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길은 멀지만 희망은 있어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몇 년간 내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이 많아졌습니다. 정부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넘치는 물은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니 시민에게 돌아갈 '낙수'는 없었습니다. 높아지는 물가와 팍팍한 살림 때문에 많은 시민이 한숨짓고, 수익이 달리는 중소기업의 연초 시무식은 시무룩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1퍼센트에 대한 99퍼센트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입니다. 뉴스에 등장하는 대기업 회장의 주가조작 및 횡령사건, 그들을 봐주는 검찰, 국민의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민영화 논란, 끝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등록금으로 말미암아 99퍼센트에 해당하는 국민의 불만은 극에 다다랐습니다. 미국의 시민은 우리보다 먼저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99퍼센트의 돈을 투자라는 핑계로 갈취하며 호화롭게 살아왔던 미국 월가의 금융종사자들을 향해 가진 것 없는 시민이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금융종사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흐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높습니다. 이러한 때에 99퍼센트 위에 군림하며 여전히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려운 이웃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푸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이른바 '기부 천사'들입니다. 이름처럼 베풂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양심이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1990년대에 IMF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 사회는 이 땅의 가진 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오늘은 '기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오래된 기부문화를 간직한 해외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올바른 기부문화를 세우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기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해외에선 어떤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우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환원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참여(CCI)로 이어저, 더욱 개개인의 삶에 밀착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미국에서는 굵직한 재벌들의 통 큰 기부가 하나의 문화를 이뤄왔습니다. 존 D. 록펠러는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독점기업을 만들어 석유 이권을 챙기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거대한 트러스트는 독립 석유업자, 정유사, 운송회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회유, 공갈, 협박, 인수·합병 등의 술책으로 자신의 이권만을 강화하면서 경쟁사를 고사시켰습니다.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악덕기업인 스탠더드 오일과 석유재벌 록펠러의 음흉한 뒷거래와 비열한 상거래 문제를 파헤쳐 《매클루어 매거진》에 19번에 걸쳐 탐사보도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로써 록펠러의 실체를 미국의 국민이 오롯이 이해하게 되었고, 독점기업이 자본주의적 질서를 얼마나 파괴하는지를 실감했습니다. 국민의 반감을 스탠더드 오일은 연방정부에 의해 해체되고 맙니다.

그런데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던 록펠러는 '기부'를 통해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다시 세우려 했습니다. 그는 시카고 대학교를 설립했고, 록펠러재단을 세워 의학 연구에 크게 이바지하는 한편, 교회와 학교 등의 문화사업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최초의 의학연구소인 록펠러의학연구소를 세운 사람도 록펠러였습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축적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여 록펠러만큼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를 찾기는 어려울 정도입니다.

앤드류 카네기와 존 D. 록펠러(출처: 위키피디아)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 또한 노동자를 착취하며 축적한 자금을 이용하여 엄청난 기부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는 당시로써는 천문학적 액수인 2500만 달러를 기부하여 워싱턴 카네기협회를 설립했습니다. 워싱턴 카네기협회는 공공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이 협회 덕분에 미국 전역에 2500개의 도서관이 생겼습니다. 이 외에도 카네기는 카네기회관, 카네기 공과대학, 카네기교육진흥재단 등을 설립하여 교육과 문화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카네기홀은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가운데 하나로 유명 인사들이 오르는 무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기부'는 개인과 회사의 어두운 면모를 감추면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한 방편이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이런 의도로 기부합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돈을 버는 과정이 투명하고 정당하지 않으면 기부를 한들 예전만큼 직접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시민의식이 그만큼 성숙해졌기 때문이지요.

기부라는 방법은 세대를 거쳐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부자 순위에서 앞다투는 인물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입니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출처: 위키피디아)

2010년 《포브스》는 세계 셋째 부자로 워런 버핏을 선정했습니다. 2006년에 그는 자신의 재단의 85퍼센트에 해당하는 370억 달러를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포함한 여러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정서에 서명했습니다. 서구에서는 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버핏은 잘 운영되고 있는 재단을 찾아서 조건없는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어떠한 이익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기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실질적인 기부 외에도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면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해서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운영체제(OS)인 '윈도'와 '엑스박스(XBOX)라는 게임기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도 기부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명사입니다. 빌 게이츠는 항상 세계 최고의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부자로 1995~2007년까지 연속으로 1위, 그리고 2009년에 다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2010~2011년에는 2위).

