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조선일보》, 《한국경제》를 비롯한 보수지 고위급 기자들의 기사 거래를 폭로했습니다. 로비스트 박수환의 문자내역을 입수해 언론계 인사와 로비스트 간의 부적절한 거래를 보도한 겁니다. 박수환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에게 기사 청탁의 대가로 수천만 원대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입니다. 확인 결과 재판으로 드러난 송희영 주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현직 《조선일보》 간부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박수환이 자신의 고객사와 관련된 민원을 청탁하면 다양한 지면을 통해 그 청탁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그 대가로 《조선일보》 간부들은 명품 선물, 금품 수수, 골프 접대를 받은 건 물론 《한국경제》 같은 경우 역으로 자녀 취업 청탁까지 했다고 하죠.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 언론인과 기업 홍보인 사이의 검은 거래가 실체를 드러낸 겁니다.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문자 3만 건을 전수 조사했다고 합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한 식사 대접부터 소소한 선물을 받은 기자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언론사에 걸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범죄에 대항하는 기사 거래로 최대한 추리고 추려도 유독 한 언론사만큼은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하죠. 세간에 일등 신문으로 알려진 《조선일보》입니다. 문자에 등장한 179명의 기자 중 《조선일보》 기자는 35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합니다. 실제 보도에 실명과 함께 거론된 《조선일보》 간부도 8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조선일보의 간부들은 박수환을 통한 기업들의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기사를 빼거나 분량을 줄이고 외부 기고는 자의적으로 편집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를 보고하듯이 박수환에게 문자를 보내 알렸습니다. 이렇게 기사 거래를 한 뒤 자기 자식의 대기업 인턴 채용을 청탁하거나 항공권과 숙박권, 명품 스카프 등 현물이나 전별금 명목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의 박은주 문화부장은 "2006년 이xx xxxx 사장님의 전별금 이후 이런 거이 첨입니다. 너무 큰 배려에 쬐매 무섭습니다. 저희 부부가 신세져 죄송한 맘인데...거기 하나 더 얹게 됐네요. 감사합니다. 꾸벅!"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 확인됐죠. 이런 돈이 오간 게 처음도 아니고 특히 이때는 상당한 액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박은주 문화부장은 《조선일보》의 자신의 이름을 단 칼럼에서 김영란법에 관해 "기자들이 김영란 법에 반발하는 건 알량한 '밥 한 그릇' 때문이 아니다. 조선일보를 비롯, 권위 있는 언론사 기자는 밥먹는 건 걱정 없다"고 썼죠. 참 어이가 없습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쓰는 칼럼에 《조선일보》 기자는 밥 먹는 걱정이 없다며 알량한 밥 한 그릇 때문에 김영란법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더니, 대체 전별금은 왜 받았고 청탁은 왜 받은 걸까요? 말과 글로 자신을 증명하고 세상에 대해 말하는 게 기자의 생명 아닙니까? 겉으로는 애국 보수인 양 치장하는 문구를 늘어놓지만, 뒷구멍으로 돈을 받아먹고 있었던 게 《조선일보》의 민낯인 셈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낯뜨거웠던 직접적인 향응 제공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기사 거래라는 방법으로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온 것이 자칭 우리나라 일등 신문이라는 곳의 실체였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취재원으로부터 금전이나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을 받지 않으며, 취재원 또는 업무 유관단체나 보도 대상에게 대가성 청탁이나 민원을 하지 않으며 또한 이들로부터 청탁이나 민원을 받지도 않는다는 건 《조선일보》 스스로 세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입니다. 언론인이라면, 아니 상식인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직업윤리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들의 '내로남불'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국민들이 언론 기자나 방송 기자를 비판할 때 괜히 '기레기'라고 부르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① 고위언론인의 채용 청탁 : https://youtu.be/t7CM2VuXLgY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② 조선일보 기자들이 받은 비행기 티켓, 에르메스 그리고 전별금 : https://youtu.be/iuM_xItyHAw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③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 : https://youtu.be/JFS0U3sszPs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④ '1등 신문' 조선일보의 기사거래 : https://youtu.be/d3i8hNRWemk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⑤ 네이버 여론조작과 CJ 회장 구명 : https://youtu.be/yKBmCy0ZVHE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⑥ 우병우와 문자 112건...우병우 첫 육성인터뷰 : https://youtu.be/F4yQ3P3D114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⑧ 언론과 기업의 '검은 카르텔' : https://youtu.be/p2LNDXB83uo

 

