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주에 창경궁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져 생각도 정리하고 바람도 쐴 겸 한적하고 천천히 둘러볼 곳이 없을까 궁리한 끝에 창경궁을 선택했습니다. 이곳에는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대온실도 있기 때문이지요.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도착한 창경궁 대온실. 조금 둘러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지은 건물이어서 관리가 필요한데 여기저기 망가진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에 담은 모습이 있으니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창경궁 대온실 전경

창경궁 대온실(昌慶宮 大溫室)은 1909년에 건립된 국내 최초 서양식 온실입니다. 철골 구조, 유리, 목재가 혼합된 흔히 볼 수 없는 근대 건축물이죠.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한 뒤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지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창경궁 대온실은 일본 황실 식물원 책임자였던 후쿠와가 1907년에 설계하여 프랑스 회사에 시공을 맡겼다고 하는데요, 당시 규모로는 동양 최대였다고 합니다. 원래 대온실 후면에 평면식 돔식 온실 2개가 더 있었다고 합니다만, 아쉽게도 철거되었습니다.

창경궁 대온실 앞 정원

창경궁 대온실 앞에 정원이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유럽의 미로 정원을 연상하게 하는 멋진 모습입니다. 
대온실 앞에 있는 분수대입니다. 오래된 것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럽네요. 가까이서 보니 대리석으로 만든 고급 분수대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여기저기 손상된 흔적이 보입니다. 
대온실 내부 모습입니다. 여기저기 다양한 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뭔가 정리되어 있다기보다 그냥 식물을 늘어놓은 개인 온실 같았습니다.
대온실 천정입니다. 상당히 높고 햇볕도 잘 듭니다. 유럽식으로 아름답게 건축되었네요. 구조물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문득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해 만든 '그랑 팔레(Grand Palais)'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규모에선 비교되지 않습니다만. (그랑 팔레 플리커)
재미있는 점은 유럽풍으로 만든 대온실에서 한국적인 모습이 보인다는 건데요, 유럽풍으로 제작된 흰 난간의 분위기와 사뭇 다른 화강암 기둥이 보이십니까? 생뚱맞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재미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난간 기둥 위에는 원래 화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두어 개를 제외하곤 없어졌더군요. 파손된 흔적인지 도난당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대온실 중앙에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관리에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아름다운 모습일 텐데, 녹조도 끼어있고 수중식물들도 보잘것없어 보였습니다.
가슴 아픈 모습입니다. 창경궁 대온실 곳곳에서 이렇게 녹이 슬고 나무 부재가 갈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모습이지 않습니까? 등록문화재 제83호로 지정한 이상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20세기 초반에 건립되었고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식물원이었다는 의미 있는 건물을 너무 소홀이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가 근대 문화유산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근대 문화유산의 상당수가 재개발로 사라졌고, 그나마 남은 것조차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근대문화유산에 관한 관심이 넓어지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명전입니다. 

과거 중명전의 모습(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과거 중명전의 모습입니다. 중명전은 1901년 대한제국 시기에 건립된 덕수궁의 별채입니다. 황실도서관으로 이용하려고 만든 곳이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운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중명전은 위와 같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다가 2007년 2월 사적 제124호로 덕수궁에 포함되면서 완전히 새롭게 변모합니다.

현재 중명전의 모습

1901년 모습 그대로 복원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을사늑약과 연관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렇듯 역사적 의미가 있는 문화유산을 잘 이용하면 많은 시민이 살아 있는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후세에 남길 수 있습니다.

영국 헤리티지재단(http://www.english-heritage.org.uk)

재정 문제로 국가에서 관리하기 어렵다면 민간에서 운영해도 괜찮겠지요. 영국 '영국 헤리티지'재단의 예를 보면 많은 시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구성된 자금으로 근대 혹은 그 이전의 사적을 사들여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재단은 또한 영국 국민과 영국을 찾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체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습니다. 문화재에 관한 관심과 체험활동의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자 관련 재단도 생기고 사회적기업까지 생겼습니다.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도코모모코리아, 코리아헤리티지센터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해서 모든 일을 국고로 운영하긴 어렵습니다.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문화유산을 지키고, 역사적 의미를 재발굴하여 후대에 물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의 저자 야마모토 시게루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정부는 지원을 목적으로 한 후원단체가 아니다. 비판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도 없다. 민(民)과 관(官) 사이 마음의 거리만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말만 늘어놓는 사람은 소통 방식에 틀린 점이 있다(주관적 견해지만, 특히 단카이 세대에 이런 사람이 많다). 정부는 사회적기업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다. 비판하거나 진정을 내기보다는 정부가 현재 시애하는 정책보다 더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우리는 무심코 사회문제를 놓고 나라 탓을 하기 쉽다. 사실 우리가 세금만 내고 공공의 문제를 무관심하게 내던져버리고 살면서 말이다. 소셜 비즈니스에서 정부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_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본문 중에서

