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달력에 20일이 빨갛게 표기되어 있어 '어? 무슨 날이지?' 하고 생각한 분들 계실 겁니다. 탄핵 없이 박근혜가 대통령이었다면 원래 대선일은 12월 20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SNS에서는 박근혜의 차기 대통령으로 김무성이나 반기문이 당선되는 패러디 뉴스를 올린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죠. 국정농단을 좌시하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은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싸웠습니다. 그 결과 법치와 민주주의에 의거한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고, 장미 대선으로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촛불 시민은 독일 에버트 인권상을 받았고 《이코노미스트》지는 2017년 올해의 국가로 프랑스와 함께 대한민국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유튜브


국정농단의 여파로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한 시민들이 늘어 우리의 정치 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은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무현: 두 도시 이야기〉에 이어 올해는 좀 더 세련되게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다큐 영화 사상 최단 기록으로 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대통령 당선 이전의 문재인 후보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죠.


출처 - JTBC


독특한 다큐 영화도 나왔습니다. 촛불을 가로막고 박근혜를 지키겠다고 튀어나온 일군의 사람들을 보셨을 겁니다. 이른바 '박사모'들로 자칭 태극기 집회라는 걸 주도한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이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를 관조하는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도 개봉했습니다. 이 다큐는 청주에 의관을 갖추고 박정희 사진에 절을 하는 한 할아버지 농부와 울산에 살며 박정희에 관한 것에 둘러싸여 사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왜 저러는지, 어떤 감성과 생각으로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것인지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쫓아갑니다.

 

정치, 사회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고발하는 성격을 띠기 쉬운데, 〈미스 프레지던트〉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해부하는 데 주력하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일정한 거리 두기를 통해 현상과 인물을 객관적으로 조명하여 관객이 각자 판단하기를 권하는 연출을 택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촛불 시민들에게서는 박사모를 미화하는 영화라고 비판받고, 박사모들에게서는 박사모를 비하하는 영화라고 하여 양쪽에서 비판을 받은 다큐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탄핵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때 그 사람들은 무엇이었나를 각자 나름대로 생각해볼 만한 이야깃거리를 주는 영화이니 흥미로운 건 사실입니다.


출처 - 유튜브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적폐인 굴욕적인 12.28 위안부 합의 때문인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영화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바로 〈아이 캔 스피크〉입니다. 2007년 2월 미국 하원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일본의 만행을 증언한 이용수 할머니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연말 영화제에서 이용수 할머니 역을 맡은 나문희 배우가 연이어 수상하고 있을 정도로 재미와 메시지를 둘 다 잡은 수작이었죠. 이용수 할머니는 올해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청와대에 초청되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포옹을 하기도 해 박근혜의 위안부 합의가 언어도단이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출처 - 유튜브


하지만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앞에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돌아가시기도 했습니다. 송신도 할머니는 외국에 거주한 마지막 한국인 위안부 피해 생존자셨기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에 사는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로는 유일하게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던 분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1993년 처음 소송을 제기해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가 확정되기까지 10년간 법정에서 싸웠습니다. "재판에 졌지만 내 마음은 지지 않아!" 하고 외친 송신도 할머니의 이 10년에 걸친 재판은 〈다이빙벨〉의 공동감독이기도 했던 안해룡 감독의 2007년작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라는 다큐 영화로 개봉한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자원봉사자들과 아픔을 딛고 씩씩하게 싸우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셔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 밖에도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루어낸 1987년 6월 항쟁을 영화화한 〈1987〉 등 개봉을 앞둔 실화 영화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어떤 영화를 보셨나요? 2017년이 지나기 전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를 찾아보며 우리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나 되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2018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에도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아내릴 것 같던 폭염이 수그러들고 8월도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습니다. 작년 8월 31일에 <내 방 안의 영화제, EIDF 다시보기>라는 기사로 EBS국제다큐영화제 소식을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1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 올해도 EIDF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놓쳐선 안 될 진수성찬 같은 영화제입니다.

 

출처 – EIDF 2015


올해는 '세상과 통하다(Connecting with the World)'라는 주제를 내걸고 현대 사회 속 개인의 삶과 타인의 삶, 공동체의 관계를 재고함과 아울러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500일이 되었습니다. 불통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올해 EIDF 주제가 큰 울림으로 다가오네요.


현재 한창 진행 중인 EIDF 2015는 8월 30일(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극장, TV, 인터넷 다시보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다큐멘터리를 모두 볼 수 있는 상영관은 EBS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미로 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 4개관입니다. 영화관을 직접 가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TV 방영과 인터넷 다시보기 D-BOX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출처 – EIDF 2015 누리집

 

EIDF 2015 누리집: http://www.eidf.co.kr/2015kor/


EIDF 2015 극장 예매 시간표: http://www.eidf.co.kr/2015kor/screen/play


EIDF 2015 TV방송 편성표: http://www.eidf.co.kr/2015kor/screen/tvSchedule


EIDF 2014/2015 VOD 다시보기: http://www.eidf.co.kr/dbox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을 반영해 EIDF 2015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했습니다. 얼마 전 개편한 생각비행 블로그처럼 말이죠.

