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은 현 정부의 가장 잘한 정책으로 복지 정책을 꼽았습니다. 부동산 대책,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한 긍정 평가도 많았지만 그중 제일은 복지였습니다. 특히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것은 피눈물나는 일이다"라며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해서는 국민의 3분의 2가 넘는 67.9퍼센트가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오바마 케어를 도입하면서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극찬한 바 있죠.


출처 - JTBC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전 의료 분야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2022년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대폭 줄여 고액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죠.

출처 - 뉴스1

 

아울러 하위 30퍼센트 저소득층 환자가 연간 부담하는 진료비를 100만 원 이하로 낮추고 비급여 문제를 해결해 실질적인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암을 비롯한 4대 중증질환에만 한정됐던 의료비 지원제도도 모든 중증질환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대표적으로 목돈 들어가던 진료들, 예를 들어 100만 원 정도 내야 받을 수 있던 MRI 진료도 적게는 20만 원만 내고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출처 - JTBC


국민은 크게 환영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복잡한 심경을 표출하며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포퓰리즘이라는 야당의 딴지는 차치하고서라도 현실적으로 문제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30조 6000억 원을 투입해 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평균 18퍼센트 줄일 계획입니다.


일단 30조 6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보험료나 기타 세금이 폭탄처럼 뛰지 않을까 우려하거나 더 나아가 문재인 케어가 발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 그 정도 재원만으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현 정권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지라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죠.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획재정부와 충분히 협의해 재원대책을 꼼꼼히 검토했고 2022년까지 단계적 시행을 전제로 설계했더니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이 이번에 발표한 문재인 케어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쌓인 건강보험 누적흑자 21조 원 중 절반 가량을 활용하고 나머지 부족 부분은 국가 재정을 통해 감당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인 3.2퍼센트 수준에 맞춰 정부가 매년 보험료를 조정하고 과도한 외래진료나 허위 부당 청구 등 의료비 지출 누수 방지와 재정 절감 대책을 통하면 감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에 대한 의료계의 의견은 찬반 양론으로 갈립니다. 일단 일차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네 병원, 즉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쪽도 문재인 케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입장은 문재인 케어 발표대로 재원 마련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전에 의료계와 협의가 없었던 진행 속도와 의료수가가 문제의 핵심으로 인식됩니다. 일리가 없는 주장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이 의사들의 진료 행위에 대해 보장해주는 의료수가는 원가의 60~7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으며, 문재인 케어에 찬성하는 쪽도 이보다 높은 80퍼센트대에서 아주 높게는 90퍼센트대까지 보기도 하지만 100퍼센트에 미치지 못 한다는 점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출처 - 코메디닷컴


어떤 의미에서 한국 건강보험 시스템은 많든 적든 의사들의 손해를 전제로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특진비나 비급여 진료를 통해 손해를 보전하고 있었는데, 규모에서 달리는 동네 병원들은 모든 항목이 급여화될 경우 앞으로는 그 부족분을 메울 길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또한 비급여가 급여화된다는 건 의료 서비스의 가격을 앞으로 정부가 완전히 통제한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의료 시장에서 의료계의 입지가 상당히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면 급여화를 진행하더라도 이 의료수가를 적정수가로 현실화한 후에 하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입니다.


출처 - JTBC


많은 사람이 가입해 있는 실손보험도 문제가 됩니다. 문재인 케어대로 비급여 부담이 대폭 줄면 사실상 실손보험의 필요성이 줄어듭니다. 전문가들은 고가이면서 치료효과가 애매한 질병은 예비 급여 대상으로 정해 3~5년 정도 효과를 점검하기로 한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미 가입한 보험의 경우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은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복지부는 지급액 감소폭을 검토한 뒤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혼란은 병실 대란과 간호사 부족입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1~2인실까지 건강보험이 보장되면 환자와 병원 모두 상급병실 쏠림 현상이 나타나겠죠. 같은 값이면 적은 인원 병실에 들어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까요. 안 그래도 병실 부족 현상이 심각한데 우려가 될 법합니다. 또한 현재 면허 취득자 대비 50퍼센트도 현장에서 일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간호사 부족 문제도 심화될 수 있습니다. 고된 현장에 비해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앞으로 이탈이 가속화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헤럴드경제


또한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어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저소득층인데요, 연 소득이 500만 원 이하인 체납 세대가 145만 가구에 달합니다. 평균 체납액이 119만 원라 많지 않은 것 같지만, 모두 합하면 1조 7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저소득 체납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 위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출처 - JTBC

 

이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문재인 케어의 방향성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각계각층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조율의 묘를 발휘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도 의료보험료나 세금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짊어진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돈이 없어서 아프고, 돈이 없어서 사람이 죽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오늘 오전 10시 현재 사전투표율이 14.2퍼센트를 기록했습니다. 무려 600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겁니다. 이번 대선은 역대 최다 후보인 15명이 후보로 나왔고(사퇴자 2명 포함) 선거 기간이 짧은 게 특징입니다. 후보가 너무 많다 보니 주요 후보 5명 위주로 선거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선거 기간에 돌입하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바로 '소리'입니다. 유세 차량에서 각 당의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확성기 소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큰 특징은 후보별 선거 캠페인 로고송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은 유권자가 아닌 청소년과 아이들에게도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대중적인 로고송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 듯합니다. 어린이날이자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오늘 주요 대선 후보 5명의 선거 로고송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선거에 임하는 각 당은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노래를 섭외하는 데 혈안이 되기 마련입니다. 대중가요나 드라마 OST를 선거 로고송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인지도 높은 노래의 가사를 후보 특색에 맞춰 개사함으로써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겠죠. 선거마다 가장 인기 있고 각인되는 노래가 있기 마련이지만 선거 캠페인 로고송이 꼭 한 곡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당의 캠프는 보통 4~5곡 정도를 준비해두고 반응을 보며 로고송의 노출도를 조절합니다.


