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길은 멀지만 희망은 있어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몇 년간 내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이 많아졌습니다. 정부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넘치는 물은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니 시민에게 돌아갈 '낙수'는 없었습니다. 높아지는 물가와 팍팍한 살림 때문에 많은 시민이 한숨짓고, 수익이 달리는 중소기업의 연초 시무식은 시무룩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1퍼센트에 대한 99퍼센트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입니다. 뉴스에 등장하는 대기업 회장의 주가조작 및 횡령사건, 그들을 봐주는 검찰, 국민의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민영화 논란, 끝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등록금으로 말미암아 99퍼센트에 해당하는 국민의 불만은 극에 다다랐습니다. 미국의 시민은 우리보다 먼저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99퍼센트의 돈을 투자라는 핑계로 갈취하며 호화롭게 살아왔던 미국 월가의 금융종사자들을 향해 가진 것 없는 시민이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금융종사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흐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높습니다. 이러한 때에 99퍼센트 위에 군림하며 여전히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려운 이웃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푸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이른바 '기부 천사'들입니다. 이름처럼 베풂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양심이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1990년대에 IMF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 사회는 이 땅의 가진 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오늘은 '기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오래된 기부문화를 간직한 해외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올바른 기부문화를 세우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기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해외에선 어떤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지고 있을까요? 우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환원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참여(CCI)로 이어저, 더욱 개개인의 삶에 밀착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미국에서는 굵직한 재벌들의 통 큰 기부가 하나의 문화를 이뤄왔습니다. 존 D. 록펠러는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독점기업을 만들어 석유 이권을 챙기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거대한 트러스트는 독립 석유업자, 정유사, 운송회사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회유, 공갈, 협박, 인수·합병 등의 술책으로 자신의 이권만을 강화하면서 경쟁사를 고사시켰습니다.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악덕기업인 스탠더드 오일과 석유재벌 록펠러의 음흉한 뒷거래와 비열한 상거래 문제를 파헤쳐 《매클루어 매거진》에 19번에 걸쳐 탐사보도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로써 록펠러의 실체를 미국의 국민이 오롯이 이해하게 되었고, 독점기업이 자본주의적 질서를 얼마나 파괴하는지를 실감했습니다. 국민의 반감을 스탠더드 오일은 연방정부에 의해 해체되고 맙니다.

그런데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던 록펠러는 '기부'를 통해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다시 세우려 했습니다. 그는 시카고 대학교를 설립했고, 록펠러재단을 세워 의학 연구에 크게 이바지하는 한편, 교회와 학교 등의 문화사업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최초의 의학연구소인 록펠러의학연구소를 세운 사람도 록펠러였습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축적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여 록펠러만큼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를 찾기는 어려울 정도입니다.

앤드류 카네기와 존 D. 록펠러(출처: 위키피디아)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 또한 노동자를 착취하며 축적한 자금을 이용하여 엄청난 기부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는 당시로써는 천문학적 액수인 2500만 달러를 기부하여 워싱턴 카네기협회를 설립했습니다. 워싱턴 카네기협회는 공공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이 협회 덕분에 미국 전역에 2500개의 도서관이 생겼습니다. 이 외에도 카네기는 카네기회관, 카네기 공과대학, 카네기교육진흥재단 등을 설립하여 교육과 문화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카네기홀은 지금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가운데 하나로 유명 인사들이 오르는 무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기부'는 개인과 회사의 어두운 면모를 감추면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한 방편이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이런 의도로 기부합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돈을 버는 과정이 투명하고 정당하지 않으면 기부를 한들 예전만큼 직접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시민의식이 그만큼 성숙해졌기 때문이지요.

기부라는 방법은 세대를 거쳐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부자 순위에서 앞다투는 인물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입니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출처: 위키피디아)

2010년 《포브스》는 세계 셋째 부자로 워런 버핏을 선정했습니다. 2006년에 그는 자신의 재단의 85퍼센트에 해당하는 370억 달러를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포함한 여러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정서에 서명했습니다. 서구에서는 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버핏은 잘 운영되고 있는 재단을 찾아서 조건없는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어떠한 이익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기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실질적인 기부 외에도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면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해서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운영체제(OS)인 '윈도'와 '엑스박스(XBOX)라는 게임기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도 기부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명사입니다. 빌 게이츠는 항상 세계 최고의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부자로 1995~2007년까지 연속으로 1위, 그리고 2009년에 다시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2010~2011년에는 2위).

