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읽을거리’를 표방하며 《아시아경제》 온라인판에 인기리에 연재된 [과학을 읽다]가 책으로 엮여 나왔습니다. 2018년 1월 3일부터 2020년 5월 7일까지 만 28개월간 하루 한 꼭지씩 독자를 만난 수많은 기사 중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상식으로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좋을 정보들, 우리 몸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주는 지식들을 가려 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의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어떤 명약과 획기적인 치료도 예방만 못하다고 강조합니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1분 과학 읽기》는 혼란한 일상 속에서 몸을 지키고, 팬데믹 시대에 삶을 지키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1분 과학 읽기

[건강·의료편]

내 삶을 지키는 쉽고 재미있는 과학 50

 

 


바쁜 일상에서 몸을 지키는 1분 건강 읽기

《1분 과학 읽기》 1부는 건강편입니다. 현대인은 언제나 수면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학생들은 공부에 시달리고, 직장인은 과다한 업무와 잦은 야근에 시달립니다. 일상 속 스트레스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죠.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뇌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유발하기도 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시켜 청소년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하루에 8시간 정도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8.8% 정도지만, 4시간 이하로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이 1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로, 우울증, 암 등 수많은 질병의 근원도 수면 부족과 관련이 있습니다.

‘잠’과 ‘다이어트’ 같은 일상의 주제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과학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1분 과학 읽기》는 잠을 자고 또 자도 왜 피곤한지, 사람이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지, 살 안 찌는 체질이 과연 따로 있는지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에 답을 주면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을 함께 알려줍니다. 논문보다 쉽고 교과서보다 실용적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해도 절대 빠지지 않는 3킬로그램은 무엇일까요? 오랜만에 운동하면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식물의 칼로리를 꼼꼼히 따지면 살을 뺄 수 있을까요? 겨울철을 따뜻하게 보내는 간단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기사에 담지 못한 정보와 숱한 자료를 덧붙여, 일상의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1분 과학 읽기》는 독자들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공부한 결과물인 동시에 우리 삶에 과학과 관련되지 않은 게 없다는 깨달음이 담긴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시대에 삶을 지키는 1분 의료 읽기

《1분 과학 읽기》 2부는 의료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며 삶이 불안해지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고, 생활 속 방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항균 기능이 있다는 스프레이 종류가 많이 팔리는 것도 달라진 풍경이죠. ‘항균 99.9%’라는 홍보 문구의 뜻을 소비자들은 ‘세균을 99.9% 없애준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사실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은 ‘바이러스(Virus)’입니다. 과연 항균 제품이 바이러스 제거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코로나19는 박쥐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쥐는 21세기 들어 유행한 대형 감염병의 주요 숙주이기도 하죠. 2002년 유행한 사스는 박쥐와 접촉한 사향고양이나 닭을 통해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졌고, 2012년의 메르스도 박쥐가 낙타에게 옮긴 바이러스를 인간이 낙타를 타면서 감염되어 유행시킨 것입니다. 인류와 줄곧 함께한 박쥐가 현대사회에서 주요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밖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유발한 의료 관련 질문은 무수히 많습니다. 사람의 몸에는 면역 체계가 있는데, 신종 바이러스에 속절없이 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준수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을까요? 공공장소에서 함께 쓰는 비누는 안전할까요? 미뤘던 개학이 감염을 줄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요? 코로나19 시대에 필수인 마스크 때문에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도대체 언제쯤 가능할까요?

《1분 과학 읽기》는 우리 삶을 위협하는 코로나19에 관한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들려줍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어떻게 다른지, 바이러스에 대항해 인간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신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왜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에 관해 다양한 사진, 일러스트, 인포그래픽 등의 자료를 곁들여 알려줍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문제는 남습니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유전자 조작이 가능한 시대에는 합성생물학이 바이오안보를 위협하는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안보와 같은 문제에는 세계적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정자·난자 없이 아이가 태어나는 시대에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연애와 사랑의 의미도 지금과 사뭇 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1분 과학 읽기》는 과학과 인문학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게 합니다. 우리 삶과 동떨어진 과학은 없습니다. 모든 과학 지식이 우리의 일상과 직간접적으로 닿아 있습니다. 1분 과학 읽기는 ‘과학’ 그 자체를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마음 깊이 남겨줍니다. 
 