세계적인 갑부인 빌 게이츠가 부자 순위에서 떨어지게 된 이유는 2000년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하여 기부 사업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이 재단은 공공도서관과 고속통신망 개선에 힘쓰는 한편 대학생 장학금 조성, 중국의 결핵 퇴치, 소아마비 퇴치, 빈곤층을 위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사업, 결핵 백신 개발연구, 말라리아 백신 개발연구, 어린이 치료약품 연구비, 빈민 지역 교육환경 개선, 저소득층 장학사업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우리 사회에서 기부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최근 들어 기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합니다. 우선 대기업 총수의 기부활동에 대해서 죄를 지은 후 그것을 면피하려는 방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창업자 이재웅 씨는 SNS를 통해 경제 5단체의 구명운동을 비판했다.

2011년 11월에 SK 총수 형제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 뒤 처벌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경제 5단체는 탄원서를 내고 SK 총수 형제의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SK 최태원 회장이 비리를 저지르고 사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범죄여서 세간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기업 총수들이 처벌받을 때마다 경제단체의 탄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 이재웅 씨는 "배임, 횡령, 비자금이 기업가정신과 무슨 상관"이냐며, 그들의 비리를 눈감아준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에게도 일침을 날렸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은 구속될 때마다 면피용으로 기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된 적은 없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총수들이 범법을 저지르다 사면될 때마다 하는 '의례적인 기부 약속'이 있습니다. 사회환원을 약속하거나 기부재단을 만들겠다는 공언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불법을 저지르고 사면되면서 5000억 사재를 출연해 기부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특별사면된 후 1조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이 잘못을 인정하면서 기부를 약속하고, 재단을 만드는 일이 무엇이 잘못된 것이냐 하는 반론도 있을 법하지만, 불법적인 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사면을 받을 때마다 '기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하는 것은 왠지 씁쓸하지 않습니까?

대기업 총수 외에도 우리 사회에서 기부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남긴 사건은 또 있습니다. 사람들이 십시일반 하여 모은 돈을 좋은 일에 써달라며 재단에 기부했는데, 이를 유용하고 착복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무한도전>은 여러 방법으로 성금을 조성해 기부해왔습니다. 해마다 그들의 활동 내용을 담은 달력을 만들어 판매한 기금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를 해왔죠. 그런데 <무한도전>의 기부금을 받은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중앙회'는 학생들에게 돈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8000여만 원이라는 거액을 챙겼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연말이면 여기저기서 보이는 '사랑의 열매', 다들 아실 겁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는 단체는 연말연시가 되면 성금을 걷어서 이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3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직원 32명이 징계처분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업무용 법인카드를 워크숍 경비, 부서회식비 등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호주머니에서 꺼내어 십시일반으로 모은 귀중한 성금을 터무니없이 사용한 것이죠.

또 있습니다. 미소금융재단 사업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시민단체가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인데요,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무담보로 저금리의 창업운영자금을 빌려주어 자활을 돕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미소금융재단 사업의 사업자 선정 절차부터 잡음이 일기 시작하더니 결국 대표가 서민 대출용으로 지원받은 23억여 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대표가 소중한 자금을 자신의 주머니에 챙기는 인면수심의 일을 벌인 셈입니다.

그래도 이름 없는 기부는 이어진다

기부가 면피용으로 전락하고, 각종 기부단체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만,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름 없는 천사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부 방식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단체나 학교 위주의 기부가 성행했다면, 이제는 시민이 '작은 기부재단'을 만들어 돕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부모님께서 남기고 가신 유산으로 부모님 명의의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이런 일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2002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랍니다. 또한 돈으로 기부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 같은 방식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에 삼성의 백혈병 환자에 대한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자, 이들을 돕기 위해 '드라큘라'라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수혈이 필수적인 악성 빈혈이나 림프종 환자들이 큰 비용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헌혈을 하는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SNS를 통해 직접 투자를 받는 소셜펀딩

