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골목공실을 소개합니다

생각비행은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를 출간하고 자체 기념 행사로 충남 홍동마을에 있는 풀무학교를 가족 같은 독자분 몇 분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다녀와서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풀무학교와 홍동마을의 명물 몇 곳을 전반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세세한 소개를 하겠다고 약속한 뒤로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때 전하지 못한 모습을 앞으로 연재하겠습니다. 예전 기사가 궁금하신 분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자연과 마을과 더불어 사는 사람을 키우는 곳. 풀무학교

최근 농촌으로 귀농을 꿈꾸는 분이 많은데 농촌이라고 농사만 지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특기를 살려서 지역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생각비행이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지역 명물은 ‘갓골목공실’입니다. 농촌에 있는 소박한 목공실이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민과 어떻게 소통하며 아름다운 꿈을 이뤄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갓골목공실은 충청남도 홍성군 홍도면 운월리 790번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풀무학교전공부가 예전에 목공실 및 도예실로 사용하던 건물을 고쳐서 열었다고 하는데요, 갓골목공실은 어른과 아이들의 즐거운 창작 놀이공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전통 공방은 아니어도 많은 사람이 모여서 즐거운 만들기 놀이를 할 수 있고, 차 한 잔 마시며 마을 공동체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방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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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골목공실 전경


갓골목공실의 주인장과 나눈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귀농을 꿈꾸시는 분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일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시려는 분들이라면 마음 깊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참 많습니다.

마을에 보탬이 되는 목공실을 만들다

생각비행: 갓골목공실에 대해 소개를 부탁합니다.

갓골목공실: 제가 이곳에 내려온 지 8년이 됐습니다. 지금은 풀무학교에 미술을 가르치고 있지요. 강사로요. 전에는 농업교육관에서 약간 일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일이 맞지 않아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 뭔가 다른 일을 해보자 하고 시작한 일이 목공일이었어요. 예전에 목공을 배운 적이 있거든요. 이곳 학교 선생님들도 목공실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하셨고요. 사실 전 다른 곳으로 가려 했는데, 이곳에서 공간도 빌려주고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목공소를 차리게 됐지요. 그게 벌써 3년 전 일입니다.

여러 선생님의 의도는 ‘목공일로 먹고 살아라’가 아니라, 자리를 빌려주되 ‘이 마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마음이셨겠지요. 저 또한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마을을 돕고 싶은 마음 마음이 있었습니다. 목공실을 열 공간은 학교에서 빌려주고, 저는 기계와 목공 도구를 사는데 1500만 원을 들였습니다. 네 분 선생님이 각자 100만 원씩 출자를 해서 도와주셨는데, 사실 그분들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어요.

지역에 목공소가 필요하다는 건 일본의 사례를 보고 배웠어요. 목공일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줄 수 있고, 지역민의 물건이 망가졌을 때 수리를 해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곳은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지역이어서 원목으로 하는 일이 많았어요. 뭐, 처음에는 막연하게 일했죠.

풀무학교에는 원래 건축 선생님이 계셨어요. 지금 이 장소도 원래는 건축 교육을 하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에게 건축 교육이 잘 맞지 않다보니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죠. 처음에저는 목공실을 공방식으로 하려다가 ‘갓골’이라는 이름을 넣고 친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3년이 흘렀어요. 당시 선생님들은 3년만 넘기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2010년 11월이었어요. 정말로 지금은 목공일로 먹고살고 있고, 그 사이에 제자도 많이 생겼습니다. 처음에 제게 배웠던 친구들이 이젠 이곳에서 함께 가르치기도 하지요. 목공일이 점차 잘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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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골목공실 내부 모습. 연장과 기자재가 잘 정돈되어 있다. 연장은 지역민에게 대여하기도 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풀무학교전공부 학생들이 지역에 남을 때, 그 친구들과 기술을 같이 공유하고 함께하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여기 홍동마을에 ‘꿈이자라는뜰’이라고 지역과 학교가 함께 가꾸어가는 배움터이자 일터가 있는데요, 장애아동에겐 기술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줍니다. 그런 협력 방식이 아니라 만일 외부에서 돈만 대는 사람들과 연계해서 일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의미를 지닌 일이라도 결국 돈으로 거래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주 불편해집니다. 목공실 일과 연결해서 정리하자면, 풀무학교 학생이 지역에 남아 농사를 지을 때 그 친구들이 일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서로 연계해서 일한다면 잘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나중에 목공소가 안정되면 저 또한 농사를 지을 작정입니다.

생각비행: 그렇다면 지금은 농사는 하지 않고 전적으로 목공일만 하고 계신지요?

