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일전에 저희는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기사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시간이 많이 흘렀고, 공정무역 커피를 즐기는 분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사회적기업' 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떻게 커피산업과 연관되는지 더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스타벅스는 세계 40여 개국에 1만 6000여 개의 매장을 둔 세계적인 커피 체인입니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말로 성공적인 마케팅전략을 설명하기도 했죠. 그런데 스타벅스가 세계 최대의 공정무역 인증 커피 구매업체 중 하나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스타벅스는 2012년 전체 원두 구매량의 8퍼센트에 해당하는 약 3430만 파운드의 공정무역 인증 원두를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한다고 해서 스타벅스를 좋은 기업이라고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작년 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습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스트벅스의 하워드 슐츠가 과격 시오니스트 중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졌고, 스타벅스 운영으로 거둔 수익의 상당액이 이스라엘 군수산업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정보가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둘러싼 사회, 문화, 정치적 상황이 참 기막힙니다. 세상 일이란 게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기 마련이라지만,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는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독립, 하셨습니까?]를 연재하는 이은 씨가 지난 2월에 '커피 콘텐츠 기획자' 박우현 씨를 만났습니다. 원고를 지난 2월에 보내주었는데요, 3월에 나올 생각비행의 책을 마무리하는 시점과 겹쳐 제때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두루 양해를 구합니다. 찬찬히 읽어보시면 누군가의 커피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의 커피는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커피를 드셨나요?


커피 라이터 박우현 씨가 말하는  
커피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오듯 휩쓸고 지나고 있다. 이 땅에 커피산업이 번성하게 된 과정 말이다. 갑자기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번성하고 목 좋은 번화가 길목마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생겨나더니 급기야 동네 골목까지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그러니 한국 사람들이 커피문화의 확산 속도를 근대화 과정만큼이나 재빠르다고 느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믹스커피 문화의 반대편에 있는 아라비카 커피 시장의 팽창과 공정무역 커피의 개발과 보급, 확산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품화된 공정무역 커피는 아름다운가게가 내놓은 ‘히말라야의 눈물(네팔산)’이었다. 당시 가게에서 활동하며 이 과정을 주도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박우현 씨다.

10년의 세월 동안 변한 것은 커피를 둘러싼 사회적 현상만이 아니다. 커피를 통해 그의 삶도 변했다. 박 씨는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이 아니라 전업주부, 영화기획 프로듀서, 잡지사 기자, 회사원 등을 거쳐 공정무역 커피를 들여오는 일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폭넓은 시도와 변용이 가능했고, 지금과 같은 커피(에 관해 쓰는) 저술가, 그의 표현대로 ‘커피 콘텐츠 기획자’가 될 수 있었다.
 
커피에 관한 책이야 많이 접했지만, 그가 쓴 《커피는 원래 쓰다》가 여느 책과 다른 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커피에 관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 혹은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커피문화사랄까. 인류사에 커피가 등장한 지 추산하기론 약 1000년, 그다지 오랜 세월이 아닌데도 사료가 충분하지 않아 상상으로 그 틈새를 메워야 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커피의 역사에 관한 자료가 왜 그토록 남아 있지 않은지 짐작할 만도 하다. 가장 합리적인 추론에 따르자면 커피는 (서구에서는) ‘이교도의 음료’였다. 음주를 금기시해 커피를 즐겨 마시던 이슬람 문화권에서 커피의 위상이란 독일의 맥주, 아시아의 차문화 사이 어딘가 혹은 그 둘을 더한 것만큼 일상적인 무엇이었을 터다.

커피의 등장, 생각의 발견
 
커피와 카페에 관한 책이야 근래 발에 채고도 남을 만큼 많이 나왔지만, 박우현 씨의 책이 돋보이는 점은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데 있다. 커피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야 가설이 많으니 아주 새롭지는 않다고 해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마신 사람으로 ‘정약용’을 추론한 것은 꽤 흥미롭다.
 
“커피에 관해 재미난 이야기가 많아요. 미국이 베트남전에 패망한 이유가 커피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인스턴트커피(나쁜 커피)로 찌들었던 미국이 전쟁에 지고 베트남에서 철수하던 시기, 비교적 양질의 커피를 표준화한 스타벅스가 창업한 사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거예요. 《커피 견문록》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커피에 얽힌) 재미난 얘기가 많은데,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를 가는 바람에 즐겨 마시던 커피가 끊겨서 어렵게 구해 마셨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도 지어서 썼어요.”
 
