1병당 접종 권고 인원이 6명,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명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화이자 백신의 1병당 접종 인원을 7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12명으로 늘려도 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LDS 주사기 덕분입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이 주시기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질병관리청은 일선의 의료요원들의 피로도를 걱정하여 꼭 권고량을 채울 필요는 없다는 방침입니다.

 

출처 - KBS

 

청와대는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백신의 안전성을 정부가 책임진다고 공언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됐든 화이자가 됐든 어떤 백신이든 말이죠.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피해보상 신청을 하면 보건소와 질병관리청이 조사를 거쳐 보상을 해줍니다. 현재 나온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간병비는 일일 5만 원, 장제비는 30만 원, 사망 시 약 4억 3700만 원, 장애 시 사망보험금의 55~100% 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상 반응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편이 가장 좋겠죠.

 

출처 - 오마이뉴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자기 세력의 정치적 이익이나 클릭 장사를 위해 국민을 공포에 밀어넣으려는 가짜뉴스가 판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런 가짜뉴스를 접한 이들 중에는 마음이 흔들려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강력한 조치로 박멸해야 합니다. 온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일이니까요. 또한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긴 하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접종률이 70%가 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생활방역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금(3월 3일 오후 1시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이는 2명입니다. 백신 부작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방역 당국은 인과성 조사에 나섰는데요, 오늘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큰 문제 없이 모두의 노력으로 2021년에 코로나19를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남녀 프로배구 선수의 학교폭력(학폭) 문제가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 전반의 '학폭 미투'로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10년 전의 폭력을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에 대해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학폭 문제를 '미성숙한 개인의 일탈' 행위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합니다.

 

 

 

출처 - YTN

 

폭력을 당연하게 여기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다시 이런 일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스포츠계에서 폭력적인 말을 하거나 체벌을 통해 운동을 가르치는 문화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폭력을 사용하는 방식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무척 유혹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또한 성과주의가 만연한 스포츠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운동 과정보다 '1등'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도록' 때려서라도 혼을 내줘야 좋은 선수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을 향해 경기장에서 야단을 치는 감독, 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관중과 심지어는 선수의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런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걸 경기라고 해? 운동장 30바퀴 뛰고 와!"
"또 삼진 먹고 들어오면 경기에서 빼버릴 테니 똑바로 해!"

 

이처럼 폭력과 처벌을 일상적으로 겪거나 일방적인 지시만을 받으며 운동하는 선수의 내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뇌과학과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는 폭력이 선수의 마음과 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폭력에 가까운 처벌을 받은 선수는 자신이 한 실수보다는 처벌 자체에 주의를 쏟게 됩니다. 지난 경기나 실수를 차분하게 돌아보기보다는 벌을 받는 '바로 그 상황'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죠.

 

 

 

출처 - 어린이과학동아

 

우리가 어떤 감정에 확 사로잡히게 되면 신피질에 집중되던 에너지가 번연계와 뇌간으로 흐릅니다.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죠. 갑작스러운 상황이나 위험한 순간에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경험을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처벌을 받거나 혼이 날 때 인간의 뇌는 그 순간을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이유가 무엇이든 운동 지도자나 선배 등으로부터 심한 욕을 듣거나, 폭력인지 훈련인지 구별되지 않는 처벌을 받는 선수는 자기발전보다 '자기방어'에 집중하게 됩니다. 과학은 운동선수가 혼이 나야 잘 배우는 게 아니라 혼날 걱정 없이 온전히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때 더 잘 배운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거친 말과 처벌이 아니라 적절한 동기 부여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하는 진솔한 대화임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 - 《생각하는 스포츠인권 교과서》

 

폭력에 오랜 시간 노출된 채 성장한 선수는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혼이 나거나 처벌을 받아온 선수는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자기도 모르게 원치 않는 감정의 지배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경기력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습니다. 말로 윽박지르거나 체벌하면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고 잘 배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어느 정도의 폭력이 운동의 필요악이라는 믿음은 인간의 마음과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일종의 미신입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평정심,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는 오히려 혼난다는 두려움 없이 최대한 편안한 심리 상태에서 훈련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출처 - 픽사베이