문화유산에 관한 민간의 관심이 더욱 커져서 근대 문화유산을 비롯한 더 다양한 문화재를 잘 관리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후대에 남겨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 강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창경궁 대온실의 미흡한 관리도 개선되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시민이 쉼을 얻는 장소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찾아오니 기업은 새로운 인재를 찾고, 또 많은 구직자가 자신의 꿈을 펼칠 일자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년실업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7일에 있었던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무려 72 대 1에 달한다는 통계자료를 보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생각비행은 사회적기업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여러 번에 걸쳐 기사를 작성하고 사회적기업 창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왔습니다. 이런 관심의 일환으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의 저자인 야마모토 시게루가 일본에서 손꼽히는 사회적기업가가 된 과정을 <희망도 꿈도 없던 대학 5학년생, 저명한 사회적기업가가 되다!>라는 기사에서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은 야마모토 시게루가 야심 차게 추진한 '토키와장 프로젝트'에 관해 소개할까 합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었던 한 청년 백수가 '토키와장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청년이 도전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타인의 니즈를 파악하여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가가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비싼 도쿄 집값, 젊은이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다

일본에서 만화가가 되고 싶은 젊은이가 있습니다. 큰마음을 먹고 자신에게 익숙한 지방을 떠나 대도시인 도쿄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삶은 녹록하지 않아 당장 방값과 생활비를 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하나로는 살림을 꾸려나갈 수가 없습니다. 만화가가 되고 싶어서 상경했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일하다 보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바쁩니다. 만화가라는 꿈은 손에 잡히지 않고 생계유지에 급급한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청년이 많을 겁니다. 부모님의 뒷바라지에 의지하여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도 있고, 서울로 올라와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는 학생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야마모토 시게루는 '거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렴한 거주지를 확보한다면 오랜 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만화가 지망생을 예로 든다면 비싼 월세를 내면서 아르바이트에 전전긍긍하는 친구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만화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만화가로 등단할 기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토기와장 프로젝트'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하여 시골에서 상경한 젊은이들에게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토키와장 프로젝트 블로그(http://tokiwasou.dreamblog.jp)


원래 '토키와장(トキワ荘)'은 1952년부터 1982년까지 도쿄에 실존했던 목조 아파트의 명칭이었습니다. 일본 만화의 맹아기에 학동사라는 잡지사가 연재하는 만화가들의 주거공간으로 제공한 곳이 바로 토키와장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토키와장이 유명했던 까닭은 이곳 출신 만화가 가운데 이름을 떨친 만화작가가 많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철완 아톰>의 작가 테츠카 오사무, <도라에몽>의 작가 후지코 F. 후지오 등이 토키와장을 거쳐 간 작가였습니다. 이렇듯 토키와장은 유명 만화가의 산실이 되었고, 성공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과 똑같이 되고자 토키와장으로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젊은 만화가도 많았습니다.

야마모토 시게루가 시작한 토키와장 프로젝트는 만화가라는 꿈을 좇는 이들을 위해 값싼 거주공간을 마련해주어 만화에 전념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사회적기업 사업의 한 형태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야마모토 시게루에게 토키와장 프로젝트라는 아이디어를 펼칠 계기를 제공한 이는 대학 시절에 극단 활동을 함께했던 친구였습니다. 외국에 나가 있던 친구가 어느 날 전화를 걸어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니 방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던 것이죠.

배우를 지망하는 젊은이는 대부분 가난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리허설과 본무대에 참가한다...음악이든 미술이든 예능이든,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거기에 몰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그 귀중한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빼앗긴다면 아까운 일이 아닌가.

현재 우리나라 서울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본은 월세 계약이라도 보증인이 없이는 집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조건이 우리와 다르고 더 복잡합니다. 일단 입주하려면 보증금(월세의 2개월분을 내며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으나 집이 손상된 부분이 있으면 그만큼을 제하고 돌려받음)과 집주인 사례금(집을 빌려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주는 돈으로 해약 시 돌려받지 못함. 일반적으로 월세의 2개월분에 해당)이 듭니다. 부동산을 통해 방을 얻었다면 보통 1개월분의 월세에 해당하는 중개수수료도 내야 합니다. 그런데 토키와장은 신분을 확인할 주민표와 보증금 3만 엔만 있으면 입주 자격이 생깁니다. 얼마나 간단합니까? 더구나 입주 시 내는 보증금 3만 엔은 나중에 퇴실할 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가 되고자 아르바이트와 극단 활동을 병행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를 보면서 야마모토 시게루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프리터 지원'이라는 미션에 충실한 거주공간 제공사업을 시작한 셈입니다. 그런데 야마모토 시게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함께 모인 만화가 지망생을 위해 이들에게 필수적인 전문성과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전문성과 사회성을 함께 키우는 주거공간

정리해볼까요? 토키와장은 만화가 지망생의 편의를 여러모로 생각한 사회적기업 사업의 한 형태였습니다. 일단 토키와장은 입주하기에 편하고 월세가 아주 저렴합니다. 다음으로 같은 뜻을 품은 동료가 모여 있어서 서로에게 자극이 됩니다. 만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힘들 때는 서로 다독이며 꿈을 키워나가는 공간이 바로 토키와장입니다.
 