 

▌지은이

김종화
경제 일간지 《아시아경제》의 기자다. 1990년대 초반 경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사회, 정치, 경제, 외교 등 여러 분야를 취재하며 뉴스와 칼럼을 써왔다. 늦은 밤 호젓하게 아내 곁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새벽부터 기사를 써서 오전이면 마감하는 석간신문 기자인지라 강제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문화, 예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천생 문과 출신이지만, 지난 2018년 1월 3일부터 2020년 5월 7일까지 만 28개월간 [과학을 읽다] 꼭지를 맡아 쓰며 생물, 우주, 최신 기술, 의료, 건강 등 과학 테마와 씨름했다.
그 덕분에, 기자로서 독자에게 ‘똑바로 알릴 의무’와 ‘쉽게 알릴 의무’를 더 절실히 새기게 되었다. 앞으로도 쓸모 있고 재미있는 세상 소식을 매일 전하는 일에 매진하는 한편, 언젠가는, 탄탄한 과학적(!) 설정과 푹 빠져드는 스토리로 무장한 소설도 써보려 한다.

 


▌차례

 

서문

PART1 바쁜 일상에서 몸을 지키는 1분 건강 읽기

01 만병의 근원은 수면 부족?
02 자고 또 자도 피곤한 이유
03 사람이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04 물만 마셔도 살찐다?
05 짜증은 갈증의 신호?
06 물도 많이 마시면 죽는다?
07 꿩 대신 닭, 물 대신 탄산수?
08 물 마시기도 타이밍이 중요
09 다이어트의 잘못된 상식
10 다이어트해도 절대 빠지지 않는 3kg
11 불포화지방산은 살찌지 않는다?
12 살 안 찌는 체질은 따로 있다?
13 다이어트와 공복 시간의 함수관계
14 ‘간헐적 단식’ 하다 ‘간헐적 폭식’ 한다?
15 탄수화물 좋아한 부모 때문에 아이가?
16 다이어터가 조심해야 할 세 가지
17 식품 포장지가 살찌게 한다?
18 오랜만에 운동하면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
19 운동에는 ‘간격’이 필요해
20 칼로리 수치 맹신은 금물
21 칼로리 소모, 운동보다 정신 활동?
22 칼로리 잡는 ‘갈색 지방’의 비밀
23 겨울잠과 소변 볼 때 몸을 떠는 행동의 공통점은?
24 따뜻한 겨울 보내려면 목과 발을 지켜라
25 체감온도의 비밀


PART2 팬데믹 시대에 삶을 지키는 1분 의료 읽기

01 코로나는 바이러스, 콜레라는 세균
02 동물과 사람이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유
03 박쥐보다 못한 인간?
04 면역의 역설, 신종 바이러스에 당하는 이유
05 예방접종은 아이들이나 받는 것?
06 비말감염과 기침예절
07 미세먼지 저감대책, 효과 있을까?
08 공기정화 식물 믿기보다 창문 열어라
09 함께 쓰는 비누, 세균 없을까?
10 가정상비약, 1년 지나면 버려라?
11 개학 연기, 감염 줄이는 데 도움 되나?
12 마스크, 전자레인지로 소독한다고?
13 마스크 때문에 공황장애?
14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언제?
15 붕어빵 ‘아빠와 딸’의 비밀
16 아이 건강은 부모 하기 나름
17 카페인 분해 유전자의 비밀 임무
18 거북이 사람보다 오래 사는 이유
19 합성생물학이 바이오안보 위협한다?
20 바이오안보, 세계적 대응이 필요하다
21 엄마 몸 밖에서 아기가 무럭무럭
22 미래 생명, 정자·난자 없어도 된다?
23 ‘로봇 손’이 아픔을 느낀다
24 환상통 치료, 환자를 속이는 게임?
25 알레르기 유발 성분 함유 화장품, 발라도 돼?

 

참고 자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이 많으신 줄 압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요긴하게 쓰여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난 4일 기준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률이 99%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출처 - 뉴시스


4일 0시 기준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가구 수는 누적 2151만 7017가구였으며 지급액은 총 13조 5427억 9700만 원으로, 지급 대상 전체 가구의 99.1%, 총예산의 95.1%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전체 지원금 중에 67.2%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수령됐다고 하며, 11.6%는 선불카드, 지역사랑 상품권 수령은 7.1%였다고 하죠.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사용기한은 8월 31일까지이며 이 이후 잔액은 국고로 환수됩니다.


