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2013년 3월 들어 비로소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제목은 《사회혁신 비즈니스―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하루를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수억 명의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은 변함이 없습니다.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빈곤의 문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 사회를 향한 불신은 커져가고 희망을 잃게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나의 문제이거나 친구의 문제, 또는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세계 곳곳에 산재한 많은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하는 두 저자의 물음에 관한 답이 바로 《사회혁신 비즈니스》입니다. 두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을 쓴 두 사람은 2006년 초여름, 서울 안암동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기독교 사회지도자 양성기관인 ‘한국리더십학교’의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다양한 모임을 함께하며 이야기하던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 방안’은 늘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활화산과 같았다. 그러한 열정으로 우리는 사회혁신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책을 읽고, 삶의 현장에서 사회적기업, 마이크로크레디트, 기업사회공헌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한국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 이렇게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 '책을 펴내며' 중에서

 

"기업은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 유한양행을 창업하여 기업의 모범을 보인 유일한 박사는 생전에 이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두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사회혁신'을 이루는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라!"고 말이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오늘날 우리가 왜 '사회혁신 비즈니스'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책에서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는 분,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분, 기업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관심이 있는 분,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해결 방안을 알려드립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분야: 경제․경영              ▸판형: 신국판(152*225)            ▸발행일: 2013년 3월 15일  
▸지은이: 전병길․김은택     ▸쪽수: 308쪽 
▸가격: 15,000원                ▸ISBN: 978-89-94502-13-7 (13320)


“사회혁신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윤’ 추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사회 흐름을 반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기업과 최근 들어 급부상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과 같은 다양한 조직이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상생’ ‘공유’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경제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 산재한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과 기업가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으며, 사회문제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융합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의 두 저자는 사회적 참여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활동을 ‘사회혁신 비즈니스’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사회혁신 비즈니스는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기업의 사회혁신’이며, 일자리 창출형 중심의 사회적기업을 넘어선 ‘사회적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을 의미한다. ‘사회혁신 비즈니스’는 지구촌 경제와 기업 생태계에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양질의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자본주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사회혁신’을 이루는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라”

이 책의 도입부인 1장에서는 조선 후기 ‘실학’과 ‘정약용’을 통해 ‘한국적 사회혁신’의 기원을 조명한다.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된 사회혁신은 대부분 미국, 유럽의 사례로 그 기원은 그네들의 역사에 잠재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면 앞서간 분들이 그 시대 속에서 변혁을 꿈꾸며 다양한 시도를 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일어난 자생적 혁신의 움직임을 그동안 등한시한 건 아닌지 반성의 의미를 담아, 조선 후기 실학이 추구한 사회혁신의 모습을 이 시대에 되살려본다.

2장에서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역사의 흐름과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소개한다. 사회적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정무역, 마이크로크레디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사회혁신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 그룹이나 사회적기업이 혁신적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것’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고장 난 자본주의를 치유하는 하나의 처방전’으로 좀 더 넓고 의미 있는 사회혁신을 이야기한다.

3장과 4장은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혁신’을 통해 사회혁신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실천적인 담론을 담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주로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비즈니스의 목적과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에서 이점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기업사회혁신은 사회와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한 후 비즈니스를 통해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까를 결정한다. 접근 방법은 다르더라도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혁신은 사회의 변화를 끌어내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큰 축이며, 지금 이 시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에서 일고 있는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현상과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도움을 주고자 했다.

5장에서는 구체적인 ‘사회혁신 브랜드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사회혁신 비즈니스’와 ‘브랜드 전략’의 연계에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그동안 경영 컨설팅과 강연을 진행하면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기업의 브랜드 전략 구축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느껴 ‘S/O/U/L/M/A/T/E’를 사회혁신 브랜딩 전략으로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면, 기업과 사회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상생하는 긍정적인 사회혁신 비즈니스 생태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병길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브랜드 혁신가의 삶을 살고 있다. 다수의 기업, 공공단체, 비정부기구NGO, 대학 등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을 해왔다. 정주영의 기업가정신, 앤디 워홀의 상상력, 무하마드 유누스의 실천력을 본받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 한다. 현재 예스이노베이션 경영컨설팅 대표로 있으며,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에 있다. 저서로 《새로운 자본주의에 도전하라》(2009, 네이버 오늘의 책), 《코즈마케팅》(2010,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등이 있다.

