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나키'나 '아니키스트'의 오타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를 일컫는 말입니다. 회원이 6만 명이 넘는 거대 카페였는데요, 문제는 이곳이 과잉진료나 불필요한 약을 거부하는 수준이 아니라 약과 현대의료 자체를 거부하는 모임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출처 – 안아키 카페


특이한 점은 이 카페의 설립자가 우리나라 최고라는 경희대 한의과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30년 넘게 한의원을 운영한 한의사였다는 사실입니다. 자연주의 치료법이라는 게 아이 몸에 열이 펄펄 끓어도 숯가루와 현미액종만 먹이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는 사실상 학대에 가까운 방식인데도, 이를 맹신해 아이의 건강을 해치는 엄마·아빠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30년 경력의 전문가가 앞장서서 비과학적이고 미신에 가까운 치료법을 설파했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카페 내에서 안아키 관련 물품을 판매해 이윤을 올렸으니 공포 마케팅도 이만한 게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여 당장 수술해야 하는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정신질환은 악마 들림이어서 구마 의식을 해야 한다며 장애인을 때려죽인 광신도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번 경우는 업계의 전문 지식과 자격을 갖추고 영업까지 했던 사람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컸죠.


출처 - 데일리팜


안아키 카페 설립자인 한의사 김효진은 한의업계 내에서 배척받는 이단에 가까웠다고 하고, 대한한의학회조차 안아키 방식이 한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안아키 내에 최소 12명의 한의사가 이 주장에 동조해 극단적 자연주의 치유법을 설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간 과학적인 입증 부분에서 곤란한 일을 많이 겪은 한의학계로서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식의 자연주의 치료법에 대한 관심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유행하고 있어 일종의 음모론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에 걸린다고 하는 루머가 있죠. 

 

1998년 웨이크필드 학자가 의학잡지 《랜싯(The Lancet)》에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논문 게재한 이후 생긴 공포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MMR 백신은 홍역(Measles), 볼거리(Mumps), 풍진(Rubella)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혼합백신입니다. 각각의 백신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혼합백신이 탄생한 겁니다. 권위 있는 의학잡지를 통해 MMR 백신의 위험성이 알려지자 부모들은 자기 아이이게 접종하기를 꺼렸고 이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 행위는 아이 개인의 건강에 문제를 초래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집단 면역 체계를 무너뜨려 공동체 전체의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집단 면역이라는 말을 좀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집단 내에 다수가 면역을 가지고 있으면 감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어 면역력이 없는 개체가 감염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겁니다. 위 그림을 보시죠. 집단의 일부가 감염병에 감염(빨강)되고, 나머지는 건강하지만 면역성이 없는 상태(파랑)라면, 병은 빠르게 확산됩니다. 일부만 면역이 있는 경우(노랑)라면, 면역이 있는 사람만 감염을 피하고 나머지 대부분에게는 병이 확산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면역을 갖고 있다면 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어 면역이 없는 사람이라도 병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백신 반대론자들이 "예방 접종을 안 해도 병에 안 걸리더라" 하고 경험담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백신을 안 맞아서가 아니라 백신을 맞은 대다수의 집단 면역 체계에 무임승차했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출처 - 백악관

 

백신 접종 음모론을 맹신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 홍역이 유행했죠.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백신을 맞자는 칼럼을 내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2월 2일 NBC에서 방영된 인터뷰를 통해 "일부 가정에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백신을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홍역 백신 주사를 접종하도록 촉구하기도 했죠. 위 사진 자료는 2010년 당시 백신 주사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아일랜드에서도 백신 반대 운동 때문에 유아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2000년에 더블린에서 300명 이상의 유아가 홍역을 앓다 3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음모론이 유행하기 전인 1998년엔 56건에 불과했던 홍역이 2008년엔 1348건으로 폭증한 겁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의 논문은 작성윤리 위반으로 2004년 부분 철회되었다가 2010년 2월 2일 게재가 완전히 철회됩니다. 아울러 2010년 5월에 웨이크필드의 의사면허도 박탈되었죠. MMR 백신 루머는 결국 현대의학사에서 큰 오점 중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 자연주의 치료법을 맹신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아키 카페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 등 음모론을 맹신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이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실 이런 음모론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유행하고 일종의 트렌드가 되는 데에는 의료계의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의료 사고가 생겼을 때 의료계의 고압적인 처신, 약물 과잉 처방 등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으니까요. 사람에 따라 약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지극히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이 약을 먹였다가 큰일이 나면 어쩌지?" 하고 의심하는 건 부모로서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제약회사와 의료계의 공고한 카르텔이 반기업, 반자본주의 정서를 자극해 그들이 파는 약을 내 아이에게 먹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후속 조치는 반드시 과학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합니다. 단순한 믿음이나 자연에 대한 맹신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근거 중심의 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과잉 진료와 안아키 같은 극단적 자연주의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료계는 병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여 일반 의료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혹시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게 의료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안아키 사태는 그런 과정이 없었거나 부족했기에 불거진 불행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뭔가 의심스러울 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됩니다. 자연주의가 그렇게 좋은 치료법이라면 환경오염도 없고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식만 하며 산과 들에서 육체를 부지런히 놀리며 일하던 20세기 이전 사람들이 왜 현대인에 비해 수명이 절반도 안 됐을까요? 영아사망률과 산모 사망률은 왜 그렇게 높았을까요? 이번 안아키 논란이 '내 아이를 위해서, 내 몸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맹목적인 신념으로 의료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이 사회 전체를 자칫 위험에 빠트릴 수 있음을 함께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생각비행이 펴낸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은 잘 몰랐던 약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요근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분이 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탓으로 나쁜 공기를 마시거나 새집증후군 또는 고된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호소하는 분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생각비행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을 생각하여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 의 공저자이신 윤선희 약사님께서 관련 내용을 칼럼으로 보내주시길 부탁했습니다.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약사님... 코감기가 한 달이나 되었어요. 재채기가 나오고 맑은 콧물이 쏟아지고요.
 