세계적인 갑부인 빌 게이츠가 부자 순위에서 떨어지게 된 이유는 2000년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하여 기부 사업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이 재단은 공공도서관과 고속통신망 개선에 힘쓰는 한편 대학생 장학금 조성, 중국의 결핵 퇴치, 소아마비 퇴치, 빈곤층을 위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사업, 결핵 백신 개발연구, 말라리아 백신 개발연구, 어린이 치료약품 연구비, 빈민 지역 교육환경 개선, 저소득층 장학사업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우리 사회에서 기부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최근 들어 기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합니다. 우선 대기업 총수의 기부활동에 대해서 죄를 지은 후 그것을 면피하려는 방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창업자 이재웅 씨는 SNS를 통해 경제 5단체의 구명운동을 비판했다.

2011년 11월에 SK 총수 형제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 뒤 처벌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경제 5단체는 탄원서를 내고 SK 총수 형제의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SK 최태원 회장이 비리를 저지르고 사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범죄여서 세간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기업 총수들이 처벌받을 때마다 경제단체의 탄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 이재웅 씨는 "배임, 횡령, 비자금이 기업가정신과 무슨 상관"이냐며, 그들의 비리를 눈감아준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에게도 일침을 날렸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은 구속될 때마다 면피용으로 기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된 적은 없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총수들이 범법을 저지르다 사면될 때마다 하는 '의례적인 기부 약속'이 있습니다. 사회환원을 약속하거나 기부재단을 만들겠다는 공언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불법을 저지르고 사면되면서 5000억 사재를 출연해 기부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특별사면된 후 1조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이 잘못을 인정하면서 기부를 약속하고, 재단을 만드는 일이 무엇이 잘못된 것이냐 하는 반론도 있을 법하지만, 불법적인 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사면을 받을 때마다 '기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하는 것은 왠지 씁쓸하지 않습니까?

대기업 총수 외에도 우리 사회에서 기부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남긴 사건은 또 있습니다. 사람들이 십시일반 하여 모은 돈을 좋은 일에 써달라며 재단에 기부했는데, 이를 유용하고 착복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무한도전>은 여러 방법으로 성금을 조성해 기부해왔습니다. 해마다 그들의 활동 내용을 담은 달력을 만들어 판매한 기금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를 해왔죠. 그런데 <무한도전>의 기부금을 받은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중앙회'는 학생들에게 돈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8000여만 원이라는 거액을 챙겼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연말이면 여기저기서 보이는 '사랑의 열매', 다들 아실 겁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는 단체는 연말연시가 되면 성금을 걷어서 이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3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직원 32명이 징계처분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업무용 법인카드를 워크숍 경비, 부서회식비 등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호주머니에서 꺼내어 십시일반으로 모은 귀중한 성금을 터무니없이 사용한 것이죠.

또 있습니다. 미소금융재단 사업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시민단체가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인데요,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무담보로 저금리의 창업운영자금을 빌려주어 자활을 돕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미소금융재단 사업의 사업자 선정 절차부터 잡음이 일기 시작하더니 결국 대표가 서민 대출용으로 지원받은 23억여 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대표가 소중한 자금을 자신의 주머니에 챙기는 인면수심의 일을 벌인 셈입니다.