출처 - 뉴스1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소비가 진작되고 소비자들도 모처럼 소비할 수 있어서 기뻐했는데요,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은 분탕질을 하려 합니다. 전체 가구의 99%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아 가자 IMF 때 금모으기 운동처럼 자발적인 기부를 하지 않고 다 찾아갔다면서 훈장질입니다. 끝까지 신청하지 않은 금액이 기부금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 7600여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죠. 애초에 긴급재난지원금이 무엇을 위해 편성된 예산인지, 어떻게 소비 진작으로 이어졌는지 관심이 없었나 봅니다. IMF 때도 국민이 자발적으로 모아준 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생각해보면, 과연 누굴 위한 기부였나 싶기도 하죠. 어쩌면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가 경제지들에 광고를 주는 대기업에 쓸 수 없게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이와 더불어 3차 추경이 결정되자 '나랏빚'이라는 단어로 공포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국가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제목은 ‘나랏빚 사상최대인데 또 재정확장한다는 정부’ 비슷하게 걸립니다.


출처 - MBC


하지만 생각해보면 가계부채나 정부부채가 과거와 비교할 때 사상 최대가 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로 돈이 시중에 풀리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당연한 일인데 이걸 마치 엄청나게 큰일인 것처럼 호도하는 건 언론의 '특정한 목적'이 있는 설레발에 불과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물론 코로나발 경제위기가 별것 아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고용지표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2%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건 IMF를 포함해 딱 두 해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로 예측했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혼란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선방 중인 셈입니다. 그리고 사상 최대의 어려움 앞에서 사상 최대의 나라 살림을 꾸리는 건 당연한 대책이겠지요. 이렇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됩니다. 세 차례에 걸친 역대급 추경을 하더라도 국민과 기업을 살려야 국가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위기감을 조장하는 보수 언론의 걱정과 달리 우리나라의 신용도는 주요 신용평가 기관에서 모두 A급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재정 확대로 위기가 오는 건 선진국을 포함해 해외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집니다. 미국은 3700조, EU는 1000조라는 상상하기 힘든 금액을 경제 회복을 위해 쏟아부었습니다. 미국의 채무율은 2019년 104.26%에서 106.1%로, 독일은 61.69%에서 70.3%로 늘었고, OECD 국가 평균은 109.2%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채무율은 보수 언론이 '사상최대 나라빚 타령'을 하는 와중에도 2019년 37.92%에서 40% 수준 정도로 늘었을 뿐입니다. 

 

출처 - 프레스맨 / 2019년 통계

 

빚이 늘어나는 속도를 우려하는 정도라면 이해할 수 있으나 지나친 걱정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할 이유는 없습니다. 코로나 대응으로 선진국이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17.2%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보다 훨씬 적은 5.5% 수준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보수 언론이 진심으로 나라 살림을 걱정한다면 그 초점은 이 재정으로 어떻게 실물 경기를 살리고 이를 성장 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 집중하길 바랍니다. 엉뚱한 곳으로 예산이 새지 않는지 감시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지만, 단지 나랏빚이 는다는 사실만 부각하는 건 국민을 위하는 일도 아니며 경기를 부양에 좋은 영향을 주지도 못합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미국이 주식에, 일본이 저축에 쓸어 넣어 실물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죠.


출처 - 국민일보


정부는 지난 3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습니다. 35조 3000억 원 규모로 세수 감소분 보전과 세제감면 뒷받침으로 11조 4000억 원, 한국판 뉴딜 등 경기 보강 패키지에 11조 3000억 원, 금융패키지 재정 지원에 5조 원, 고용 사회안전망 확충에 9조 4000억 원 등입니다.

 

출처 - KBS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11조 7000억 원의 1차 추경,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2조 2000억 원의 2차 추경 모두를 합한 것보다 많은 역대급 추경입니다. 시중에 유례없는 돈이 풀리는 만큼 정부의 바뀐 정책을 꼼꼼히 확인하고 최대한 활용하여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행동이 아닐까요?