 

우리는 몽둥이로 때리거나 주먹으로 구타하거나 큰 소리로 욕하는 경우만을 폭력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에게 상처를 주고, 또 후유증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폭력은 은근하고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운동선수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문화는 선수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혼이 나는 경험을 반복하며 지도자의 주문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데 길들여진 선수는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100%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종목이든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사실상 선수가 거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풀어나가야 하죠. 그러므로 감독이나 코치의 지시에 따라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를 만들기보다는 선수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며 배우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가르침에만 익숙해지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선수, 더 나아가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출처 - 생각하는 스포츠인권 교과서

 

시작하는 시간은 있어도 끝나는 시간은 없는 무리한 훈련도 폭력입니다. 선수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해진 훈련 시간을 넘겨 지나치게 운동을 시키는 방식도 바뀌어야 할 나쁜 관행입니다. 훈련 후에는 충분한 휴식이 주어진다는 믿음이 있어야 선수는 혹독한 강훈련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수는 각각의 훈련이 어떤 강도로 진행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교의 팀 노아케스 박사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피로는 육체적인 상태가 아니라 운동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뇌에서 만들어진 감정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상되는 운동 시간과 그에 대해 미리 알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피로감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출처 - 생각하는 스포츠인권 교과서

 

한창 성장기인 초·중·고등학교 선수들은 부상 위험이 큽니다. 몸이 다 자라지 않아서 관절과 근육이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운동을 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몸 상태를 잘 살피고 적절한 휴식과 회복 시간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아프다는 말을 제대로 꺼낼 수 없는 분위기가 우리나라 운동부에 만연해 있죠. 혼이 날까 봐, 정신력이 약한 선수로 여겨질까 봐, 머뭇거리고 전전긍긍하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운동선수의 부상 투혼을 칭찬하는 문화 속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부상 사실을 알리는 데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게 무리하다가 한창 전성기를 누려야 할 나이에 일찍 은퇴하는 유망주 선수들도 많죠.

 

 

 

출처 - KTV

 

마지막으로 우리가 폭력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폭력의 경험이 피해자의 내면에 깊이 스며들어 대물림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11월 7일 공개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와 스포츠 (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를 보면 숱한 학생선수들이 언어폭력, 신체폭력, 성폭력을 경험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생각하는 스포츠인권 교과서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점은 상당수의 선수들이 자신이 당한 폭력을 긍정적으로 인식했다는 사실입니다. 신체 폭력을 경험한 뒤 느끼는 감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 38.7%의 선수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답했습니다. 폭력을 일상적으로 겪으며 지내는 시간 속에서 폭력을 실력 향상을 위한 필요악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이렇게 폭력을 내면화한 선수는 자연스럽게 폭력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운동부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폭력적인 문화가 대물림되는 이유인 셈이지요.

 

 

 

출처 - 생각하는 스포츠인권 교과서

 

스포츠계에서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학폭 미투는 '스포츠인권'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이념'에서 밝혔듯이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운동선수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어떤 종류의 차별 없이, 우정과 연대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기반한 상호 이해를 요하는 올림픽 정신에 입각하여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자존감, 타인에 대한 존중감, 긍정적 문제해결 능력, 공정과 공평, 신체 능력의 회복 및 심리적 회복 방법, 공감 능력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출처 - 국가인권위원회

 

이제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할 때입니다. 과거 우리에게 익숙한 스포츠 이미지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었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당연히 신체를 건강하게 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그것이 스포츠의 유일무이한 목표가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건강한 신체'를 유일무이한 가치로 보면 건강하지 않은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왜소한 사람은 스포츠에서 배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1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폭력을 용인하는 문화를 떨쳐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안전하게 운동하기 위해, 장애인과 평등하게 활동하기 위해, 성평등한 스포츠 문화를 이루기 위해 이제라도 모두가 '스포츠인권'을 배우고 권장하여 올바르게 실천할 때입니다. 스포츠계에 만연한 인권 침해 문제를 한 개인의 문제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의 문제로 인식할 때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갈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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