갓골목공실 : 집 앞에 텃밭이나 가꾸는 정돕니다. 그러니 전적으로 목공일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그런데 이곳에 정착하는 학생은 대부분 나중에 농사만 하니까, 그걸로는 먹고살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목공일을 병행하면서 함께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목공실을 시작했어요. 예상대로 실제로 지금은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가서 대안학교 아이들이 방학 때 목공 수업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주 인상적이었죠. 그걸 보고 돌아와서 첫해부터 목공 수업을 열었어요. 벌써 3년째죠. 지금은 아이들이 목공실에 와서 알아서 도구를 다루곤 합니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었다고나 할까요. 아이들은 풀무학교를 졸업하면 이곳으로 돌아와 목공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하려는 아이들도 있고요.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선생님이 도움을 주셨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목공 교육은 방과 후 프로그램인데, 그분들이 비용을 대주시거든요. 선생님들이 대부분 귀농하셨거나 지역에 애착을 품고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갓골목공실이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제가 이곳에 7~8년 지내는 동안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께 인정을 받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비행: 공동체라는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마을 어른들이 지켜보신다는 말씀인가요?

갓골목공실 : 그렇습니다. 목공일을 하기 전까지 거의 6년 정도 지역에서 일하다 보니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목공일은 장기적으로는 원주민이 활용해야 한다고 보는데, 그것도 현재 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와서 배우는 분들이 늘고 있거든요. 어르신들도 계시고요. 최근에는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할아버지도 한 분 나오셔서 목공을 배우고 계십니다.

생각비행: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저희도 배우러 오겠습니다.

갓골목공실: 저는 지역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에게 목공일을 가르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번에 풀무고등학교 인테리어를 네 명이서 같이 하고 있는데요, 학교에서 아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모르는 사이가 아니어서 학교는 우리에게 뭔가 요구하기 편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편하게 일하거든요. 지역에 이런 큰일이 있을 때마다 저한테 배웠던 사람들을 모아 함께 일합니다. 특히 겨울에 농사를 짓지 않을 때 함께 모여 일하지요.

지역 주민: 이분이 동네 집수리 다 하고 있어요. (웃음)

갓골목공소: 우리 목공실을 사회적기업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쨌든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여기 배우러 오시는 분들 가운데 돈이 없는 분에겐 무료로 기술을 가르쳐드립니다. 돈을 목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나도 즐거운 방향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또한 저는 이 일의 규모를 키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공장처럼 되기 때문에 지양하고 있지요. 소박하게 소규모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작게 즐겁게 말이죠. 거기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아이디어를 많이 내서 재미있게 운영하고 싶어요.

목공실이 사회적기업의 성격을 띤 이유

생각비행: 목공실을 운영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는지요?

갓골목공실: 그전에는 대안학교에서 미술교사를 했어요. 제가 가르치던 대안학교가 폐교가 되면서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농민교육을 담당하는 사무를 봤어요. 풀무학교에서 미술교육도 병행했고요. 그렇게 지내는 사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지역 주민: 시골에서는 결혼하고 애도 낳고 해야 이 사람이 정말로 여기에 정착하겠구나 하고 생각해요.

갓골목송실: 이런저런 일로 살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떠나려는 찰나에 목공실을 열게 되었어요. 아내는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열심히 해보라고 밀어줬지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걸 행복하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비행: 행복하게 사시니까 외부인인 저희 눈에도 행복하게 보이는 거겠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갓골목공실: 빚을 지지 않고 사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있는 돈 다 까먹을 작정으로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일거리도 웬만큼 있고 해서 좋아요. 어제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데, 미용사분이 ‘머리에서 나무 냄새가 나는데 무슨 일을 하시느냐’고 묻더라고요. 마침 향나무를 이용해서 작업하던 날이었어요. 왜 물어보나 했더니 미용사분이 마침 책꽂이가 하나 필요하다시며 한번 찾아오겠다고 하시더군요.

지역 주민: 그건 향나무 때문이 아니라 한 달 동안 머리를 감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웃음) 나는 계속 불을 때다보니까 사람들이 훈제 바비큐 냄새가 난다고 하던데요? (웃음) 그나저나 우리는 ‘사우스 마운틴’에 이은 ‘오서 마운틴’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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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공간은 아이들에겐 배움터가 된다.


갓골목공실: 작년에 《사우스 마운틴 이야기》이라는 책을 같이 봤어요. 그 책을 보고 느낀 점이 참 많았죠. 우리 목공실이 사우스 마운틴처럼 되길 바라요. 즐겁게 하면 좋겠어요.

지역 주민: 그 책을 보면서 사우스 마운틴이야말로 사회적기업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 기업이 마을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마을이 필요한 만큼 목공으로 도움을 주고 있으니까요. 요즘 세상에 사회적기업은 수익을 환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사우스 마운틴이라는 회사에서 그건 옵션일 뿐이에요. 기업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지역공동체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기업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이유로 우리는 작년 여름에 오서 마운틴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 활동했어요. 근처에 오서산이 있어서 우리 활동을 오서 마운틴이라고 이름 지었지요. 올 겨울에 일을 또 시작하려고 합니다.