지난 6일 러시아 월드컵 특집 〈라디오스타〉에는 특이한 출연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축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안정환이야 말할 것도 없고 서형욱 해설위원과 김정근 아나운서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본명이 아닌 '감스트'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한 사람을 알아보느냐 못 알아보느냐를 두고 시청자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출처 – MBC


본명이 김인직이고 감스트라는 닉네임을 쓰는 출연자는 온라인 방송인 아프리카TV의 BJ입니다. 축구 경기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입담으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죠. 30대 이상 시청자분들 중에는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분이 많으셨겠지만, 10~20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어느 해설위원보다 유명하고 재밌게 축구를 알려주는 진행자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MBC는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홍보대사 겸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감스트를 발탁했다고 합니다. 감스트는 러시아 월드컵 기간 동안 자신의 온라인 방송 계정에서 MBC 경기 화면을 보며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방구석에서 카메라 한 대 놓고 하던 인터넷 1인 방송이 공중파에 정식으로 진출하게 된 것이죠. 공중파 방송에서 보자면 그동안 인터넷에서나 인기 있는 하위문화로 여기던 온라인 1인 방송을 시청률 경쟁에 활용할 수 있는 첨단 문화로 인정한 셈입니다.


출처 - 뉴스엔


감스트가 〈라디오스타〉에 처음 등장한 BJ는 아닙니다.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영상을 제작하는 이사배도 이미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라디오스타〉뿐 아니라 온스타일 예능 〈겟잇뷰티〉 등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한편 7월부터 JTBC는 온라인 방송 제작자, 이른바 1인 크리에이터인 BJ들의 삶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랜선라이프〉를 방송한다고 합니다. BJ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소릴 듣는 '대도서관'과 '윰댕' '밴쯔' 등이 출연해 먹방 등 같은 분야의 방송인인 이영자, 김숙 등과 컬래버를 한다고 하죠.


출처 - 와이즈앱


지상파와 종편을 가리지 않고 BJ 모셔가기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입니다. 그간 많은 통계 조사에서 20대 이하 젊은이들은 TV를 거의 보지 않고 유튜브를 필두로 한 동영상 서비스를 삶의 일부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등 온라인 방송에 뺏긴 20대 이하 젊은 시청자를 다시 TV 앞으로 끌어오려는 방송국과 자신들의 대중적 인지도를 더욱 확장하고 높이려는 BJ들의 전략적 선택이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온라인 방송 제작자들은 TV 방송에 바로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감각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이미 구축된 그들만의 팬덤을 활용하기 좋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흐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공기(公器)인 방송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내세우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소비를 유도하는 방송들을 BJ들이 하다 보니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언행과 콘텐츠들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혐오 발언, 살해 협박, 욕설 등등 그간 언론지상에 실린 1인 인터넷 방송 BJ들이 저지른 만행은 셀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작년부터 정부 차원의 제재와 규제가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뒤따랐죠.


출처 - 유튜브


이런 염려 때문일까요?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문화 확산 태스크포스 활동의 일환인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10대 과제 중 미디어 부문에서 1인 미디어 제작자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성차별적 표현이나 혐오적 표현을 막을 수 있는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20대 이하 어린 세대가 특히 많이 보는 미디어이다 보니 좀 더 강력한 규제와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법이나 방심위를 통한 규제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규제를 받아봐야 계정을 새로 파서 활동하면 그만이니까요. 이 때문에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 해당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 규제를 유도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 플랫폼 사업자를 강하게 제재하는 방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뉴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그러하듯이 융성과 규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중입니다.

 

그동안 많은 BJ가 선정적인 몸놀림이나 대책 없는 욕설과 약자 비하 그리고 노골적인 저작권 무시로 인기를 끌곤 했으나 이런 무기를 쓸 수 없는 TV방송에 출연해봤자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방송에 적합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BJ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아무튼 BJ들이 공중파에 입성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과연 이들이 기존 방송을 어떻게 바꾸어나갈까요? 현명한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덧붙여져 유익한 방송이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지난 3월 10일 대통령 박근혜를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 날, 생각비행이 한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10년 차 초등교사가 학교의 폐쇄적인 문화,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 다른 집단에 비해 교사 집단에 ‘이상한 사람’이 많은 이유, 교육계 전반의 무능과 폭력성 등의 문제를 면밀히 살피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합리적인 의문과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교육 문제는 복잡하고 실타래처럼 얽혀 있습니다.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교사가, 교사의 이름으로, 교사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매일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숱한 고민의 한 축을 떠안으려 하지 않고서, 산적한 교육의 문제가 저절로 풀리길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교실과 학교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교육계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더 많은 사람과 고민을 나누기 위해 2016년 4월부터 《딴지일보》에 저자가 인기리에 연재했던 글을 다듬고 보완하여 책으로 엮었습니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라는 10년 차 초등교사의 미스터리 추적기는 재미있을 뿐 아니라 귀담아들을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 '보통 사람'이 '이상한 선생'으로 변하는 이유


여느 직장이나 조직에 비해 교사 집단에 이상한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교직이라는 직업 자체를 지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넉넉하진 않지만 고정적인 수입에 비교적 여유 있는 휴가를 즐기며 안정된 삶을 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교직을 찾는다. 그렇다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욕구가 큰 사람들 사이에 어떤 특성이 발견되는가? 아니면 교사들이 처한 직업 환경의 특수성이 이상한 교사를 양산하는가?