이렇듯 커피가 매력적인 까닭은 역사, 문화,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매우 다양한 텍스트로서 그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 뇌 작용이 활발해져 생각이 깨어나게 된다는 것도 단지 우연만은 아니리라. 우연한 기회에 커피를 업으로 삼게 된 그가 이토록 매료된 것만 보아도 커피의 치명적 매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은가.

2005년경, 프리랜서로 영화 일을 하며 이래저래 생겨나던 카페들을 떠돌며 일하던 그에게 생경한 제의가 들어왔다. 아름다운가게에서 ‘별난사업국’이란 이름의 새로운 팀을 만드는데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당시 박원순 변호사의 진두지휘 아래 성장을 거듭하던 아름다운가게가 새로운 아이템으로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혁신적인 방식과 구성으로 팀을 꾸리려 한 배경이 있었다. 이 사업국의 아이템으로 최종 선정된 것이 재활용사업(에코파티 메아리 등 재활용 디자이너 브랜드 론칭)과 공정무역 커피 론칭 사업이었다.

“당시 한국 시장은 아라비카 시장도 미미하고 로스터리 카페가 막 생겨나는 시점이었어요. 시장이 너무 작아서 공정무역과 아라비카를 동시에 알리는 게 힘들었어요. ‘네팔리바자로’라고 네팔만 도와주는 일본 엔지오에서 네팔 원두를 어렵게 구했어요. 1년에 10톤을 재배하는데 판로가 없어서 절반을 버린다고 하더군요. 도와달라고 요청했더니 생산자가 흔쾌히 한국까지 와서 도와주고, 전광수 선생도 재능기부를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직접 원두를 볶다가 물량이 달리니까 공장에 로스팅 시스템을 만들어주셨어요.”
 
세계적으로 아라비카 커피가 90퍼센트 정도 통용되고 있지만, 정작 ‘공정무역’이라는 공인된 시스템에 속한 커피의 수급량은 미미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애초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공정무역 원두를 브랜드로 양산하는 것은 물론 공정무역 커피믹스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네팔 공정무역 커피가 탄생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빨랐다. ‘착한 소비’를 내세우는 마케팅을 등에 업고 대형마트와 편의점까지 입점한 아름다운커피는 공정무역 커피의 동의어로 통용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다. 개발부터 론칭까지 대략 1년 반, 양산과 보급은 후임 활동가에게 맡기고 박 씨는 가게를 나왔다.

요즘 카페는 차별된 공간으로 만드는 분위기, 사람의 아우라가 있어야 한다. 사진은 홍대 카페 디스트릭트 D에서 찍은 것. 인위적인 색채를 배제한 빈티지한 톤도 요즘 인기다. 

그 뒤로 전광수커피하우스의 전광수 선생과 함께 프랜차이즈 가맹을 시작했다. 특이한 점이라면 기계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로 만드는 커피가 아니라 다양한 산지별 원두로 핸드드립(쉽게 말하면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에 주력하는 프랜차이즈라는 사실이다. 전광수 아카데미를 이수한 사람 중 ‘슬로우 커피’라는 본연의 방식에 충실하려는 이들을 모아 가맹점을 내는 일을 했다. 그런데 고작 점포 5곳을 론칭하고는 이내 다른 일을 벌였다. 가맹 담당 직원을 뽑아 일을 맡기고서 ‘킹콩커피’라는 원두 판매 온라인 숍을 운영하고 ‘카페인’이라는 커피문화 웹진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직업이 대체 몇 개인지 헛갈릴 지경이지만, 어차피 ‘커피’나 ‘글’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통용될 만한 일들이다.
 
“저는 바리스타도 아니고, 로스터도 아니고, 냉철한 사업가도 못 되니 커피에 관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 적성에 맞더라고요. 웹진에 실은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내면서 ‘작가’란 타이틀도 얻게 됐지요.”
 

커피로 다양한 문화적 변용을 꿈꾸다

 
고종이 ‘고히’를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으니) 유명하다. 그런데 사실 커피 문화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계기는 한국전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군의 인스턴트커피에 맛 들인 한국인들이 결국 세계 최초로 믹스커피를 양산해낸 것이니. 1964년 이후 근 40년 동안 우리나라는 믹스커피의 식민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뭐든 빠른 것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습성이, 빠르고도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 전문점에 쉽사리 적응한 것도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하나. 공정무역 커피는 이래저래 식민지 역사와 연관이 깊다. 유럽이 처음 공정무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에 반기를 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수익의 일정 정도를 분배해야 돌아갈 수 있어요. 미국이 중남미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 커피를 제값 주고 사주다가 더 보호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국제커피기구에서 탈퇴해버려요. 미국의 4대 커피회사가 산지를 베트남으로 바꿔버리니 안 그래도 떨어진 커피 값이 더 폭락하게 돼요. 유럽에서 그걸 보자니 미국 주도로 세계가 움직이는 것 같아 기분도 나쁘고 해서, 과거 식민지에서 수탈하던 일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지식인들이 ‘공정무역’을 만든 거예요.”
 