그래도 이름 없는 기부는 이어진다

기부가 면피용으로 전락하고, 각종 기부단체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만,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름 없는 천사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부 방식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단체나 학교 위주의 기부가 성행했다면, 이제는 시민이 '작은 기부재단'을 만들어 돕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부모님께서 남기고 가신 유산으로 부모님 명의의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이런 일을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2002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랍니다. 또한 돈으로 기부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 같은 방식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년에 삼성의 백혈병 환자에 대한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자, 이들을 돕기 위해 '드라큘라'라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수혈이 필수적인 악성 빈혈이나 림프종 환자들이 큰 비용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헌혈을 하는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SNS를 통해 직접 투자를 받는 소셜펀딩

이 외에 소셜펀딩이라는 방식의 기부방식도 생겼습니다. 소셜펀딩은 웹사이트에 특정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방문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주고,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불특정 다수가 소액을 기부 또는 투자함으로써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해외에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많은 엔젤 기부자를 모아 사업화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내수시장이 어려워도,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살림살이를 걱정해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선행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아프리카 아동을 위해 1억 800만 원을 쾌척한 군밤할머니의 사례나, 12년째 전화로 기부금액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전주의 한 얼굴 없는 천사, 구세군에 2억을 기부한 90살 노부부의 선행 등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바람직한 기부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지금까지 해외의 기부문화와 한국의 기부문화를 비교해보았습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 사회는 기부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대기업과 재벌은 여전히 면피용으로 기부를 벌이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꼼수가 여전히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식을 성장과 더불어 개인 차원의 기부문화도 날로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남모르게 베푸는 선행, 청년들의 봉사활동, SNS를 이용해 필요한 사람에게 투자금을 유치하는 소셜펀딩과 개인 재단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참여하는 이들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러분도 기부활동에 동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어려운 학생이나 이웃을 직접 지원하는 방법부터 특정 기관을 정기후원하는 방법, 돈이 아닌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 등, 찾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여러분에게 적합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기부문화의 정착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로부터 시작됩니다.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기부에 동참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고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야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나 싶지만 수해 복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침에 사무실로 나와 저희는 제일 먼저 냉커피를 타는 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시원하게 목을 축이면서 지난밤에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신문을 돌려 읽습니다. 그런데 다들 알고 계시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컵커피의 가격을 담합했다가 적발된 소식 말입니다. 양사에 과징금 128억 원이 부과되고, 임원들이 검찰에 고발되었죠. 두 회사는 컵커피 시장의 75.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독과점 시장에서 담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승자 독식의 사회, 과연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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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저희는 <재벌 3세와 경제단체 관계자의 주가조작,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이라는 기사에서 주가조작, 불법양도, 맷값 폭행 등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재벌이 솜방망이 처벌만을 받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은 잘못된 문제인 만큼 타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돈, 돈, 돈. 과연 돈이 무엇이기에 다른 사람의 자유와 일상을 짓밟고, 가정을 파탄나게 하며, 인권을 유린하면서까지 추구하는 걸까요? 오늘 《한겨레》 신문에서 경제평론가 윤석천 씨의 세상읽기 칼럼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들 몫은 당연한가>라는 제목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승자에 대한 존경과 보상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던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심한 불평등의 문제를 지적한 이 글의 내용에 깊이 공감합니다. 윤석천 씨는 칼럼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부가 균형을 이뤄야 건강한 세상이다. 이제 그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공평을 기하는 최선의 방법은 뭘까. 불균형을 원천봉쇄할 수는 없다. 방법은 세금혁명뿐이다. 많이 벌면 많이 내도록 해야 한다. 침을 흘리며 마냥 승자를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경제의 잔을 올릴 때가 아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세상을 '조금 더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의 세상으로 바꿔야 한다. 이제 그 꿈을 꿔야 한다.

사실 다 아는 이야깁니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걸 누가 모릅니까? 언제나 문제는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혁명으로 세상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폭력과 강권으로 이룰 수 없는 까닭이지요. 결국 한 사회의 문제는 구성원의 자각과 더불어 법과 사회제도의 변혁이 병행될 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복지에 관한 한 선진 국가라고 인정하는 북유럽 나라들은 앞서 이런 변화를 이뤄낸 곳입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세상에서 '조금 더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의 세상으로 한발 더 나아간 곳입니다.