갓골목공실: 대개 학교에서 보수공사를 하면 업자가 붙습니다. 여기 학교는 돈이 없으니, 업자와 우리가 함께 일했어요. 보통 업자들은 3~4단계로 하청을 줍니다. 그만큼 단계를 내려가다보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되도록이면 풀무학교에선 외부 업자에게 공사를 맡기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우리가 일하게 되었고, 정말로 성심성의껏 했어요. 나중에는 학생들도 학교를 보수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풀무학교를 처음 지을 때는 학생들이 건물을 지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먼 곳까지는 일하러 가지 않습니다. 주로 인근 동네에 있는 작업을 합니다. 해가 바뀌면 보수공사가 필요한 일도 있기 마련이어서 작업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니 지역사회에 목공실이 하나씩 있으면 편하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일부러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잘되니까요.

물론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선생님들이 희생양이 되셨어요. 실력이 없는데도 자주 불러주셨거든요. 지금이야 저도 많이 성장했으니 더 잘해드리죠. 그때 그분들이 바라시던 게 하나 형성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 옆에 있는 이분이 참여하는 꿈이자라는뜰도 잘 운영되고 있어요. 이처럼 풀무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새로운 일을 많이 만들고 있어요. 대부분 영리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서 만든 기술과 지식은 그대로 지역에 환원되고 있습니다.

희망의 씨앗이 된 마을 목공실

생각비행: 아까 꿈이자라는뜰은 지역과 학교가 함께 가꾸어가는 배움터이자 일터로 알고 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이 목공일을 배우러 오기도 하는지요?

갓골목공실: 아이들은 목공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뭔가 만들면서 배웁니다. 아이들 수업료는 학교에서 나오고요. 아이들은 금요일마다 옵니다.

지역 주민: 학기 중에는 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로 편성되어 옵니다. 또 방학 때는 기초반, 심화반으로 나누어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합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갓골목공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즐거워해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학생들이 처음에는 조그만 것들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의자, 책상, 책장 같은 큰 물품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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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책장, 서랍 등 다양한 제품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


갓골목공실: 아이들 기술이 상당합니다. 일본에서 아이들 몇 명이서 테이블을 만드는 모습을 봤는데, 여기 아이들은 혼자서 테이블을 거뜬히 만들어냅니다. 처음 목공실을 시작할 때 생각한 일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요.

지역 주민: 목공실 선생님이 목숨 걸고 일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실제로 거의 매일 새벽 3~4시에 나오시니까요.

갓골목공실: 제가 일을 더 한다고 돈을 더 버는 건 아닙니다. 그저 즐거워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목숨을 걸고 일한다고 했더니 애기 엄마가 ‘목숨 걸고 직장 안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설렁설렁 다녀서 가족 먹여 살릴 수 있겠느냐’며 우스갯소리를 하더군요. (웃음)

어쨌든 시작은 그렇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만의 즐거움을 찾았고, 더불어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실제로 목공실이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을 거예요. 예전에 학교에서 1500만 원 상당의 연장을 사놓았는데, 그것이 어느새 다 없어져버렸거든요. 그런데 제가 목공실을 하면서 연장이 하나하나 관리가 되다보니 학교와 동네 주민까지도 빌려다 씁니다. 이젠 웬만한 연장은 2세트씩 구비해놓습니다.

지역 주민: 마을 카페 공사도 갓골목공실이 맡아서 진행합니다.

갓골목공실: 우리가 주로 일을 맡고 근처 목공소 분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공사가 이상하게 되고 있지요. (웃음) 처음 설계와 다르게 진행되지만 이것도 의미 있습니다. 귀농하신 분 가운데 벽돌을 쌓는 일을 하신 분이 계세요. 그분이 벽돌을 쌓으시고, 중간 중간 많은 분이 도와가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이 각자 10만 원씩 출자도 했습니다. 처음에 300만 원을 모아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어떤 사람이 여기서 술집을 하면 잘될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누군가 한 명이 운영하는 것보다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함여하고 함께 운영하는 곳, 그리하여 마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 뜻을 모아 마을 사람들이 몇 번 모여서 회의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일인데 만일 돈이 모이면 환원을 하려 합니다. 출자를 했던 분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거죠. 이렇게 하면 운영이 투명해집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이곳이 조합식으로 운영한다는 점을 나타내려 합니다.

생각비행: 듣고 보니 국내 최초 조합형태의 치킨집이 될 것 같은데요? 둘러보니 진짜 이곳 외에는 먹을 곳이 없겠더라고요. 그럼 요리는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주민이 돌아가면서 하는 방식인가요?

갓골목공실: 한 분이 하겠다고 나섰어요. 요리를 연구하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요즘 사람들이 모여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그분의 요리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입니다. (웃음)

생각비행: 더디지만 정확하게 하고 계신 듯합니다.

갓골목공실: 뭐, 아주 정확하고 멋있게 나오진 않겠지만, 진행되는 모습만 봐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잘되면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은 지역에 환원되겠지요.

생각비행: 맥주 제조 회사를 만들어도 되겠는데요? (웃음) 지역에서 특산품을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갓골목공실: 뭐든지 가능합니다. 이 지역에 귀농한 분들의 예전 직업이 무척 다양합니다. 방송계에서 일하시던 분, 선생님, 바리스타… 정말로 다양하거든요. 예전에 주말 카페를 연 적도 있습니다. 인적 인프라가 워낙 좋아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카페를 완공하면 사람들이 모여서 뭐라도 하자고 하겠죠. 마을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이야기하는 곳으로 카페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 같습니다. 카페뿐 아니라 이곳에서 도서관도 만들고 있습니다. 서로 기금을 조금씩 모아서 만들고 있지요.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생각비행: 기금 마련부터 시작해서, 일을 벌이고 이익이 나면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보입니다.

