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부터 국민들이 생활 속 문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운영 중입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사실 알고 계셨나요? 

 

출처- 문화가 있는 날 누리집

 

'문화가 있는 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밝힌 국정운영 4대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실현하는 방편으로 만들어진 제도 중 하나입니다. 그 취지는 좋았으나 홍보 부족으로 이런 제도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또한 '문화가 있는 날'을 수요일로 정했는데 평일에 마음 편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주말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면 문화콘텐츠를 주업으로 하는 업체들의 수익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평일로 지정한 것일 텐데요, 제도의 취지와 현실이 동떨어져 있으니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어제가 새해 들어 첫 '문화가 있는 날'이어서 그런지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파독광부 및 간호사, 이산가족들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날 관람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영화 스태프 및 가족, 20∼70대 등 세대별 일반 국민 180여 명이 함께 했다고 하는군요.

 

팍팍한 경제 사정 때문에 그나마 영화 관람이 가장 쉽게 누릴 수 있는 문화일 텐데요, 역대 대통령들도 종종 영화를 관람하곤 했습니다. 오늘은 역대 대통령이 관람해 유명해진 영화들을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제시장〉〈명량〉〈넛잡〉〈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을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은 여러 장면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일전에 박 대통령은 영화를 보지도 않고서 〈국제시장〉에서 황정민, 김윤진이 분한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다가 애국가가 들리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을 마치 본받아야 할 전통이나 미담인 것처럼 얘기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영화관을 찾은 박 대통령은 영화 제작 스태프들과 표준계약서를 맺은 점 등을 평가하면서, 문화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인 만큼 제작환경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윤제균 감독 등에게 감동적이었다며 앞으로 이런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시장〉은 흥행했는데 영화의 배경이었던 '꽃분이네'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오늘 <한겨레> 사설을 보면 "매주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가게 주인이 권리금을 3배 가까운 5천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관광차 들러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지만 매출이 늘지 않으니 '꽃분이네'는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문화산업의 융성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문제라는 점이 여기서도 드러나는군요.  

 

박근혜 대통령은 <국제시장> 외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또 다른 영화인 <명량>을 보기도 했습니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의 충격으로 코너에 몰렸던 정국의 반전을 꾀하며 이순신의 리더십을 통해 국민의 애국심을 건드리려 하는 일종의 정치적 행보가 엿보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 시사회 기념 애니메이션 산학리더 간담회에 참석해 "뽀로로를 보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된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주력 산업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작년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이틀 만에(18일) 대검찰청이 미래부, 안행부, 방통위, 경찰청, 포털업체 등과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 방안'을 마련했지요.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전담팀이 설치되고 검사 5명과 수사관이 배치되었습니다. 검찰은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사업자들을 대책회의에 모아 놓고 메신저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사범은 벌금형이 아닌 재판 회부를 원칙으로 하고 최초 유포자뿐 아니라 확산시킨 사람까지 엄하게 벌하겠다면서 말이죠.

이런 일련의 조처는 국내 모든 메신저에 대한 검열을 예고했고, 누리꾼들은 자신의 대화 내용이 언제 국가에 의해 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메신저가 실시간 검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현실로 드러나자 많은 사용자가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떠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어이없는 발언과 검찰의 과잉 충성으로 빚어진 시대의 희극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주력 산업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던 대통령 당선인 시절의 약속과 참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 〈도가니〉〈워낭소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허울뿐인 자원외교로 천문학적인 국고를 낭비한 혐의로 청문회 증인 채택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도가니>와 <워낭소리>를 관람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아니지만 1990년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로 그의 기업인 시절 이야기가 그려진 적도 있었지요.


출처 – 다음 영화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2011년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도가니>의 열기가 국회로 이어져 이른바 '도가니법'이란 성폭력범죄 처벌 특별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의 공소시효가 없어졌습니다.