이 외에 소셜펀딩이라는 방식의 기부방식도 생겼습니다. 소셜펀딩은 웹사이트에 특정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방문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주고,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불특정 다수가 소액을 기부 또는 투자함으로써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해외에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많은 엔젤 기부자를 모아 사업화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내수시장이 어려워도,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살림살이를 걱정해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선행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아프리카 아동을 위해 1억 800만 원을 쾌척한 군밤할머니의 사례나, 12년째 전화로 기부금액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전주의 한 얼굴 없는 천사, 구세군에 2억을 기부한 90살 노부부의 선행 등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바람직한 기부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지금까지 해외의 기부문화와 한국의 기부문화를 비교해보았습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 사회는 기부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대기업과 재벌은 여전히 면피용으로 기부를 벌이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꼼수가 여전히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식을 성장과 더불어 개인 차원의 기부문화도 날로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남모르게 베푸는 선행, 청년들의 봉사활동, SNS를 이용해 필요한 사람에게 투자금을 유치하는 소셜펀딩과 개인 재단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참여하는 이들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러분도 기부활동에 동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어려운 학생이나 이웃을 직접 지원하는 방법부터 특정 기관을 정기후원하는 방법, 돈이 아닌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 등, 찾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여러분에게 적합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기부문화의 정착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로부터 시작됩니다.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기부에 동참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번 기사 <기업사회참여(CCI)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는가?>에서 기업사회참여(CCI)에 대한 개념과 기업사회참여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려드렸습니다. 기업사회참여(CCI)는 무계획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기업이 하나의 가치를 위해 헌신함으로써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체계적으로 부응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책임경영활동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과 지역사회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어 관련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좋은 사회적 이미지를 얻고, '선한 기업'이라는 신뢰를 확보하여 기업의 매출을 신장시키는 경영활동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업사회참여(CCI)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에 관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전략적 접근방식은 기업사회참여를 사업과 통합하여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으로 성공하기 원하는 기업들로서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기업사회참여로 얻을 수 있는 사업적 이익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기 때문이지요.

- 평판 개선
-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향상
- 신뢰구축
- 핵심역량과 혁신적 잠재력 과시
- 리더십 발휘
-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 향상, 브랜드 가치 강화
- 고객과의 관계 향상(고객의 구매 경향, 충성도 향상 등 포함)
- 직장 선호도 증대
- 신규 시장 확대
- 기업의 고유한 역할 창조
-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기여

과거 기업사회공헌은 종종 운에 따라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행복한 사건'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개 무계획적인 활동이었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전략과 프로그램을 신중히 계획해야 합니다. 기업사회참여전략은 기업이 하나의 가치를 위해 기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요구에 체계적으로 부응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합니다. 장기간, 즉 최소한 3~5년에 걸친 목표와 목적을 달성하는 계획을 동반합니다. 이제 한 단계씩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우리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 현황 지도를 그려보라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세우는 첫 단계는 기업의 현상황을 파악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아래에 제시한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여러분이 속한 기업의 상황을 파악해보시기 바랍니다.

1. 외부 평가: 회사가 활동하고 있는 세계의 상태를 살펴보라. 해결하기 원하는 문제나 상황에 대한 감각을 익혀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다른 외부적 동인을 고려하라.

2. 벤치마킹: 다른 기업이 해온 일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의 '모범사례'에 관해 좀 더 공부하라. 책임경영 평가기관들이 그 회사들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해왔는지 살펴보라.

3. 내부 평가: 회사가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해왔는지 조사하고,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지 파악하라.

이런 과정을 거쳐 현황을 살핀 다음 기업사회참여를 어떻게 진행할지 정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속한 회사가 중소기업이라서 하나의 시장 또는 한 시장 내 한 지역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그 시장의 이해관계자 그룹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인터뷰나 포커스 그룹 조사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또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IBM이 전 세계청소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려는 뜻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조사한 일은 아주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아마존 지역에 있는 아동이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을 3D 프로그램을 통해서 방문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냈습니다.


2단계: 어디로 가기를 원하는가?
기업사회참여의 비전과 미션,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하라


기업의 현황을 분석했다면 이제는 기업사회참여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전략적 의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확실한 비전과 이에 걸맞은 미션이 없다면 기업사회참여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긍적적 변화모델, 즉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봅니다. 회사의 기업사회참여는 어떤 상태이며 이해관계자들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죠. 그리고 회사가 기업사회참여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에 대해 꿈꾼 바를 묘사해보기 바랍니다. 이러한 연습은 팀을 이뤄 해볼 수도 있고, 소그룹으로 나눠서 해본 뒤 그 결과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업사회참여의 비전을 정의해봅니다. 이때는 설득력 있는 문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비전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여러분이 내일 있고 싶은 곳, 바라는 미래상'을 담은 이미지입니다. 여러분과 회사의 비전을 강력한 문구나 문장으로 요약해보십시오. 비전 문구라면 '열망하는 결과'를 생생하게 묘사해야 하고, 목표를 마음에 그려볼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힘을 주고 도와주어야 하며, 원하는 미래를 통일적이고 영감적인 말로 표현한 산물이어야 합니다.

기업사회참여의 비전 문구 만들기 팁

1. 비전을 실현했을 때를 상상하며,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보고하듯이 현재형으로 써라.

2. 그 결과가 실현되면 어떤 느낌일지 묘사하듯 정서적인 표현을 써라. 비전 문구에 감정을 담으면 그 열정이 느껴지면서, 더욱 설득력 있고 영감을 주고, 에너지 넘치는 내용을 만들 수 있다.