갓골목공실: 이 지역에서 벌이는 일이라는 게 사람들마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니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아마도 그 기본적인 개념은 비슷할 겁니다. 여기 들어오면서 풀무학교와 관련이 있거나 혹은 귀농을 하려고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단 귀농한 사람들은 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환경을 생각하되 혼자 농사를 지을 수 없으면 함께한다는 생각을 다 갖고 있습니다. 돈 문제는 일단 배제되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는 아이들 교육 문제죠. 따라서 연합체가 많이 생기고 있어요. 알게 모르게 선생님들이 참여를 많이 하십니다. 풀무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선생님들께 묻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은 앞서 귀농을 하신 분들이시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십니다. 농사를 지을 땅을 얻을 때도 도와주시고 하면서 유기적으로 잘 교류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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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일을 하면서 나오는 자투리도 별도로 보관한다.



물론 귀농한 사람들이라고 모두 편안하게 사는 건 아닙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때 선생님들이 도움을 주십니다. 사실 농촌에 계신 분들의 삶을 보면 돈을 아주 적게 쓰십니다. 농촌에 계신 할아버지들이 자식들을 대학에 보낼 정도면 당신들은 나물만 뜯고 계신 거예요. 다들 그렇게 사셨어요. 그러니 도시에서 살던 사람은 귀농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내려와야 하는데 무턱대고 내려오니 힘든 겁니다. 앞으로는 각자 희망과 현실을 조절하는 게 능력이 될 겁니다. 의지만 있다면 앞서 귀농한 선배들이 많이 도와줍니다. 간혹 농촌 생활을 못 견디고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생각비행: 이곳은 정착 성공률이 몇 퍼센트 정도 되는지요?

지역 주민: 약 70퍼센트 정도 됩니다.

갓골목공실: 실패하고 올라가는 분들도 대개 2~3년은 정착했다가 올라갑니다. 또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분도 계시고요.

생각비행: 다양한 배경이 있는 분들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결국 공동체를 중심으로 움직일 텐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목공일을 배워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 공동체 전체로 볼 때 인력이 편중된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갓골목공소: 마을공동체라고 해서 누군가 그런 역할을 하라고 조종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제가 이곳에서 목공실을 운영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차릴 엄두를 내지 못할 겁니다. 만일 한다면 뭔가 다른 것으로 들어오겠죠. 실제로 그렇게 이곳에 들어온 분이 계십니다. 목공실을 조금 옆에다 차리셨거든요. 그분은 마을과 상관없이 개인 작업을 하시는 분입니다. 이렇듯 비슷한 업종의 일이라도 약간씩 세분화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을에서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각자 알아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가는 방식이지요.

생각비행: 그런 자연스러움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서울 같은 도시의 경우 남의 몫을 더 뺏어오지 못해서 안달이거든요.

갓골목공소: 아마도 풀무학교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풀무학교를 나오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풀무학교와 관련되어 많은 일을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마을 전체를 풀무학교 공동체라고 이야기하긴 뭣 하지만, 어쨌든 풀무학교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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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농촌의 목공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지역 주민: 이곳의 일들은 큰돈이 될 게 없으니 달려들지 않고,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까 사심 없이 그냥 합니다. 만일 이곳에서 목수일을 해서 큰돈을 벌수 있다면 너도나도 달려들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서 목수일을 한다 해서 큰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아껴 쓰며 살아야 하거든요. 그렇더라도 각자 원하는 일을 하면 생계유지는 할 수 있어요. 이처럼 필요 이상의 경쟁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그게 바로 농촌의 넉넉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생각비행: 어떻게 보면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리지만 실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이군요.

갓골목공실: 그렇습니다. 이곳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지요. 제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여기서 뭘 해서 먹고사느냐고 하지만, 마을공동체 안에선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지역 주민: 아르바이트나 일거리를 부탁할 때, 서울이라면 가격 흥정을 하고 가부를 정하겠지요. 그런데 여기는 워낙 일꾼이 없으니 실력이 없어도 쓰고, 부를 때도 가격을 정하지 않는 게 다반사예요. 약속도 안 했지만 지나고 보면 통장에 돈이 들어와 있지요.

갓골목공실: 농사하는 분들은 워낙 품앗이를 많이 하기 때문에 가격 흥정을 하지 않아도 부르면 바로 달려가고 부른 사람은 알아서 보답합니다.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주고받지요. 얼마전에 어떤 선생님 한 분이 가야금이 망가졌다며 목공소로 가져오신 일이 있어요. 아주 간단한 일이어서 돈을 받지 않고 고쳐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다음 날 나물을 가져다주시더군요. 저는 되레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사소한 보답이 돈보다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목공소에서 연장을 빌려가는 일도 비슷하지요. 시골에선 돈을 벌려면 돈이 많은 사람을 통해 벌어야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에겐 제값을 다 받습니다. 그런데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해줍니다.