일간지로 들여다본 우리 사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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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현재 어디쯤 있을까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한겨레》 신문을 찬찬히 들여다봤습니다. 머리기사가 <경찰, 집회사진 채증해 수만명 'DB 관리'>입니다. 2001년부터 경찰이 각종 시위 현장 참가자들을 채증한 사진을 영상판독 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해왔으며, 적어도 2만 3000여 명의 정보를 관리해왔다는 내용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경찰은 시위 참가자를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바로 밑 기사를 보니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에 최고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허용하는 재건축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1000억 원을 들여 압구정동에서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힌 소식을 전하고 있군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부유층이 사는 강남권에 특혜를 주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으로 시작된 '삽질정신'을 세빛둥둥섬으로 착실히 이어가던 서울시가 이젠 대놓고 부유층을 위한 일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올까요?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혈세 아닙니까?

2면을 보니 <'김여진 출연금지 규정' 각계 "MBC 출연 거부"> 소식이 있습니다. 요즘 MB로 변모 중인 문화방송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시청자를 위한 변화가 아닌 정부와 권력자의 눈치나 살피고 있으니까요. 지난 토요일자 《경향신문》에서 <PD수첩> 이우환·한학수 PD에 대한 MBC의 인사발령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동안 MBC PD협회와 노조는 회사의 발령이 <PD수첩>에서 제작하던 '남북 경협 중단, 그후 1년'이라는 주제의 취재를 중단하라는 국장 지시를 거부한 데 따른 보복성 인사라고 반발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어왔었죠. 결국 법원은 사측의 권리남용이라며 전보발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제기한 이우환·한학수 PD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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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씨의 출연을 막으려고 문화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햐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경우 고정출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지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논리입니까? 조국 교수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몇몇 소셜테이너 등에 대한 각 방송사의 출연금지 제한이 개별적 차원에서 진행됐다면, 문화방송의 신설 규정은 이를 제도화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젠 MBC 시청 거부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무더운 날씨로 안 그래도 불쾌지수가 높은데 이어지는 않 좋은 소식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4면에 이르러 겨우 반가운 내용이 보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또하나의 '희망버스' 달린다>는 기사를 보니 금속노조가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 발대식을 열고 23일까지 5박 6일 동안 전국 순회에 나선다고 합니다. 한진중공업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진보 성향의 학계 인사들이 릴레이 단식에 들어갔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14면을 보니 희망적인 소식이 또 하나 있습니다. "경남 거제 주민들이 국내 민자도로 가운데 가장 비싼 통행료를 가장 오래도록 징수하는 거가대교의 통행료를 내리라는 감사원 권고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거가대교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010년 12월 12일 거제 시민 2174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는데요, 결국 풀뿌리 힘이 모여 부풀린 공사비 차익을 환수하거나 통행료 인하에 반영하라는 권고를 이끌어냈습니다.

각종 사회 문제의 이면에 자리 잡은 '자본'의 문제


승자 독식, 재벌, 경제단체 관계자의 주가조작, 한겨례, 보행교, 세빛둥둥섬, MBC 김여진 출연금지, MBC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PD수첩, 손석희,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여진 손석희 시선집중 출연 무산, 각계 "MBC 출연 거부, 희망버스,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사태, 시사인, 시사IN, 소금꽃의 분노 필리핀 울리다, 필리핀 수빅만, 한진중공법 필리핀 수빅만, 한진 수빅조선소, 존 D. 록펠러, 트러스트, 존 D. 록펠러 트러스트, 스탠더드 오일,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CCI, 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csr, 강주현, 경영, 경재,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 기업사회참여, 기업사회참여 실천 매뉴얼, 기업시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지역에 봉사, 김정수, 노키아, 닉 라킨, 도서출판 생각비행, 베로니카 슈벨, 삼성, 생각비행, 시민사회환경연구소 연구위원, 이해관계자, 임직원참여활동,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시사IN_'소금꽃의 분노' 필리핀 울리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이 있는 곳으로 한진중공업은 한국에서도 필리핀에서도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루치 신문을 살펴보면서 역시 각종 사회 문제의 이면에 '자본'의 논리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가진 자는 자신의 부를 늘리려고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처음 제기한 문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할까요? 자본은 필연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익 앞에서는 자유나 평등, 인권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짓밟히고 맙니다. 2011년 한국 사회를 강타한 한진중공업 사태에서 이미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국내 한진중공업 문제는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니 오늘은 좀 다른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에도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곳 수빅조선소 노동자들의 노동 처우 개선과 산재 방지를 요구하며 '희망버스'가 달린 이유는 우리의 현실과 똑같습니다. 《시사IN》 200호 <'소금꽃의 분노' 필리핀 울리다>라는 커버스토리를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필리핀 수빅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해군기지로 사용된 곳입니다. 이곳에 한진 중공업은 2006년에 조선소를 세웠습니다. 수빅조선소에 2만 100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지만 한진중공업과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맺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래야 싸게 먹히니까요. 한진 수빅조선소에서 산재 사고가 잇따르자 2009년에는 필리핀 국회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한진 수빅조선소의 별명이 'Graveyard(묘지)'였다는 사실은 그 모든 정황을 잘 대변해줍니다. 이런 나라 망신이 또 있을까요? 

