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대선 투표일을 며칠 남겨두고 방송 참사로 난리였습니다. SBS 8시 뉴스가 단독 보도한 기사 때문이었죠. 기사 제목이 자극적이게도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였습니다.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지연한 이유가 문재인 후보에게 공을 갖다 바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죠. 물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세월호 인양 지연은 2014년 11월부터 줄곧 있었는데요, 그때는 총선도 치르기 전이라 문재인과의 관련성은커녕 최순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였고 새누리당 정권이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자랑할 때였죠. 해수부가 신내림을 받은 예언가도 아니고 그때 장미 대선을 예상하여 문재인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깁니까?


출처 - SBS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SBS는 즉각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사과문을 내고 가짜뉴스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과 문재인 후보에게 사과했습니다.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데, 찌라시도 아닌 공중파 TV가 사전 투표 이틀 전 황금시간에 대놓고 가짜뉴스를 살포한 잘못은 방송 참사 이외의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일입니다. 

 

출처 - SBS

 

이 때문에 SBS미디어그룹 회장 윤세영과 부회장인 아들 윤석민이 4대강 건설에 연루된 태영건설의 회장과 부회장이기도 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4대강 비리를 재조사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 때문에 무리해서 가짜뉴스를 살포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가짜뉴스로 공중파 방송인 SBS는 이미지가 실추되었습니다. 중앙선관위에서도 SBS의 허위방송을 조사하기로 했죠.


 

(인공기를 활용한 자유한국당 홍보자료 사진 - 삭제함)

 


박근혜가 적을 둔 당으로서 국정농단을 일으켜 실질적인 장미 대선을 만든 당사자들인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은 사전 투표 하루 전날까지 경악을 금치 못할 불법적인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서 사전 투표 홍보 이미지로 북한 인공기를 다른 후보 번호에 덧씌웠기 때문입니다. 돼지 발정제로 강간을 모의한 공범다운 저열한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인공기까지 동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색깔론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작자들이 소위 대한민국의 '보수'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국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진짜 보수층이 이런 작태를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정당을 당명 대신 북한 인공기로 표시한 자유한국당의 선거홍보물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을 올리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찾아보니 자유한국당이 올린 인공기 홍보물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군요. 경남도선관위는 문제의 홍보물이 SNS 등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상태라, 위법 홍보물임을 알리고 삭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저희도 위에 게시했던 사진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21


잘 생각해보시죠. 장미 대선을 만든 시발점도 사실은 선거에 대한 여론 조작이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은 이미 밝혀진 바이지만, 최근 국정원이 돈을 주고 알파팀이라는 이름의 민간 여론조작 조직을 운영하고 한국자유연합 등 극우단체를 설립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명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는 온라인 활동을 하는 한편 용산참사 집회 등에서 동영상 채증조로 활동하는 등 이명박근혜 정권을 위해 일했음이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 작성 문서를 전달받고 용산참사 관련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확인되어 국정원의 여론조작 민간조직 활동을 이명박근혜의 청와대가 지원했다는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활동했던 내부자가 활동 내역과 이메일 그리고 입금 내역을 폭로해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알파팀의 수괴는 현재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성욱 씨로 드러나 대통령이 탄핵당한 마당에도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그 나물에 그 밥임이 만천하에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방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자에서 박근혜 탄핵을 부르짖은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장미 대선 사전투표일입니다. 오늘과 내일(5월 4~5일) 양일간 사전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4월 말부터 진행된 해외 부재자 투표에서 역대 최다 참여율을 보여 이번 장미 대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째 날인 오늘 전국 평균 투표율은 11.7퍼센트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사전투표율 4.46퍼센트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황금연휴 기간 놀러 가시는 길에 잠깐만 시간을 내시면 됩니다. 편하게 투표하실 수 있도록 거주지 주민센터는 물론 서울역, 용산역, 인천공항 등에도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가까운 투표소를 중앙선관위 누리집이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전 투표가 대선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린이날인 내일까지 사전투표를 할 수 있으니 어른인 우리가 본을 보여야겠죠? 우리의 한 표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도 감옥에서 투표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너무 부끄러운 일 아닐까요?