 

오는 2월 2일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된다고 합니다. 오늘 《경향신문》 머리기사로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의 상당 부분을 외교 사안에 할애하면서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반면, 4대강 사업, 자원외교, 광우병 파동 등 재임 중 '내치 실패'에 대해선 대부분 야당과 당시 여당 내 친박계 의원들의 책임으로 돌려 파장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2007년 대선을 사흘 앞둔 시점에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발언을 한 연설 동영상이 나왔던 일을 기억하시는지요? 이에 대해 나경원 전 대변인은 "BBK 설립했는데 주어가 빠졌다"는 궤변의 논평을 내놓아 대한민국 국민의 얼을 빼놓았습니다. 과연 이번에 나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주어'가 있을까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왕의 남자〉〈맨발의 기봉이〉〈밀양〉〈화려한 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가장 많은 영화를 본 대통령이었습니다. <왕의 남자> <길> <맨발의 기봉이> <밀양> <화려한 휴가> 등 공식적으로 본 영화만 해도 5편이라고 합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왕의 남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에 의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단어로 많이 쓰였습니다.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이제는 야인으로 돌아간 유시민 전 의원 등이 '왕의 남자'로 불리는데, 이후 대통령의 최측근이나 실세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된 동시에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김해 봉하마을 출신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광주의 아들이었습니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광주 시민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을 정작 당사자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군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 〈태극기 휘날리며〉〈왕의 남자〉〈화려한 휴가〉


문화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는 영화를 관람한 적이 없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시기라 짬을 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임 전후로는 꽤 많은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정계 은퇴 후 영국을 다녀온 뒤에는 <서편제>를 봤고,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 등을 관람했습니다. 일본의 사회파 감독인 사카모토 준지의 <케이티(KT)>는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한 야당 후보 김대중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출처 – 다음 영화


한국의 영화정책은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변화를 보이다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급진전했습니다. 정책의 방향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김 전 대통령은 검열 철폐와 문화에 대한 지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초석을 닦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화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20여 년간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치적으로 쥐고 흔들려다 역풍을 맞자 또 오해 타령을 하는 부산시장과 현 정부는 문화정책 면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책을 보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편제〉


인터넷도 없고 SNS도 없던 시절, 대통령이 본 영화라는 타이틀의 대표적인 예로 통한 영화가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관람한 <서편제>였습니다. 100편 이상의 영화를 찍은 국민 감독 임권택의 작품으로 국악과 한을 다룬 영화적 완성도 또한 훌륭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멀티플렉스 상영관도 없고 관객 집계도 수기로 이루어지던 시절이라 전국 관객 집계가 남아 있지 않지만, 1993년 단성사에서 개봉한 후 196일 동안 서울에서만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죠. 한국 영화 최초로 서울 관객 100만을 돌파한 영화였으니 우리나라 최고 흥행 영화라는 얘기가 과언은 아니었겠죠.

 

출처 – 다음 영화


살펴본 바처럼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는 당대 최고의 흥행 영화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통령이 봤기 때문에 흥행에 탄력을 받은 것인지 국민이 많이 찾은 영화를 대통령도 본 것인지 선후 관계는 영화마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행보에는 일정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영화와 어떤 대통령을 선호하시는지요? 이번 주말에는 여러분이 투표한 대통령이 선택한 영화를 보면서 추억에 잠겨 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변호인의 1000만 흥행이 부러웠던 걸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하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이 서세원이라는 사실입니다. 개그맨에서 목사로 변신해 대중을 놀라게 했던 그가 이번엔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을 맡고 시나리오까지 썼다고 합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최근 '이승만 영화 후원회' 모임은 "건국대통령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 심포지움을 13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 모임은 시나리오가 완성된 '이승만 영화'의 제작을 위한 3천만 후원자를 모집한다. 시나리오는 <도마 안중근> 등을 만든 서세원 감독이 썼다. 이승만 영화 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다"라며 "서세원씨가 총감독을 맡고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곧 시나리오 내용을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에 시나리오까지 이미 완성한 서세원은 오는 13일에 3000만 명의 영화 제작 후원자를 모으기 위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죠. 이승만 영화 제작 후원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니, 보다 나은 투자 정보를 드리고자 이승만 영화감독 서세원의 전작 중 대표작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의 첫걸음은 포트폴리오 검토부터 해야 하니까요.