김은택
한동대에서 경제학와 국제지역학을 공부하고 스리랑카, 중국에서 자원봉사와 어학연수로 각각 1년을 보냈다. 의미와 적성이 조화된 일을 찾고자 아이티IT벤처, 과외교사, 유학원, 대북지원 비정부기구NGO,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적기업 등에서 일했다. 키바Kiva 창립자 매트를 인터뷰한 뒤 사회적기업 창업을 결심하고 위체인지어스WeChangeUs라는 소셜벤처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와 동아시아에 관심을 두고, 향후 동아시아의 사회적기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꿈꾸고 있다.

목차

추천사 | ‘멋진 혁신세계’를 꿈꾸며
          | ‘혁신’, 모두를 위한 일보 전진
머리말 | 사회혁신은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1. 실학(實學), 조선 사회의 혁신을 꿈꾸다

옛사람이 꿈꾼 사회혁신
도탄에 빠진 조선 백성의 현실 | 실학, 새로운 사회를 향한 비전 | 사회개혁을 꿈꾼 다산 정약용 | 현대화된 ‘실학’은 오늘날 여전히 필요하다


2. 자본주의와 사회혁신

1. 변화하는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씨앗’ |  인류의 삶을 뒤흔든 산업혁명 | 새로운 소외계층의 출현 | 자본주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민 | 시장과 기업의 업그레이드 | 한국 자본주의 발전의 대전환 |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물결 |  세계화의 이면에 잠재한 문제와 창조적인 해결방안

2. 사회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의 다양한 모습 | ‘통일벼’와 혁신 | ‘이산가족찾기’와 혁신 | 사회혁신의 정의 | 사회혁신 가치네트워크 | 사회혁신 비즈니스 |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두 가지 접근


3.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기업
 
1.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
‘자선’이 아닌 ‘기회’로 가난을 극복하기 |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이 시작된 배경 | ‘사회적기업’을 향한 오해 | 사회적기업의 두 형태 그리고 ‘사회적기업가’ | 사회적 가치사슬

2. 사회적기업의 유형
‘빵’과 사회적기업의 관계 |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 사회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기업 | 사회적 목적을 위한 수익활동형 사회적기업 | 사회문제 해결형 사회적기업 | 지역사회 공헌형 사회적기업 | 협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

3. 사회적기업의 5가지 속성, ‘S/M/A/R/T’
‘맥가이버 칼’에서 찾은 혁신의 속성 | 공감(Sympathy) | 비용 최소화(Minimize) | 적절한 해결책(Appropriate Solution) | 관련성(Relevence) | 변형(Transform)

4. 사회적기업의 미래
사회적기업을 이끌 트렌드 | 다양한 사회문제의 대두 | 아시아를 섬기고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전략 | 개방과 공유를 통한 혁신 |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가 양성 | ‘협동조합’의 시대 | 사회혁신 자본시장 구축 | 상생을 위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 사회적기업, 무엇보다 ‘혁신’이 중요하다


4. 기업사회혁신, 경영의 새로운 흐름

1.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기업은 ‘이윤’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의 사례 | 기업의 사회적 책임

2. 기업사회참여의 질적 변화

‘물 부족’ 문제는 인권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 물 부족 해결 활동으로 살펴보는 ‘기업사회혁신’ | 기업사회참여의 세 단계 | 마이클 포터의 ‘공유가치(Shared Value)’ |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혁신’으로

3. 기업사회혁신전략

전략경영 | 기업사회혁신전략 | 기능별 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사업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기업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대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기업사회혁신’에 대한 비판들 | 한국형 ‘기업사회혁신’의 방향


5. 사회혁신 브랜드 창조하기

1. 소비자가 기업을 바꾼다
소비자는 편익을 찾는다 | 소비자, 윤리를 말하다 | 소비자가 원하면 기업은 변한다

2. 브랜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기업은 ‘브랜드’에 가치를 담는다 | 브랜드를 이루는 세 가지 요소 | 브랜드는 ‘사랑’이다 |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가 | ‘진실의 순간’을 추구하는 사회혁신 브랜딩 |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새로운 날개, 브랜드

