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물/일상비행

영화 건국 대통령 이승만 투자의 포트폴리오. 서세원 감독의 전작으로 예측해보기

by 생각비행 2014. 2. 11.
변호인의 1000만 흥행이 부러웠던 걸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하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이 서세원이라는 사실입니다. 개그맨에서 목사로 변신해 대중을 놀라게 했던 그가 이번엔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을 맡고 시나리오까지 썼다고 합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최근 '이승만 영화 후원회' 모임은 "건국대통령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 심포지움을 13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 모임은 시나리오가 완성된 '이승만 영화'의 제작을 위한 3천만 후원자를 모집한다. 시나리오는 <도마 안중근> 등을 만든 서세원 감독이 썼다. 이승만 영화 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다"라며 "서세원씨가 총감독을 맡고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곧 시나리오 내용을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승만 영화의 총감독에 시나리오까지 이미 완성한 서세원은 오는 13일에 3000만 명의 영화 제작 후원자를 모으기 위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죠. 이승만 영화 제작 후원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니, 보다 나은 투자 정보를 드리고자 이승만 영화감독 서세원의 전작 중 대표작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의 첫걸음은 포트폴리오 검토부터 해야 하니까요.


<납자루떼>, 감독 서세원의 데뷔작이자 한국 영화의 어떤 대명사


출처 – 네이버 영화

서세원의 영화에 대한 욕심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개그맨 시절부터 간간이 영화에 출연하던 그는 1986년 <납자루떼>라는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합니다. 그런데 개그맨 출신 감독의 데뷔작치고는 의외로 제작진이 출중합니다. <우담바라>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촬영을 담당했던 송행기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고,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로 아이돌 한류를 만들어낸 SM엔터테인먼트의 CEO 이수만이 음악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개그맨의 연출작이라는 편견 때문이었을까요? 때를 잘못 만난 걸까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감독의 역량 부족이었을까요? <납자루떼>는 흥행에 참패한 것은 물론이고, 한국영화 사상 가장 못 만든 영화의 대명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전설 아닌 전설은 지금까지 이어져 네이버 영화 평점 역시 2.74점(10점 만점)으로 바닥을 기고 있죠.


<도마 안중근>. 18년만의 연출, 하지만 이번에도...

출처 – 네이버 영화

<납자루떼> 제작 이후 18년이 지난 2004년. 서세원은 영화 <친구>로 히트했던 유오성을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해 <도마 안중근>이란 역사극에 도전합니다. 안중근 역의 유오성뿐 아니라 최근 <써니>와 <수상한 그녀>로 큰 인기를 구가하며 젊은 명장이란 소리까지 듣는 배우 심은경이 안중근의 딸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마 안중근>은 <납자루떼>의 뒤를 잇습니다. 흥행에 참패하고 네이버 평점 역시 4.26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소 특이한 점은 <도마 안중근>이 광복 59주년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독립과 통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익명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바친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3개밖에 안 되는 자신의 연출작 중 하나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민주화 희생자들에게 바쳤던 사람이 네 번째 연출작으로 이승만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니 서세원은 안중근보다 꺼삐딴 리를 영화화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조폭 마누라, 서세원의 원 히트 원더

출처 – 네이버 영화

감독뿐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도 활동하던 서세원은 <납자루떼>와 <도마 안중근> 사이에 <긴급조치 19호>라는 영화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서 말이지요. 홍경민, 김장훈, 공효진, 노주현 등 명배우들과 유명 가수들이 출연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도 흥행과 비평 면에서 참패했습니다. 네이버 평점은 10점 만점에 4.58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며 <납자루떼>처럼 21세기 못 만든 한국영화의 대명사의 하나가 됩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영화 제작자 서세원이 흥행에 성공한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바로 <조폭 마누라>인데요. 당시 평은 별로 좋지 않았고 네이버 평점 역시 5.39점에 지나지 않지만, 전국 525만 관객을 동원하며 조폭 영화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서세원 감독의 이승만 영화, 정치 깡패로 다뤄야

이상의 포트폴리오로 살펴봤을 때 이번 서세원 감독이 연출하는 이승만 영화는 이승만을 정치 깡패로 다뤄야 합니다. 그의 유일한 성공작인 <조폭 마누라>를 봤을 때 말이죠. 백범 김구 암살 의혹도 있고, 대통령으로서 이승만이 가장 잘 다뤘던 게 정치 깡패이기도 한 만큼 제법 잘 어울릴 것이라고 봅니다. 부정선거까지 저지르다 4.19혁명으로 쫓겨나 다시는 대한민국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된 것이 이승만의 역사이긴 하지만요.

<납자루떼>같이 이승만과 프란체스카의 로맨스를 다루거나 <도마 안중근>처럼 말도 안 되는 역사극을 만들거나 <긴급조치 19호>처럼 어설프게 정치를 건드리면 이번에도 흥행에 참패할 것은 안 봐도 뻔합니다. 물론 호사가들의 입에 또 다른 한국 영화의 망작으로 조롱당하며 오르내릴 수는 있을 겁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이 이미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가운데 고 육영수 여사와 고 박정희 대통령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던 일명 박정희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제작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과연 서세원은 이승만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까요? 흥행에 성공하고 싶다면 꼭 정치 깡패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