작년에 있었던 박수환-송희영 재판의 재판부는 판결문에 금품을 수수하고 지면을 통해 영업행위에 도움을 준 것은 유죄라고 적시했습니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묵인해온 언론과 기업의 카르텔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모든 기자가 기레기도 아닐 테고, 밤잠을 아껴가며 치열하게 진실을 밝혀내려고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자들의 선의만으로는 이토록 공고한 카르텔을 막아내거나 버텨내기가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타파가 기사 거래 의혹을 보도한 지 벌써 3주가 지났지만 이 보도를 제대로 다룬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언론인 손석희를 흠집내려고 TV조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쓰던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뉴스타파의 기사 거래 의혹 보도 이후 《조선일보》는 아직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충기 문자에 이어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대한민국 언론의 실태를 보면 망가져도 너무 심하게 망가졌음이 증명됐습니다. 일선 기자들을 시작으로 직업윤리에 대한 각성과 시스템 보강이 시급한 때입니다.

박정희를 비롯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몇몇 군 장성 출신들이 일제강점기의 친일 인사들이며, 우리나라 군이 여러 측면에서 일본 제국군의 악습을 이어오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쿠데타의 주역이자 친일의 후손들이 여전히 일본 극우단체와 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9월 초 《뉴스타파》는 대한민국 성우회가 일본의 극우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년 전부터 한일 군사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해온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성우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며 예비역 장성들이 만든 친목단체입니다. 하지만 단순 예비역 장성들의 친목 단체라고 하기엔 구성원들의 문제가 많습니다. 성우회 전 회장 중 한 명은 하나회 멤버이자 12.12 쿠데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김진영입니다. 그 이전 회장인 이종구와 고명승 등은 전두환 계의 반란 주역들이죠. 판결이 완료된 헌법상 엄연한 쿠데타의 주모자들로 현충원 안장 자격까지 박탈된 반란분자들이자 군사기밀을 유출하고 돈을 챙긴 군납비리를 일으킨 범죄자들이 회장을 지낸,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는 단체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장성이었다는 이유로 이런 국가 반역자들이 버젓이 가입한 단체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데, 여태껏 그들이 우리나라 우파 세력과 군 세력에 의해 비호받고 있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군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국방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라면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고 침략한 전적이 있는 일본의 극우단체로부터 부적절한 지원을 받는 것만은 피해야 했겠죠. 그런데 성우회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A급 전범 출신이 설립한 재단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놀고먹기 바빴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먹는 비싼 메뉴를 왜 우리는 못 먹느냐며 음식 투정질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사사가와 평화재단은 이름과 달리 일본의 A급 전범 출신인 사사가와 료이치가 설립한 재단입니다. 일본 전쟁범죄와 침략을 미화하는 등 역사 왜곡의 자금줄 노릇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온 극우단체죠. 그런데 성우회는 2016년 안전보장간화회라는 단체를 통해 성우회 초청 비용과 일본-베트남 간 영관급 장교 교류행사 비용으로 2억 6000만 원을 받아 썼다고 합니다. 성우회 산하 국제전략교류협회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에서도 성우회가 사사가와 평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성우회 사무총장은 당시 소주 한 잔을 먹을 때도 예비역 장군들이 아니라 자금을 지원하는 사사가와 재단에서 받아먹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극우단체가 성우회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말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성우회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2010년 국제전략교류협회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는데 8년간 3억 130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성우회는 주로 임원들의 해외 여행경비로 정부 보조금을 사용했습니다. 김진영 당시 성우회 회장은 해외 출장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게 되어 있는 정부 보조금 규정을 어기고 2016년 중국을 방문할 때 2.5배 비싼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군복을 벗은 지 20년이 넘은 사람이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12.12 군사 쿠데타의 주역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중국 방문 당시 한국대사관 직원과 조선족 여행 가이드에게 실제보다 많은 통역비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보조금도 빼돌린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출처 - 뉴시스


세금을 낭비하고 일본 극우단체에 빌붙어 먹고사는 성우회가 대한민국 국방을 논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싶습니다. 성우회는 전작권 반환 문제에 딴지를 거는 대표적인 단체 중 하나죠. 과연 우리는 친일 매국 세력과 군사 반란 세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걸까요? 적폐가 청산되기까지 갈 길이 멉니다.

유체이탈 화법의 일인자, 이명박

 

이명박 전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유명했습니다. 민생을 챙기지 않고 자화자찬을 일삼고, 대통령을 겨냥한 국민의 개혁 요구에는 마치 딴 사람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하기 일쑤였죠. 몸과 정신이 따로 놀았으니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었겠습니까? 측근들은 MB의 발언을 '마시지'하느라 바빴습니다.