학창 시절, 교사들에게 크게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교사 개개인은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이다. 대체로 학교에서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고, 선생님이나 부모님 말씀을 충실히 따르는 축에 속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무난히 학교를 졸업하고, 착실하게 임용시험을 준비해 교사가 된다. 소득 수준, 생활양식, 교양 수준도 평범함에 가깝다. 상류층은 아니지만, 딱히 현재의 상황을 뒤엎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회경제적 계층도 아니다. 이들은 학생 신분으로 학교를 다니다 선생으로 학교에 취직하기 때문에 평생 학교가 바라는 도덕적 가치판단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서 '양심을 어기는 것'과 '관습을 위반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온몸으로 느끼며 기존 세력과 마찰을 빚기에는, 너무 착하게 순리대로 살아온 '보통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보통 사람들'은 사회 주류의 가치관, 체제의 속성을 충실히 반영한다. 과거 한국 사회는 (현재보다 더욱) 차별, 권위, 폭력에 무감각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 가난한 집 아이를 차별하는 것이 당연했고, 교사의 권위와 폭력은 당연한 것을 넘어 '도덕적'인 것이었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한없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과거 교사들의 면면은, 그들 딴에는 나름의 도덕적 가치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학교는 사회에서 가장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기관 중 하나인데, 어떻게 학교에서 그토록 많은 교사가 비리와 악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의문은 이렇게 풀린다. 즉 당대의 '보통 사람들'인 교사가, 당대의 가장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를 집약적으로 실현해내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의 나긋한 성품 자체를 잘못으로 볼 순 없지만, 사회심리학자의 연구에서 드러나듯이 판이 이상하게 짜이면 가장 위험한 존재로 변모하는 이들이 바로 이 '보통 사람들'이다. 이들은 맹목적으로 체제에 순응해 본인이 의식하지도 못한 채 악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모난 데 없는 성격, 주위 환경과 충돌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맹목과 무비판으로 이어지는 길의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유대인을 강제수용소로 보낸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폴 티베츠, 베트남에서 500명을 학살한 윌리엄 콜리, 프랑스 공화국의 사형 집행인 아나톨 데블레가 그러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의 극적인 반전이 학교, 군대, 감옥을 비롯한 특정 공간에서 자주 표출되는 것은 그 조직의 구조가 가진 극적인 단순함, 폐쇄성, 그리고 권위 때문이다. 군대에는 계급이 있고, 경찰과 교도관들에게는 법의 집행자라는 권위가 주어진다. 오늘날 학교는 과거와 달리 권위와 폭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변모하긴 했으나 교사에게는 여전히 학생들을 평가할 권한이 주어져 있다. 교사는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시험문제를 내고,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 권한으로 지금도 여전히 학생에게 절대적 권력을 행사한다.

 

 

출처 -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바보 양성소 교대, 이상한 학교의 커리큘럼

 

교대 졸업생 중 한 명으로서 저자는, 교대에서 보낸 4년간의 시간이 예비교사로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건전한 비판의식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방해 요소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교대는 1학점을 받기 위해 한 달은 리코더, 한 달은 피아노, 한 달은 클래식 듣기 식으로 학생들을 내몬다. 이런 주먹구구식 커리큘럼은 교수들 자리 챙겨주기 외에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넓고 얇게 배우는 대부분의 방법적 내용은 실제 교육 현장과 연계되지 않는다. 교대에서 아무리 피아노로 애국가 반주하기를 연습해봤자 학교 현장에는 피아노 자체가 없고, 지루함을 참아가며 몇 단원의 성취 기준 따위를 달달 외운들, 현장에 나오면 무용지물이 된다. 많은 교대생이 '우리는 졸업해서 초등교사가 안 되면 고등학교 졸업자와 다르지 않다'고 한탄하는 이유가 이런 현실에서 기인한다. 수많은 예비교사가 리코더를 불고, 뜀틀을 넘고, 학습 모형과 초등학교 성취 기준 등을 외워가며 4년을 보내지만, 대학 졸업자로서 전공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도 없고 성취감을 맛볼 수 없는 환경 속에 존재한다.


