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목요일)은 생각비행 1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이날 《사랑의 승자》의 저자이신 오동명 선생님께서 '보도사진과 혁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하십니다. 오동명 선생님께선 제일기획, 《국민일보》를 거쳐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하셨는데요, 1999년 말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세무 비리를 《중앙일보》가 언론탄압이라 주장하자, 〈언론탄압이라고 주장만 하기에 앞서라는 제목으로 언론의 바른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사내에 붙이고 《중앙일보》를 떠나신 분입니다.

최근 선생님은 제주도에 머물며 책을 저술하고 계시는데요, 얼마 전 서울에 오셨을 때 생각비행을 방문하셔서 강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가셨습니다. 늘 저희에게 유익한 말씀을 들려주시기 때문에 이번엔 짧게나마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그 내용을 정리해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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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을 좀 알려주시죠.

백수로 놀고 있지요. (웃음) 제주도에서 책을 쓰고 있어요. 산이나 들, 바다를 다니면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있어요. 제주도는 도시와는 다르게 하루가 48시간 같아요. 인터넷이나 TV가 없으니 하루를 그만큼 길다고 느끼는 거죠. 최근에 사진 관련 책과 어린이 관련 책 원고를 마무리했습니다.

생각비행으로 보내신 글과 그림을 블로그에 <오동명의 바다소풍〉이란 제목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특별하게 뭔가 해보겠다고 의도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주도와 제주도 사람들을 관찰하며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린 겁니다. 제가 사는 집 근처가 올레길에 속해 있기도 하거든요. 마음을 달래려고 썼던 글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어요. 가끔 생각비행으로 글과 그림을 보냈는데 마침 블로그에 연재해볼 생각이 없는지 문의가 왔고, 뜻이 맞아서 <오동명의 바다소풍〉 연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선생님 경력으로 보자면 〈오동명의 바다소풍〉은 글과 사진이 짝이 되어야 할 텐데, 예상과 달리 그림을 중심으로 보내셨어요. 어떤 이유가 있는지요? 
원래 제 꿈이 미대에 가는 거였어요. 그림을 그리고 싶었죠. 그런데 집안의 반대로 일반 대학으로 진학해야 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 변죽으로 카메라를 잡았다고 할까요. 쉰다섯이 된 지금에서야 예전에 하고 싶었던 일로 돌아간 거죠. 그래서 붓과 펜을 들었어요. 최근에는 돌에 새기는 석판화도 시작했습니다. 

사진과 그림은 연관성이 있다고 봅니다. 좋은 그림을 두루 보고 연구해야 좋은 사진도 찍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거든요. 
물론입니다. 예전에 쓴 《보도사진 강의》에도 그림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저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사진기를 먼저 다루게 하지 않습니다. 사진기를 잡기에 앞서 그림을 보고 읽는 훈련을 시킵니다. 그림을 그리려면 여러 가지 관찰이 필요하죠. 피사체를 다양한 각도로 보고, 빛의 방향과 그림자도 분석합니다. 사진을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죠. 먼저 자신의 시각으로 관찰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요즘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버릇이 생겼어요. 셔터 누르기를 남발하는 일이죠. 예전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필름 값이 만만치 않아 함부로 셔터를 누를 수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관찰하는 과정이 중요했고, 깊이 관찰할수록 좋은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기다림이 사라졌어요. 일단 찍고 마구 지워버리죠. 과도한 셔터 누르기 버릇이 들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관찰 과정이 사라지고, 생각하는 여유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그림을 읽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림을 그릴 때처럼 피사체를 깊이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바탕이 생기는 법이죠.

요즘 좋은 성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를 모두가 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좋은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올레길을 찾는 사람을 보니 하나같이 DSLR을 목에 매고 있더군요. 보도사진을 찍는 기자도 아니고 '찰나'를 포착하는 스포츠 경기를 촬영할 것도 아닌데, 그렇게 무거운 DSLR을 들고 다닐 필요가 있을까요?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면 목에 부담만 줄 뿐입니다.
아무래도 대중이 카메라 회사의 상업성에 물든 것 같아요. 좋은 장비를 써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힌 것 같거든요.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기계에 집중할 게 아니라, 무엇을 찍고자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카메라 장비에 대한 열망은 한국이 특히 심한 것 같아요. 우리보다 잘사는 이웃 나라 일본보다 DSLR이 한국에서 더 잘 팔린다고 하니 말 다했죠. 장비를 신경 쓰면 사진을 즐기지 못합니다. 정말로 사진을 취미로 찍는 딜레탕트(애호가)가 되고자 한다면 기계에 현혹되지 않기 바랍니다.