출처 - 유튜브


외국곡이긴 합니다만 대중가요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로고송으로 공식 도입한 이는 노태우입니다.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때 노태우 캠프는 〈베사메무초〉를 로고송으로 사용했습니다. 후보의 애창곡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영삼 후보 캠프는 〈군정종식가〉를 히트시켰습니다. "군정 종식 김영삼, 민주 통일 김영삼"이라는 가사로 이전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분위기 잡는 방송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베사메무초〉가 끝도 없이 흘러나왔죠.

 

그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록수〉(양희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넌 내게 반했어〉(노브레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핫 이슈〉(포미닛) 등 대중가요를 대통령 선거 캠페인송으로 애용하는 흐름은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 DOC의 〈DOC와 춤을〉이란 노래를 〈DJ와 함께 춤을〉로 개사해 캠페인송으로 사용했습니다. 이 노래는 아마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장 친근하고 인상 깊은 선거 캠페인 로고송이 아닐까 싶군요.


출처 - 허핑턴포스트


이번 장미 대선 주요 선거 캠프의 로고송도 만만치 않습니다. 트와이스와 신해철, 홍진영 등 유명 가수와 그룹의 노래가 선택되었습니다. 아이돌, 록그룹, 트로트 등 음악 장르도 다양합니다. 이는 다양한 세대의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함이겠죠.


출처 – 문재인 공식채널 유튜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기호 1번을 강조하기 위해 〈엄지 척〉(홍진영)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부산 쪽을 노린 〈부산 갈매기〉(문성재), 호남을 노린 〈남행열차〉(김수희), 젊은층을 노린 〈Cheer up〉(트와이스) 등 다수의 히트곡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출처 – 자유한국당 유튜브


기호 2번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이미지를 굳힌 〈모래시계〉 OST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지나치게 장중한 노래라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선지 자신의 지지층이 호응할 트로트인 〈무조건〉과 〈아 대한민국〉 등을 같이 선택했습니다.


출처 – 인동초TV 유튜브


기호 3번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고 신해철의 노래인 〈그대에게〉와 〈민물장어의 꿈〉을 주요 캠페인송으로 선택했습니다. 의료사고로 아깝게 세상을 떠난 신해철과 같은 사례를 막고자 발의한 신해철법의 발의자가 안철수 후보였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지난 대선에선 〈그대에게〉가 문재인 후보의 로고송이었습니다. 신해철은 2012년 대선 당시 단일 후보가 된 문재인 후보에게 곡을 준 이후 다음에는 안철수 후보에게 곡을 넘기겠다는 생각을 SNS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안 후보 측은 동요인 〈떴다 떴다 비행기〉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출처 – 바른정당 유튜브


기호 4번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바른정당의 색깔을 고려했기 때문인지 동요인 〈파란나라〉와 〈샤방샤방〉을 선거 캠페인송으로 선정했습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은 인기가 많아 문재인 후보뿐 아니라 유승민 후보 측에서도 캠페인송 중 하나로 쓰고 있습니다.


출처 - 정의당TV


기호 5번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광장과 가장 가까운 후보답게 세월호 추모곡인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캠페인송으로 삼았습니다. 특이하게 애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의 여는 노래인 〈질풍가도〉를 개사해서 함께 쓰고 있습니다.



 

2017 K 대선 후보자 정보(KBS) : http://dj.kbs.co.kr/resources/2017-04-17/


대통령 선거 로고송이 마음에 든다고 대통령으로 뽑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각 방송사와 인터넷 서비스들은 대통령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자 각 대선 후보의 정보와 공약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예를 들면 KBS에서 선관위 자료를 기준으로 만든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각 후보의 개인 정보, 재산, 병역, 납세, 체납, 전과 등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누드대통령

 

누드대통령(피노컬노트 코리아) : https://nudepresident.com/


투표할 대선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분이라면 SNS에서 유행하는 사이트도 참고할 만합니다. 누드대통령은 각 대선 후보의 공약을 무기명 보기로 흩어놓고 가장 마음에 드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보기를 선택해 나가면 최종적으로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후보가 누구인지 그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해보시면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후보와 테스트 결과가 사뭇 다르게 나와 난감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공약에 가장 근접한 후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사전투표로 장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짧은 기간에 치러야 하는 선거입니다. 투표일인 5월 9일까지 크고 작은 일이 계속 생기겠지만,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을 합리적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추운 광장에서 지난겨울 목이 터지도록 외쳤던 우리의 바람을 이루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이전과 다른 대한민국이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꼭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