3. 사회혁신을 만드는 영혼의 브랜딩, S/O/U/L/M/A/T/E

브랜드의 혼(魂)ㆍ창(創)ㆍ통(通) | 영혼의 비전을 가져라(Spiritual Vision) | 기회를 인식하라(Opportunity Recognition) | 독창적인 가치제안(Unique Value proposition) | 연계된 파트너(Linked Partner) | ‘가치’ 포지셔닝을 하라(Make a Value Positioning) | 선도적인 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하라(Advanced Communication Program) | 이야기로 말하라(Tell ‘the Story’) | 평가(Evaluation)


6. 디자인으로 바라본 세상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
계영배(戒盈杯) 디자인에 숨은 의미 | 사회혁신을 이끄는 ‘디자인적 사고’


참고문헌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최근 묻지마 칼부림 사건, 빈발하는 성범죄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안전망에 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자살률이 대변하는 '삶의 질'

얼마 전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오이시디 국가의 삶의 질 구조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보면, 한국은 자체 분석한 ‘삶의 질’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4.2점을 받아 34개국 가운데 32위를 차지했습니다. 
 

논문을 쓴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OECD 행복지수 조사 지표에 소수에 대한 관대성, 국가 신뢰도, 지니계수(소득 분포의 불평등도를 측정하기 위한 계수), 빈곤율, 여성차별, 지속가능성,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라는 7개 지표를 추가하여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전 조사에서는 22~24위로 중하위권에 있었던 우리나라가 새 지표를 추가한 삶의 질 조사에서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졌습니다. 

삶의 질 지표의 수치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한국은 OECD 국가 중 8년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2010년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자살자는 42.6명으로 연간 1만 5566명에 달합니다. 인구 10만 명당 31.2명으로 OECD 평균(12.8명)의 2.4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2위인 일본(21.2명)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infographicworks.com)

현대 사회에서 자살률은 경제변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인당 국민총소득(GNI, 한 나라의 국민이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로서, 실질적인 국민소득을 측정하기 위하여 교역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소득지표)가 2000년 1만 1292달러에서 2010년 2만 562달러로 1.8배나 높아졌지만,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00년 13.6명에서 2010년 31.2명으로 2.3배나 증가했습니다. 2000년 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하고 2008년 기초노령연금제, 장기요양보험제를 시행하는 등 주요 제도가 정비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입니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의 자살률(10만 명당 11.7명)이 OECD 평균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살률이 높은 원인을 낮은 사회보장제도에서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10대 사망 원인 중 남성의 경우 4위, 여성의 경우 5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아직 꽃피지도 못한 청춘들이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회를 향해 분노를 터트리는 이유에 관해 더 나은 삶을 누릴 기회가 사라졌다는 절망에서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기회나 직장생활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의 문이 저소득층에게 점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사회 전반의 잠재적 불안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아동 대상 성범죄

최근 성범죄를 다룬 기사가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다시피 했습니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범죄가 사람의 왕래가 없는 구석진 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흔히들 예상하지만, 사실상 아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에서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람들은 성범죄가 발생하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구조적으로 문제를 풀 생각보다는 일단 자신의 아이를 돌보거나 챙기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범죄율이 높아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얼마 전 《한겨레》에 실린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조한혜정 교수의 칼럼(<한 아이를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은 우리 사회가 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기사 일부를 소개합니다.

정말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대책의 핵심은 이런 ‘아저씨’들을 양산하지 않는 데 있다. 요즘 농촌에 가면 고향에 내려와 어슬렁거리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종종 아이들에게 집적거린다는 걸 동네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서로가 안면이 있고 함께 살아야 하는 처지라 모른 척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마을 공동체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오히려 역작용을 하는 상황인 것이다. 중소도시나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이번 경우에도 아이가 길가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도 벌을 받고 있거니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는 이웃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도 남을 돌보지 않는 상황에서는 계속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자기 한 몸 추스르기 힘든 부모들은 점점 늘어날 것인데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돌봄의 인프라’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는가? 안전한 마을을 만들지 않고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  지역 주민자치센터나 공공회관에 부모들이 모여 사랑방을 마련하고 동네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면 끔찍한 일들을 많이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피시방 한켠에 구직 상담이나 살아가는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응접실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를 살리고 서로를 돕는 주민들이 주도하는 마을에서는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성범죄나 세상에 복수를 하겠다는 ‘묻지마 살인’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 이유