기업의 본령은 과연 무엇인가

기업의 본령이 이윤을 남기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기업이 이윤을 창출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문제는 서두에 밝힌 두 업체의 담합에서 드러났듯이 자본주의적 질서를 위협하면서까지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올리려는 재벌의 행태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거대 기업은 엄청난 탐욕으로 노동자를 착취해왔습니다. 거대 재벌의 존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상업 제도는 공공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수의 거물과 경영자를 배불리는 일에 부당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트러스트'는 자본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였습니다. 그 때문에 훗날 미국 최대의 독점 재벌이었던 스탠더드 오일을 무너뜨리는 데 공헌한 루스벨트는 연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자선사업을 많이 했다고 해도 그 재산을 얻기까지 저지른 불법 행위를 속죄할 수는 없다."

존 D. 록펠러는 중소기업들을 '트러스트'라는 방법으로 인수, 합병하여 스탠더드오일을 거대 기업으로 키워 독점 재벌이 되었다.(왼쪽 : 독점 기업가들과 싸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오른쪽 : 트러스트로 많은 기업을 손에 넣은 록펠러-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돈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돈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지는 못합니다. 기독교인 대부분에게 십일조를 열심히 하고 사회적 자선에 열심인 성공적인 재력가로 알려졌던 록펠러의 어두운 실체를 파헤친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상업적 인간이다. 우리는 예술품을 자랑하지 못한다. 숙련된 기술이나 재배한 작물을 뽐낼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낸 부는 자랑한다. 이 때문에 사업의 성공을 신성하게 생각한다. 사실 성공을 위해서 사용한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점점 더 폭넓은 계층에서 정당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탠더드 오일이 지금처럼 자본을 축적하기까지 필요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사실을 감추려고 속임수를 쓰고, 궤변을 늘어놓고, 중상 모략하는 온갖 방법이었다. 특히 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비밀스러운 노력을 계속해서 얻은 특혜가 주효했다.
… 록펠러가 폭력과 속임수를 사용해서 목적을 달성하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건 사입일뿐이잖아.' 하고 말하면서 록펠러를 옹호한다. 즉 그 말은 학대와 속임수, 특혜에 대한 적법한 변명이 되는 셈이다.
… 그런 사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기독교의 자선 교리에 의지한다. 우리는 실수를 범하는 유한한 인간이므로 서로 다른 사람의 약점을 용납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인간의 약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면서 주머니를 터는 기업가의 모습으로 귀결되고 만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본문 중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

승자 독식, 재벌, 경제단체 관계자의 주가조작, 한겨례, 보행교, 세빛둥둥섬, MBC 김여진 출연금지, MBC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PD수첩, 손석희,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여진 손석희 시선집중 출연 무산, 각계 "MBC 출연 거부, 희망버스,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사태, 시사인, 시사IN, 소금꽃의 분노 필리핀 울리다, 필리핀 수빅만, 한진중공법 필리핀 수빅만, 한진 수빅조선소, 존 D. 록펠러, 트러스트, 존 D. 록펠러 트러스트, 스탠더드 오일,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CCI, 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csr, 강주현, 경영, 경재, 글로벌경쟁력강화포럼, 기업사회참여, 기업사회참여 실천 매뉴얼, 기업시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지역에 봉사, 김정수, 노키아, 닉 라킨, 도서출판 생각비행, 베로니카 슈벨, 삼성, 생각비행, 시민사회환경연구소 연구위원, 이해관계자, 임직원참여활동,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

재벌 기업에 문제가 많다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무조건 높여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 -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기업을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문화는 사회의 성숙도와 궤를 같이합니다.