생각비행: 오랜 시간 진솔하게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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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은 기업이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이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갈 것으로 봅니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하여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생각비행이 펴낸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광고는 하향세에 있다. 미래는 기업시민활동에 있다." - 필립 코틀러, 저자 겸 마케팅 전문가

기업은 사회 바깥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권리가 있고 의무를 진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 즉 기업시민(coporate citizen)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은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저 '이윤을 얻고 튀는' 게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고 의미 있게 기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1960년대에는 사회적 계약(social contract)을 정부가 공공선(公共善)을 대비하는 뜻으로 이해했다. 당시의 기업들은 그저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내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말 사회적 계약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등장했다. …… 사회적 계약에 대한 이 새로운 개념은 다양한 역할의 전이를 보여준다. 즉 사회적 혁신과 변화를 공동으로 창출하기 위해 모든 부문(sectors)의 참여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다. …… 이 일을 함께 해나가려면 각 부문 간 협력적 책임이 필요하며, 그런 이유에서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하다. 또 각 부문 간 일련의 협력과 동반관계를 맺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는 기업들이 발전시켜야 할 덕목이다.

이런 내용을 비추어볼 때 조그만 마을 목공소가 공동체에서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영업적 이익보다 상생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1인 기업이든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기업은 돈만으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근래 한국의 재벌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문어발식 확장과 비정규직 확대로 영업 이익을 창출하려는 얕은 경영 방식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과연 그렇게 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이 어떻게 세계를 이끌어가는 기업이 될 수 있겠습니까? 생각비행은 홍동마을의 다양한 기업과 조합의 예를 연재하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꾸준히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전공부 주변 마을지도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학교

사교육 시장이 수조 원대에 이르고 아이들이 살인적인 경쟁으로 내몰리는 세태에 대한 반작용인지는 모르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가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에 자리 잡은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참교육을 실현하는 학교로 5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랍니다. 대안학교라는 요즘 말이 무색하게 반세기 전에 대안교육을 실현하는 공동체를 시작한 셈인데요. 옛말에 이르기를 "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습니다.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이지요. 그만큼 풀무학교는 다른 대안학교들과는 조금 다르게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홍동면 마을 공동체를 얼마 전에 생각비행이 몇 분의 독자분과 함께 방문하고 왔습니다. 그곳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볼까 합니다. 

 
최근 생각비행은《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를 출간하고 이 주제와 연관된 다양한 기사를 기획해서 여러분께 알려 드렸는데요, 저희가 기사를 작성하면서 주요하게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사회적기업가 정신'으로 응축할 수 있습니다. 근래 사회적기업에 관한 논의가 무성합니다만, '사회적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사회적기업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첫 출발은 좋았으나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이 부지기수요, 초심을 잃고 영리기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생각비행은 좋은 사회적기업을 발굴해서 알리려고 합니다. 그 기획의 첫 기사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전공부'를 선정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표방하진 않더라도 사회적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풀무학교의 설립자는 이찬갑, 주옥로 선생님입니다. 이찬갑 선생님은 오산학교 출신으로 ‘교육, 기독교, 농촌’에 의한 민족 구원을 위한 교육을 평생 준비했으며, 주옥로 선생님은 감신대를 나온 뒤 홍동에서 독립 전도를 하면서 ‘진리, 학문, 자립으로 그리스도인, 농촌수호자, 세계의 시민’ 양성을 위한 중등교육기관 설립을 염원했습니다. 이 두 분은 홍동 성서집회에서 만나 뜻이 일치하여 풀무학교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소개를 드려도 풀무학교가 어떤 곳인지 아직 잘 모르시겠죠? 여기서 풀무학교의 교육 목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풀무학교의 교육 목표

풀무는 성서에 바탕을 둔 깊이 있는 인생관과 학문과 실제 능력에서 균형 잡힌 인격으로 하나님과 이웃, 지역과 세계, 자연과 모든 생명과 함께 더불어 사는 평민(교훈)을 기르고자 한다.