이제는 기업사회참여 미션을 정할 차례입니다. 미션은 목적을 표현한 산물입니다. 기업사회참여를 통해 회사가 집중하고자 하는 바, 성취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간략한 묘사입니다. 이는 곧 기업사회참여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들을 향해 여러분이 어떻게 결정하고 행동하고 힘을 쏟으며 일해야 할지 안내해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기업사회참여의 미션 문구 만들기 팁

1. 단순명료하게 써라. 3~5년 내에 지역사회에 미칠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의 구체적인 부분을 생각하라.

2. 긍정문으로 써야 한다. 부정어가 필요하면 다른 대안을 찾아라.

3. 정서적으로 써야 한다. 비전 문구와 마찬가지로 정서적인 '성과적 표현'은 문장을 더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전략적 의도를 정의합니다. 사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기업사회참여의 비전과 미션은 회사와 연관된 기본적인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어야만 합니다. 기업의 전략적 의도라면 응당 사회적으로 또는 사업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기업사회참여를 함께하는 파트너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낸다면 전략적 의도는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3단계: 어떻게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가, 기업사회참여 전략을 수립하라

기업사회참여를 위해 비전과 미션을 정하고 전략적 의도까지 명확하게 했다면, 이제는 그것에 맞는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수립할 차례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기업의 활동을 토대로 전략을 수립한다면 '긍정적 변화 기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미 진행하는 일 가운데 무엇이 좋은지 찾아보고, 더 많은 일을 성취하기 위해 현재 갖춘 자원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수립할 때 추구해야 할 3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로 기업사회참여는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전략, 핵심역량과 결합해야 합니다. 둘째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신뢰관계를 구축, 유지, 발전시켜야 합니다.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수립하는 3단계

1. '집안 정리'를 하라. 기업사회참여를 관리하고 실행할 구조를 만들어라. 기업사회참여의 자원, 정책 프로세스를 준비하라. 그리고 여러분의 모든 기업사회참여활동 요소를 전략적으로 일치시켜라.

2. 기업사회참여활동을 비즈니스에 완벽하게 통합하라.

3. 전사 차원의 혁신적인 기업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설계하라. 회사의 사업전략과 일치하면서 회사의 핵심역량을 사회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도록 만들어라.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다국적기업인 TNT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물류회사입니다. CEO인 피터 베커(Peter Bakker)는 TNT가 전 세계에서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사회의 많은 욕구와, 회사의 핵심역량을 그 욕구에 부응시키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TNT는 무엇을 잘 하는가? 답은 간단했습니다. 바로 운송이었죠. TNT는 물류회사로서 항공기와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니 지극히 논리적인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피터 베커는 여기서 이렇게 고민합니다.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구호품을 공급하는 기관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피터 베커는 적합한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은 정확히 이런 종류의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기관으로 보였고, TNT가 지원한다면 잘 이용할 듯했습니다. 전략적으로 맞아 보였습니다. TNT는 나름의 목표가 있었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으며, 세계식량계획은 적합한 파트너처럼 보였고, TNT는 필요한 자원들을 기여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러한 전략적 가정은 재차 검토되어 실제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공헌을 하겠다는 피터 베커의 목표는 직접적인 전략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파트너로서 '운송'이라는 TNT의 핵심역량을 지원하여 재앙이나 갈등으로 고통 받는 지역에 긴급 구호 식량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방안이었습니다. '무빙 더 월드(Moving the World)'라고 부르는 이 합동프로그램 덕분에 TNT와 세계식량계획은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TNT는 물류업계에 큰 영향을 주어 다른 회사들이 비슷한 활동을 하도록 고무했습니다.   

4단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업무프로그램을 설계하라

지금까지 기업사회참여를 위해 기업의 현황을 돌아보고 비전과 미션과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까지 알아봤습니다. 이제는 좀 더 직접적으로 기업사회참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업무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단계를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사회참여를 실현할 업무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과정은 무척 다양할 수 있습니다. 내부 거버넌스와 체계·정책·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기업사회참여 예산의 수립, 기업기부활동을 조화시키는 방법, 부문 간 파트너십을 맺는 기술, 기업사회참여 업무를 측정·평가하는 방법, 활동을 더 많은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고려해야 할 다양한 국면이 존재합니다.