얼마 전 의정부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칼부림 사건 이후로 언론을 통해 알려진 관련 범죄만 해도 7건이나 됩니다.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대개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이거나 혼자 사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기간 경제적으로 빈곤하게 생활했거나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소외된 경험이 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얘긴데요, 최근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30) 역시 가족과 몇 년째 떨어져 살고 있었으며 회사를 그만둔 뒤 생활고에 시달리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OECD 회원국들은 1인당 GDP가 높을수록 '위험 방지 지출'을 많이 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위험 방지 지출은 노령, 질병, 실업, 재해와 같은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복지 지출(Social Expenditure)을 의미합니다. 앞서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이 경제변수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위 통계를 보면 자살률과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사회복지 지출은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니까요. 

(출처: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어느 사회든 문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미취업자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제도 강화, 사회적 고립을 겪는 이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같이 '사회안전망'은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 관계적 차원에 이르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사회안전망은 브레턴우즈협정 기관들(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개발도상국과 동구권국가들에 차관을 제공하면서 요구한 구조조정으로 야기된 실업 및 생계 곤란자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이는 기존의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라는 개념보다 긴박하고 과도기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사회적 장치인 셈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안전망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1997년 경제위기 당시 IMF 및 세계은행이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요구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일자리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일본에서 ‘니트(Neet)’란 15~34세의 청년 가운데 일도 공부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들을 약 64만 명으로 추산했는데요, 니트에 속하는 대상을 50세까지 넓힌다면 100만 명이 훌쩍 넘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청년 니트족에 관한 자료를 보면, 2003년 75만 1000명에서 2010년 99만 6000명으로 약 24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2011년에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청년 실업자 32만 명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 실업자인 니트. 이들을 '지원'하는 일과 '예방'하는 일 사이에 과연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요? 양쪽 다 중요하겠지만, 니트가 되고 난 다음 지원해봐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니트는 앞으로도 계속 생길 테니까요. 급증하는 사회보장비로 말미암아 국가 재정은 점점 심각한 상태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출처: 민중의 소리 인포그래픽)


또한 한번 니트가 되면 사회에 복귀하려고 마음먹어도 취직이 어렵다는 문제가 뒤따릅니다. 니트 기간의 공백 탓으로 채용단계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쉽지요. 20~30대 니트 모두가 50세까지 그 상태로 있는 건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예방하는 편이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각자에게도 훨씬 좋은 결과를 낳습니다. 

뉴욕대 정신의학 교수 제임스 길리건은 20세기 미국의 살인율과 자살률 통계를 분석하여 폭력의 메커니즘을 규명했습니다. 그는 "수치심이 고통스러울 때 이를 남에게 전가하기 위해 강력하게 휘두르는 폭력이 살인이며, 그 방향이 자신에게 향하는 게 자살"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리하여 실업은 수치심을 증폭시키고 실직은 사람을 비참하게 하므로 실업률 해소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IMF 구제금융 시기를 거치는 동안 우리 사회는 국가와 기업을 위해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노동계에 '비정규직' 바람이 불면서 노동자들은 무한경쟁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지니계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상승 추세를 보였고, 그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제일 높은 상황에 도달하고 말았지요. 

(출처: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이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무현 정부는 사회적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일반 기업처럼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이윤의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 육성은 일자리 창출,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용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진행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회적기업이 남긴 과제가 적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 상당히 기여한 건 사실입니다.  

이와 더불어 기업 또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기업문화가 점차 강화되는 긍정적인 흐름도 생겼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진정성을 보이며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한계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킬 제도적인 장치가 바로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이지요. 