커피는 주로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서 생산돼, 주된 커피 소비국인 선진국으로 흘러오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친다. 그 안에 들여다보아야 할 노동 현실과 국경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넘실거린다. 커피를 단순히 하나의 산업으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산물 혹은 성찰과 실천이 필요한 무언가로 봐도 좋은 이유다.
 
“어느 언론이 ‘커피 컨설턴트’란 이름을 붙였던데, 그 말은 좀 그래요…. 제 인생도 책임 못 지는데 어떻게 남의 일을 컨설팅하겠어요? (웃음) 그저 제 경험을 조금 나눌 수 있는 정도죠. 카페 서비스는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고, 감성적인 비즈니스예요. 어마어마한 일이지요. 이걸 단순히 매뉴얼화하거나 주5일 근무에 익숙한 사람들이 대책 없이 시작하면 안 돼요. 자영업도 작은 기업을 꾸리는 일인 만큼, 이것저것 배우는 것으로는 부족하죠.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야 합니다.” 

그의 작업실 '화수목'. 빈 공간이 사람의 온기와 커피향기로 채워지는 순간이 가장 빛나는 때가 아닐까.

박우현 씨는 오랫동안 살던 종로 안국동의 한옥을 떠나 용인시 수지 동천에서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커피가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커피문화 교실을 여는가 하면, 작업실에서 상영회와 토론회를 겸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커피를 만나는 일을 벌이고 있다. 공간 한쪽에는 헌책방을 열어 책과 커피가 공존하는 공간을 꿈꾼다. 그의 작업실 이름은 ‘화수목’. 커피에 필수적인 나무(커피체리)와 물과 불(로스팅)을 담은 이름이기도 하고,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싶다는 바람도 담아 지었단다. 물론 ‘다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가족의 이해와 지원도 필요하다. 지금은 중학생이 된 딸이 태어났을 때부터 아내와 번갈아 육아를 맡았기에 가족의 유대감이 남다른 듯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의 소중함을 알게 된 덕분에 삶에 쉼표를 허락하는 일,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커피에 관해 할 이야기가 여전히 많은 그는, 또 다른 꿍꿍이를 준비 중이다. 커피와 영화를 접목하는 일이 그것이다. 연출된 다큐멘터리(페이크 다큐)의 형식에 유에프오에서 커피가 내려온다거나 하는 SF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이 될 수도 있고, 이래저래 생각을 엮어내는 중이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이, 커피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닌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커피란 삶의 매뉴얼을 새로 쓰게 할 수도 있는 존재였다.


메일함에 쇼핑몰마다 보내온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행사 메일이 그득 쌓이고, 거리의 편의점마다 각양각색의 초콜릿을 진열해둔 걸 보니 올해도 그 시즌이 왔음을 느낍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는 언제 어디서부터 온 걸까요?

이날은 군기문란 우려와 더 많은 남자의 입대를 위해 결혼을 금지한 로마제국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의 명령을 어기고 군인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했다가 순교했다는 성 발렌티누스(발렌타인)를 기리는 날로 시작했다고도 하고, 서양에서 겨울이 지나고 새들이 다시 날아와 교미를 시작하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은 데서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초콜릿을 전하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하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대적 의미의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바로 기업의 상술, 즉 마케팅의 일환이었지요. 혈액형 점을 퍼뜨린 나라답다고나 할까요?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가 발렌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하자 '밸런타인데이=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란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국 사람들도 어린 시절 많이 먹었던 '밀크캬라멜'을 만든 모리나가 제과가 1960년 즈음 이를 여성들에게 초콜릿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데서 현대의 밸런타인데이가 유래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여자가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건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2월 14일, 이날 하루만큼은 여자도 자유롭게 사랑고백을 해보자'라는 의도였겠지요. 물론 그 방법은 '달콤한 초콜릿으로!'라는 문구를 껴서요.^_^;; 1970년대에 접어들며 이 캠페인은 일본에서 하나의 풍습으로 정착합니다.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로 건너오게 된 거죠.

