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2시 49분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이튿날에는 금강산과 개성공단,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폭파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는 2019년 3월 22일 남북 간 연락과 상호민간교류를 위해 설치됐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북한이 2018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인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BBC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 같지만, 사실 전조는 있었습니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탈북자들의 전단 살포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북한 경제가 지극히 위축된 상황이라 북한이 탈북자들의 전단 살포에 평소보다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은 이제부터 한국 정부를 적으로 간주하고 대남사업을 수립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남북 당국 간 통신연락선, 군 통신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연락선을 완전 차단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고는 지난 16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입니다.


출처 - 뉴스1


청와대, 국방부, 통일부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 즉각 강한 어조로 대응했습니다.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를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죠.


출처 - BBC


납득하기 어렵고 손바닥 뒤집는 듯한 태세 전환, 남한을 향한 비정상적인 강경반응 등 북한의 돌발행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에도 탈북자 단체는 20여 차례 대북 전단을 살포해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이 시점에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것은 명백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깨뜨리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강경함은 북한 내부를 결속시키려는 정치적 행위인 동시에 오랜 고립으로 인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동일한 분석입니다.


출처 - MBC


현재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극복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경제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발원지인 중국과 교역을 사실상 끊다시피하여 반년간 극심한 경제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강경 대응은 북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사회적 혼란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코로나19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보도해왔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문제가 없다면 4월 신학기제인 북한이 6월로 신학기를 미룰 이유가 없었겠죠. 오랜 고립으로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인민들에게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계속 발신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가 극심해지자, 어쩔 수 없이 강경 도발로 리더십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출처 - BBC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죠. 사실상 북한의 2인자이자 후계자로 점쳐지는 김여정의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겁니다. 김여정이 북한의 대남정책 총괄임이 공식화된 만큼 향후 김여정 명의의 남측 비난 담화는 당분간 계속 나올 것이라는 얘깁니다. 김여정이 이슈 메이킹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북한 내부에서 김여정이 존재감을 내보이는 국면을 계속 연출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지상파 3사의 뉴스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지난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TNMS의 분석에 따르면 16일 'KBS뉴스9'에서 〈북,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전격폭파〉를 보도할 때 최고 1분 시청률(TNMS, 전국가구)이 18.2%까지 상승했다고 하죠. 시청자 수로는 469만명이 동시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상파 메인 뉴스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보도와 함께 뉴스 평균 시청률이 전주보다 모두 상승했다고 합니다. 'KBS뉴스9'는 15.2%로 0.6%포인트 올랐고, 'MBC뉴스데스크'는 0.9%포인트 상승한 5.6%, ‘SBS 8시뉴스’는 1.9%포인트 증가한 5.9%로 집계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렇게 보면 김여정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둘러싸고 남측에서 각종 추측이 나돌 때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김여정의 행보에서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여정의 일련의 행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북측의 혈통에 따른 승계에 이상이 없음을 내보이는 명확한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출처 - 대한민국 청와대

 

오직 북한을 욕하는 것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계속 소란을 피우겠지만, 전문가들은 한국군이 진지하게 보복해야 할 정도의 군사 도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접경지역 혹은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하거나 북미 관계 때문에 동결됐던 핵실험을 재개하는 등의 행동을 북한은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BBC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대북 외교가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단면입니다. 트럼프는 집권 초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북 관여 드라이브로 일관했습니다. 세계의 평화를 지켜내는 통 큰 정치인이라는 면모를 과시하려는 속셈이 한몫했습니다. 세 치 혀와 엄지손가락으로 무장한 트위터 외교는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과 확연히 다르긴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갑작스러운 평화 분위기에 열광하고 트럼프 스타일에 호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관성이 없는 트럼프의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났고, 대북 관계 진전을 향한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자신하며 세계 평화 이슈를 선점하려던 정치인은 사라지고 재선의 당락에 골몰하는 일개 정치꾼으로 전락하고 말았죠.

 

출처 - 뉴스1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 트윗을 올렸을 뿐입니다. 자신의 트위터에 "와우! 5월 소매 판매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세인 17.7% 증가했다"면서 "예상보다 훨씬 더 크며, 증시와 일자리에 중요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썼습니다. 트럼프는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인권 시위 등으로 북한 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17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북한을 '비상하고 비범한 위협(unusual and extraordinary threat)'이라고 규정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했습니다. 트럼프는 북한과 엮이지 않는 편이 자신의 재선 행보를 위해 안전하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어쩌면 북한은 트럼프의 이런 상태를 알고서 향후 더 자극적인 도발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현 상황이 정황 증거입니다. 향후 북한은 김여정을 앞세워 북미, 남북 간 긴장감을 고조시킨 이후 결정적인 순간에 김정은이 해결사로 나서며 대미, 대남 회담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딴지일보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뼈가 시릴 것 같았던 남북 관계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훈풍으로 바뀌더니, 지금은 다시 찬바람이 흐르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변화무쌍한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먼저 남북 간 긴장 관계를 조성해서 국민이 득 볼 게 없다는 건 명확합니다. 대한민국이 남북 간 갈등 국면을 넘어 통일의 길을 모색한다면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고, 국제사회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어 국익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클 것입니다. 무력은 결코 평화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고, 평화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북한도 이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정전협정 6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그것도 판문점에서요. 지난 일요일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뉴스를 보며 새삼 놀란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만큼 초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허프포스트


