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망했습니다. 급성심근경색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인 향년 78세였습니다.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건희의 업적은 모두가 알다시피 대단합니다. 재벌 2세로 출발했다고는 하나 회장 취임 당시 국내 3위에 지나지 않던 삼성을 세계 5위 브랜드로 키웠으니까요. 삼성의 주식 시총은 그 기간에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396배 증가했습니다.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과 해외 정상까지 조의를 표한 가운데, 지난달 28일 영결식이 비공개 가족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삼성이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재벌 그룹임에는 분명하지만, 이건희로 대표되는 삼성이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삼성은 우리 사회에 큰 어둠을 드리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건희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성매매 같은 오점은 별개로 하더라도 정경유착과 비자금 등의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튀어나왔죠. 삼성이 그만한 기업으로 클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이건희의 경영 능력만이 아닌, 마땅히 그 부를 같이 누렸어야 할 임직원과 하청 업체를 쥐어짠 결과이자, 정치권과 야합하여 온갖 편의와 세금을 지원받은 결과임을 방증합니다. 삼성이 그간 유지해온 무노조 경영은 그 증표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미디어오늘》 [민언련 종편 일일모니터] 기사를 통해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이건희의 공로에 비해 과실을 얘기하는 데 인색했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프로그램별로 살펴보면 이를 확연히 할 수 있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30분이나 이건희의 공로를 다루면서도 과실을 다룬 건 고작 48초에 불과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는 10월 26일 한 차례만 이건희 소식을 13분 다루며 공로는 10분간 언급하면서도 과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방송을 보면 삼성의 힘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아버지인 이건희를 이어받은 이재용의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에 깊숙이 관련되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따라 가고 있는 것이죠.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 사과를 진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한두 가지 혐의가 아닌 일로 재판이 걸려 있기 때문이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과 삼성 전직 고위 임원들을 기소하지 않고 수사를 중단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를 한 바 있습니다.


출처 - 팩트TV


이건희의 시대가 가고 이재용의 시대가 왔으니 삼성도 뭔가 바뀌어야 하건만 대를 이어 삼성의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초, 삼성전자의 한 임원이 자신을 국회 출입 기자로 등록한 뒤 기자 출입증을 이용해 의원실을 자유롭게 드나든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삼성전자의 대외협력팀 소속의 상무였는데 국회 출입을 위해 필요한 의원실 방문 확인을 매번 거치지 않았습니다. 재벌 그룹의 상무임에도 언론사 기자로 국회 출입증을 받아 돌아다닌 것도 의문을 자아냅니다. 이 상무는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이기도 했죠. 이 일이 들통나자 이 상무는 잠적했고, 그가 소속돼 있다던 언론사 홈페이지는 바로 폐쇄됐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지만 보수 정치권과의 야합, 언론과의 짬짜미, 국회를 안방 드나들 듯했지만,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최소 10건의 산업재해 사고가 감독기관에 보고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8월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직 노동자 53명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피해 여부 조사를 해 삼성이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그 의혹이 사실임이 폭로되었죠. 삼성전자는 그간 산업재해 신청 은폐 의혹을 부정해왔지만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나마 노조가 출범하기는 했으나 비상식적인 노동환경과 직원 쥐어짜기는 변함이 없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받은 과태료는 6640만 원이 다였습니다.


출처 – 저널리즘 토크쇼 J


하청업체 쥐어짜기와 기술 도둑질도 여전합니다. 삼성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사업의 협력 업체인 한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을 도용해 다른 기업에 넘긴 것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폭로됐습니다. 2018년 6월 특허를 받은 한 기업의 제품을 납품받던 삼성전자는 그 제품과 기술을 다른 기업에 넘겨 더 싼 가격으로 공급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허까지 받은 ‘협력’ 업체는 한순간에 버려졌습니다. 그런데 국정감사에서 삼성이 한 변명이라곤 부품은 넘겼지만 기술은 넘긴 게 아니랍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식의 해괴한 변명을 국회에서 늘어놓은 것이죠.


출처 - 진실의길


삼성과 짬짜미하여 가장 큰 폐해를 보인 건 역시 언론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삼성의 산재 은폐에 대해 보도한 언론은 《한겨레》, 《경향신문》, 《매일경제》,  단 3건뿐이었습니다. 조중동은 물론 나머지 경제지들도 삼성을 위해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번에 이건희가 사망하자 기레기 언론사들은 앞장서서 삼성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 10조 원을 대신 걱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삼성과 짬짜미한 전·현직 정치인들은 대기업의 상속세율에 대해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죠. 