이런 다양한 업무 프로그램을 모아 현실적인 일정표를 만들어 봅니다. 그러면 궤도에 오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특히 기업사회참여를 시작하기로 한 첫해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는데요, 기업사회참여전략과 업무 프로그램이 회사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 지점을 만들어두는 일입니다. 계속해서 언급하지만 기업사회참여의 전략적 의도는 사회적으로 또는 사업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그 전략이 잘 실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그동안의 기업사회참여를 지속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5단계 :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라

기업사회참여전략을 확인하고 현실적인 업무프로그램까지 설계했다면, 이제는 마지막 과정만 남았습니다. 이사회의 승인을 얻는 단계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해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되었는지 이사회를 설득해야 합니다. 기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여주고, 기업사회참여를 통해 회사가 어떤 사업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야 합니다. 물론 핵심 성공요인 분석과 위험요인 분석도 다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업무계획과 일정표를 보여주고, 꼼꼼한 예산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활용할 팁은, 그동안 준비한 내용이 이사회의 투자와 지지를 얻을만한지 임원 중 몇 명에게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사회참여전략을 개발하는 다섯 단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속한 기업이 기업사회참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고, 회사와 사회를 설득시킬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적절하게 수립한 뒤, 그에 맞는 꼼꼼한 업무 프로세스를 만든다면 문제없이 기업사회참여활동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의 변화는 기업으로 하여금 그저 '이윤을 얻고 튀는' 게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고 의미 있게 기여해야 한다는 사실은 인식하게 했습니다.

기업은 사회의 바깥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권리가 있고 의무를 진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 즉 기업시민(corprate citizen)으로서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거나 만들고, 또 그 해결책을 사회에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기업은 기업사회참여활동의 일환으로 자금과 프로젝트 운영, 기업의 핵심역량 투여, 그리고 임직원참여활동 등을 제공합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홍보나 마케팅으로 활용하여 기업의 평판을 높이거나 판매 증가와 같은 사업적 이익으로 되돌아옵니다.

"잘나가는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자원과 전문성과 관리능력을, 잘 이해하고 있고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에 적용할 때, 그 기업은 어떤 연구소나 자선적 조직보다도 사회적 선()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의 전문성과 기술을 이용해 사회적 이슈에 대응함으로써 우리는 변화를 창조할 수 있다."

많은 CEO가 이 말이 일리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이가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기업이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갈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봉사함으로써 지역과 상생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기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진 사회적 변화를 살펴보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할 때 일어나는 폐해를 아이슬란드 파산을 통해 설명해드렸습니다. 최근 월가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산 중인 금융자본의 부패와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또한 금융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결과로 촉발된 일이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의 변화는 더 많은 기업으로 하여금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기업의 책임경영을 넘어 사람들(직접 소비자, 간접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기업의 직원이 직접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사회참여(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CCI)'에 대한 논의가 서구에서 시작하여 점차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더 적극적인 경영활동인 기업사회참여란 과연 무엇이고, 세계적인 기업은 이런 활동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기업책임경영(CSR)의 대안으로 등장한 기업사회참여(CCI)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전 기사에서 살펴봤듯이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히 TV 광고에 의존하여 제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축구공이나 아무리 맛있는 커피라도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만든 상품이라면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죠. 방송의 황금시간대나 재미있는 TV 프로에 광고를 집중하던 과거의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많은 기업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도덕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마케팅의 방향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마케팅 전문가 필립 코틀러는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광고는 하향세에 있다. 미래는 기업시민활동에 있다"고 말이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대규모의 기업은 재단을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는 방식으로, 작은 기업은 CSR팀을 꾸리거나 기부하는 방식으로 그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모호한 정의는 기업으로 하여금 혼란을 느끼게 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참여하고 활동해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인지 불분명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장학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을 돕거나, 장애인과 소아환자를 돕는 방식의 선한 행위에 돈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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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만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출처: 2011 중소기업 사회책임경영 실천사례,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포스터)


과연 기업은 이러한 사회적 기부로 애초의 목적을 달성했을까요? 사실 대부분 그렇지 못했습니다. 수혜자 입장에서 기부행위는 기업이 곤란한 상황을 극복하거나 스캔들을 무마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면피용'이라는 인식이 짙고,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퍼주기식 활동'이라는 생각이 팽배하여 CSR 전담 부서조차 비용 대비 실익을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까요.

기업은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합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지난번에 잠깐 살펴본 바와 같이 많은 기업이 전략적인 기부방법을 채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부활동을 기업의 평판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슈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죠. 이런 전략에 따라 기업은 기부를 하더라도 회사의 바탕이 되는 지역의 봉사단체나 NGO, NPO 등과 연계하여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아동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아동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단체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전략적인 방법을 취함으로써 기업은 자사의 브랜드 가치와 제품의 평판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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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


이러한 변화의 방향에 따라 기업들은 예전처럼 단순히 '돈을 전달하거나' '수표를 끊어주는' 방식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기업이 갖춘 핵심역량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업시민'으로서 마땅히 져야 할 의무를 받아들이고 지역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기부활동에서 벗어나 정부, NGO, NPO와 연대하면서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찾거나 만드는 일에 기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하는 기업활동을 일컬어 기업사회참여라고 합니다.

