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1심 선고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다스는 이명박의 것입니다. 그것도 넉넉히 말입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 모두 알고 있던 상식적인 대답을 확인하는 데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출처 - JTBC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약 82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징역 20년, 벌금 150억 원, 추징금 약 111억 원을 구형한 바 있죠. 재판부는 17개 혐의 중 7개에 대해 유죄 또는 일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주요 혐의인 다스 비자금 조성(특경법상 횡령), 다스 소송비 삼성전자 대납(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일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에게서 이명박의 부인인 김윤옥이 뇌물을 받은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이 뇌물 역시 김윤옥 혼자 받았을 리는 만무하고 대선 전 유력한 후보인 이명박을 바라보고 주었을 테고, 부피가 상당한 현금 뭉치를 이명박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겁니다.


출처 – 연합뉴스


재판부는 선고문에서 이명박에 대해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불신과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하며 "1억 원만 수수해도 10년 이상 징역형 처하게 하는 중한 범죄"인 뇌물 혐의에 대해 "국가 원수,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뇌물 행위는 직무 청렴성을 해치는데 그치지 않고 집행 공정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이명박은 재판부가 생중계를 허용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럴 만한 사유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지만 말입니다.


출처 - 뉴시스


다스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법원이 내리게 된 데는 다스의 법적 대표였던 이상은 회장의 말이 한몫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이문성 전 다스 감사의 주거지에서 발견한 회장님 말씀 메모가 한 근거인데요, 이 메모에서 이상은은 본인이 법적 대표이사이고 주주인 상황인데 모든 협의와 결정에서 자신을 제외시켜 가족 간의 체면과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여 대외적으로 형의 체면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쉽다고 적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명박에게 아들인 이시형의 경영수업이나 철저히 시키고 비난받지 않는 사람이 되게 가르치라고 볼멘소릴 했다고 하죠.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이상은이 다스 경영에서 배제됐고 이시형이 다스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명박은 자신의 배만 불리고 주변 인물들을 쓰고 버렸습니다. 결국 이명박의 목을 조른 것은 그의 측근과 가족들이었습니다. 사필귀정, 인과응보입니다.


출처 - 서울경제


이명박은 오는 11일 정도에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고 이미 항소한 상태입니다. 1심에서 이 정도까지 인정되었다면 징역을 살지 않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마도 이명박의 고민이 상당할 겁니다. 대통령 등 특별사면을 염두에 둔다면 항소를 포기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할지 모릅니다. 사면은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재판을 계속하여 형을 낮출 가능성을 찾으려 해도 재판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사면을 받기란 힘들겠지요. 극우 보수가 집권하고 총선에서 승리해야 사면의 가능성을 점쳐볼 텐데, 현재로서는 도저히 그럴 가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형량을 낮추기 위해 항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번 판결을 반기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5년과 비교해서 징역량이 낮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 벌금이 130억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에서 4대강, 자원외교 등으로 날린 국가 예산만 수십조 원이 넘습니다. 그 돈이 모두 이명박 패거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을 텐데 130억밖에 뱉어내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죠. 1심 판결에 근거해 이명박의 차명계좌를 비롯한 전 재산을 털어서 환수해야 마땅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도곡동 땅의 소유주도 이명박으로 확인되었고 이 땅을 매각한 돈을 차명계좌에 예치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외에 차명 증권과 기타 예금계좌도 확인됐죠. 금융실명법에 따라 차명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의 90%가 차등과세 대상입니다. 법에 따라 적법하게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앞으로 이명박과 그 가족, 패거리 같은 자들이 다시는 이 땅에서 활개를 칠 수 없도록 그들이 부당하게 갈취한 돈부터 되찾아야 합니다. 이번 이명박 재판은 다스에 관한 1심일 뿐입니다. 더 많은 혐의에 대한 재판으로 그들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생각비행은 이명박근혜 9년을 우리가 어떻게 겪어왔는지, 우리가 어떠한 역사를 후대에 남길 것인지를 고민하자는 취지로 《부끄러운 이명박근혜 9년》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감방에 가 있는 지금, 이전 정권의 적폐를 타파하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시면 좋겠습니다.