생각비행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동력으로 '사회적기업'에 주목해왔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지막지하게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는 대안적인 경제활동을 추구합니다. 성장보다는 사회적 나눔과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에 관심을 보입니다. 사회적기업이 풀지 못한 과제를 협동조합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습니다. 저희도 우리 사회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계속 발굴하고 공유하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세요!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오늘은 협동조합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2012년은 UN이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세계협동조합의 날'입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1923년부터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도 전 세계의 협동조합은 대규모 파산이나 조합원 해고 없이 어려운 상황에 잘 대처했습니다. 오히려 많은 협동조합이 이 기간에 성장하고 발전하여 지역사회를 튼튼하게 하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이 경제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UN은 2009년 12월 뉴욕에서 열린 제64차 정기총회에서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협동조합이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협동하는 자율적인 조직을 말합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 다수가 서로 뭉치고 나누는 호혜의 힘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자본주의 독점의 치명적인 폐해를 극복하려는 기업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일반 기업과는 달리 협동조합은 국가나 복지단체 혹은 자선단체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 책임에 바탕을 두기에 요즘 뜨는 표현을 사용하자면 '99퍼센트의, 99퍼센트에 의한, 99퍼센트를 위한' 기업인 셈입니다.

2012년 세계협동조합의 해 공식 로고

세계협동조합의 해 로고는 협동조합의 7원칙을 상징하는 7명의 사람이 협력하여 정사각형의 물체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정사각형의 물체는 협동조합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의미한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협동조합의 7원칙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 걸까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원칙의 변천 (출처: 세계협동조합의해 누리집)


협동조합의 7원칙

1.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2.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3.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4. 자율과 독립
5.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6. 협동조합 간 협동
7.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국제협동조합연맹은 오랜 논의를 거쳐 1995년 100주년 총회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선언했습니다. 협동조합의 원칙은 여러 상황에 놓인 협동조합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통점을 정리한 것으로 협동조합 운동의 나침반이자 방향타인 셈입니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한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원칙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거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열쇠처럼 생각해선 안 됩니다. 

원칙이란 계율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행동 판단과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된다. 협동조합들은 원칙을 글자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정신을 따라야 하며, 각 원칙이 품고 있는 정신을 전체적으로 협동조합의 일상적인 활동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협동조합의 원칙은 연례행사에서만 꺼내는 진부한 목록이 아니라 협동조합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틀이자 에너지를 제공하는 요인이다.

_ 1995년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발표한 협동조합의 원칙 서문에서

   
세계적인 협동조합, 어떤 게 있나?

FC 바르셀로나
FC 바르셀로나는 1899년 11월 29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바르셀로나를 연고지로 삼아 세계 최초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축구 클럽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17만 3000여 명의 시민이 출자자이자 주인인 셈입니다. 클럽 회원 중 가입 경력 1년 이상,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6년마다 치르는 회장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가 있고 이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산드로 로셀(Alexandre Rosell)은 역대 최고 득표율인 61.35퍼센트를 얻어 회장이 되었습니다. 

2006년 9월 12일 FC 바르셀로나는 유니폼 스폰서십을 유니세프와 체결하여 많은 이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니폼 스폰서십은 돈을 받고 특정 회사의 로고를 새겨 홍보하는 대가로 수익금을 창출하는 구조인데요, FC 바르셀로나는 에이즈에 노출된 전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5년간 구단 수입의 0.7퍼센트를 유니세프에 지원하기로 계약했습니다. FC 바르셀로나가 일반적인 축구 클럽 이상의 클럽인 까닭이 바로 이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지 않을까요?

AP통신
통신사는 뉴스를 모아 다른 신문사, 잡지사, 방송 사업체에 제공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합뉴스, 중국의 신화통신, 일본의 교도통신이 바로 이런 통신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5대 통신사로는 AP, AFP, TASS, UPI가 있습니다. 