 1) 성서위에 학원
 학생이 재학 중 성경을 배우고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을 바른 인격교육의 바탕으로 믿는다. 
  2) 기본층의 평민
 자기와 남의 가치를 자각, 존중하면서 주어진 자기 실현과 사회 기여에 힘쓰는 기본층의 ‘깨어난 평민’은 사회 대다수를 차지하고, 이는 이 사회의 저력이자 향상의 희망이다.
  3) 머리, 가슴, 손의 조화
 입시편중 교육을 배격하고 머리(학문), 가슴(신앙), 손(노작)을 고루 발전시켜 인문․직업교육의 극단적 2원성을 극복하여 전인교육을 지향한다.
  4) 작은 학교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어 스스로 배울 수 있게 돕고, 그들이 창조적 힘을 발휘하며 생활 속에서 인격적 만남을 할 수 있도록 학교 규모를 작게 한다.
  5) 전원 생활관 생활
 전원 생활관 생활을 통하여 학교는 예배하고, 배우며, 생산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6) 머리도 꼬리도 없다(무두무미)
 교직원과 학생은 예수를 교주로 하여 각기 자기 역할을 하면서 유기적 공동체를 이루는 일원이며 동료로서 학교 일을 민주적으로 협의, 결정한다. 
  7) 밝은 학교 생활
 학교에서 정한 10가지 약속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검소하고 고상한 가치를 추구하도록 학생문화 환경을 마련하며 개별지도, 묵학시간 활용과 교실 안팎에서의 공동학습, 자치활동을 장려하여 학교생활을 밝고 뜻있게 한다.
  8) 더불어 사는 지역과 학교
 지역의 교육적 환경을 선용하며 지역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실현에 협력한다.
  9) 국제이해
 평화로운 동북아시아 건설을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하여 배우고 일본의 자매학교와 교류하며, 재학 중 일본이나 중국으로 교류 학습을 하여 동북아의 중간 역할을 감당할 성실한 시민을 기른다.
 10) 사학의 책임
 학업이나 생활지도에 열심이고 사회에도 책임이 있는 사학의 자율적인 정신을 살린 풀무는 작은 학교로서 사람을 기르는 교육과 학교의 바른 모습을 꾸준히 추구하려고 한다. 
 
애초에 풀무학교는 고등학교 과정 위주로 학사운영을 했습니다만, 시일이 지나면서 기본 과정만 마치고는 농촌 현장에서 일할 조건이 되지 못해 전공부 과정까지 연장할 필요를 느꼈다고 합니다. 풀무학교 전공부는 시장경제와 경쟁에 대체할 세계관인 -다양성, 상호의존, 개체 속 전체, 순환, 조화, 자발적이라는- 생태의 보편법칙 실현에 농업이 가장 핵심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농이 지역의 다양성을 살려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함께 나누며, 모든 이해 당사자의 참여로 농민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평화 사회 실현에 중심축이 된다는 믿음을 품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농업과 농촌을 일으킬 농민을 기르고자 오랜 준비 끝에 새 세기가 시작하는 2001년에 개교했습니다. 전공부 홈페이지(www.poolmoo.net)를 보면 이런 소갯글이 있습니다.

전공부는 대도시 집중, 노동 경시, 과도한 경쟁, 엘리트 양성의 교육이 아니라 농촌교육, 민중교육, 정신교육, 실력교육과 더불어 학생 개개인의 인격과 그들이 지닌 다양하고 고유한 개성을 존중하는 인격교육, 일과 배움과 생활을 통해 개인의 머리, 가슴, 손을 고루 실현시키는 전인교육, 학교 자체가 자립하는 농사 마을 교육,
지역 속에 뿌리를 내리는 공동체 교육을 교육의 본질로 추구하는 울타리 없는 풀뿌리 주민지역대학, 마을과 더불어 사는 대안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학교와 지역은 하나다

생각비행이 방문한 홍동면은 마을과 학교가 하나라도 된 듯 구분하기 어려운 공동체였습니다. 풀무학교에서 교육받은 학생 가운데 마을에 정착한 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풀무학교는 "성서 위의 학교, 더불어 사는 평민,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학교와 지역은 하나다, 인생의 창업"과 같은 열쇳말로 '풀무성'을 추구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더불어 사는 평민, 학교와 지역은 하나다'라는 지역성을 기반으로 혼자만이 아닌 공동체 모두를 위한 교육 그리고 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동체 정신을 잃고 있는 오늘날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지역에 귀농한 사람도 많지만 어떻게 하면 지역 주민과 더불어 잘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학교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삼았으나 이를 강요하거나 다른 종교를 차별하지는 않았다고 하는군요. 풀무학교를 다닌 분 중에 신부님, 수녀님, 스님들도 계셨다고 하니까요.

학교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학교 주변을 좀 둘러볼까요?


갓골 목공소


학교 근처에 갓골 목공소가 있습니다. 곡괭이를 달아 만든 문이 멋지지 않습니까? 그 어떤 장식 자재보다도 훌륭합니다. 육중하고 든든하면서도 시골스러움이 묻어납니다. ^_^


목공소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공구도 많았습니다. 도시에 자리 잡은 여타 목공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분은 목공소의 주인이자 풀무학교에서 목공일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홍동마을로 귀농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정착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스스로 출자한 자금과 풀무학교의 도움을 받아 이 목공소를 차렸다고 합니다. 이제 목공소는 이 마을 아이들에게 목공일을 가르치고 마을 안의 크고 작은 목공 관련 일도 도맡아 하는 명물이 되었습니다.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자신의 일로 만든다는 말씀을 들으니 지역과 함께 크고 함께 산다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밝맑도서관 가는 길

도서관 입구


이제 막 문을 연 밝맑도서관도 다녀왔습니다. 풀무학교 주변에 있는 생협이나 가게, 느티나무 헌책방 같은 곳까지 풀무학교 학생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전공부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는 한 장 한 장 스스로 벽돌을 쌓아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풀무학교 전공부 기숙사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전공부



졸업식이 아닌 창업식을 하는 학교


학생들은 스스로 또 함께 공부하며 일하는 즐거움을 찾습니다.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우리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이 되자"라는 개교 정신 아래 학생들은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고 학교 실습지에서 공부한 내용을 직접 몸을 놀려 터득합니다. 지역 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지요.