<납자루떼>, 감독 서세원의 데뷔작이자 한국 영화의 어떤 대명사


출처 – 네이버 영화

서세원의 영화에 대한 욕심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개그맨 시절부터 간간이 영화에 출연하던 그는 1986년 <납자루떼>라는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합니다. 그런데 개그맨 출신 감독의 데뷔작치고는 의외로 제작진이 출중합니다. <우담바라>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촬영을 담당했던 송행기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고,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로 아이돌 한류를 만들어낸 SM엔터테인먼트의 CEO 이수만이 음악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개그맨의 연출작이라는 편견 때문이었을까요? 때를 잘못 만난 걸까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감독의 역량 부족이었을까요? <납자루떼>는 흥행에 참패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영화 사상 가장 못 만든 영화의 대명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전설 아닌 전설은 지금까지 이어져 네이버 영화 평점 역시 2.74점(10점 만점)으로 바닥을 기고 있죠.


<도마 안중근>. 18년만의 연출, 하지만 이번에도...

출처 – 네이버 영화

<납자루떼> 제작 이후 18년이 지난 2004년. 서세원은 영화 <친구>로 히트했던 유오성을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해 <도마 안중근>이란 역사극에 도전합니다. 안중근 역의 유오성뿐 아니라 최근 <써니>와 <수상한 그녀>로 큰 인기를 구가하며 젊은 명장이란 소리까지 듣는 배우 심은경이 안중근의 딸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마 안중근>은 <납자루떼>의 뒤를 잇습니다. 흥행에 참패하고 네이버 평점 역시 4.26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소 특이한 점은 <도마 안중근>이 광복 59주년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독립과 통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익명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바친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3개밖에 안 되는 자신의 연출작 중 하나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민주화 희생자들에게 바쳤던 사람이 네 번째 연출작으로 이승만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니 서세원은 안중근보다 꺼삐딴 리를 영화화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조폭 마누라, 서세원의 원 히트 원더

출처 – 네이버 영화

감독뿐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도 활동하던 서세원은 <납자루떼>와 <도마 안중근> 사이에 <긴급조치 19호>라는 영화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서 말이지요. 홍경민, 김장훈, 공효진, 노주현 등 명배우들과 유명 가수들이 출연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도 흥행과 비평 면에서 참패했습니다. 네이버 평점은 10점 만점에 4.58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며 <납자루떼>처럼 21세기 못 만든 한국영화의 대명사의 하나가 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영화 제작자 서세원이 흥행에 성공한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바로 <조폭 마누라>인데요. 당시 평은 별로 좋지 않았고 네이버 평점 역시 5.39점에 지나지 않지만, 전국 525만 관객을 동원하며 조폭 영화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서세원 감독의 이승만 영화, 정치 깡패로 다뤄야

이상의 포트폴리오로 살펴봤을 때 이번 서세원 감독이 연출하는 이승만 영화는 이승만을 정치 깡패로 다뤄야 합니다. 그의 유일한 성공작인 <조폭 마누라>를 봤을 때 말이죠. 백범 김구 암살 의혹도 있고, 대통령으로서 이승만이 가장 잘 다뤘던 게 정치 깡패이기도 한 만큼 제법 잘 어울릴 것이라고 봅니다. 부정선거까지 저지르다 4.19혁명으로 쫓겨나 다시는 대한민국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된 것이 이승만의 역사이긴 하지만요.

<납자루떼>같이 이승만과 프란체스카의 로맨스를 다루거나 <도마 안중근>처럼 말도 안 되는 역사극을 만들거나 <긴급조치 19호>처럼 어설프게 정치를 건드리면 이번에도 흥행에 참패할 것은 안 봐도 뻔합니다. 물론 호사가들의 입에 또 다른 한국 영화의 망작으로 조롱당하며 오르내릴 수는 있을 겁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이 이미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가운데 고 육영수 여사와 고 박정희 대통령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던 일명 박정희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제작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과연 서세원은 이승만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까요? 흥행에 성공하고 싶다면 꼭 정치 깡패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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