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당신이 말한 대로, 나는 참으로 큰 빚을 진 사람입니다. 자식들에게, 형제·친척들에게,
친구
·동지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과 폐를 끼치고 있습니까. 비록 본의는 아니라고 해도
그 피해가 너무나 크고 장시일(長時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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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측근  그만 좀 찍으시지요? 너무 가깝게 찍으시던데.            
           오 기자  (웃으며)상대 후보의 부인은 주문대로 잘 해주시던데……. 
                      그러면 좀 더 고운 표정의 사진이 나오거든요.

이희호 여사 측근  (정색하며) 저희는 그렇게 못 해요. 그런 분이나 잘 찍어 드리세요.
           오 기자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머쓱하게 바라보며 혼잣말로) 도움되는 말인데
…….

그때 누군가의 손바닥이 카메라 앞으로 불쑥 달려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사실 그런 행동은 찍지 말라는 것이며, 이는 언론의 편파적 보도 태도에 대한 저항일 수도 있다. 이희호 여사의 측근들은 내가 어느 신문사 기자인지 알고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기자가 신문사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는 신념으로 일하던 나로서는 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호의를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나는 그때 저지하던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한다. 측근의 말로 미루어보건대, 내 행동을 가까이에서 이희호 여사의 얼굴에 패인 주름을 더 잘 드러내도록 찍으려는 악의적인 행동으로 본 데서 비롯한 것 같다. 당시 대통령 선거전에서 김대중 후보는 건강문제를 운운하는 상대 후보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나를 막아선 것도 그런 내용을 가감 없이 보도했던 일부 언론의 악의적 행태에 대한 정당한 저항이었다. 억울하기 그지 없을 피해자 처지에서 보일 법한 반응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저렸다.

다른 신문사 사진기자들은 이미 떠난 자리에서, 나 또한 급히 다른 현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그 짧은 시간에 이희호 여사를 찍고 또 찍어야 했던 이유는, 지금 고백하건대 주름이 너무 많아서 조금이나마 주름이 안 보이도록 찍으려는 순수한 의도였음을 지금이라도 알아주시면 좋겠다.

그 시절, 애써서 찍어가 봐야 고운 사진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장된 사진, 20년이 지나 이미 색이 바랬고 언젠가는 세월의 흔적으로만 남을 사진. 너무나 늦은 시점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 없어지기 전에.

오비이락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말이 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이죠.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살 때 쓰는 사자성어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는 일이 잦습니다. 잘못된 소문 탓으로 생기는 오해부터, 자신이 속해 있는 단체나 회사 같은 배경으로 말미암아 오해를 받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내용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랑의 승자》의 저자 오동명 선생님은 1997년 12월 15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동아제과학원에서 이희호 여사를 촬영했습니다. 당시 《중앙일보
사진기자였지만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보도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으나 이희호 여사와 측근, 그 밖의 사람들은 오동명 선생님의 의도를 묻기 이전에 《중앙일보》라는 배경을 먼저 의식하고 카메라를 치우라고 했겠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의도하지 않은 일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수많은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김대중 대통령을 아직도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이 있으며, 그분의 큰 성과 중 하나인 햇볕정책까지 질시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애초에 오해받을 짓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오해를 두려워하기 이전에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입니다. 주변의 이목에 아랑곳없이 옳은 일을 하는 게 곧 신념이니까요.

이희호

남편에게는 아내의 격려와 때로는 비판만큼 큰 자극이 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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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아내의 내조는 정말 값진 것이다.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됐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김대중 옥중서신 모음》 중에서

김대중, 남편의 죽음을 앞두고 병상 곁에서 아내, 이희호 여사는 점점 차가워지는 남편의 손에 끼워주겠다며 털장갑을 짜고 있었다. 또 이미 오래전인 1980년에 김대중이 전두환에 의해 긴 시간 영어의 몸이 되었을 때도 추위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털옷을 직접 짜서 넣어주기도 했다. 김대중은 그런 아내에게,“건강을 생각하시오. 털옷을 짜는 일로 건강을 해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오”라며 편지를 쓴다.

당신 몸이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불의를 물리칠 수 있고 국민을 위해 투쟁도 할 수 있으니까요. - 이희호

이희호 여사를 일 때문에 잠깐 만날 기회가 있었던 나는, 그녀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현명하고 강인한 천생 어머니다운 모습 말이다.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신사임당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내가 그때 살았더라도 지금처럼 그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마 그 모습을 찍어두던가 그려두려고 하지 않았을까. 김대중 씨 측근이라는 의원들의 부인들이 남편을 염려하는 이희호 여사의 이런 모습을 좀 본받으면 좋으련만…….’
김대중은 옥중에서 큰 며느리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첫 번째 조언자가 되어야 한다. 만약 남편이 그릇된 길로 가려 한다면 이혼을 각오하고서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희호, 김대중의 영원한 동반자