또 하나, 사진을 배우겠다고 무턱대고 클럽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당부를 하고 싶어요. 자기 실력이 조금 부족하니까 실력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클럽에 가입해서 사진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과 어울리는 게 좋고, 덤으로 사진을 배우겠다면 말리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생각은 지양하기 바랍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이야기했던 안 좋은 버릇, 즉 장비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좋은 장비에 현혹되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값비싼 카메라와 부속 장비가 있어야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오염되고 맙니다. 젊은 시절 저 자신이 사진을 배우면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장비가 좋으면 양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취미로 즐기는 사람으로서 대형 사진을 출력할 일은 적을 것이고, 사진의 색감을 논할 정도로 남들에게 자기 사진을 선보일 기회는 적겠죠.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소형카메라도 기능이 무척 좋습니다.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재미를 몸에 붙이는 일을 앞세워야 합니다. 그러다 자신이 어떤 주제의 사진에 집중하고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단계에 도달하면, 카메라나 렌즈, 부속장비에 관심을 돌려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 사진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들려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장비에 연연하지 말고, 사진 클럽에 들어가지 마세요. '사진 찍기'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에 무궁무진합니다. '제품 설명서'만큼 좋은 카메라 교본은 없습니다. 일단 찍는 방법은 거기에 다 나오니까요. 사진책보다 미술책을 많이 보세요. 보는 눈을 높이면 사진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처음에 제가 강조한 내용처럼 찍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카메라를 빼기 이전에 눈으로 관찰하세요. '관심'이라는 눈으로 모든 피사체를 바라보세요. 마구잡이식으로 셔터를 눌러서 촬영한 사진은 그만큼 쉽게 삭제하게 됩니다. 빨리 찍고 빨리 지우는 방식은 사람의 성격마저 바꿔버립니다. 진득함이나 신중함이 사라지는 거죠.

〈오동명의 바다소풍〉이야기로 돌아가서 여쭙겠습니다. 이 연재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실 계획이신지요?
지금까지는 그림으로 제주도의 이곳저곳을 소개했는데요, 5월부터는 돌판화로 제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제주도에 살다 보니 서울에선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리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림과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인터넷을 매개로 제주도라는 외딴곳에 사는 오동명이 육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죠. 언제 돌판화를 제작하는 과정도 한번 소개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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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이 어느덧 창립 1주년을 맞았습니다. 선생님께 강연을 요청했는데요, 어떤 말씀을 들려주실 생각이신지요? 

제가 부탁받은 제목이 자못 진지한 것 같네요.(웃음) 보도사진이라고 해서 일반사진과 다를 건 없습니다. 단지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언론에 실리기에 보도사진이라고 부르는 거죠. 사람, 꽃, 동물 등 어떤 사진이라도 언론에 노출되면 그게 곧 보도사진이 됩니다. 그러니 삶의 모든 영역이 보도사진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보도사진의 특징으로 현장성이 중요합니다. 연평도 폭격을 찍은 사진이나 대구 지하철 참사를 촬영한 사진은 기자가 촬영한 사진이 아니었습니다. 연평도 사진은 시민이 콤팩트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었고, 대구 지하철 참사 사진은 휴대전화기으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진이 각종 신문을 장식했고 보도사진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보도사진은 '현장'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지요.

제가 '보도사진과 혁명'이라는 주제에서 애기하고 싶은 '혁명'은 거대하고 대단한 내용이 아닙니다. 일반인이 카메라를하나씩 갖게 되면서 모두가 보도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사진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꾸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색깔로,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독특한 모습이나 대상을 사진으로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새벽에 일하는 환경미화원분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어느 미화원분이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한다면 그것은 희귀하고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이런 일상의 모습은 사진기자라도 쉽게 촬영할 수 없으니까요.

사진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이것 또한 저는 '혁명'이라고 봅니다. 사진은 사물이나 타인에게 접근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촬영은 피사체가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죠. 무언가에 다가가는, 즉 사진을 촬영하려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적극적인 모습을 띱니다. 저 또한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점차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촬영하려면 어떻게든 피사체에 다가가야 하니까요. 이렇게 사진을 촬영하면서 사람들은 피사체와 교감하고 소통하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 사진기는 피사체와 사람을 '소통'하도록 이어주는 훌륭한 도구가 되는 것이죠. 강의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사진 촬영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를 말씀드릴 예정입니다만, 결국은 카메라를 즐기면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혁명'을 나누고 싶고, 언론 매체에 몸담지 않아도 사진으로 사회와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선생님과 맺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생각비행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생각비행이 벌써 1주년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 이익만을 좇아서 사는 요즘 같은 시대에 소신 있게 좋은 책을 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제가 조금이나마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이 영광스러울 따름이죠. 앞으로도 생각비행이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는 지금과 같은 소신을 지켜나가며, 좋은 책을 계속 펴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말로 축하합니다.