 

재임 기간 내내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당사자인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탐사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국민의 방송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한 페이지에 평균해서 거짓말이 다섯 개 정도 나온다고 하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쓴 기록물이라기보다는 거짓말 백과사전으로 기네스북에 오를지도 모를 일입니다.

 

출처 - 한겨레

 

이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거짓말은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시간》에서 가장 많은 거짓말과 왜곡이 난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적 반대자와 4대강 사업 피해 농민들마저 가차 없이 공격했습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협상과 촛불집회에 관한 내용이나 자원외교 등에 관해서도 사실 왜곡과 거짓말로 일관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의 부실함에 대한 책임을 노무현 정권의 이면 협상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겼지만, 정작 수차례의 구두 약속으로 협상의 여지를 좁힌 이는 그 자신이었습니다. 해외 자원 투자로 말미암아 천문학적인 부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이 전 대통령은 그 일을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며 자원외교에 들인 비용마저 선물로 둔갑시켰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재임 중 초라한 경제성적표를 짜깁기해 자기 자랑에 혈안이 된 자칭 경제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과장과 위선이 가득"하다고 말입니다. 유체이탈 화법의 일인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답다고나 할까요?

 

 

외계어 구사의 일인자, 박근혜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때문에 국민의 성화가 끊일 날이 없었고 측근들은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마사지'하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능가합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소통이 불가능한 외계어를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측근들마저 그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어 '마사지'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불통과는 차원이 다른 불통이라고 해야 할까요.

 

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외계어에 대한 비판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 사람이지만 이해가 불가능한 비문과 오류투성이의 대통령의 화법 때문에 최근 페이스북에는 '박근혜 번역기'라는 페이지까지 등장했습니다. 대통령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겠다며 번역기까지 만든 일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박근혜 번역기 페이지 

 

출처 - 한겨레

 

외계어를 구사하는 대통령 때문에 정치권에 산재한 일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폭풍전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두 가지 사안은 '국회법'과 '황교안 총리 인준' 문제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사실 이러한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그대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발언한 내용을 막으려고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는 웃기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외계어를 남발하면서 말이지요. 오늘은 이 웃지 못할 현실을 좀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거부권 운운하는 국회법 개정안, 17년 전 박근혜가 발의한 것


여야가 합의한 수정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여당에서조차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팩트TV


그런데 17년 전 김대중 대통령 취임 원년 당시 야당(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정 국회법 개정안보다 훨씬 강력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2015년 현재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삼권분립 운운하며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부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논리를 내세우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일을 한 셈입니다.

 

출처 - 한겨레


17년 전 박근혜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보면 행정부는 국회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국회 의견에 대한 정부의 수용 의무를 명확하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엄살을 부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그 강제성이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어 해석에 따라 의견이 나뉠 정도로 과거의 개정안에 비하면 훨씬 약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가 높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잣대일 뿐입니다.



박근혜에게 인사 파국으로 돌아온 인사청문회법 부메랑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행보가 이중잣대의 역풍으로 되돌아온 일은 또 있습니다. 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양산한 인사청문회법입니다. 최근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과 연관된 무수한 비리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청문회장에서는 며칠 전까지 법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이 세법을 잘 몰라 탈세했다는 웃기지도 않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시사in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가 끝났지만, 과연 그가 제대로 된 총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안대희, 문창극, 이완구 등등 박근혜 대통령의 간택을 받아 총리에 도전한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속된 말로 탈탈 털리고 물러나기 바빴으니까요. 대통령 임기의 절반이 지나는 시점까지 국정 공백이 빚어지고 후임자가 없어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정홍원 총리가 계속 유임되는 건 아닐까 하는 농담마저 떠돌았습니다. 대부분의 총리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신상털기, 여론재판식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유체이탈 화법의 최고 경지에 해당하는 발언입니다. 왜냐하면 인사청문회를 강화한 법을 만들어낸 게 바로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이지요.


2005년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의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을 비판하며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전 국무위원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 방송위원장 등으로 확대하고 청문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해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댄 이유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였습니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청문회가 공직자 후보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자신이 한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남 탓하듯 하며 외계어를 구사하고 있으니 참 구제할 길이 없는 듯합니다.

 

2005년 당시 열린우리당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약한다며 반대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따끔한 예언을 남겼습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에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 혼란을 비판하면서 이를 밝힌 바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지는 인사 참극을 완벽하게 예측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유튜브


자신이 발의한 법에 따라 만들어진 인사 시스템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만 깨알같이 골라서 대한민국의 총리 자리에 앉히겠다고 용을 쓰면서 이제 와 남 탓만 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외계어가 아니면 대체 무엇입니까?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는 그렇게 부정부패한 자들밖에 없는지 참 의아합니다.