이제 대중의 인식과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마케팅 부서가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열심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기업과 브랜드의 도덕성을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 이벤트나 대형 공연에 기업 로고를 노출하던 기업이 사회적 대의명분을 후원함으로써 도덕적으로 선한 이미지를 쌓으려고 합니다.

생각비행은 기업의 변화를 꾀하고자 최근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기업사회참여 실천 매뉴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단순히 어떤 절차를 따르면 기업의 인지도와 평판이 나아진다는 얘기를 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인 닉 라킨과 베르니카 슈벨은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분야에서 대표 기업인 노키아와,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분야에서 유명 기업인 E.ON의 CSR 책임자였습니다. 그들은 기업이 사회 바깥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권리가 있고 의무를 가진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 즉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상업적 활동으로 이윤만 챙기는 존재가 아니라, 보유한 핵심 역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의미 있게 기여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해야 하는 동반자적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건강한 기업이 없다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기업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고, 그런 노력은 기업의 핵심전략으로 표출되어야 합니다. 그 핵심이 곧 '기업사회참여(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입니다. 기업사회참여는 회사가 영업하고 있는 국가/지역/지역사회에 본국의 정부/회사/NGO가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위해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펼치는 활동을 말합니다.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TNT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물류회사입니다. CEO인 피터 베커는 TNT가 전 세계에서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고민했습니다. TNT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답은 간단했습니다. 운송이었죠. TNT는 항공과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니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물품을 공급하는 기관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유엔 세계신량계획(WFP)이라는 파트너와 함께 긴급 구호 식량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인 '무딩 더 월드(Moving the World)'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베타팜(Betapharm)은 350명의 직원을 둔 독일의 일반 의약품 회사로 국내 시장에서만 60여 개의 경쟁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치열한 가격경쟁 끝에 더는 가격을 내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베타팜은 핵심 이해관계자인 의사와 약사의 눈에 띌 다른 기회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베타팜은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장기재가요양을 해준다는 대의명분을 채택하고 '번터 크리스(Bunter Krieis)'라는 NGO와 파트너십을 맺어 지원하고 요양보호사들을 훈련했습니다. 더 나아가 베타팜은 독일의회에 로비활동을 벌인 결과 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장기재가요양이 건강보험제도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베타팜은 기업사회참여에 전략적 접근방식을 창조해냈고, 이로써 경쟁사 사이에서 차별되는 회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다시 묻습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할까요? 자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칸트의 심오한 철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기업은 단순히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위 두 사례에서 잘 드러났듯이 올바른 일에 돈을 쓰는 기업은 사회에서 인정을 받습니다. 역으로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 성장하지는 못합니다.

기업기부와 전략적 자선이 어느 정도 기업의 평판을 높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기업이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말로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임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서서 봉사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업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출간한 지도 한 주가 지났습니다. 석유 재벌 록펠러의 거대기업 스텐더드 오일의 어두운 이면을 탐사보도라는 (당시) 새로운 보도 방식을 이용하여 파헤쳐 결국은 무너뜨린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그녀의 삶과 기자정신을 담은 책,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대해 언론사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한 곳은 연합뉴스였습니다. 연합뉴스<'공룡 석유회사' 무너뜨린 여기자> 라는 제목으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소개하면서 기자정신과 탐사보도의 개척자라는 측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좌측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 우측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경향신문에선 좀 다른 방식으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소개했습니다. [책과 삶] 다른 듯 닮은, 오롯이 외길을 걸은 ‘영원한 영웅’ 이란 제목으로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라는 인물과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엮어서 소개했습니다. 언뜻 보기에 두 인물은 전혀 관련 없어 보이지만 한 사람은 '식량'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방향을 개척했던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저널리스트라는 사명으로 '탐사보도'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인물임을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의 삶을 소개합니다.