지난 6월 30일 방한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했습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도를 받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공식적으로 북한 땅을 밟았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역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통해 북한 국경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그 첫발이 군사 작전이 아닌 대화와 악수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출처 - KBS

출처 - BBC

출처 - JTBC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뉴시스


지난 2017년 방한 때 트럼프 대통령은 DMZ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기상악화 때문에 발길을 돌린 바 있습니다. 트럼트는 이번 방한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DMZ에서 만나자고 청했습니다. 이런 제안은 최소 일주일 전에 구상했고, 트위터를 통해 전격적으로 제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JTBC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제 트윗 보셨죠? 하고 먼저 물었다고 하죠. 이 때문에 대한민국 대통령, 북한 국무위원장,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후의 냉전 군사분계선에서 양복을 입고 만나는 사상 최대의 SNS 번개팅이 성사되었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가깝게 만나 악수를 나눈 북미 정상은 인사치레 정도만 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달리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1시간에 가까운 실질적인 북미 회동을 이어갔습니다. 5분 이내가 될 것이라는 예측마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일반적인 정상회담보다도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셈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JTBC

 

회동이 끝나고 다시 만난 세 정상의 얼굴은 굉장히 밝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북으로 걸어 올라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했습니다.

 

출처 - JTBC

출처 - 청와대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으로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회견에서 속도가 중요한 건 아니라며 북한과 굉장히 포괄적인 딜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굉장히 역사적인 날이라며 역사는 이런 시기를 정확히 기록할 것이라며 만남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북미협상을 위한 팀을 만들 것이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인 팀을 맡을 것이라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출처 - 로이터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판문점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다운 우발적인 회동이긴 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답하지 않았다면 불발에 그칠 일이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정치 상황을 반전시키며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즉 자신에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재선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이익을 확실히 챙김과 동시에 하노이 쇼크 이후 지지부진했던 북미 간 실무회담의 동력을 되살리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출처 - JTBC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무진이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남북미 모두가 윈윈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회동을 모판으로 삼아 앞으로 실무회담이 이어지고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을 때입니다.


출처 - KBS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와달라며 백악관에 초대 의향을 밝혔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께서 평양에 오시면 세계 정치 외교사에 거대한 사변이 될 것"이라면서 말이죠. 백악관과 평양에서 실제 만남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만, 어느 편이든 이뤄진다면 세계 정치 외교사에 남을 어마어마한 사건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출처 - MBC


주역들을 위해 한 발 뒤로 물러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DMZ 군사분계선까지 함께 이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JTBC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 정상과 헤어지기 전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에 가까운 자리를 주선하고 북미 양국의 국기를 배치한 회담장을 마련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뒤에서 협력한 것에 대한 명확한 감사 표시라는 해석입니다.


출처 - YTN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떠나기 직전 취재진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는 문재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눴다고 합니다. 40초 정도 되는 이야기였는데 북미 정상회담 직후라 회담의 결과나 김정은 위원장의 이야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죠.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한 중요한 성과가 무엇인지는 앞으로 진행 상황을 통해 알 수 있게 되겠죠.

출처 - 경향신문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6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6월이 앞으로는 '평화의 달'로 인식되길 기대해봅니다. 그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력은 결코 평화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고, 평화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만 얻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지금과 같이 남북미 정상이 직접 만나고 소통하며 평화로 가는 물결을 계속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2019년을 맞이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큰 틀을 놓고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각국의 이익을 위해 셈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겨울 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건 아닌가 싶었던 북미 관계가 신년사를 계기로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출처 - 뉴스1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 대통령과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에 다시 공을 넘겼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핵보유국 지위와 비핵화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1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차 때문에 하루가 걸리긴 했지만 북한과 미국 지도자가 각각 새해 첫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지를 피력한 것입니다. 긍정적 메시지 교환이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신년사를 통한 관계 회복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됩니다.