기업사회참여는 회사가 영업하고 있는 국가/지역/지역사회에 정부/회사/NGO와 더불어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위해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펼치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자금과 프로젝트 운영, 기업의 핵심역량, 그리고 임직원참여활동 등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활동에 따라 기업은 일정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요, 일단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판매증가와 같은 사업적 이익도 거둘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행하는 기업사회참여활동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업사회참여와 연관된 논의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비행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기업이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막연히 강조하는 시대는 지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하고 봉사하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사회참여는 돈이 있는 큰 기업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또한 작은 기업이라고 하지 못할 일도 아닙니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사회를 위해 사용할 의지가 있는 기업이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뜻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기업사회참여를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 실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 원합니다. 2000년도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은 많은 기업으로 하여금 각각의 핵심역량을 이용해 사회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정한 변화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전자기기, IT 기업들로 하여금 개발도상국이나 오지·미개발 지역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원격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든지, 제약회사라면 에이즈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저개발국가에 도움을 주는 방법 등을 모색해보자는 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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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시애틀 본사


여기서 IBM 계열 컴퓨터 대부분에 설치된 운영체계인 윈도(Windows)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가 시행한 기업사회참여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인도양 도서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대화는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에 소개된 실례로, 마이크로소프트 기업시민활동 팀장 은투툴레 체니예(Ntutule Tshenye)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은투툴레 체니예는 남아공의 청년개발트러스트(Youth Development Trust) CEO를 지내는 등 NGO 세계에서 활동하다가 2005년에 마이크로스프트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2011년 현재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총괄 사회공헌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책임지고 있는 지역은 어떤 곳인가? 얼마나 많은 국가를 맡고 있나?
A: 우리는 13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풀타임과 계약직 직원을 합하면 600명이 넘는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 판매, 유통, 지원해주는 약 1만여 명의 사업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 나는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와 인도양 도서지역의 지부, 즉 WECA(West East, Central Africa, and Indian Ocean Islands)에서 일한다. 네 곳의 판매지역은 각각 기업시민활동 매니저를 두고 있고, 그중 두 곳에는 인턴사원들도 있다. 우리는 인턴십 프로그램 때문에 국제리더십학생단체(AIESEC)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학생들이 일자리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Q: 개념을 명확히 하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책임경영을 기업시민활동이라고 부르나?
A: 맞다. 우리는 책임경영을 기업시민활동이라고 부른다. 그건 우리가 하는 일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회사가 진출해 있는 각 나라와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인 기업시민으로서 활동하려고 한다. 기업시민활동의 집중 영역은 책임경영 실천, 개인 정보와 인터넷 보안,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으로 나뉜다. 세 영역 모두를 다루는 일이야말로 좋은 기업시민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기업시민활동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1) 혁신적 기술과 파트너십으로 공익을 실천한다. (2) 경제성장과 사회적 기회를 위해 기여한다. (3) 성장과 고객, 주주, 직원들의 가치에 대해 경영책임을 진다. (4) 기업시민활동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가치의 핵심부분으로 여긴다.

Q: 기업시민활동에 대한 개인적인 비전과 미션은 무엇인가?
A: 회사의 비전이나 미션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우리 회사의 비전은 '기술의 혜택을 다음 세대 50억 인구에게 전해준다'는 것이다. 우리의 미션은 '전 세계 사람과 기업으로 하여금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진행하는 좀 더 구체적인 미션은 '새천년 개발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서비스, 솔루션을 공급함으로써 아프리카인들과 이곳 기업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현하게 한다'는 것이다.

Q: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A: 범세계적으로 우리는 상호 연관된 세 가지 전략이 있다. 교육혁신, 고용기회 창출, 그리고 지역혁신 조성이다. '무한한 잠재력' 프로젝트는 포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프레임워크로서 이 세 가지 글로벌 전략은 그 안에서 실행되며 항상 전체적인 접근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혁신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혁신을 위해서는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2007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명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창출한 일자리에 고용되었다. 우리는 사회의 사업에 항상 적용하고 있는 혁신정신을 시민기업활동에도 똑같이 불어넣는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는 이 세 가지 글로벌 전략을 지역적 욕구에 맞춰 적절히 변용시켜왔다. 우리의 아프리카 접근방식에는 네 개의 축이 있다. (1) 범위(Coverage): 우리가 맡은 대륙 전역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의미한다. (2) 지렛대 효과(Leverage):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파트너십과 능력개발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3) 지역사회개발(Community Development): 기업시민활동은 국가적 발전에 우선순위를 두고 조정되며, 우리는 청소년과 여성, 기업가정신, 디지털 문민화, 그리고 고용력 증대 등의 분야에서 NGO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을 제공한다. (4) 혁신(Innovation): 아프리카에 적합한 경영모델과 혁신적 기술을 제공한다.
그런 다음, 우리는 세 개의 기준으로 우리의 활동을 확인해본다. 즉 '지역관련성(local relevance)'이 있어야 하고, '접근(access)'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affordable)' 한다.