 


2014년 인기 다큐멘터리들을 VOD 구매로 편히 볼 수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지요. EIDF 2015 상영작은 작년처럼 TV 방영이 끝난 후 무료 VOD 보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기간이 1주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찜해둔 다큐멘터리는 이번 일요일까지 얼른 보시기 바랍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입니다. 주말을 이용해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문화제에도 참석하시고 나와 타인, 세계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뜻깊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출처 – EIDF 2015


시티즌포(Citizenfour)http://www.eidf.co.kr/2015kor/movie/view/146


미국국가안전보장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과 그 프로그램을 폭로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인물이 된 에드워드 스노든에 관한 다큐멘터리의 대표작입니다. '시티즌포'는 2013년 당시 NSA에서 일하고 있던 스노든의 별칭이었죠. 스노든을 직접 촬영하고 인터뷰한 희소성 있는 영상은 물론 NSA의 기밀문서도 직접 볼 기회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국정원 해킹 사건을 겪은 우리네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볼 여지도 생기겠지요. 올해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해 큰 화제를 일으킨 다큐입니다. 아쉽게도 금/일 2회에 걸쳐 극장 상영만 합니다. 집중해서 관람하실 분은 어서 예매하세요.

 


출처 – EIDF 2015


월스트리트의 예언자(The Forecaster)http://www.eidf.co.kr/dbox/movie/view/163


중국발 경제 위기가 세계를 덮치고 있는 이때, '10월 1일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번져 공황에 이를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1999년에 마틴 암스트롱은 오늘날 국가 부채 위기의 도래를 예언하며 2015년 10월 1일 이후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개발한 경제전환예측 프로그램과 이 예언 때문에 FBI에 연행되어 재판도 없이 7년간 수감되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미네르바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월스트리트의 예언자>는 극장, TV,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해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EIDF 2015


인도의 딸:그날 버스에서 있었던 일(India's Daughter)

http://www.eidf.co.kr/dbox/movie/view/132


인도 델리에서 23세 여성이 잔인하게 버스에서 강간당하고 살해된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도 천인공노한 사건이었죠.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인도 전역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큰 항의 시위가 일어났고, 전 세계적으로 성폭행과 연관된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촉발하기도 했습니다. 권력관계를 악용한 성추문, 데이트 성폭력 등이 우리나라에서도 끊이지 않고 일어납니다. '인도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을 선고받은 범인이 처형 직전에 한 인터뷰를 보면 성범죄와 폭력의 원인이 일그러진 사회와 그 사회의 도덕성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의 딸> 역시 극장, TV,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해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주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저녁부터 주말 동안 이뤄지는 행사도 있으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9시, 서울 대한문에서 팽목항으로 가는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가 있습니다. 아직 바닷속에 있는 희생자를 기억합시다. 그들을 기다리는 유가족의 아픔을 기억합시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까지, 가만히 있지 말고 행동합시다.

 

출처 - 4.16연대

 



아침 출근길에 모닝 커피와 점심 후 입가심으로 커피 한 잔 즐기시는 분 많으시죠?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공정무역커피라는 말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고 있지만 이 커피라는 품목은 사실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활발한 품목이라는군요. 가격 폭락이나 폭등도 심한 편이고요. 그래서 대부분 빈민국인 커피 재배 농가는 선진국의 커피 확보를 위한 원조라는 미명하에 종속관계에 놓이게 되었죠.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착취당하는 아이들의 피와 땀이 커피 원두에 가득히 서려 있었던 겁니다. 이 불평등한 무역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유럽에서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하여 적정수익을 농가에 돌려주고자 하는 착한 소비가 시작되었는데, 이러한 운동이 바로 공정무역커피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커피 같은 공정무역커피가 유명하지요.


바로 이렇게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합니다.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는 경제 사업 조직으로, 일반 기업처럼 이윤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이윤의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사례가 많지요.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들도 이윤추구와 함께 일자리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시행했습니다. 이로써 3년만에 501개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했고, 1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도 8~10억에 이른다고 합니다.

기업이 윤리적인 이윤추구를 하면서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니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물론 앞서 드린 이야기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과 정책은 아직 더 다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이 가야 할 길, 그리고 사회적기업으로서 견지해야 할 기업가정신, 창업 과정에 대해 앞으로 생각비행과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생각비행에서 진정한 사회적기업은 어떤 것일지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도움이 될 만한 TV 프로그램을 몇 가지 간추려 봤습니다. 주말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며 교양을 충전하시는 건 어떨런지요. 꿈만 꾸고 있던 창업의 실마리를 발견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_^

MBC 스페셜
세상을 바꾸는 실험 : 대안 기업가들
제1부 생산자가 행복하면 소비자도 행복하다(2007.10.20) -> 클릭
제2부 윤리가 경쟁력이다(2007.10.27) -> 클릭
제3부 생각의 틀을 깨면 미래가 보인다(2007.11.03) -> 클릭

KBS 스페셜
사회적 기업, 마음을 깨워 세상을 바꾸다(2009.09.13) -> 클릭

KBS 수요기획
보노보, 세상을 바꾸다(2010.09.08) -> 클릭

SBS 특집다큐
더불어 사는 힘, 사회적 기업(2010.11.24) -> 클릭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