출처 - 경향신문


기레기에 홀린 사람들은 마치 본인도 상속세를 10조쯤 내야 하는 양 이재용과 삼성 일가의 상속세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98%는 상속세를 낼 요건에 해당하지도 않습니다. 삼성의 상속세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2% 최상위층이라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정희가 죽었다고 박근혜를 걱정했던 사람들처럼 대체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출처 - 진실의길


애초 이건희가 ‘공식적’으로 사망하는 데 6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도 바로 이 상속세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건희가 쓰러진 이후 지난 6년간 이건희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3조 원에 이릅니다. 총 배당금 가운데 이건희가 받은 배당금이 약 1조 8000억 원, 가족 전체가 받은 배당금의 65%를 차지하는 금액입니다. 왜 이건희가 살아 있어야만 했는지, 왜 간간이 기레기들이 병실에서 이건희가 뭘 했다는 식의 기사를 냈는지 이해가 갑니다. 이 기간에 이건희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3배 이상 증가했고 10조 원을 웃도는 상속세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의 배당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이건희의 죽음과 이재용의 승계로 이어진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드리운 어둠은 너무 선명하고 짙습니다. 이건희의 사망에 부쳐 반올림은 "삼성의 어두운 역사는 이건희의 죽음과 함께 끝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로 삼성 반도체 생산직 노동자의 백혈병 때문에 생긴 시민단체죠. 이건희가 독차지했던 삼성의 경제적 성공과 반도체 신화 역시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룩된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반올림의 논평처럼 과연 이건희의 죽음으로 삼성이 거듭날 수 있을까요? 현재 진행형인 삼성의 행보를 보면 개과천선은 참으로 요원해 보입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앞두고 수사 주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단일화했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다스 관련 의혹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중점 수사해왔는데요, 이명박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으로부터 다스, 도곡동 땅, 이상은의 지분이 이명박의 차명재산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병모를 비롯해 이명박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여러 인사가 이미 검찰에 의해 구속되었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여기에 더해 검찰은 청계재단 소유 영포빌딩 관리인의 차량에서 다스의 실소유 관계를 입증할 외장 하드디스크를 압수하는 등 이명박이 다스의 실소유주임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또한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의 지시에 따라 다스의 소송비용을 삼성이 대신 냈다는 진술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와 상반되기는 하지만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이 먼저 다스의 미국 소송 대금을 대신 내겠다고 접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엎어치나 메치나 삼성의 돈이 이명박에게 흘러 들어간 것만은 분명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게다가 소송비용 40억 중 10억 원은 이명박 측이 따로 내놓으라고 요구한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명박이 다스를 거쳐 삼성한테서 뇌물을 수수한 결정적 증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검찰은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해주는 등의 뇌물의 대가가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명박은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어떻게 할지, 아예 선제적으로 자진출두하면 어떨지 일신의 안위를 위한 유불리를 따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 참모에는 검찰 출신 법조인이 여럿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검찰의 허를 찌르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이명박이 몰릴 대로 몰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자진출두까지 거론할 정도로 말입니다. 내부에서도 다스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강경일변도로만 나오는 게 자기들도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스 문제는 이명박의 핵심측근 몇몇만 정확한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물론 기뻐만 할 단계는 아닙니다. '다스가 이명박의 것'이라는 수사 결과가 명시적으로 나오면 2007~2008년 검찰과 정호영 특검이 내놓은 다스와 이명박은 무관하다는 결론이 완전히 뒤집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수사 중인 검찰 전담 수사팀도 다스 비자금 120억 원은 다스 여직원의 개인 비리로 거듭 확인했고, 따라서 정호영 전 특검도 무혐의로 결론을 냈습니다. 하지만 추가 비자금과 뇌물 관련 여죄가 드러났으니 관련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모호한 결과를 내놨는데요. 이 때문에 검찰의 꼬리 자르기 내지는 자기 식구 감싸기가 또 발동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호영 특검은 당시 120억 횡령에 대해 언론 발표에서 멋대로 빼고 발표했고, 검찰에 수사 자료를 제대로 넘겨주지도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는데도 무혐의를 받았기 때문이죠.