그 밖에도 무등일보내일신문한겨레등  여러 언론사에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의 출간 소식과 책 내용을 알려주셨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라는 인물이 여러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소개해주신 언론사 기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은 혹시 미국의 반(反)독점법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한때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에 설치한 웹 브라우저 익스플로러 때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 소송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이는 반독점법에 근거한 것입니다.

반독점법은 1890년 7월 2일, 벤저민 해리슨 미국 대통령이 '셔먼 반독점법(Sherman Antitrust Act)'에 서명한 것으로 기인합니다. 이 법은 상원 표결에서 51대 1, 하원에선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는데요, 당시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은 이 법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결과로 말미암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반독점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나 상업을 제한하는 모든 계약은 무효
독점화 시도 금지
독점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상원의원 존 셔면, 기업의 독과점을 막다

존 셔먼(John Sherman) - 출처 : 위키피디아

반독점법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일까요? 우선 미국의 기업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해야겠네요. 역사적으로 미국의 기업 정책은 레세페르(‘내버려두라’라는 프랑스 말)로 대표됩니다. 국가가 개인의 이익을 통제해선 안 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경제이론에서 나온 말입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무한경쟁주의 쯤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레세페르가 옳다고 생각한 미국 정부는 개인과 개인, 회사와 회사의 경쟁(선의든, 혹은 그 다른 의도이든)을 방관합니다. 우리가 사회 시간이나 역사, 경제 시간에 배운 이른바 야경국가로서의 역할만 수앵한 것이죠.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독과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자본이 많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은 경쟁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악의적 경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돈이 많은 기업이 승리를 거두면 그때 제품의 가격을 확 높여서 폭리를 취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오하이오 주 출신 상원의원 존 셔먼(John Sherman)은 법안을 제출합니다. '셔먼 반독점법'이 등장하는 순간이죠. 셔먼의 법안 제출에 대해 많은 기업이 반론을 제기했습니다만, 셔먼은 다음과 같이 답해 반론을 잠재웠다고 합니다.

"정치체제로서 군주를 원하지 않듯, 경제체제로서 독점을 원하지 않는다"


존 셔먼에 의해  반독점법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 당시로서는 그렇게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내용이 모호한데다 기업의 로비와 편법 탓으로 거의 사문화되었던 것이죠. 점차 효력을 잃어는 듯했던 반독점법은 어떠한 계기로 부활하게 됩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반독점법을 부활시키다

과연 반독점법은 어떻게 다시 부활하게 되었을까요. 여기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두 인물이 등장합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죠.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 출처 : 위키피디아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는 미국의 제 26대 대통령으로 1901년에서 1909년까지 약 8년 동안 재임했습니다. 24세에 젊은 나이에 뉴욕 주의원이 되었고, 37세에는 뉴욕 경찰청장이 됩니다. 루스벨트를 뉴욕 경찰청에 임명한 이는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인데요, 그는 자신이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인 시어도 루스벨트를 뉴욕 경찰청장에 임명했다고 합니다. 이후 루스벨트는 1898년 쿠바에서 벌어진 미국-스페인 전쟁에 쿠바 민병대를 이끌고 참전해 케틀힐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기도 했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다음 뉴욕 주지사에 당선되고 19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윌리엄 매킨리와 더불어 당선되어 부통령이 됩니다. 하지만 1901년 윌리엄 매킨리가 암살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대통령직을 물려받습니다.

42세라는 젊은 나이(미국 역대 최연소 대통령)로 대통령이 된 시어도어 루스벨트. 그가 대통령이 되어 한 일은 셔먼 반독점법의 부활이었습니다. 당시 트러스트(동일산업 부문에서의 자본의 결합을 축(軸)으로 한 독점적 기업결합. 즉 경쟁자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 같은 업종의 기업을 합병하여 독점하는 방식)를 통해 독과점을 형성해 나갔던 굴지의 대기업들, 즉 J.P. 모건, US스틸, 스탠더드 오일 같은 거대 기업을 견제합니다. 또한 그는 당시 국내적으로 어려웠던 경제, 노동 문제에도 힘을 써서 대중의 인기를 얻어 19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합니다.
(공화당 출신인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반독점법을 옹호했다는 점에 대해서 의아하게 여기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반독점법으로 대기업을 견제한 이유는 미국에 사회주의가 뿌리내리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하는군요.)