반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와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에서 늘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성공적인 핀란드 교육의 이면에는 '철저한 교사 교육'이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더라도 주목해서 봐야 할 지점은 분명히 있다. 핀란드에서는 정규학교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석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 학급 담임교사(초등교사)는 모두 교육학을 전공하고, 교육학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쓴다. 과목 전담교사(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는 해당 과목의 석사학위를 취득 후, 별도로 교육대학의 교사 교육과정을 거친다. 또한 핀란드의 예비 초등교사들은 ‘교육학’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한국의 교대 커리큘럼과 임용고사가 '교육과정' 중심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울러 핀란드 교사 양성 과정은 현장 실습을 중요시한다. 핀란드의 예비교사들은 실습 전문학교에서, 실습을 전담하는 교사에게 최소 6~9개월 정도 현장 교육을 받는다. 한국의 예비교사들이 4년간 통틀어 1~2개월 정도의 교생실습을, 별다른 기준 없이 배정된 교실에서 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교대에서 배운 내용,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공부한 내용이 현장과 연계되지 않으니, 신규 1~2년 차 내내 헤매고, 상처받고, 소진되다가 3년 차쯤에 방전되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무엇보다 핀란드에는 임용고사가 없다.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확실하게 뽑고, 철저히 교육해서 교육학의 전문가로 양성한다. 핀란드 교사들은 현장에서 전문가로서의 자율성을 인정받고(교과서도 스스로 선정할 만큼),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장받는다. 교사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95퍼센트를 넘고, 공익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신뢰 속에 직업 만족도 또한 대단히 높다. 반면 한국에서는 교대생 대부분이 임용고사를 보기 위해 유명 강사에게 강의를 듣는다. 강의비, 교재비, 자료 복사비 등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어째서 대한민국은 초, 중,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국가에서 설립한 교사 양성 대학의 학생들마저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처럼 허무맹랑한 교대의 커리큘럼과 폐쇄적인 학교 구조 속에서 예비교사들은 치열하게 생각하고 고민할 기회가 적다. 이렇게 4년을 보낸 학생들은 '교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 뒤에서 위선의 겹을 쌓는다.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위안부'라는 말이 빠지고, 박정희가 '지속적 경제 성장을 주장하며 유신을 선포했다'고 기술해도 교사는 충실히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 그런 중립적인 교육의 결과는 어떤가? 허술하기 그지없는 사고와 편 가르기의 폭력이 만연한 사회다. 지역주의의 폐단을 가르치지 않고, 계급문제를 논하지 않고, 독재자 박정희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로 드러난다.


 

▶ 책임지는 교사가 답이다!

 

스스로 고민하는 교사를 만들지 않는 교육, 체제에 무비판적인 '보통 사람'을 양산하는 교사 양성 과정 때문에 무수히 많은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자신을 관리하고 통솔하는 이들의 권위에 순응하거나 집단의 목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상한 선생으로 전락하고 만다.


보통 사람들이 이상한 선생으로 변모하는 데에는 학교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 또한 한몫한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자기 반 교실 문을 굳게 닫고 여간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1년에 몇 번 있는 공개 수업은 일상적인 모습이 아닌 경우가 많다. 교사들 간에도 학생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세세히 알지 못한다. 다른 교사가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는 다른 상황의 대화 속에서 혹은 학생들이 전해주는 말이나 행동 등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내 학생, 네 학생을 따져가며 교육해서는 안 된다. '교육의 중심을 학생'에 두고 교사들이 서로 배우고, 나누고, 필요하다면 날 선 비판도 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어야 한다. 수직적이고 억압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 다른 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폐쇄적인 학교 문화는 이상한 교사들의 횡포에서 학생들을 구해내는 데 엄청난 방해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뿐 아니라 이웃 학교, 나아가 지역과 국가의 경계까지도 허물어야 한다. 자신이 내는 목소리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교사들은 입 다물고 하라는 대로만 하라'는 교육 당국의 명령에도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환경은 신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과 특수한 이해관계에 결부된 인간들이 만든다. 그러므로 교사의 권위, 교육 시스템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고 인간이 만든 환경의 부산물에 불과한 것을 절대적 기준인 양 휘둘러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증언하듯, 성스러운 장막을 두르고 있던 교실은 그 어떤 곳보다 폭력이 난무하는 장소였다. 난무하던 폭력의 많은 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진화되어 재생산되고 있다. 누구 좋으라고 있는지 모를 성스러운 장막 따위는 이제 걷어내야 한다. 교실에 필요한 건 신의 장막이 아니라 인간들 사이의 신뢰다.