'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한 사람만이 가정을 다스릴 수 있고, 가정을 다수릴 수 있는 자만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자만이 천하를 평화롭게 다스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집안을 잘 다스리려면 남편에게 아내의 내조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내가 없었다면 자신이 무엇이 됐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는 얘기에서 이희호 여사에 대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뢰와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정치인으로서 뜻을 굽히지 않게 해준 조력자이자 동료이며 동반자였습니다. 차가워지는 남편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는 모습에서 정치가의 아내로 살며 모진 풍파를 견뎌낸 조강지처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KBS에서 이희호 여사를 인터뷰하고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지금까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시각에서 조명된 현대사 관련 증언이 많았던 것과 달리, 이번 프로그램은 아내이자 정치적 조력자요, 인생의 동반자인 이희호 여사의 시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한국현대사증언 TV 자서전
이희호의 동행
http://www.kbs.co.kr/1tv/sisa/biography/vod/1736746_37004.html (1부)
http://www.kbs.co.kr/1tv/sisa/biography/vod/1738684_37004.html (2부)

2010년 12월에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가택연금 해제 이후 <한겨레>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석방과 미얀마 민주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존경과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인터뷰를 계기로 이희호 여사와 수치 여사는 서신을 교환했습니다. 참 뜻깊은 기사여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군사정권 겪은 한국 버마 민주화 지지를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454575.html

수치 “김 전대통령은 민주화투쟁 귀감”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454652.html

이희호 여사가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보낸 서신 (전문)
 
존경하는 수치 여사께.  연금에서 해제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수치 여사께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승자입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제 남편은 지난 20여년동안 버마 민주화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유를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2007년에는 서울에서 버마 nld를 비롯한 한국의 저명인사들 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버마 민주화의 밤」을 직접 개최하고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제 남편이 생전에 수치여사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두 분이 만날 수 있었다면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으리라 믿습니다.

버마에서 수감 중인 민주인사들이 모두 석방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버마에 완전한 민주주의가 이룩되길 기원합니다. 우리 김대중평화센터는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껏 돕겠습니다. 아드님들을 만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무척 기뻤습니다. 버마 민주주의의 승리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승리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수치 여사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010년 12월 14일. 이희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서신 (번역 전문)
 
이희호 여사께. 당신의 친절한 편지와 돌아가신 당신 남편의 작은 시집(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 -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을 보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한글을 알아서 직접 읽을 수 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께선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분입니다. 이곳 버마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우리 모두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그분은 대한민국의 최고 직위에 오른 뒤에도 야당 시절과 똑같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켜준 진정한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김 전 대통령의 고귀한 지지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롭고 번영된 버마를 건설하는 투쟁을 벌이는 길에서 하나의 귀감이자 영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새해에도 당신의 행복과 건강을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2010년 12월 16일. 아웅산 수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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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승자 -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평화와 풍요가 온 나라에

오늘은 생각비행연하장이 도착했습니다^_^

한여름에 웬 연하장이냐고요? 이 연하장은 바로 2003년 1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보냈던 연하장이랍니다. 서울에 사시는 신학영 님께서 간직하고 계시다가 저희 생각비행의 김대중 2주기 추모 프로젝트를 위해 보내주셨어요. 무려 두 점이나요. 다른 한 점은 추후에 공개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_^ 



새해를 맞아 축복의 한해가 되시기를 바라며
평화와 풍요가 온 나라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03. 1

대통령 김 대 중
          이 희 호


서명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영부인이셨던 이희호 여사의 성함이 적혀 있네요. 평화도 풍요도 점점 더 남의 나라 얘기 같은 이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연하장입니다^_^

특별한 사연은 없다고 하시네요.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계신데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자영업자들의 만남에 참석하신 후 연하장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7년이 넘은 연하장을 여태 고이 간직하고 계신 것만해도 특별한 사연이 아닐까 싶습니다^_^





《사랑의 승자》-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 http://ideas0419.com/2 )

생각비행김대중 전 대통령추억이 담긴 사진이나 물건, 인연을 담은 , 추모의 글 등을 모집합니다. 언론을 통한 기록이 아닌 생생한 독자들의 사진과 사연을 모아 2주기엔 더 멋진 사진집을 엮고 싶습니다.

짧은 사연은 댓글로 남기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을 담은 글은 트랙백을 이용하시거나 생각비행으로 원고와 사진을 함께 보내주시면 게재하겠습니다. 우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다음 포스트를 참조해주세요.

[제안] 김대중 대통령과의 추억들을 모아 보는 건 어떨까요? - 김대중 헌정 사진집 프로젝트( http://ideas0419.com/6 )

(1) 약속의 유효기간 - 오동명 님 ( http://ideas0419.com/9 )
(2) 살아계신 것 같아요. - 이은희 님( http://ideas0419.com/12 )
(3) 평화와 풍요가 온 나라에 - 신학영 님( http://ideas0419.com/14  )


 


2010년 8월 18일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에 생각비행이 다녀왔습니다. 전날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문화제처럼 추모하고 싶었지만 평일 아침에 거행된 행사라 참석할 수 없었던 많은 분을 위해 현장을 스케치해 봅니다.