왼쪽 : 독점 기업가들과 싸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풍자화), 오른쪽 : 트러스트로 많은 기업을 손에 넣은 록펠러(풍자화) - 출처 : 위키피디아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석유재벌 스탠더드 오일을 무너뜨리다

왼쪽부터 :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Ida M. Tarbell), 헨리 H. 로저스(Henry Huttleston Rogers)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활약에 힘입어 반독점법이 부활하자 대기업를 견제하는 법으로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결국 반독점법은 대기업 견제를 넘어서 거대한 재벌을 해체하는 성과를 냅니다. 미국 석유의 95퍼센트를 독점한 존 D.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해체한 쾌거가 바로 그것이죠.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은 미국 미주리 주에서 정유한 석유의 9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업 규머에 이르기까지 록펠러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스탠더드 오일을 키웠습니다. 당시 석유를 운반하는 철도회사에 압력을 가해 석유 운반 운임을 협상하고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리베이트 건으로 말미암아 스탠더드 오일의 경쟁사들은 엄청난 불이익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나의 타개책으로 경쟁사들은 송유관을 설치해서 불이익을 감소해보려 했으나 이 또한 록펠러의 로비 활동으로 힘들어졌습니다. 휘청거리는 경쟁사를 록펠러는 앞서 이야기한 '트러스트'라는 방식으로 하나하나 무너뜨렸고, 정유업계에서 스탠더드 오일은 거대 독점재벌이 된 것이죠.

스탠더드 오일의 석유업계 독점은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데요, 그 가운데 특출난 한 여성이 스탠더드 오일의 독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섭니다. 그 여성이 바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Ida M. Tarbell)입니다.

McClure 매거진 - 출처 : 위키피디아

매클루어 매거진

아이다 타벨은 선생님이자 작가, 그리고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그녀는 1900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를 조수 존 시덜과 함께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헨리 H. 로저스(Henry Huttleston Rogers)와 첫 인터뷰를 갖게 되는데요, 그는 스탠더드 오일의 중역으로 미국 재계의 거물이기도 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인터뷰 중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거든요. 헨리 H. 로저스의 인터뷰에서 스탠더드 오일의 비즈니스 관행-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이 밝혀지게 된 것이죠. 이 내용은 당시 매클루어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1902년부터 1904년까지 총 19회에 걸쳐 연재되었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매클루어 매거진 에 실린 그녀의 기사는 1904년스탠더드 오일의 역사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기도 합니다.)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그제야 소송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 소송은 5년여 정도 진행되었고 결국 1911년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는 수십 개의 회사로 해체되고 맙니다. 반독점법이 승리한 것이죠.

현재의 반독점법

반독점법은 1913년 클레이턴법과 연방거래위원회법이 제정되면서 독점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반독점법은 커다란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어서 가끔 TV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반독점법으로 몸살을 앓기도 하죠.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반독점법을 강화해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고 해외 기업들을 규제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EU와 FTA를 체결했고 머지않아 미국과 FTA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여기서 반독점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 P.S. 말하지 못한 이야기
-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별명은 테디라고 합니다(자신은 부정했다고 하네요).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곰 사냥을 나갔는데요, 새끼 곰을 발견하곤 그냥 놓아주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뉴욕의 장난감 가게 주인이 곰 인형에 테디라는 이름을 붙여서 팔았는데요, 그것이 테디 베어의 유래라고 합니다.
- 헨리 H. 로저스는 허클베리 핀, 톰소여의 모험 등을 쓴 마크 트웨인의 절친이었다고 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모든 자산의 관리를 헨리  H. 로저스에게 맡겼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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