유래를 살펴보면 밸런타인데이가 상술에서 비롯했다는 비판도 많은 날이지만, 꼭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요.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서로 즐거워할 수 있다면, 평소 소심한 분들이 자기 마음을 고백할 계기가 된다면, 발렌타인데이도 꽤 괜찮은 날이 아닐까 싶군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선물 계획 82.1%(http://www.acrofan.com/ko-kr/consumer/news/20110208/00000025, 아크로팬)

실제로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할 계획이 있다는 사람은 82.1퍼센트였고,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 및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2010년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한 응답자의 64.4퍼센트가 관계 유지 및 개선에 효과적이었다고 응답했고요. 올해 선물을 전달할 소비자들도 관계 유지 및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76.7퍼센트로 높게 나타나, 밸런타인데이가 긍정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초콜릿을 선물로 고르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호감을 전달하는 특별한 날에 특별한 의미가 담긴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은 어떠신가요? 생각비행이 제안하는 상품은 바로 공정무역 초콜릿, 일명 착한 초콜릿입니다. 가난한 카카오 농가에 제대로 된 대가를 돌려주는 착한 소비라면 기업의 상술을 배제하면서도 진심 어린 호감을 전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_^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일까요?(http://ideas0419.com/79)

이전에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포스트를 올렸지만 여전히 막막하다고 느끼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요즘 사회적기업이 회자하고 있지만, 공정무역이나 착한 소비처럼 평소에 쉽게 접하는 얘기는 아닐 테니까요. 그런 분들을 위해 사회적기업들의 상품을 취급하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그루'나 '아름다운 커피'처럼 공정무역을 하는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초콜릿들을 모아 발렌타인 기획상품 코너를 만들었네요. 여성들 사이에 주원앓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시크릿 가든〉의 현빈처럼 멋진 그 이름, '밸런타인데이 사회지도층의 선택 - 이로운 초콜릿'입니다.


밸런타인데이 사회지도층의 선택 이로운 초콜릿(http://www.erounmall.com/app/planning/plan_tpl/001003021/351, 이로운몰)

오늘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에 한해 14일까지 도착한다고 하니 구매할 의향이 있는 분이라면 서두르셔야겠어요.^_^
착한 소비를 하고 싶지만 혹시 위 상품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고르고 싶은 분들께서는 다음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고용을 위해 빵을 굽는 착한 기업_사회적기업을 아시나요?(http://blog.erounmall.com/8522, 이로운몰)

사회적기업, 소셜 비즈니스 바로 알기(http://ideas0419.com/89)

위 블로그는 정부인증 사회적기업과 정부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사회적기업 활동을 하는 여러 기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착한 기업인 사회적기업들이죠. 해당업체 선정 뒷이야기처럼 사회적기업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알 수 있으니 꼭 한번 살펴보세요. 사회적기업에 어떤 업체들이 있고,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로 유명한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의 아름다운 커피도 입점해있네요.


아름다운 커피(http://www.beautifulcoffee.com/)의 정직한 초콜릿은 우리나라에 공정무역을 알린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라 그런지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와 일부 편의점 등 일반 유통매장에서도 판다고 하니 위 인터넷 쇼핑몰 행사를 놓친 분들은 그쪽을 찾아보시죠. 혹시 동네 마트나 편의점에서 찾을 수 없다면 서울에서는 아름다운커피 동숭동사무실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070-8859-7163으로 문의하시면 될 듯합니다.

비록 상술에서 시작된 날이라도 우리는 상술에 놀아나지 않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제3세계 농가에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초콜릿에 그런 깨끗한 마음을 담아 상대에게 선물하는 셈이니 일석삼조가 아닐까요!

어떠신가요?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착한 소비로 자신의 진심을 전해보심은. ^_^

PS. 화이트데이 역시 기원을 살펴보면 여러 설이 있지만 일본 제과회사의 기업마케팅에서 유래한 듯합니다. 이건 성 발렌타인처럼 범세계적으로 끌어다 쓸 옛날이야기도 없어요. '2월14일=밸런타인데이=초콜릿'이라는 생각이 정착되어 수입이 짭짤해지니 마시멜로 회사에서 이를 원용해 한달 뒤인 3월14일에는 남자들이 하얀 마시멜로로 보답하자는 캠페인을 전개해서 정착된 것이 화이트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데이는 꽤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남자가 보답하는 화이트데이는 한국·일본·대만 정도만이 챙기고 있다고 하네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는 여성분들은 공식(?)적으로 보답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살고 계신 셈이니 나중에 이자 톡톡히 쳐서 화이트데이 챙기시길 빕니다. ^_^

사회적기업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회공헌이나 봉사 같은 피상적인 의미부터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착한 소비나 공정무역, 공정무역 커피 정도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다소 모호하죠? 저도 얼마 전까지 사회적기업을 사회봉사와 동의어로 생각했답니다. ^_^;;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뜻밖에 사회적기업의 의미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으로 말이죠.