이미 현충원 앞에는 경찰차와 전경 버스가 주루룩 늘어서 있었습니다. 추도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니 질서 유지를 위해 출동한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만...... 전날 추모 문화제 때처럼 믿음보단 위협이 느껴지는 세태가 아쉽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은 18일 오전 10시 묘역이 있는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되었습니다. 추모 문화제 떄와 마찬가지로 시사 만화와 헌시들이 주차장 입구에 늘어서 있었습니다.


추도식장으로 다가가자 추도식 조총(銃)을 위해 도열한 의장대가 보였습니다. 묵념 중 오랜만에 들은 총소리는 생각보다 더 커서 깜짝 놀랐고, 뒤이어 매캐하게 날아오는 화약 냄새가 전쟁 위협이 높아지는 요즘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화환들도 많이 늘어서 있었는데...... 전두환과 노태우까지 화환을 보냈을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전두환의 화환에는 제12대 대통령이란 문구까지 뻔뻔하게 들어가 있더라고요. 이미 전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국가 반란에 대한 재판 이후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뻔뻔히 대통령이란 호칭을 쓰다니 염치도 없는 것 같습니다-_-++




추도식은 간결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인사 말씀과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고은 시인의 추모시로 가사를 붙인 김대중 대통령 추모의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그리고 영부인이셨던 이희호 여사께서 김대중 자서전을 헌정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추도식이 다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덕 위에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에서 헌화와 참배를 드리는 순서가 남아있었어요. 올라가면서 김대중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셨다는 생각에 코가 시큰해 졌습니다.


묘역으로 올라가는데 대부분의 차들은 예의를 지켰지만 어떤 한 차가 현충원 안에서 빵~ 하고 경적을 울리더군요.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다보니 길이 좁아져서 그랬나 봅니다. 체어맨을 타신 걸 보니 높은 분 같은데 그런 상식없는 짓을 하시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같이 거창한 낱말을 이런 기초 상식에까지 끌어 와야 할까요?


힘겹게 올라가다 보니 이렇게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표지판이 생각비행을 안내했습니다. 아마도 이래서 김대중 대통령이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1주기에 앞서 한겨레 13일자에 난 이번엔 '봉하 물' 들고 광주까지 걸어요 - DJ 서거 1돌 두 대통령 영정 들고 300km 답사 이창희씨(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434971.html )의 사연을 봐도 목적지에 국립 현충원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1주기를 추모하며 5.18 민주묘지와 옛 망월동 묘역에 봉하마을 계곡물을 뿌릴 것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승자》의 저자이신 오동명 선생님께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와 나란히 묻혀 있는 김대중 대통령이 국립 현충원이란 감옥을 나와 국민 가까이에 묻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셨는데, 그분 이외에도 국립 현충원 깊숙한 곳에 잠들어 계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분이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자격 문제가 아니라 더 국민들 가까이서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일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묘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같이 떠오르는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라는 그분의 포부가 새겨진 돌이 눈에 들어오네요. 그 정의의 강물이 거꾸로 흐르려 하는 이때 한 번 더 새겨 두어야 할 말씀입니다.





당연하지만 뉴스에서 익히 보아온 얼굴들이 대단히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희호 여사께서 사람들의 박수 속에 감사를 표한 후 돌아가셨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묘역에는 빨간 줄이 쳐져 있었다는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 가족 및 측근끼리의 예배 시간과 장소의 협소함으로 처음에 일반인들은 빨간 줄밖에 서있어야 했습니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만, 오동명 선생님께서 《사랑의 승자》 본문을 통해 왜 많은 국민들과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장소에 안장 되셔야 한다고 주장하셨는지도 이해할 법 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줄을 서있자니 조금 힘들더군요. 하지만 딸까지 데리고 올라와 제 앞에 선 일본인 어머니를 보자니 약한 소릴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많았지만 자식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모님도 상당수였습니다.



이희호 여사까지 돌아가시고 나자 일반인들의 분향과 헌화가 긴 줄을 타고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생각비행도 직접 긴 줄을 기다려 헌화와 분향 그리고 묵념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기렸습니다. 사람들이 묵념하는 자리에 카메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묘소와 제단은 일부러 찍지 않았습니다.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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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문화제 포스트와 마찬가지로 위에 쓰이지 않은 사진들까지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 사진을 모두 슬라이드로 모아 봤습니다. 현장 분위기를 좀 더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슬라이드를 이용해 주세요^_^


이 사진은 부록입니다. 헌화하려 줄을 서 있는데 밑으로 KBS의 중계차가 보였습니다. 차체에는 KBS는 시청자가 주인입니다.란 문구가 붙어 있더군요. '그러면 말을 좀 들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독자 여러분과 저만의 비밀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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