국정을 농단한 핵심 중 한 명인 최순실에게 징역 20년과 벌금이 선고된 후, 지난 2월 27일 국정농단의 주역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 원이 구형되었습니다. 같은 국정농단의 주범이었던 최순실이 민간인으로서 징역 20년을 받았다면,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권력을 휘두르고 세금을 국정농단에 사용한 박근혜는 그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자 국민의 뜻일 겁니다.


출처 - 연합뉴스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권한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으며, 그 결과로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된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버지인 박정희처럼 과거의 유물이 되었어야 마땅한 권위주의 정부의 정경유착을 그대로 답습해, '경제민주화'라는 자신의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건 물론이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범위를 넘어 치부했다는 거죠. 또한 그 죄를 묻는 법정에서 재판을 보이콧하는 등 매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반성의 뜻도 보이지 않으니 엄중한 처벌로 그 책임을 물어야 역사가 바로 선다는 내용도 밝혔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박근혜는 1심 결심 공판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순실의 1심 판결이 징역 20년이었던만큼 법적인 책임이 있는 직위에 있었던 박근혜는 그보다 더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박근혜의 1심 선고 공판은 4월 초로 예상됩니다.


출처 - 뉴스1


한편 이명박근혜 시대를 열고 국정농단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일이 정해졌습니다. 물론 피의자 신분입니다. 검찰은 오는 3월 14일 9시 30분 이명박을 소환 통보했습니다. 현재 100억 원대 뇌물수수 의혹과 다스 관련 등 갖가지 의혹에 엮인 이명박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해야 실체적 진실이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겁니다. 검찰은 지난 5일 이명박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곧바로 이들을 소환 조사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을 소환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명박이 소환에 응한다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역대 다섯 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네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됩니다.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명박에게 준비할 시한을 충분히, 넉넉히 주었기 때문에 출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박근혜에게 6일 전에 소환 통보를 했었는데, 그에 비해 이명박에겐 이틀을 더 준 셈입니다. 준비시간이 부족하다는 반론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죠.


출처 - 조선일보


이명박은 비서실 명의로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면서도 날짜는 검찰과 협의해 정하겠다며,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대범치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난 혐의만 해도 국정원 특활비 상납, 불법자금 수수, 다스 의혹, BBK 투자금 반환 과정 직권남용 의혹, 삼성 이건희 회장 특별사면 이면 거래 등등 수두룩합니다. 저지른 범죄가 너무 많아선지 이명박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찰 소환을 늦출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출처 - 교통신문


대한민국 곳곳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 하고 외치게 했던 국정농단 사태 해결의 오프닝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은 보편적 상식과 윤리가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잘못해도 잡아떼면 모면할 수 있었고, 법정에 서더라도 빠져나가는 악인들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명박근혜 9년은 국민이 개·돼지로 전락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무너진 사회, 갑은 철저하게 갑질을 하고, 을은 을들과의 전쟁에 내몰리는 사회였습니다. 사람보다 돈을 앞세웠던 이명박근혜 정부에 맞서 촛불의 힘을 배경으로 탄생된 새 정부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이면서 보편적 상식과 윤리를 재정립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염원이기 때문이지요.

출처 - 경향신문

 

국정농단 사태 해결이 이제 본론에 들어갑니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던 삼성 이재용을 잊지 말고 국정농단 사태의 대단원이 정의로울 수 있도록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는 개개인의 원한을 앙갚음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부끄러운 이명박근혜 9년을 되돌리는 역사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단지 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온 과거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반영되는 기초가 튼튼한 나라로 탈바꿈하도록 우리가 뜻을 모아야 합니다. 2018년 6.13 지방선거가 그 시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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