Q: NGO들과의 파트너십은 어떤가?
A: 정부와의 관계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중요한 파트너인 여러 NGO의 역량을 강화해주고 우리의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정부 대표나 NGO가 IT와 관련된 지역사회 경쟁력 강화 이슈를 제기하면 우리는 그것에 관해 알고 있는 바가 우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조사한다. 윈도 비스타를 요루바(Yoruba), 이그보(Igbo), 하우사(Housa) 같은 아프리카 부족어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일이 바로 그런 예이다. 또한 우리는 정보통신기술, 기술개발과 관리, 프로젝트와 프로세스 시행, 그리고 경영과 지속가능성 모델으로 NGO 부문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핵심역량을 갖춘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대학들과도 함께 일한다. 그들은 대단한 파트너며, 대학의 젊은이들이야말로 바로 내일의 의사결정자가 아닌가!

Q: 그러한 파트너십이 잘 돌아가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A: 회사의 기업시민활동 방식과 관련해, 나는 지역사회에 푹 빠져들어 지역적 욕구를 알아보기 위한 '여유'를 누린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이미지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즉 '이윤을 취하고 튀어버리는 회사'와 같은 이미지였다. 우리는 그런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그래서 사람들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당신은 해당 지역 나라와 시장들을 '건설'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정부의 일하는 방식, 즉 정치지도자들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하며 일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잘해낸다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일단 그들이 당신을 믿으면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할 길이 열린다. 그것이 바로 사업적 이익이다.

Q: 마이크로소프트 지사 직원들은 기업사회참여활동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A: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일하는 직원이 500명쯤 된다. 회사에선 그들이 자원봉사할 수 있도록 매년 사흘간 유급휴가를 주고, 사람들은 진심으로 우리와 함께한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볼라 이게 추장(Chief Bola Ige) 정보통신센터에 있는 훈련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는 자금과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해 미취업 여성들에게 IT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그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도록 돕고 있다.

Q: 돈은 얼마나 쓰는가?
A: 엄청난 액수를 투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일부 기업들의 잘못된 선례를 따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그들은 현지 직원들의 통상적인 임금까지도 기업사회참여 투자액으로 보고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가 현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일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부다. 우리가 기업사회참여에서 투자라고 간주하는 것은 '무한한 잠재력'이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그램들에 사용한 돈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프리카의 엄청난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우리는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교육을 바꾸고 지역혁신의 토양을 만들어주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의 소프트웨어와 직원 그리고 파트너들에게 수억 달러를 투자한다.

Q: 아프리카에서 글로벌 기업사회참여활동을 해보려는 기업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좋은 질문이다. 나에게 그 답은 매우 단순명료하다. 기업시민활동이란 무엇보다 우선 지역적 동화에 관한 것이며, 그다음은 사람들의 역량 강화에 관한 것이다. 그 지역 분위기에 완벽히 젖어들어라. 관계를 맺어라! 이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데도 시간을 너무 짧게 잡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계를 먼저 맺지 않고 '일상적인 사업'을 하듯 시작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들처럼 대화하라. 튈 필요가 없다. 그런 다음 지역적 욕구가 무엇인지, 여러분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조사하면 된다. 지역의 역량을 구축하고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전략을 적용하기 바란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생각비행 출간) 발췌 인용

인터뷰에서 드러났듯이 기업사회참여활동에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목표를 위해 광범위한 자선활동을 펼칠 수도 있겠으나 이런 접근법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첫째, 광범위한 이슈를 지원할 때는 예산을 짜기가 어렵습니다. 둘째, 지원하는 많은 공익사업 중에는 투명성이 부족한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효과가 제한적이고 대중 인지도 측면에서 '사업적 보상'이 적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을 기회, 즉 진정한 혁신에 기여하고 기업이 경쟁회사들과 차별화할 기회가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반면 정교하게 짜인 기업사회참여전략은 기업으로 하여금 지역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해줄 수 있고, 투자와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더 바람직하고 오래 지속하는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의 인지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게 해줍니다. 따라서 전략적 접근방식은 기업사회참여를 사업과 통합하여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 혹은 산업적으로 성공하기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성공적인 기업사회참여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번에 2회에 걸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 설명해드렸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이며 어떤 연유로 주목받고 있는지, 만약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할 때 어떤 위험한 사태가 벌어지는지를 아이슬란드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기업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그리고 방송사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지도 생각해보겠습니다.