생각비행의 첫 책, 《사랑의 승자》를 소개한 언론보도와 독자분들의 리뷰를 한번 모아봤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포토 에세이 《사랑의 승자》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서로 살펴보고 의견을 교환하시는 건 어떨까요? 책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론보도

[신간 소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 사랑의 승자(http://ens.vop.co.kr/A00000314519.html, 민중의 소리)

[화제의 책] 사랑의 승자(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8110185, 전자신문)

[한 장면] 스쳐간 죽음은 사랑을 남겼네. 사랑의 승자/ 오동명(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ubSectionId=1010090000&newsId=20100813000169, 부산일보)

오동명 사진집 '사랑의 승자'. 소소한 일상 '인간 김대중'을 만나다(http://www.jj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8356, 전북중앙신문)

[북 리뷰] 故 김대중 대통령 추모서적(http://www.ddanzi.com/news/40138.html, 딴지일보)

DJ 인간적 면모 사진으로 만나다(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281711600404094026, 광주일보)

꽃을 유난히 좋아하던 사람(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5031.html, 한겨레)


사랑의승자김대중빛바랜사진으로묻는오래된약속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 정치가
지은이 오동명 (생각비행,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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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사랑의 승자] 호남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DJ(http://blog.naver.com/alsu000/10092901739, 눈물뚝 님)

[서평] 사랑의 승자(http://cafe.naver.com/booknbeanstalk/150339,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용기사 님)

개인적 추억의 기록, 우리 모두의 기억(http://blog.naver.com/fmjtt111/10093054833, 스타브로긴 님)

사랑의 승자)김대중, 분노는 인내를 거쳐 사랑으로(http://blog.naver.com/k007103/30094911360, 思考뭉치 김기자 님)

사랑의 승자-오동명(http://asitaca80.blog.me/70092818932, 오이 님)

사랑의 승자: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http://elcamino.namoweb.net/tc/books/174, 우연아닌우현 님)

《사랑의 승자》- '인간' 김대중의 빛바랜 사진속 인생(http://mlkangho.egloos.com/10566259, 엠엘강호 님)

사랑의 승자 - 인간 김대중의 포토 에세이(http://sioness.tistory.com/76, Sion 님)

[책] 사랑의 승자 - 김대중, 빛바랜 사진으로 묻는 오래된 약속(http://qtotpz.tistory.com/682, 윤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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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안에 가려진 김대중에 대한 상상(http://blog.aladin.co.kr/722478103/4084840, izone3 님)

겨울을 기다린 꽃, 사랑의 승자(http://blog.aladin.co.kr/717031146/4091822, gorinus 님)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http://blog.aladin.co.kr/722990103/4084775, 자운 님)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 자(http://blog.aladin.co.kr/760051163/4064558, 눈부처 님)

숙성의 과정을 거친 맛있는 책.(http://blog.aladin.co.kr/766522137/4024871, 거인 님)

빛바랜 그리움(http://book.interpark.com/blog/ksky1002/1648217, 용기사 님)

쉽게 보기 힘든 모습들..(http://blog.yes24.com/document/2757838, 메롱맨 님)

사진이 있는 북디자인 #3 - 유명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전 대통령들의 책①(http://blog.daum.net/heoyoungman/15075738, 지원민준아빠 님)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리뷰를 정말로 많이 해주셨네요.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억하며 생각비행에서 출간한 《사랑의 승자》를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 고맙습니다. 혹시 깜빡하고 생각비행이 놓친 리뷰가 있다면 댓글을 달아 알려주세요. 얼른 추가하겠습니다.

* 하단 아이콘을 클릭하면 각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첫눈이 내렸지만 휴일 잘 보내셨는지 여쭙기가 무서운 주말이었습니다. 23일 군인 두 명과 민간인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는 다 아물지도 못했고, 28일 일요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시에는 북측에서 또 한 번 포성이 들려와 또다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소리로만 그치고 대피령도 곧 해제되었지만요.

주말 동안 인터넷에서 재밌지만 의미심장한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23일 연평도 포격전을 처음으로 알린 연합뉴스의 사진을 원본으로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색감과 프레임 등을 바꿔버린 1면 사진들입니다. 《경향신문》《한겨레》《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와 원본이 된 《연합뉴스》의 사진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네요.

원본과 비교하자면 《한겨레》의 경우 원본보다 다소 연기가 덜해 보이고, 《중앙일보》의 경우는 마치 핵전쟁이라도 일어난 거 같아 보입니다. 사실 언론사도 기업으로서의 속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자사 신문의 구독자 취향을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압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사별로 편집 기조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도요.
그럼에도 이런 중대한 사건까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을 보려 하고 또 그런 현실만을 골라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일에 언론이 앞장서는 행태는 최소한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노출한 프레임을 통해 그 의도대로 현실이 확대, 재구축 되도록 하는 행위가 과연 언론과 기자의 본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사태 해결을 위한 객관적인 현실 파악에도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위 사진뿐 아니라 각 언론사의 기사 역시 각자 자기 입장을 대변하기 급급한 글이 대부분이었죠.