풀무학교 전공부가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학생이 주축이 되어 학교 생활과 행사를 꾸려나간다는 점입니다. 교사와 학부모는 어디까지나 도움을 줄 뿐 학생 위에 군림하지도 않고 반대로 다 해주지도 않는다고 하네요. 대학은 물론 직장에 들어간 자식 주위를 맴도는 헬리콥터 부모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젊은이들이 되지 않도록 이끄는 교육법이라고 하겠습니다. 학교 구성원 각자가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야 공동체 역시 건전하게 운영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

전공부 교무실


갓골생태연구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전공부는 농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어서 농업을 중심으로 실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교생이 농업에만 매달리지는 않습니다. 학생 스스로 잘하는 일을 찾아 자기실현을 할 수 있고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도록 배려합니다. 이에 따라 학생은 농사를 짓거나, 목공을 하거나, 제빵을 하거나,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스스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갑니다. 
풀무학교는 교육과정을 마치면 '졸업식'이 아닌 '창업식'을 한다고 합니다. 일반 대학교에서 졸업 논문을 제출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각자 하고 싶은 사업 하나를 선정하여 지속 가능한 일로 일구어 보는 과정이 풀무학교의 마지막 커리큘럼이라니,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 않습니까?



생각비행이 방문한 풀무학교는 자기실현과 공동체를 동시에 배려하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만, 홍동마을은 갓골 생태농업연구소, 풀무학교 생활협동조합, 느티나무 헌책방, 그물코 출판사, 갓골 어린이집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기업의 보고였습니다. 앞으로 이 마을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_^


새내기들의 신학기 입학과 직장이라는 새 터전으로 꽃피워야 할 춘삼월이지만 취업한파와 전세대란으로 삭풍이 여전합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전세대란은 타지에서 학교에 다니는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의 주거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 대란 新풍속도…'하우스메이트' 인기(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110304000389, 세계일보)


예전에는 그나마 마음 맞는 친구끼리, 같은 학교 선후배끼리,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동성끼리 모여 살려는 성향이 강했지만, 전세금이 끝없이 치솟고 그마저도 월세로 바꿔 받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낯 모르는 사람과 하우스메이트가 되어 전략적 동거를 하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를 분담해 주거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거실과 화장실을 남과 함께 사용하는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하겠다는 얘기죠.

최근 참여연대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형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하고 대학도 적립금으로 기숙사를 더 지어야 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방법일까요? 모든 사회문제에 관이 나서야만 해결이 되는 걸까요?

여기서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의 저자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 중의 한 사람인 야마모토 시게루가 제기한 문제를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기초학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전국학력조사'가 있다. 아키타현은 여기에서 2007년 초등학생 순위 1등, 중학생 순위 3등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그런데 전국에서 기초학력이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아키타현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 3년을 보낸 뒤 우리나라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센터시험' 단계에 이르면 전국 35등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왜 아키타현의 아이들은 처음에 높았던 기초학력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지하지 못한 것일까.

가와모토 마이코가 쓴 책 《이름뿐인 대학생, 일본형 교육제도의 종언》에 의하면, 그 원인은 '가정경제력 격차'와 '교육의 지역격차'에 있다. 가정에 경제력이 없으면 학생이 하숙이나 자취를 해야 하는 도시로 진학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고향에서 대학에 가려는 학생이 많아진다. 그러나 아키타현에는 대학 수가 적고, 그나마 대부분 정원 할당 상태라서 모두가 쉽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되어버린 상태다. 그 결과 아키타현의 고등학생들은 열심히 대입 준비를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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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역보다 어떻게든 수도권, 서울의 대학으로 보내려고 하는 편이니 약간 예가 다르지만, 그런 만큼 교육의 지역격차는 더 크며 가정경제력 격차가 학생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대란이 학생과 그 가족의 경제력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그 타격을 메우기 위해 노동 강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학력은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안 그래도 심각한 취업 경쟁에서 점점 더 밀리고 맙니다. 견디다 못해 자퇴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사람도 나옵니다. 이처럼 빈곤의 악순환은 국가적으로 보아도 사회 인력자원의 낭비로 이어지죠. 또한 빈곤의 악순환이 누적되다 보면 언젠가 폭발하므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집니다. 