AP통신은 정부 후원이나 상업적 방식이 아니라 미국 내 1400여 개 이상의 신문사, 잡지사, 방송사가 회원으로 참여하여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동의 이익(뉴스의 수집과 전송)을 위해 각기 발행 부수의 비율에 따라 경비를 분담하여 운영하는 협동조합입니다. 1848년 뉴욕의 6개 신문사가 입항하는 선박으로부터 유럽의 뉴스를 공동으로 취재하기 위해 결성한 '항구뉴스협회(Harbor News Association)'가 그 기원이라고 합니다. 똑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신문사가 이중, 삼중으로 비용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동의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겠다고 생각하여 뉴욕 AP를 거쳐 지금의 AP(Associated Press)로 개칭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수천 개의 매체에 문자, 사진, 그래픽, 음성, 영상 형태의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0개 이상의 지국에서 37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사진 부문에서 30개의 상을 받는 등 총 49개의 퓰리처상을 받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몬드라곤
몬드라곤은 1950년대에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발전시켜온 협동조합복합체입니다. 그 안에는 가전제품 기업도 있고, 식품회사도 있으며, 유통업체도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노동인민금고’라는 신용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나로 묶여 있으며 전체 사원 수는 무려 8만 3000명이 넘습니다.

몬드라곤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으로 유명해졌는데요, 일시적인 휴직자가 있긴 했지만 노동자들은 그 기간 동안 80퍼센트의 급여를 받고 재교육을 거쳐 다른 관계사로 복직했다고 합니다. 당시 스페인의 실업률은 25퍼센트에 육박했는데 어떻게 몬드라곤은 완전고용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현대적인 거대그룹인 몬드라곤은 종업원들이 경영진을 선출하며 종업원 대표로 구성된 의회가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여기에서는 재벌 총수가 독재할 수도 없고, '1주 1표'의 주주 자본주의 원리가 아니라 '1인 1표'의 경제 민주주의로 조직을 운영합니다. 스페인의 10대 기업 집단 안에 들어가는 몬드라곤의 기업 목표는 '이익 극대화'가 아닌 '고용 확대'인 까닭에, 3만 5000명의 노동자 조합원은 1만 4000유로(약 2000만 원)의 출자금을 내고, 평균 7300만 원의 높은 연봉을 받습니다. 출자에 따른 배당금은 계속 쌓아놓았다가 퇴직 시 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의 경쟁력

2008년 시작된 세계 공황으로 2012년 현재에도 세계 전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나 도요타 같은 대그룹도 이 기간에 수많은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정규직을 해고하지 않고도 어려움을 이겼습니다. 그 이유는 협동조합은 경제와 사회를 바라보는 철학이 일반 기업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관계에 불과합니다. 소비자는 기업의 고객이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홍보하여 가능한 한 많은 상품을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할 대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가능한 기술혁신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매출을 일으키려고 노력하지만 성장의 과실은 일부 지배계급 안에만 맴돌며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점점 기업은 부유해지고 국민은 가난해지는 것이지요.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의 차이 (출처: 2012 세계협동조합의해 누리집)

하지만 협동조합과 조합원의 관계는 이러한 '고객' 관계와는 크게 다릅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의 협동에 의해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협동조합은 상부상조적인 결합을 확산함으로써 생산이나 소비에 내재하는 제반 모순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대주주가 결정권을 독점하는 주식회사와 달리 소비자 또는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합니다. 사회적 경제는 탐욕 대신 협동, 신뢰, 명예 같은 동기로 움직입니다. 또한 고용, 민주주의, 환경 등의 성과를 재무 성과보다 앞세웁니다. 이런 차이점이 오히려 일반 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토대가 됩니다.

물론 협동조합이 기업 조직의 유일하거나 대안적인 모델은 아닙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함께 시장에서 선택 가능한 매우 바람직한 조직 모델이라는 점만은 확실합니다. 어떤 특수한 영역이나 특정 시장에 한정되는 예외적인 조직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주식회사와 어깨를 견줄 수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지역의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유니콘'이라는 노동자협동조합 매장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커다란 글귀가 있습니다.

"삶이 먼저다. 그리고 삶의 실현 방식이 경제다. 그 경제의 조직 방식이 협동조합이고 그건 개인이 선택할 문제다. 그리고 그건 철학의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조직할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이고 철학의 문제이지만, 1884년 영국의 맨체스터에서 최초의 협동조합이 탄생한 이후 협동조합은 수많은 경험과 연구를 축적해왔습니다. 협동조합이라는 개념과 원리에 그러한 자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조합원의 참여를 통해 주인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유형적인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면, 협동조합은 그런 정신과 원리를 조직 문화로 정립하여 전수하기 때문에 무형적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셈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의 미래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모든 경제 영역에서 협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8가지 종류의 협동조합만 법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엽연초생산협동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 산림조합, 새마을금고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협동조합은 필요할 때마다 제정된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되었습니다. 

