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얘기한 "전 재산은 29만 원"의 뒤를 이을 유행어가 탄생할 예감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 최후 진술에서 "가진 재산은 집 한 채"라면서 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인데요. 이 날 검찰은 110억 원대의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에게 징역 20년과 추징금 150억 원을 구형했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얼마 전에 2심 선고로 25년형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구형량이 유기징역 최대 상한선인 30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년이 적은 셈입니다. 법조계에서는 뇌물액을 따지는 양형 기준과 죄질 등 여러 사유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일단 이명박이 받는 16개 혐의 중 형량을 가를 핵심 쟁점은 박근혜와 마찬가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입니다. 특가법상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 특경법은 횡령을 통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죠. 이 두 가지 혐의에서 검찰 주장이 인정되면 1심 판결에서 이명박은 중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인터넷 유행어로 번졌던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것이냐?"입니다. 검찰의 구형 전제는 다스가 이명박의 것이라는 기초 위에 세워졌습니다. 이명박이 다스의 실소유주이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지시해 339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했고, 다스 법인자금을 자신의 선거캠프 운영비와 개인적 소비 등에 사용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검찰은 91쪽 분량의 공소장 가운데 13쪽을 다스 소유주가 이명박이라는 기초 사실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재판 초기에 입을 연 이명박 측근들이 '다스 소유주는 사실상 이명박'이라고 한 진술도 한몫했습니다. 이명박이 다스 소유주가 아니라면 삼성이 자신의 협력업체도 아닌 현대자동차의 조그만 협력업체에게 소송비 67억 원을 왜 대주었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검찰이 구형하기 전 증인석에 앉은 이명박에게 82개에 이르는 질문을 했지만 이명박은 단 하나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고 하죠. 섣부른 대답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까 걱정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는 증인석에서 내려오자 15분에 걸쳐 최후진술로 다스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형님의 것이라며 항변합니다.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과 더불어 자신의 전 재산은 집 한 채가 전부이고 이런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 자체가 너무나 치욕적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출처 - 리암 트로츠키

 

이명박은 검찰의 말대로 대통령 권한을 사유화해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도 진심 어린 반성을 하기는커녕 끝까지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자신의 유행어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출처 - 세계일보


재판 시작 150일 만에 내려진 검찰의 구형과 이명박의 최후진술을 끝으로 1심 재판은 선고만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다음 달 5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며, 박근혜 때처럼 이 과정을 생중계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명박의 구형량도 구형량이지만 무엇보다 추징금이 너무 적다고 느낍니다. 4대강 사업으로 털어먹은 국민 세금만 40조가 넘습니다. 게다가 직접적으로 이번에 받은 혐의에 나타나는 액수만도 339억의 비자금, 그리고 삼성의 67억 뇌물성 소송비 대납 등으로 총 400억 원이 넘어가는 상황인데, 정작 추징금이 그 3분의 1밖에 안 되는 150억 원이라뇨?

 

출처 - 금강일보

 

국가 권력을 이용해 사익의 극한을 추구한 무뢰배는 먹은 것 그 이상을 토해내게 만들어야 제대로 정의구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떼먹은 돈보다 물어내는 돈이 훨씬 적다면 '돈 떼먹기 권하는 사회'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겠습니까? 과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권력을 이용하여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위정자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무겁고 엄정한 판결을 내리길 바랍니다.

지난 9년 적폐의 원흉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턱밑까지 칼끝이 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의 측근들이 줄줄이 그간의 비리를 불기 시작했고 '만사형통'이라던 친형 이상득과 MB의 부인 김윤옥에 대한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총무기획관이었던 김백준과 민정2비서관이었던 김진모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구속한 바 있습니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서는 결정적인 진술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죠.


출처 - 연합뉴스


이에 따라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상득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박근혜에 이어 이명박 정부 청와대 인사들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나눠먹었다는 혐의가 짙기 때문입니다. 이상득은 2012년 저축은행 로비 사건 수사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어 1년 2개월 징역을 산 바 있습니다. 2015년 포스코 비리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재판 중이지요. 여기에 이어 국정원으로부터 억대 자금을 건네받은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 이명박으로 가는 관문인 이상득으로 국한해도 비리 혐의가 드러난 것만 세 가지인 셈이죠.


출처 - 연합뉴스


형에 이어 MB의 부인인 김윤옥도 국정원으로부터 10만 달러를 수수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당시 보좌했던 전직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수사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국정원과 김희중 실장, 청와대 행정관 등 돈 전달 통로에 대한 소환 조사가 모두 이뤄진 만큼 수수자로 지목된 김윤옥에 대한 직접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지난 17일 검찰이 특수활동비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발표한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MB 부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에 사용됐다는 측근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난 24일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었는데요, 이 부사장은 다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고 말했다죠. 무슨 마피아도 아니고 명색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가족이 이토록 온갖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요.


출처 - YTN


그 가운데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검찰에 국정원 자금을 받아 사용한 배경에 이명박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죠. 국정원에서 받은 돈을 어디다 쓸지 또한 이명박이 관여했다고 밝혔고요. 김백준은 이명박과 40여 년의 인연으로 집안 대소사를 챙겨 MB집사라 불린 사람입니다. 이에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검찰 조사에서 김백준 전 기획관에게서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출처 - SBS


여기에 이명박이 테니스를 치러 가는 경기도 가평 별장에는 현대건설 직원이 상주했으며 관리비 또한 현대건설 직원이 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테니스장은 MB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현대건설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쩌면 취임 전, 퇴임 후에도 대기업 특히 현대와 모종의 커넥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스 또한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죠.


출처 - 경향신문

 

지금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유행어처럼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에 진술하고 있는 자신의 옛 측근들을 탓하고 있는데요. 그간 윗사람으로서의 그릇이 아니라는 평을 들어온 MB답게 연이어 터지고 있는 측근들의 검찰 진술 이면에는 이명박이 사람들을 쓰고 버려왔기 때문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죽 답답하면 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박근혜가 탄핵당하는 걸 보고도 저러고 있나 그런다고 진실이 가려지겠나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하죠.

 

 

생각비행은 《부끄러운 이명박근혜 9년》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간 이뤄진 적폐를 기록한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을 우리가 어떻게 겪어왔는지, 우리가 어떠한 역사를 후대에 남길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특히 미래 세대가 이명박근혜 9년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어, 그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피력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제 다스가 누구 것인지 밝힐 때가 왔습니다. 이명박 적폐 수사는 이명박근혜 정권 9년간 쌓인 적폐에 대한 단죄를 상징합니다. 더욱 본격적인 수사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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