출처 – JTBC 유튜브


여기에는 삼성이 얽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또 삼성입니다. 2008년 삼성 특검이었던 조준웅이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 조준웅 특검은 이건희를 구속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이건희의 범죄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라 지금 잣대로 판결할 수 없고 배임과 탈세는 개인적 탐욕으로 저지른 게 아니니 일반인들과 똑같은 법 적용을 할 수 없다는 해괴망측한 발표였습니다. 당시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상식에 어긋난 삼성 봐주기 판결이라며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건 그다음입니다. 2009년 이건희가 이명박에게 1인 사면을 받자 고작 한 달 뒤 특검이었던 조준웅의 아들이 삼성전자 과장으로 덜컥 입사한 것이죠. 승진도 아니고 과장으로 입사입니다. 특출난 수상 경력이나 커리어가 있느냐고요? 아뇨. 서울법대를 나왔지만 10년 동안 사시에 떨어진 장수생이 경력의 전부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삼성전자의 과장으로 입사를 한다는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얘긴지는 취준생들이 더 잘 알 겁니다.



출처 - KBS


이명박근혜의 국정농단과 적폐청산의 끝판왕이 어째서 '삼성'이라고 하는지 이제 잘 아실 겁니다. 이건희와 이재용 삼성 오너 일가에 대한 단죄 없이는 이 모든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3월 이명박에 대한 소환과 조사가 시작되면 반드시 삼성에 대한 수사도 다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으로 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지난 2008년 4월 조준웅 특별검사는 이건희 회장이 1199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차익 5645억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1128억 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건희의 차명재산 규모는 무려 4조 5000억 원이나 되었죠. 그런데 최근 국세청은 더불어민주당의 이건희 차명계좌 TF에 삼성 특검에서 밝혀진 것 이외에 차명계좌가 더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국내 차명계좌 외에 해외에도 은닉계좌가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삼성생명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SBS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말에 의하면 이건희는 박근혜가 2015년 10월부터 반년 동안 운영한 미신고역외소득 재산 자진신고제도를 활용해 본인의 미신고 해외금융계좌를 과세당국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이 기간에 은닉재산을 신고할 경우 가산세와 과태료를 면제해주고 조세포탈 등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도 낮춰줬습니다. 이 기간에 거의 2조 원이 넘는 돈이 신고되었는데요, 이건희는 이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조세범 처벌법'이나 '외국환 거래법'을 위반한 것인데 말입니다. 천정배 의원은 이건희가 차명계좌를 신고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와 이재용이 40분간 독대한 이후라며 이 일 역시 박근혜와 삼성 사이에 커넥션이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이건희 회장에게는 삼성그룹 경영의 핵심인 삼성생명 최대 주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삼성생명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조세범 처벌법이나 외국환 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대주주의 경우 10퍼센트가 넘는 금융 회사 보유지분은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건희는 삼성생명 지분을 20.76퍼센트를 가지고 있어 최대 주주인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의해 10퍼센트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19.34퍼센트를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룹 전체 경영권의 키가 복잡하게 얽힌 다른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출처 – SBS


금융위와 정부 일각은 논쟁 중입니다. 금융위는 현재로선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았고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 전에 은닉계좌를 신고했기 때문에 의결권 행사 제한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 일각에선 자진신고에 따른 형사적 관용 조처를 짤 때 법무부 의견을 수용해 처벌까지 면책된 것은 아니며 국외 은닉계좌가 다수이거나 은닉 재산을 일부만 신고하고 지금까지 은닉 계좌를 운용하고 있던 것이 밝혀질 경우 처벌과 그에 따른 의결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출처 - SBS


국세청과 차명계좌 TF를 운영한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도 논쟁이 한창입니다. 2008년 드러난 이건희의 차명계좌에 대한 국세청 과세가 임박했습니다. 이자와 배당 소득에 90퍼센트 세율을 적용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과세 규모를 좌우할 과세 시점을 놓고는 의견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과세 시효를 지금으로부터 10년, 즉 2007년 이후에 대해서만 과세할 수 있다고 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범죄행위가 확인된 2008년 기준으로 이전 5년, 즉 2003년 4월 이후의 이자와 배당소득에 과세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최고 50퍼센트 세율이 적용되는 증여세도 문제입니다. 국세청은 이건희의 차명재산 4조 5000억 원에 대해 50퍼센트가 아닌 10퍼센트 수준인 4500억 원만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세청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법을 적용했다고 비판하면서 재벌 봐주기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차원의 초강경 과세 카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기자협회보