토키와장에서 진행된 강습회 내용들.(토키와장 프로젝트 블로그http://tokiwasou.dreamblog.jp)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야마모토 시게루는 만화가 지망생과 출판사의 연계를 도와주는 활동도 병행했습니다. 토키와장에선 주기적으로 만화가나 만화 편집자의 강습회를 열어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을 교육했습니다. 또한 에이전트 기능도 겸했습니다. 만화가로서 자질이 보이는 지망생을 출판사에 소개하여 만화 작업을 돕게 하거나 만화가로 데뷔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만화 지망생들과 정기적인 면담도 하는데요, 이를 통해 입주자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만화가로서 목표를 재설정하게 됩니다.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렇게 만화가 지망생들과 나눈 면담을 엮어서《만화가백서(漫画家白書)》라는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키와장은 만화가로서 갖춰야 할 역량뿐 아니라 매너나 영업기술 등을 가르치는 연수도 진행합니다. 만화가 지망생이 만화에만 몰두하다 보면 사회적인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편집자와의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만화가 지망생도 많이 있었다고 하네요. 토키와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IBM 출신의 커뮤니케이션 강사가 만화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영업이나 협상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강의하거나 공인회계사에게 세무 및 절세 관련 강의를 열기도 합니다. 

토키와장에 들어왔다고 해서 모든 만화가 지망생이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의지가 확실하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보고 도중에 만화가가 되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왕왕 나온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야마모토 시게루는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할 만큼 하고 안 된다면 꿈을 접는 것도 귀중한 경험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무언가에 전력투구해본 사람이라면 다른 꿈을 찾아 떠난다고 해도 잘할 수 있다는 얘기겠지요.

토키와장 프로젝트,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만화가 지망생을 어엿한 만화가로 만드는 사회적기업인 토기와장 프로젝트가 과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요? 얼마 전에 젊은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봤습니다. 홍대 주변에서 주로 활동하는 젊은 인디뮤지션들은 클럽에서 연주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데요, 보통 손님이 10명 이상 입장해야만 카페와 수익을 나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런 분배 규정이 있는 카페는 상황이 나은 편이고,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나누는 규정조차 없는 클럽이 더 많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디뮤지션들은 아르바이트나 레슨 등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합니다. 청년유니온과 U데이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디음악가들의 고정수입은 평균 69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55만 3354원에 못 미치는 월소득 50만 원 이하의 인디음악가가 무려 38퍼센트나 된다고 합니다. 월수입 200만 원이 넘는 사람은 9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음악 이외의 추가노동에 주 40시간 이상을 쓰는 뮤지션이 22퍼센트에 이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열악한 인디음악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인디음악가들이 모인 '뮤지션 유니온'(가칭)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인디밴드가 연습공간을 저렴하게 빌릴 수 있도록 정부에 창작활동 지원을 촉구하고 연예기획사 쪽에는 대등하게 계약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한국 인디밴드가 갖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들에게 적절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다른 한류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단 좌측부터 크라잉넛, 장기하와 얼굴들,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