(출처: 한겨레)


이처럼 대한민국은 8개 특별법으로 정하지 않은 어떤 협동조합의 설립도 불가능했기에 협동조합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사과 재배 농민이 농협을 만들려면 200명 이상이 3억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납입해야 했으며, 생협의 설립 요건은 조합원 300명, 출자금 3000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의 설립 요건도 무척이나 까다로웠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2011년 12월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됨으로써 다양한 협동조합을 자유롭게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출자금 제한 없이 조합원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인가 없이 신고만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국회는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여 공포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새로운 경제사회 발전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농업협동조합법」등 기존 8개의 개별법 체제에 포괄되지 못하거나 「상법」에 의한 회사설립이 어려운 경우 생산자 또는 소비자 중심의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경제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 공헌활동 등을 주로 수행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도입하며, 협동조합 등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자주·자립·자치적인 협동조합의 활동을 촉진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려는 것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은 협동조합 설립의 자유, 정부 간섭의 축소, 사업영역의 개방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율과 독립이라는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을 되살릴 수 있고, 그동안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던 관제 사회적기업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주식회사 형태를 띤 다수 사회적기업들은 영리 추구와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조합원들의 편익 극대화가 목적인 협동조합이라면 그런 갈등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협동조합의 활성화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체가 경제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겨레)


이런 이유로 사회적협동조합에 관한 기대가 큽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정의해 기존에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 비영리법인들이 행하던 사회적 목적사업을 협동조합이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협동조합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와 복지를 활성화하리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으로 좋은 기회가 열린 건 사실이지만, 조합원의 자발적 참여, 민주적 운영,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을 고민하지 않으면 그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더라도 협동조합이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협동은 희생을 기본으로 합니다. 조합의 이익을 우선할 때 개별적 희생이 전체적인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협동의 원칙을 이해하고 협동으로 접근할 마음이 있는 분이라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꿈을 펼쳐보시는 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2011년부터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습니다. 새로운 공공사업을 이끌어갈 멋진 사회적기업가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종사자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련 소식을 발굴해 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제7회 아시아소시얼벤쳐대회

 

주한영국문화원은 세계 각국에서 여러 분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제7회 아시아소시얼벤쳐대회》를 개최합니다. 7월 15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통과한 팀에겐 국내외 전문가의 집중교육(7월 27일 ~ 28일) 및 멘토링(8월 3일 ~ 4일)프로그램의 특권이 주어진다고 하네요. 

제7회 아시아소시얼벤처대회(Social Venture Competition Asia, SVCA)

 

• 대회명: 제7회 아시아소시얼벤처대회(Social Venture Competition Asia, SVCA)

 • 응모자격: 대만, 일본, 한국, 홍콩 국적 2인 이상의 모든 대학(원)생 및 사회인 팀

 • 참가신청방법: SEN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접수 (자세한 작성 서식은 SVCA 공식 블로그 참조)

 • 제출 마감일: 2012년 7월 15일(일)

 • 시상 내역 

 - 1등 8,000,000원 및 팀원 2명의 GSVC(UC Berkeley) 참가경비 지원

 - 2등 5,000,000 원

 - 3등 2,000,000 원

 - SIA상 2,000,000 원 및 팀원 2명의 GSVC(UC Berkeley) 참가경비 지원

 • 주최: 소시얼엔터프라이즈네트워크(SEN), 주한영국문화원

 • 후원: 디아지오 코리아



소셜이노베이션캠프


2012년 소셜이노베이션캠프 36시간》은 공익적인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 선정하고 NGO/NPO,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웹과 어플리케이션 등의 형태로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는 사회혁신 프로젝트입니다.소셜이노베이션캠프는 2008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어 스코틀랜드, EU, 호주, 슬로바키아, 그루지아, 뉴질랜드, 아제르바이잔, 체코,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사회혁신 프로젝트입니다.  2010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어 이후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꿈이 있는 분이라면 참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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