먹고사는 문제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시민의 의무와 권리에 무관심하고, 자신의 계급적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하고, 선동의 먹이가 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짓밟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인류가 어렵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파괴한다. 그런 사람들을 길러내는 교육은 존재할 필요도 존재할 가치도 없다. 배움이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 되지만, 지적 갈망과 가능성을 방임하는 교육이어서도 안 된다. 교육이 사회화와 재생산의 도구로만 기능한다면 학교와 교사는 존재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학생들은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세계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사들의 지적 헌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김현희 

1982년에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일반 대학교를 2년쯤 다니다 자퇴했다. 이후 교대에 입학하여 2007년 3월에 초등교사가 되었다. 교사생활 초기에는 주로 고학년 담임을, 최근 몇 년간은 영어교과 전담을 맡아 일했다. 2016년 4월부터 《딴지일보》에 ‘SickAlien’이라는 닉네임으로 학교에 관한 글을 연재했다. 영화 보는 것이 취미인 평범한 한국의 평교사다.

 

 

차례

 

책을 펴내며 | 교사의 책임

 

01 10년 차 초등교사가 푸는 교육계 미스터리
이상한 선생 질량 보존의 법칙 | 내가 만난 이상한 교사

 

02 권력에 취한 교사들
합리적 의심 | 교사의 권력과 권위

 

03 교권 추락은 교사 스스로 만든 역사
교권은 학생으로부터 나온다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 교사의 적은 누구인가 | 다시, 이상한 교사

 

04 보통 사람들
권위에 순응하는 사람들 | 위험한 보통 사람들

 

05 교직윤리를 새롭게 정립하자
교직을 바라보는 관점 | 교사의 직업윤리

 

06 관성의 법칙
사례1.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 | 사례2. 배구, 배구, 배구! | 관성의 법칙

 

07 교사의 적은 학부모?
극성맞은 학부모라는 프레임 |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 교감, 교장도 교육 현장으로 나오라 | 학부모는 교육의 협력자

 

08 교사로 산다는 것
“너는 공부 잘해서 좋겠다” | 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 교사 S와 교사 B | 아둔함과 사악함

 

09 교대는 바보 양성소
예비교사를 바보로 만드는 커리큘럼 | 왜 교대에는 이상한 교수가 많은가 | 교대가 배출한 교사들 | 2년제 교대를 나온 선생님이 내게 남긴 것

 

10 전교조, 분열이 아닌 확장으로
전교조 조합원이 되기까지 | 개혁은 아래로부터 | 학생의 이익은 교사의 이익과 함께한다 | 연대를 위한 물리적 공간 | 받수 받으며 떠나게 하자

 

11 참을 수 없는 도덕 교과서의 경박함
합리적인 판단 능력 성장을 방해하는 도덕 | 감정과 생각을 강요하는 도덕 | 낡고 불완전한 관념을 강요하는 도덕 | 자기계발, 정신승리, 과도한 긍정을 강요하는 도덕 | 현실과 맥락이 없는 공허한 도덕

 

12 유아 수준의 대통령, 어린이 수준의 학교
대통령의 도덕적 수준 | 도덕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13 급식도 교육이다
폐쇄적인 부서 이기주의와 학교 급식 문제 | 부당한 대우에 시달린 막말 조리종사원들

 

14 관료제 유토피아
무상급식, 복지인가 시혜인가? | 무책임의 윤리, 악마는 디테일 속에 | 마법의 단어: 빨갱이, 종북좌파, 외부세력 | 부실 급식 사태 속 괴물, 관료주의 | 학교운영위원회는 왜 급식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까?

 

15 교사의 지적 헌신 그리고 민주주의
‘융합’, 학습에 늘 효과적인가? | 구체적 조작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항상 옳은가? | 학생들이 전문가처럼 지식을 ‘융합’ ‘창조’할 수 있을까? | 지식 교육이 필요 없다는 헛소리 | 지식은 끊임없이 변한다 | 지식은 구속이 아닌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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