뮤지션 유니온처럼 정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필요한 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겠지만, 앞서 소개한 토키와장 프로젝트처럼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사회적기업을 만든다면 더 바람직한 변화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정한 장소를 저렴한 비용으로 뮤지션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실력을 쌓아 더 큰 무대로 진출할 계기를 연결해주고 전략적인 코칭을 해주는 사회적기업이 생긴다면 일자리 창출과 인디음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인디뮤지션들의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넛,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자리를 잡은 밴드에 속합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해외의 큰 무대에서 훌륭한 공연을 펼쳐 미국에서 투어를 벌일 정도입니다. 이렇게 역량이 있지만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인디밴드들의 니즈를 파악해 그들이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기업이 생긴다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작년 4월에 한국에서 토키와장과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미술가 지망생들에게 작업공간과 전시 공간을 빌려주는 '대안공간'을 다룬 <대안공간에서 사회적기업을 엿보다>라는 기사였습니다. 이런 대안공간을 통해 조각가 이환권·권오상, 사진작가 정연두·데비한이 데뷔했고, 그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대안공간이라는 방식이 손색없다는 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한 가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거나 누군가를 돕고 싶긴 한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지요? 그렇다면 현장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만화 현실을 걱정하는 분이라면 만화가 지망생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시고, 인디뮤지션을 돕고 싶다면 그들이 처한 상황을 타개할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대안 활동에 참여하는 분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좀 더 성숙하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아먀모토 시게루의 이야기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공공사업을 정부에만 맡겨놓고서 세금이 높다느니 창구 공무원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느니 하는 불평불만을 토로해봐야 사회에 도움이 되거나 변하는 건 없다. 불만이 있다면 자신이 손발을 움직여 해결해나가면 된다. 그러한 '새로운 공공사업'을 이끌어갈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2011년부터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습니다. 최근 생각비행 도서가 사회적기업 관련 신문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하는 등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 새로운 공공사업을 이끌어갈 멋진 사회적기업가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종사자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련 소식을 발굴해 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창업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여러 사람이 나를 응원해주기 시작했다. 상장기업의 경영자, 사회적기업가 선배들, 대학교수, 저널리스트에 이르기까지 바쁠 게 분명한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주었다. 처음에 나는 그들이 순전히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돕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그들은 나에게 '투자'를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이 시간이나 능력, 돈을 나눠주는 이유는 나를 개인적으로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 사람이 사회를 좋게 만들어주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그들 나름의 '사회적 투자'였던 셈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부터 사업은 더욱 '내 것'이 아니게 되었고, 힘들어도 멈출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투자를 받은 만큼 그 결과를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_《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중에서

사단법인 씨즈가 《윤리적소비 캠페인단 BORA》4기를 모집합니다. "보라"는 윤리적소비 확산 캠페인 브랜드라고 하는데요,  "보라"는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기업이나 윤리적소비 상품, 그리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청년들과 협력해 우리 사회에서 윤리적소비를 확산시키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보라"는 청년 여러분의 참여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서 "작은 움직임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하네요.

모집 대상은 열정이 있고, 소셜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청년입니다. 모집 일정은 4월 8일(일)에 1차로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2차 면접은 4월 12일(목)에 있다고 합니다. 보라 4기로 선정된 청년들은 2012년 5월부터 2012년 8월까지 활동하게 됩니다. 활동 내용은 윤리적소비 개념 확산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프로젝트, 윤리적소비 촉진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프로젝트입니다. 

SK그룹이 역량 있는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후원하는 제6회 '세상 콘테스트'를 시행합니다. 세상 콘테스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지난 2010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5회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총 271팀이 참가해 22팀이 선발됐으며, 3억 6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었습니다. 

이번 6회 대회는 오는 5월 4일까지 '세상' 홈페이지(www.se-sang.com)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접수받으며, 1차 서류심사, 2차 PT심사를 거쳐 1등부터 3등까지 총 5개 팀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4월 12일에는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 설명회가 열립니다. 설명회는 무료이며 인터넷과 페이스북으로 선청하시면 됩니다. 현장에서 직접 참석도 가능하다고 하니 콘테스트를 준비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참석해보세요!


서울e-품앗이 활성화를 위한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거점기관 공모

- 주제 :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및 활성화 사업(※ 민간단체 및 복지시설의 독창적, 자발적, 시민참여적인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및 활성화 방안)
- 대상 : 사회복지시설 및 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비영리법인
- 지원 예산 : 1개 사업 지원금 : 1800만 원 이내
- 접수기간 : 4월 6일(금) 18:00까지
- 접수방법 : 방문 및 우편접수

사회적기업 홍보영상 제작 지원사업 공모
- 기간 : 4월 12일(목)까지
- 대상 : 홍보영상물이 없는 사회적기업이나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홍보영상이 필요한 사회적기업 업종, 혹은 사회적가치 실현을 우선하는 인증기업 32개
- 신청방법 : 이메일 신청서 제출(keese2011@gmail.com)


작년 가을에 한화그룹은 '공생발전 7대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취지로 시작한 일인데요, 중소기업형 사업 철수, 협력업체 지원, 친환경 사회공헌사업 확대, 사회복지재단 설립 등의 실천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8일 여의도 63빌딩 별관 3층 사이프러스홀에서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 협약식'이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후원하고 함께일하는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지원되는 이번 사업은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총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별 사회적기업 지원과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 지원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이에 대한 공고가 나와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분들이나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분들, 특히 친환경 분야의 일을 하는 분들에겐 희소식이 아닐까 싶네요. 신청기간은 3월 29일부터 4월 13일까지고,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5월 7일 최종으로 발표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은 서두르세요.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한마디 남기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의 저자인 야마모토 시게루가 책에 쓴 말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전력투구 할 시간은 매우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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