약국을 찾아와 이렇게 증강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코감기가 한달이라.... 과연 감기일까요? 감기는 합병증만 없다면 원래 1~2주 정도면 자연스레 치유됩니다. 감기가 심해서 축농증(누런코,코막힘,두통)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비슷한 증세가 있다 없다 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갑자기 찬 공기를 마시거나 지속적으로 찬 공기에 노출되거나 오염된 환경에서 일하거나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흔히 생깁니다. 일어납니다. 저 또한 약사로 일하면서 비염이 생겼습니다. 약사 1년차 때 아이들용 약을 조제하면서 약 가루를 흡입하면서부터 비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약 조제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일종의 직업병이 된 셈이죠. 코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고 약을 조제하면서 늘 약 가루를 흡입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발병 가능성이 컷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관련하여 많이 듣는 질문 중에서 대표적인 두 질문을 뽑아서 여러분께 예방과 관리방법에 관하여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효과적인 약

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나 특효약은 없나요?
 
그런 약은 일단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염은 알러지성이기 때문에 알러지를 일으킬 만한 환경이나 구조 자체가 해결되지 않는 한 완벽한 치료제는 없습니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오늘날 사람들은 환경오염에 노출되어 오염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고 직장생활을 하는 분은 술, 담배,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어 몸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입니다. 의료 기술은 발전하지만 국민 전체 몸의 면역력은 오히려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간혹 수십만 원짜리 비염약 광고를 보고 완치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구입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비염이라는 증세는 치료 그 자체보다는 치료에 근접한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는 질병으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비염이 심하다면 특정한 치료제보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풍부한 영양섭취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인자가 코나 입을 통해 몸에 들어왔을 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비염을 예방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비염에 자주 걸리는데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우선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서 코의 상태를 점검하셔야 합니다. 코에 물혹이 있다거나, 코 점막이 심하게 충혈되어 있다거나 코가 휜 상태여서 구조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근본적인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완치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코를 바로잡는 수술을 한다거나 물혹 제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약으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비염 치료제라고 명시되어 있고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세를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이 있습니다. 알러지 반응을 멈추고 콧물을 말리는 비염약을 복용하고 몸을 관리하면 즉시 증세는 호전됩니다. 하지만 비염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알러지 반응을 억제하는 약 중에 항히스타민제가 있는데요, 이 약은 졸음을 유발하고 판단능력을 저하시킵니다. 그러므로 운전할 때나 집중력이 필요한 직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아주 신중하게 복용하셔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증세가 지속될 때는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지만, 대개 비염은 간헐적으로 특수한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하므로 증세가 나타날 때만 약을 복용하는 편이 현명한 대응법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분이라면 평소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기보다는 최대한 멀리서 쐬는 편이 좋고,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수면시간을 늘리고, 수면 시 잠옷을 입어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식습관도 중요합니다. 밀가루나 인스턴트 음식은 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환자는 예전에 주식으로 빵이나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었거나 아이스크림 등을 자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단 간식을 먹을 때 면역력이 떨어지고 알러지 반응이 자주 일어나므로 평소 섭취하는 음식물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식염수로 정기적으로 코의 먼지나 이물질을 세척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어떤 약보다도 식염수 세척으로 비염 완화 효과를 보았다는 분이 많습니다. 식염수 세척은 코 점막의 상태를 개선해주고 불순물을 없애주어 알레르기 물질이 닿았을 때 우리 몸이 이겨낼 힘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방법은 주사기나 컵 혹은 식염수 분사기를 이용해 코 안쪽으로 뿌려주면 됩니다. 코 세척을 곤란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인체 생리 식염수는 코에 넣어도 거부감이 없으니 비염을 앓는 분들은 꼭 시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알레르기 반응이란 건강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경고와도 같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은 '몸이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조심 좀 해주세요!'라는 신호가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사후피임약과 연관된 정보를 정리해서 <사후피임약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기사로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의 공저자이신 노윤정 약사님과 윤선희 약사님의 의견도 간추려 소개해드렸는데요, 저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독자분이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한 담론을 금기시하는 탓에 피임 관련 정보나 원하지 않은 임신을 걱정하는 분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후피임약을 찾기 전에 정상적인 피임법에 관한 정보를 알려드리는 일도 중요하겠다 싶어 이런 의견을 약사님들께 말씀드렸더니 노윤정 약사님께서 일반적인 피임법을 정리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활용하셔서 몸에 큰 부담을 주는 사후피임약을 사용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피임법이란?
피임법이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말합니다. 1960년 미국에서 개발한 최초의 피임약을 시작으로 경구 피임법(먹는 약을 통한 피임법)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피임법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콘돔이나 살정제(정자의 통과를 막거나 정자를 죽이는 약), 피임용 주사제와 체내에 기구를 삽입하는 방법처럼 다양한 피임법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하나의 생명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와 가정,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고 계획에 따라 적절한 피임법을 선택해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경구 피임약
경구 피임약은 여성의 배란에 관여하는 두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유사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주로 배란을 막아 피임하도록 돕습니다. 복용방법만 올바로 지킨다면 100퍼센트에 가까운 피임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에 민감한 여성의 경우 구역질이나 부종 등의 이상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나 그 비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경구 피임약은 생리 첫날부터 하루에 한 알씩 21일간 꾸준히 복용하고 7일간 휴약기를 둡니다. 보통 휴약 후 2-3일 내에 생리를 하게 됩니다. 경구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지만 일부 약제의 경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경구용 피임약(출처: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