봉사활동과 기부, 캠페인을 통한 사회참여

삼성전자는 삼성투모로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CSR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삼성전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투모로우

삼성전자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직원과 대학생들이 함께 해외자원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가난한 나라를 직접 방문하여 학교를 짓거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참여활동을 운영합니다. 국내에선 소외된 분들을 각종 문화행사에 초청하여 즐기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LG전자 블로그: 더 블로거

LG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 봉사를 하거나 각국 현지 지사에 있는 사람들이 CSR과 관련된 활동을 벌이면서 각종 소식을 전해옵니다. 국내에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기부 활동이나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대중의 사회참여 독려

기업이 직접 기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캠페인을 진행하여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잠깐 소개했던 포털 다음이 운영하고 있는 '희망해' 캠페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음 캠페인 사이트: 희망해

'다음 희망해'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네티즌의 사회참여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네티즌은 누구나 희망해에서 사회적 문제의 해결과 관련된 캠페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명한 사람이나, 단체를 통해 모금하던 예전의 사회기부 방식에서 벗어나 주변의 안타까운 소식을 알고 있는 이가 직접 소식을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잘 어울리는 사회참여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다음이라는 포털이 직접 사회에 참여하거나 기부 및 모금을 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도움을 주는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방송을 통한 사회참여와 직원이 직접 뛰는 봉사활동

방송사들도 여러 지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공헌활동을 전개합니다. 대표적인 형태가 수재민 돕기 성금방송이나 불우이웃 돕기 성금방송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통해 이웃을 돕는 행사를 마련하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MBC 사회공헌 사이트

최근 MBC는 방송을 통한 사회적 공헌 이외에 '직원 급여 우수리 나눔운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직원 봉사 활동'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급여 우수리 나눔운동은 임직원들의 급여와 MBC의 보조금을 합하여 집안 형편이 어려운 중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활동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직원 봉사활동은 MBC 직원들이 청소년을 위해 1일교사와 인터넷 상담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인데요, 직원이 직접 아이들을 만나 봉사를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사회참여'로 나아가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유명 포털인 다음, 주요한 방송사인 MBC 사례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식을 살펴봤습니다. 대개는 기부나 일부 수혜자를 돕는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일컬어 '기업기부' 또는 '전략적 자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많은 기업이 중요한 대의명분을 지원하는 데 점점 전략적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중앙정부의 권력과 영향력보다는 민간기업의 힘과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세계적인 흐름에서 기인합니다. 2000년에 나온 <200대 기업  보고서>를 보면 세계 100대 기업 중에 민간기업이 51개인 반면 국영기업은 49개입니다. 고용, 보건, 안전, 교육, 문화, 환경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가 홀로 짐을 지고 가기엔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음이 반영된 결과겠지요.

이런 인식하에서 기업의 역할은 예전보다 더욱 커지고 있고,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의 핵심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갖춘 핵심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을 일컬어 '기업사회참여(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CCI)'라고 합니다. 기업이 기부활동을 하면서 전략적 집중에 관해 생각한다는 것은 그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평판 가치를 고려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는 예술이나 문화 프로그램보다 암 연구에 지원하는 편이 일반 대중의 인식이나 신뢰성 차원에서 볼 때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대중의 인식과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으로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부서의 활동은 바로 이런 이미지를 꾸준히 향상하는 일이겠지요. 돈을 쓰는 기업기부와 전략적 자선은 기업의 평판을 어느 정도 높일지 모릅니다. 실제로 1990년대 말까지 기업들은 기업기부활동과 약간의 사회적 스폰서십, 즉 사회적 후원을 하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기사에서 살펴봤듯이 이제 기업은 그저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내고 약간의 기부활동으로는 그 책임을 다했다는 평판을 얻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업은 사회적 혁신과 변화를 공동으로 창출하기 위해 모든 부문(sectors)에서 참여 의무를 져야 합니다.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기업은 기업사회연계, 기업사회개입, 또는 기업사회투자 등의 용어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만, 국가/지역/지역사회에서 담당할 책임과 정부/회사/NGO라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고려할 때 '기업사회참여'가 가장 적합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기업사회참여'란 무엇인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세계 유수의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기업사회참여의 모습도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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