민주 사회는 공정한 재판과 공정한 과세라는 두 기둥이 튼실해야 합니다. 차명계좌와 해외은닉 재산의 존재가 확인되었다면 지금껏 갉아먹혔던 공정한 과세라는 기둥을 보수하는 의미에서라도 최대한 추징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이 글로벌 그룹 삼성으로서도 부정한 오너 일가와 결별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뉴스를 볼 수 있었다면 식물인간처럼 지내는 이건희 회장이 벌떡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한다고 자부하던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으니까요. 영화 〈내부자들〉이 묘사한 권력자들끼리의 섹스 파티가 떠오릅니다. 지난번엔 "개·돼지" 발언을 예측한 듯해 화제가 되었는데, 이제는 실제 성매매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현실이 영화보다 막 나가는 세상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지난 21일 《뉴스타파》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공개하고 이 일에 삼성그룹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내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4월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로부터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여주는 동영상 파일과 자료들을 입수했다고 합니다. 동영상에는 이건희 회장이 수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젊은 여성들을 안가나 자택으로 불러 성행위를 한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뉴스파타》가 3개월 동안 동영상의 위·변조 여부를 다각도로 검증했으나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가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안가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 안가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은 주로 낮에 촬영됐는데 20~30대 사이로 보이는 여성 3~5명이 동시에 등장합니다. 동영상의 대화로 보아 이들에게는 한 번에 500만 원가량의 비용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죠. 동영상에 나오는 장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서울 논현동에 있는 고급 빌라이고, 2013년 이후는 이건희 회장이 새로 마련한 삼성동 저택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출처 - 뉴스타파


등기부 등본상 논현동 안가는 현재 삼성SDS 고문인 김인 씨가 전세권을 설정해놓은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사장이었던 김인은 삼성그룹 내 핵심 수뇌부였죠.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삼성SDS, 삼성 라이온즈 등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자기 명의로 이 빌라가 설정되어 있는 줄 몰랐다던 김인 씨는 이후 입장을 번복해 자신이 전세 계약한 게 맞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빌라를 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장소로 빌려줬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건희 회장이 불법 성매매를 하는 과정에 삼성그룹 비서실 등의 조직이 동원됐다면 불법 성매매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은 물론이고 삼성그룹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성매매 처벌법에 의하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건희 회장은 북한의 김일성처럼 자신의 권력과 돈 그리고 조직을 동원해 기쁨조와 채홍사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출처 -르 몽드


그런데 성적 문란함은 비단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화그룹의 40대 상무는 유흥주점 안에서 자신의 일행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유흥업소 종사자를 성폭행하는 변태 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 말 강남구 소재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이 성폭행 사건은 사건 다음날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하면서 알려졌죠. 조폭을 동원해 아들의 일을 복수하는 회장 밑에는 공개적으로 성폭행을 벌이는 대범한 임원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울리는 한패가 또 있을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화그룹 상무의 성폭행 현장에서 일행은 지켜보기만 했을 뿐 누구 하나 이를 막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한화그룹은 인터넷 올라온 성폭행 상무의 기사와 게시글을 삭제하기 바쁩니다.

 

한편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 캠페인송으로 쓰였던 〈PICK ME〉를 부른 걸그룹은 공개 인터뷰에서 야동 배우 취급을 당했습니다. 그것도 그 오디션을 만든 PD한테요. 〈프로듀스 101〉 〈언프리티 랩스타〉 <쇼미더머니〉 등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엠넷의 한동철 국장은 한 잡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듀스 101〉을 건전한 야동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출처 - 일간스포츠


"출연자들을 보면 내 여동생 같고 조카 같아도 귀엽지 않나. 그런 유의 야동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이상한 취향을 피력했습니다. 여동생과 조카가 나오는 야동이라니, 변태가 따로 없습니다. 〈프로듀스 101〉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그는 숨은 원석을 발굴하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속내는 그냥 자기가 보고 싶은 야동 만들기였음이 드러났군요.


출처 - 뉴스타파


우리나라는 술과 성매매에 지나치게 관대한 시각을 보입니다. 특히 남성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과 성매매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에 질린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제대로 된 고삐가 없으니 사회 전체가 변태적인 성욕에 이끌리고, 여성을 일상적으로 모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박유천 같은 연예인의 성폭행 사건은 발생하기가 무섭게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다른 정황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경우 증거가 명백한 불법 성매매임에도 《뉴스타파》가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히려 경찰이 꽁무니를 빼고 있습니다. 자본과 권력의 힘 앞에 무릎을 꿇은 언론, 방송이 이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했죠.

 

출처 - 경향신문

 

이미 공개된 성매매 동영상 이외에도 협박이나 공갈의 정황이 보이는데도 수사 착수를 고민해보겠다는 말로 끝입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불법 성매매 사건 외 최근 성추문들은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단초입니다. 성역 없이 수사해서 깊이 뿌리내린 잘못된 성 착취와 권력의 문제를 파헤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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