남은 임기 내내 이어질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과 외계어

이에 대한 소통법: 과거 발언을 그대로 돌려주기


자기가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소통은커녕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남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은 임기 내내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국민이 할 일은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과거에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대처 실패로 수많은 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조장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10여 년 전 그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 민중의 소리


다음번엔 제대로 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읍시다. 최소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남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권력과 자본에 굴복한 언론과 방송의 민낯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족의 달 5월. 가족의 정을 느껴야 할 이 시기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가슴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마음 정리할 겨를도 없을 시기에 희생자 유가족 100명이 힘든 발걸음을 옮겨 KBS 본관 앞에 섰습니다. 세월호 보도를 사실대로 할 것을 요구하며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이죠.

세월호 구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발 빠르게 경찰들이 투입되어 세월호 유가족을 막아섰습니다. 앞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망언으로 유가족의 분노를 산 바 있습니다. 게다가 아나운서들이 검은 양복을 입자 사회 분위기를 세월호 쪽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검은 양복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보다는 정권과 윗선의 눈치를 살피는 데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저희도 여러 번 질타한 바 있는데요, 공중파를 비롯한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가 세월호와 함께 침몰했습니다. KBS, MBC, 연합뉴스 등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언론이 오보를 속출하고 똑같은 보도를 반복하며 경쟁적으로 감정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은 탓입니다. 정부의 보도자료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급급한 모습으로 정권을 눈치나 살피고 있으니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2년 전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이 극심할 때 MBC 노조가 파업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언론학자 100명을 전화 면접한 결과 그나마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방송사는 케이블 채널인 YTN이었습니다. YTN이 43퍼센트로 1위, KBS가 14퍼센트, MBC가 9퍼센트, SBS는 8퍼센트였습니다. 공중파 3사의 신뢰도를 다 더해도 케이블 채널 하나의 신뢰도만도 못 한 현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는 기조여서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가 던진 사회적 충격과 함께 우리가 의미 있게 봐야 할 상황은 주류 언론의 침몰과 대안언론의 급부상입니다. JTBC는 종편의 한계를 깨뜨린 손석희 사장의 사려 깊은 뉴스 진행 덕에 대중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뉴스타파》《국민TV》《팩트TV》《고발뉴스》 등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의 여파로 생긴 대안언론들이 객관적인 분석과 명확한 사실보도로 점차 언론으로서 큰 기능을 떠맡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전문 미디어, 《뉴스타파》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 홈페이지 : http://newstapa.tistory.com/

세월호 침몰 직전 단원고 학생이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한 《뉴스타파》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라는 부제처럼 문제를 깊이 파헤치는 탐사보도에 기반을 둔 미디어입니다. 《뉴스타파》는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부터 정부의 무능함과 구조작업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왔는데요, 특히 정부의 재난대처시스템을 지적한 4월 17일자 유튜브 방송은 조회수가 100만을 넘는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는 2013년에 조세피난처의 한국인 명단을 발표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폭로하는 등 굵직굵직한 특종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 바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유튜브 방송을 중심으로 다음TV팟, 비메오, 팟캐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 채널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SNS 채널도 두루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앱도 따로 제공할 정도로,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대안언론으로서 변모하고 있습니다.


발 빠른 현장 생중계의 힘, 《팩트TV》와 《고발뉴스》

출처 - 팩트TV

팩트TV 홈페이지 : http://www.facttv.kr
GO발뉴스 홈페이지 : http://www.gobalnews.com/
 
정부 눈치를 보며 보도자료 받아쓰기만 하는 《연합뉴스》 기자를 일갈한 일로 유명세를 누린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GO발뉴스)》는 현재 《팩트TV》와 합동으로 세월호 현장 취재에 임하고 있습니다. 《팩트TV》는 보도와 방송을 겸한 인터넷 종합편성방송으로 이동 생중계 분야와 각종 선거방송 외주 제작 분야에서 노하우를 인정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 한명숙TV, 2011년 박원순TV, 2012년 문재인TV 등이 《팩트TV》의 작품이었죠. 국내 시사분야 방송 최초로 버츄얼 스튜디오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고발뉴스》의 대표 기자인 이상호 기자 역시 〈시사매거진2580〉〈뉴스 서비스 사실은〉 등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서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5년 '안기부 삼성 X파일 사건'을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삼성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기여한 공이 있는 기자이기도 합니다.


MBC 추방자들의 귀환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큰 주목을 받은 대안언론의 공통적 경향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으로 말미암아 MBC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활약입니다.