타벨은 록펠러의 삶을 조사하면서 한 개인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록펠러를 오직 선한 존재나 혹은 악하기만 한 존재로 한정하는 일은 전기적인 죄악 그 자체였다. 타벨은 록펠러의 생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하면서 때로 인정사정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의 사업적 성취를 선이나 악이라는 감상적인 틀에 맞춰 왜곡하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다. 타벨은 록펠러에 대해 쓴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을 '실로 대단한 스탠더드 오일 The Legitimate Greatness of the Standard Oil Company'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어떻게 한 명의 저널리스트가 독점재벌 스탠더드 오일을 쓰러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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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이 출간한 책《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나온 위 내용처럼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가 견지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은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아닐까요? 그것을 토대로 토론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건 바로 독자들의 몫일 겁니다. 그러니 적어도 독자를 현혹하는 일이 그들의 임무는 아니겠지요. 특정 계층의 나팔수라 불리기 싫다면, 우리나라 언론은 냉정함을 지키며 한 번쯤 초심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05년 11월 15일 영국 런던의 갤러리 경매에서 한 영화의 포스터가 사상 최고가로 낙찰 되었습니다. 그 영화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거장 프리츠 랑Fritz Lang의 1927년작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였습니다. 현재 세상에 단 네 장 남은 포스터 중 한 장이 미국의 한 수집가에게 69만 달러(약 7억 원)에 낙찰된 것이죠. 나머지 세 장의 소장처도 화려합니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실 성지 뉴욕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 베를린의 영화박물관 그리고 또 한 사람의 개인 수집가가 포스터를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27년작<메트로폴리스> 포스터, 사상 최고가 거래(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1002&article_id=34906, 씨네21 )

한 영화의 포스터가 이렇게까지 고가로 거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에 네 장 밖에 남지 않았다는 희소성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SF영화로 손꼽히는 영화의 작품성 때문일 겁니다. 1927년이면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인데 지금까지 영화평론가와 영화애호가에게 찬양을 받는 이유는 그것 외에는 있을 수 없겠죠.

하지만 많은 걸작이 그렇듯 이 <메트로폴리스>란 영화 역시 당대에는 탁월한 작품성과 달리 흥행에는 참패했습니다. 어쩌면 시대를 너무 앞서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선지 이 영화의 필름은 많은 수난과 이런저런 부침을 겪은 많은 문화재처럼 현재 100퍼센트 완벽한 형태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작품성과 역사적인 가치 때문인지 매번 새로운 필름이 발견되고 꾸준한 복원작업도 병행되어 결국 올해 초 현재로서는 가장 원본에 가까운 버전으로 복원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21세기 거대 도시 메트로폴리스를 배경으로 한 SF장르의 명작으로 엄청난 제작비와 시간을 들여 만들었으나 1927년 1월 베를린 개봉 당시 흥행에 실패하자 제작사인 우파UFA에서 4189미터의 필름을 3241미터의 짧은 버전으로 만들어 재개봉하였다. 이후 수차례의 복원작업을 거쳤으며 2008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랫동안 유실된 일부 장면이 발견되어 오리지널에 가장 가까운 버전으로 복원되었다.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공개된 2010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요하임 베렌즈의 피아노 연주로 상영된다.

- 한국영상자료원의 메트로폴리스 소개글

최고의 걸작 <메트로폴리스>의 가장 완전한 버전인 2010년 디지털 복원판을 공짜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물론 불법 다운로드 따위가 아닙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작품을 정식 상영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그냥 영화만 상영하는 게 아니라 요하임 베렌즈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말이죠.


상암동 DMC 단지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은 우리나라에서 상영한 모든 영화 필름은 물론 시나리오, 포스터, 스틸사진, 문헌을 비롯해 DVD, 온라인 영상물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관련된 자료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종의 국립영화박물관이자 국립영화도서관입니다. 개인적으로 세금이 아깝지 않은 왕성한 문화 활동을 하는 국가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국립도서관처럼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이용하는 데 돈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이번 <메트로폴리스> 2010 복원판도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입니다.

<메트로폴리스>는 이번 주 금요일(29일) 저녁 7시 30분입니다. 발권은 오늘부터이고 단 1회 상영이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서두르세요. ^_^;;

이밖에도 한국영상자료원은 월요일 휴무를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매일 새로운 고전영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고요. 그러니 영화에 깊은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좋은 도서관이, 문화 생활을 하고 싶은데 형편이 넉넉치 못한 연인들에게는 좋은 데이트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_^

모든 프로그램은 날마다 달마다 갱신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항상 주시하세요. ^_^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http://www.koreafilm.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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