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정의) 1항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제7조에 따라 인증받은 자를 말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사회적기업 육성법 및 시행령(http://www.law.go.kr/lsSc.do?menuId=0&p1=&query=%EC%82%AC%ED%9A%8C%EC%A0%81%EA%B8%B0%EC%97%85&x=0&y=0#liBgcolor0)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이 사회적기업육성법 제7조에 따라 정부 인증을 받지 않으면 법적으로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물론 대중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사회적기업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요). 많은 사회적기업이 이 법에 따라 인증을 받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정부는 인증받은 기업에 보조금과 같은 각종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생기는 좋은 점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이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정부 예산에 의존에 자본에 대한 자립도가 떨어지다 보니 정부보조금이 끊기면 그 사회적기업이 도산하고 마는 경우가 잦다는 거죠.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기업 활동이 그렇습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만 봐도 말이죠.

이른바 '후원금 의존, 보조금 의존'적 상태에 발이 묶여 경영상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2009년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일본) 되면서 '사업 분류'가 있던 시기에 폐지나 축소하기로 결정한 사업 가운데는 NPO와 관계된 일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나라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던 NPO는 눈 깜짝할 사이에 경영난에 빠져버렸다 .이렇게 되면 사회문제를 해결할 여력 따위는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나가려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재무기반이 불가결하다. 아무리 좋은 사업, 서비스라 해도 지속가능성이 없으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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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 일본에는 정부 인증 제도가 없음에도 이런 지경에 처하는 사회적기업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정부 의존도가 더 높고 인증을 장려하는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경우는 더 힘든 경우가 많다고 봐야겠죠.

여기서 사회적기업의 정의를 좀 더 첨예하게 드러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사회적기업은 사회공헌이나 봉사만을 위한 사회단체가 아닌 어디까지나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즉 소셜 비즈니스란 '사회공헌'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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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홍수로 예를 들자면 수재민에게 구호물품을 주는 것보다 제방을 쌓아 홍수를 예방하거나 재해 복구 사업을 전개하는 일을 하는 곳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죠. 봉사 활동과 사회적기업 활동은 엄밀히 말해서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정과 신념에 바탕을 두는 건 분명하지만, 그 열정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돈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기업 활동으로 낸 수익을 그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어야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비즈니스는 사업이지 자원봉사 활동이 아니므로 수익을 높여야 하는 일이고, 직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지급해도 좋다. 아니,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소셜 비즈니스가 이윤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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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사회적기업은 이윤만이 목적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윤이 목적이 되면 그건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그냥 기업일 뿐이니까요. 사회적기업의 이윤은 어디까지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 즉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적기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사회문제의 해결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 활동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이윤을 내야 하지만 일반 기업처럼 이윤이 주주나 사원에게 보너스나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해당 사회문제 해결에 재투자되어야 하죠. 이 목적을 잃는다면 그 기업은 더는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도록 이윤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 진정한 의미에서 소셜 비즈니스, 즉 사회적기업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윤과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일이죠. 쉬운 일이 아니고 고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자기희생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뜻이 있어서 사회적기업을 세운 사람이라면 오히려 자신의 물심양면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이라고 여길 테니까요. ^_^

어떻게 보면 사회적기업은 작품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도하는 인디음악과도 비슷합니다.


장기하가 소속된 붕가붕가 레코드의 대표도 말했죠. 인디음악도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모토로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음악 활동으로 번 이윤은 음악 활동에 재투자되어야만 합니다. 그 딴따라질로 들어온 자본에 종속되면 그 순간부터 그 음악은 인디음악이 아니게 되니까요. 본질에 충실하려면 어디까지나 음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본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인증'을 받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 컨설팅도 어떻게 하면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조언해주는 것이 대부분이고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자생적이고 민간자율적인 사회적기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사회적기업 홈페이지(http://www.socialenterpris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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