 

출처 - 내일신문


세월호 참사 3주기인 지난 4월 16일, 이전과 다른 애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정부 합동 분향소와 인천가족공원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등지가 노란 리본을 달고 노란 조화를 든 시민 2만여 명으로 붐볐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참사를 추모하는 물결이 당연한 것 아니냐 싶으시겠지만, 사실 그동안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죠.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지우기에 열을 내던 1년 전 2주기 추모 행사에는 2500명이 참석했을 뿐이었으니까요. 그때와 비교하면 3주기 행사 참석 인원은 족히 10배 규모로 늘었습니다.


출처 - MBN


국내 추모 물결만큼이나 해외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일본 피겨 스케이팅 대표 선수였던 안도 미키는 자신의 SNS에 "같은 하늘 아래서 2014~2017년 4월 16일을 기억한다. 유족들이 미소를 찾길 바란다. 일본에서 기도를"이라는 글과 함께 노란 리본을 올렸습니다. 안도 미키는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자들을 위해 1000달러를 기부한 바 있고 매년 4월 16일에 꼬박꼬박 추모해왔다고 합니다.


출처 - 국민일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 중 하나인 콜드플레이도 지난 16일 내한 공연 중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10만여 관객 앞에 노란 리본을 착용하고 무대에 오른 콜드플레이는 공연 두 번째 곡으로 자신들의 1집 수록곡 〈Yellow〉를 불렀습니다. 세월호의 노란 리본을 염두에 둔 선곡이었죠. 관객의 야광 팔찌가 노란색으로 빛나고 전광판에 노란 리본이 띄워져 자연스레 추모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콜드플레이 멤버들과 관객들은 10초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이후 콜드플레이는 한국인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겠다며 〈Fix You〉를 불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겨울 박근혜 탄핵을 부르짖는 현장에서 즐겨 불리던 히트곡 〈Viva La Vida〉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한국 특유의 떼창으로 화답했습니다. 이 노래는 프랑스 대혁명으로 단두대 앞에 선 루이 16세의 시점을 가사로 쓴 혁명 찬가이기에 뜻깊은 점이 있죠.


출처 - 뉴스핌


이렇게 국내외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가운데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과거 속에 사는 구시대 인물들도 없진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덮으려 했던 박근혜의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홍준표는 유일하게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는 다른 대선 후보들이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진실 규명을 약속할 때 3년이나 우려 먹었으면 많이 했다는 망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후벼팠습니다.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출처 – 뉴스1


한편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유족인 김영오 씨의 SNS에 한 누리꾼은 어묵으로 리본 형태를 만들어 보내며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한 짓" "4·16 오뎅데이 오늘은 오뎅 먹는 날" "애 살아 있을 때 교육비 한 푼 안주다 죽으니 찾아와 애비 행세" 같은 메시지를 보내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지난 3년간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고 괴롭힌 일베 등 극우 커뮤니티 회원의 소행이 아닌가 싶은데요, 자신들의 악행을 깨닫지 못하고 구시대의 미몽에 빠져 사는 모습이 한심스럽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3주기에 앞서 세월호 인양이 완료되었습니다. 육상 거치도 무사히 끝나 참사 1098일 만에 세월호 선내 수색이 시작되었죠. 수색 첫날 신발, 가방, 의류, 구명조끼 등 총 18점이 나왔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 이제 시작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안전사회를 위한 시설 조성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구속된 박근혜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중이고 그 후임이 되겠다며 나온 대선 후보라는 사람은 망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대통령이 선출되어 세월호 4주기에는 모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도 더 높아지길 빕니다. 그때야말로 세월호 희생자들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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