그간 북미 간의 대화가 지지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단기적이고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실무급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죠. 북한은 실무선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 통 큰 협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한꺼번에 양보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데 대한 견제가 매우 심한 형국입니다. 이 때문에 2019년 북미 양국 모두 평화로 가는 협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다각도로 자신의 수단을 확보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연이어 던지기 위함인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일주일 후인 지난 8일 전격적으로 제4차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1시간가량 제2차 북미정상회담 사전 조율과 북중 관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정상은 올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서로 노력함과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정세안정 노력에 대한 중국의 지지 등을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다 보니 양측의 교류 확대와 관계 강화도 논의되었겠죠.


출처 - 경향신문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선행 메시지라는 평가도 많습니다. 보통 방중 마지막 날이나 사후에 보도하던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 사실을 보도한 것부터 이례적이었습니다. 이는 정상 국가 지도자들이 외국 방문 시 미리 공지하고 공개적으로 가는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정상 국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이 북미 협상 교착 상태 때 매번 중국 배후설을 제기해왔기에 김 위원장의 비공개 방중이 이런 의구심을 확대했다는 관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중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북중이 밀월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출처 - 세계일보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이나 미국 이외에도 중국이라는 경제, 외교적 옵션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미국에 대외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여 이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었을 겁니다. 지난해 극한으로 치달았던 미중 무역 갈등 양상을 보면 새해 벽두부터 이런 외교적 과시를 하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인 셈이죠. 미국은 이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오는 29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대북 정책의 기조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표한 〈2019 국제정세전망〉 보고서는 올해 한반도 정세의 최대 변수는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선순환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지가 될 것이라며 한미 공조가 다시 양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탐색전을 이어갈 것이며, 북핵 협상은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모두가 대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평화 분위기가 최소 2~3년은 지속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2019년은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함께 독립을 외쳤던 남과 북이 두 체제로 나뉘어 수십 년을 지냈습니다. 인류의 큰 진전은 전쟁이나 분열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발걸음에서 나타났습니다. 삼일운동의 정신은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국가적인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공공의 선과 자유, 정의로움, 존중 등이 이 땅에 당연한 가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모두의 염원을 담은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남과 북이 함께 걷다 보면 한반도에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는 날이 찾아오겠죠. 새로운 기대와 새로운 마음으로 2019년을 맞이한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2018년과 다름없이 2019년에도 생각비행은 사회에 필요한 책을 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앞다퉈서 평양냉면을 먹으러 줄을 섰고 남북 철로가 연결되면 유럽까지 육로로 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죠. 그래선지 회담 내용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른바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한 정상은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천명했습니다. 예상보다 큰 진전이었습니다.

 

출처 - MBC

출처 - 뉴스1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입니다. 정전협정 65년 만인 올해 드디어 한국전쟁을 정식으로 끝낼 수 있는 때가 온 것이죠. 전문가들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쯤 종전선언이 이뤄질 유력한 시점으로 내다봤습니다. 평화협정 시기나 비핵화 속도 등은 미국 의회의 비준에 달려 있긴 하지만 속도가 붙을 경우 이 역시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미 김정은은 이례적으로 핵시설 동결 상황을 언론 보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핵시설 동결 및 비무장지대 실태 조사에 유엔의 협력을 구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번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니까요.



출처 - 서울신문


판문점 선언에 따르면 남, 북, 미 3자 혹은 남, 북, 미, 중 4자 회담을 통한 종전과 평화협정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사자인 주변국들의 반응이 좋은 것도 고무적입니다. 사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10.4 정상선언 때에도 종전선언 합의가 있긴 했습니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동의했지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답을 주지 않아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하죠.


출처 - 연합뉴스


5월 하순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남북한 평화체제로 가는 첫 관문이 될 것입니다. 북미 간에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북한 체제안전보장을 맞교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기 때문이죠. 여기서 비핵화 로드맵이 타결된다면 7월 말까지 북미 양측이 첫 조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6월까지 남, 북, 미, 중 간 여러 건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당사국 간 조율도 끝낼 가능성이 있기에 이르면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이 종전선언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어린 관측이 나옵니다.


출처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상당히 전향적이긴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북한이 얌전하더라도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문에는 당시 북진해야 한다던 이승만의 억지로 인해 '남한'이 빠져 있고 당사자로 '북, 미, 중'만이 있어 평화협정 참여 주체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또 이 당사자들 간 협정이 잘 이뤄져 국제법적 구속력이 발생하면 더는 전쟁국이 아니게 되므로 유엔사령부가 해체돼야 하고 주한미군의 법적 지위, 한미동맹 재조정 등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의회의 비준도 필요할 테니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처 - 트위터


그렇지만 평화를 향한 초석은 이미 놓였고 이에 화답하듯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한반도로 정해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제3국보다 판문점 내 평화의 집이 더 대표성을 띠고 지속가능한 장소가 아니겠냐며 한번 물어본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금이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한 다시없는 기회입니다. 평화를 향한 의지를 발판 삼아 핵과 전쟁 없는 대한민국이 실현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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