출처 – JTBC, 뉴스타파

《뉴스타파》에서 주 진행을 맡은 최승호 PD는 MBC를 대표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을 통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으로 권력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저항하는 MBC 파업 당시 해고된 전력이 있습니다.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 역시 MBC 해직기자입니다. 2013년 MBC가 대선을 앞두고 김정남의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트윗 때문에 MBC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상호 기자를 해고합니다. 이후 법원이 MBC의 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JTBC 뉴스9〉의 손석희 앵커는 〈100분 토론〉 등의 프로그램으로 MBC를 대표하는 아나운서였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MBC에서 퇴직하고 JTBC로 자리를 옮긴 전력이 있습니다.

정부 눈치 보기에 바쁜 공중파 TV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KBS에서는 막내 기자들을 중심으로 자성적인 반성문이 나오고 있는 판국입니다.

KBS 기자들이 내부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렸다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KBS 38·39기·40기 기자들은 KBS 사내 보도정보시스템에 세월호 참사 취재와 관련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반성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반성문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 리포트를 만들었고 매 맞는 것이 두려워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기사를 썼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SNS의 적극적인 서포트

대안언론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통해 이런 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시청률에서 종편인 〈JTBC 뉴스9〉은 공중파 뉴스를 따라잡았으며, 얼마 전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가 합작하여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조회수가 《한겨레》 전체 조회수에 맞먹는 트래픽을 기록해 관계자들을 당혹게 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 SNS 채널의 온라인 버즈량 분석을 봐도 대안언론과 그 관계자들이 SNS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출처 - 폴리뉴스


세월호 참사 관련 미디어 연관어로는 JTBC가 12만8379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SBS(3만7863건), KBS(3만4692건)가 그 뒤를 이었는데 KBS의 경우 최근 김시곤 보도국장의 막말 논란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많았다. 특히, 뉴스타파(2만8600건), 김어준의 뉴욕타임스(2만72건), 미디어오늘(1만6062건), CNN(1만3348건), 한겨레(1만2510건), 아프리카TV(1만649건) 등으로 독립언론, 진보성향 언론, 외국 언론 등이 주로 검색됐다. 이에 대해 유승찬 대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트래픽이자 소셜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큰 사건이다. 사건 다음 날인 17일 하루에 40만 건에 육박하는 버즈량은 지난 대선 TV토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루 버즈량이 3만 건이면 모든 언론의 톱뉴스 수준인데 지난 4일 15만 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JTBC는 물론 《뉴스타파》 역시 공중파인 MBC보다도 많은 언급을 이끌어냈습니다. 인물 관련으로는 박근혜와 이준석이 압도적인 1위였지만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함 그리고 이준석 선장의 무책임함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호 기자는 개인으로서는 손석희 앵커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언급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SNS상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 폴리뉴스

이러한 결과는 세월호 사건의 원인부터 구조 과정까지 기존 주류 미디어에 대한 불신으로 새로운 미디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SNS 이용자들은 주류 언론과 방송보다 진실에 더 가까운 보도를 하는 대안언론의 뉴스에 지지를 보내고 전파했습니다.

포털의 영향력과 결합하고자 애쓰는 보수 언론의 시도 역시 함께 지켜봐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 얼마 전 한겨레가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고 보면 단순히 대안 언론의 성공 여부를 넘어서 '인터넷 매체 플랫폼'을 놓고 벌어지는 매체들의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쟁의 승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팁이라면 SNS에서의 파급력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SNS 및 인터넷 매체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게 SNS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콘텐츠) 조회 수 및 피드백을 보여준다는 말이었다. 즉 유튜브나 포털에서 기록되어지는 조회 수가 현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긴 하지만, 그 콘텐츠를 찾아 들어가게 하는 안내자 역할은 SNS가 상당부분 맡고 있다는 말이다.


SNS 자체가 콘텐츠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제 또한 분명합니다. 우선 온라인의 성과만으로는 중장년층의 주목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대안언론들이 공중파 TV까지는 힘들더라도 케이블이나 IPTV 정도의 전국망에 입성하기를 바랍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올드 미디어의 힘이 필요합니다. 

또한 SNS 채널의 지원도 문제입니다. SNS 채널의 주도권이 정치성이 강한 트위터보다는 일상성, 개인성이 강한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성, 개인성이 강한 채널에서 좌든 우든 정치적 발언은 배제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런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대안언론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최근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프레시안》과 국민의 출자로 형성된 《국민TV》는 대안언론이 모색할 하나의 답안을 제시합니다. 대안언론은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호응과 지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살아남기에 급급한 현실적 어려움을 뚸어넘어 국민적 지지 속에 대안언론이 이룰 성과를 기대하며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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