콘돔
피임, 성병 예방 따위의 목적으로 남자의 성기에 씌우는 얇은 고무 주머니를 말합니다. 남성용 콘돔과 여성용 콘돔이 있습니다. 남성용 콘돔은 피임 실패율이 2~15퍼센트까지 광범위합니다. 콘돔 자체의 문제도 간혹 있지만 대개 콘돔을 제대로 된 사용법에 따라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남성용 콘돔은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콘돔은 HIV 감염, 임질, 매독 같은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궁암의 원인이 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성용 콘돔은 질 안에 삽입하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콘돔으로 남성용 콘돔에 비해 크고 착용하는 방법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남성용 콘돔은 발기 상태에서 착용하지만 여성용 콘돔은 성교 전 질 내부에 착용해야 합니다. 여성용 콘돔은 사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아닙니다.

살정제
여성이 성교 전에 질 안쪽 깊숙이 넣어두어 정자의 통과를 막거나 정자를 죽이는  노녹시놀-9(nonoxynol-9), 옥토시놀-9(octoxynol-9) 성분이 함유된 크림, 질정, 젤리 등의 피임제를 말합니다. 피임 효과가 1시간 정도만 지속되므로 후 1시간 내에 성교를 하지 않을 시 다시 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성교 후 6시간 이내에는 질 세척을 하지 않아야 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나 실패율이 높은 편이어서 처음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질정 (출처: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

임플라논
팔의 피부 아래에 길이 4센티미터, 두께 2밀리미터 크기의 임플란트를 삽입하여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신 방법으로 삽입은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습니다. 임플라논을 피부 아래에 삽입하면 에토노제스트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어 배란을 억제함으로써 피임 효과가 나타납니다. 효과는 3년간 지속되며 이후에는 제거해야 합니다. 제거한 뒤에는 임신능력이 신속히 회복됩니다. 

자궁 내 장치(루프)  
루프는 자궁강 내에 장착하는 피임기구로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3년에서 5년까지 자궁 내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루프를 제거하면 그 이후로 바로 임신이 가능합니다. 

미레나
미레나는 루프처럼 자궁 내에 넣는 피임도구로 T자형의 작은 플라스틱에 호르몬을 함유한 저장소가 있어서 매일 소량의 레보노게스트렐(levonorgestrel)이라는 호르몬을 자궁내막에 직접 분비하는 장치입니다. 자궁에 삽입한 후 5년간 효과가 지속되며 제거하면 다시 임신이 가능합니다. 이 방법은 장기간 확실한 피임을 원하는 여성에게 적합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월경 주기 조절법(자연피임법)
월경 주기가 일정할 경우 배란기를 피하여 성교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난자는 배란 후 12~24시간 동안만 수정이 가능하므로 이 시기를 피하여 성교를 하면 임신을 피할 수 있으나 피임을 하는 첫 1년간 임신율이 25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피임 실패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개인 사정상 임신을 꼭 피해야 한다면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후 피임(응급 피임)
사후피임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설명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성교 후 5일이 지나기 전에 루프를 삽입하는 방법과 3일 이내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방법 다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응급피임약은 복용 시기가 늦어질수록 피임 성공률이 낮아집니다. 복용 후 3주 뒤에도 생리를 하지 않으면 임신 여부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약은 자궁 착상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를 방해함으로써 수정란이 자궁에 자리 잡지 못하고 소실되게끔 합니다. 이 때 여성의 몸으로 한꺼번에 다량의 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공급되기 때문에 응급피임약을 반복적으로 복용할 경우 호르몬 교란으로 생리 주기가 변동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일반적인 피임법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응급피임약(출처: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

* 이 외에도 피임용 주사제, 피임 패치, 피임용 질 링 등의 피임법이 있습니다. 경구용 피임약이나 콘돔, 살정제, 월경 주기 조절법 등으로 피임이 어렵다면 병원을 방문하셔서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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