이럴 때 사회적기업이 '평균보다 낮은 방값'이란 아이템을 내세우고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물론 떼돈은 벌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런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사람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동시에 돈까지 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벌어서 돈이 벌릴 것 같으냐고요?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런 심각한 거주문제를 '토키와장 프로젝트'란 사회적기업 활동으로 해결했습니다. 지방 출신 만화가들이 프로 만화가가 될 수 있도록 싼값의 거주지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한 거죠. 집주인들을 설득하여 임대료를 낮추고 입주율을 항상 풀로 유지하도록 운영해 흑자를 냅니다. 이렇게 되면 주거공간을 임대하는 사회적기업도 이윤을 낼 수 있습니다. 입주 희망자인 지방 출신 만화가 지망생들로선 방값이 싸지니 아르바이트를 줄일 수 있어 만화 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되고, 결국 프로 만화가로 등단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이를 위해 '토키와장 프로젝트'는 단지 값싼 주거공간을 임대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만화 관련 인적 네트워크를 소개하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사회적기업에 돈은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이 사실을 잊는 순간 그 기업은 영리기업이 되어버립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뜻있는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일으키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일지 모릅니다.

日 "은둔형 외톨이만 오세요" 대학 세워져(http://jpnews.kr/sub_read.html?uid=8988, JPNews)


니트와 더불어 일본의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전국적으로 70만 명, 위험군도 155만 명에 달한다는 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은 마침내 '일본사회복귀대학'까지 만들고 3월 3일부터 입학 접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교과 내용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방에서 나와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리큘럼으로 짰다고 하네요. 교과를 이수한 다음에는 4년제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 같아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묻는 부끄러움은 순간이지만, 모르는 부끄러움은 평생 간다."

사회문제가 존재하고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사회적기업 아이템과 창업.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관 주도 일변도의 사회적기업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고 다채로운 사회적기업 아이템을 구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세대란을 언급했던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 봅시다. 이런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분은 어떤 아이디어와 어떤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하우스메이트 같은 미봉책을 대신할 좋은 아이템이 생각났다면 지금 바로 기획하고 실행해보세요. 훌륭한 사회적기업의 첫걸음이 될 테니까요. ^_^

여러분 덕분에 이 기사가 베스트에 올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재포스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미국 온라인 신발 판매시장의 30%를 차지한 온라인 쇼핑몰로 연매출 1조 3000억 원의 업계 1위 쇼핑몰입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1위 쇼핑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나라의 재기 넘치는 세스코처럼 독특한 고객 응대 비법이 있었다는군요.

토니 셰이 CEO ‘물건’ 파는 것보다 ‘고객 행복’이 우선(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994066, 《중앙일보》)

우선 콜센터로 전화를 걸면 24시간 사람이 응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특정한 메뉴얼에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각자 개성에 따라 응대를 한다고 하네요. 비용 절감과 효율을 위해 한국 콜센터를 인도나 중국에 두고 조선족을 고용하는 탓에 이게 고객응대인지 고객박대인지 헷갈리게 하는 콜센터가 늘어나는 추세와 달리 완전히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회사가 미국 업계 1위인데다 2009년 아마존닷컴에 독립경영을 보장 받으며 12억 달러에 인수될 정도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참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토니 셰이는 행복하길 바란다면 기업도 돈보다는 행복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에 관심이 있다. 세상에 길들여져 너무 쉽게 더 많은 돈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막연히 믿는다. 돈이 더 많은 자유를 가져다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 최종 목표라면,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게 타당한 것 아닌가. 또 회사 일에 깊이 참여하는 직원들이 더 생산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많다. 이 모든 것이 기업문화와 직원 행복으로 연결된다."

영리기업 CEO의 말이지만 이는 마치 사회적기업이 지향해야 할 사회문제 해결과 맞닿는 점이 있습니다.

소셜 비즈니스는 전적으로 '사업수익'의 측면에서 경영해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소셜 비즈니스가 이윤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셜 비즈니스에서 '돈'은 어디까지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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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재포스 CEO 토니 셰이는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직원은 그 에너지를 뿜어내 고객에게도 전파시킨다. 그럼 행복한 직원은 어떻게 만드나? 좋은 기업문화가 만든다. 불만족스러운 직원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업문화가 시간을 두고 체현되는 게 브랜드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 회사마다 고객만족을 위해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외치는 이 시대에 뭔가 언어도단 같죠? 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언어도단임을 대부분의 회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충성도는 더 큰 이윤으로 돌아온다 ->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재고하려면 고객이 행복해야 한다 -> 고객이 행복하려면 그들을 대하는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 -> 직원이 행복하려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인수분해를 통해 하나의 문제를 세분화하여 차근차근 연관지어 살펴보는 방법은 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을 막론하고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문제 분석을 할 때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은 인수분해다. 문제를 차례차례 인수분해하다 보면 본질적인 문제를 정리하고 필요한 대책을 고안하기가 쉬워진다. 인수분해를 확실히 해두면 유효한 대책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 있으므로 상품이나 서비스 기획을 입안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또한 상품의 콘셉트나 캠페인을 위한 메시지까지도 분명히 해주므로, 고객이 그 필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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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세와 ARS자동응답전화로 비용절감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많은 회사와 달리 재포스는 24시간 사람냄새 나는 콜센터로 고객에게 다가갔습니다. 싼값으로 끌어들인 고객은 저가 서비스가 등장하면 언제든 떠나버리지만, 인격적인 만남으로 맺어진 고객이라면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할 것 없이 기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해야 모든 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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