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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10

《오동명의 바다소풍 11》남자 엿보기 4 “불편해졌어. 올레길인가 뭔가 생긴 뒤로 우리네 마당을 빼앗긴 것 같아. 사람들이 다니니 옷도 맘대로 입고 나오질 못하니, 이거야….” “자네도 그런가? 나도 여기로 나올 땐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올 수가 없다네.” “그전이 좋았어.” “하기여, 우리 바다도 아닌 것을 뭐.” “근데 왜 이렇게 섭섭한지 모르겠네.” “그렇지? 나도 그렇다네.” “함께 나눠야 한다지만 왠지 내 앞마당을 잃은 듯하네.” “손님을 잘 맞아야 하지만 그들이 주인 된 기분이라네.” “태어나서부터 주인이었을 우리가 손님 같으니….” “그래도 외지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찾아주니 반갑긴 하지, 뭐.” “훌쩍 지나가고 마는 사람들에게 우리 것을 너무 내놓은 것 같아.” “기억한다지 않는가, 다들 좋다 하지 않는가, 돌아가서도 말.. 2011. 6. 17.
《오동명의 바다소풍 6》좋은 제주도, 아쉬운 제주도 섬과 육지가 더 가까워졌다. 물론 비행기가 빠르긴 하지만 하늘을 날지 않고 바다를 건너는 길이 하나 더 생겼다. 7개월 가까이 섬에 갇혀 있다 보니 (마음으로) 육지가 그리웠다. 그래서 떠난 육지행. 이번엔 새로 생긴 바닷길을 택했다. 제주도 성산포항에서 전남 장흥 노력항을 오가는 배는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더구나 집에서 가깝기도 해서 이 길을 쫓아가 봤다. 무척 바람이 세던 날, 전화로 문의하니 배는 뜰 거란다. 버스를 타고 성산포항에 도착했다. 배는 무척 작아 보였고,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60여 킬로그램인 내 몸 흔들리는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작아 보이는 이 배엔 사람 270여 명에 승용차도 무려 70대나 실을 수가 있단다. 육지와의 최단거리라는 이 코스는 이미 오래전, 제주도.. 2011. 5. 9.
《오동명의 바다소풍 5》올레길 단상 올레길 단상 봄비도 봄바람도 유채꽃을 따라 걷는다. 어제도 20km, 오늘도 어제만큼이란, 아빠의 말에 보폭 짧은 아들은 출발부터 늦장이다. 유채꽃이 참 예쁘다. 엄마가 외친다. 보폭 짧은 아들은 길게 뻗은 유채꽃길이 끝이 없는 길이다. 어제는 5코스, 오늘은 4코스, 지난번엔 7코스를 돌았다. 아빠는 20년 전에 군대를 다녀왔다. 정했으니 가야 해! 아들은 10년 후엔 군대에 가야 한다. 꼭 가야 하나? 내겐 동네길인 올레길. 가짜 올레길 옆 더 진짜다운 올레길을 일러줄까 하지만, 귀를 콱 막고는 코스만을 따라 쫓는다. 올레길은 코스요리를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국요리점의 원탁이다. 유채꽃밭, 이 아름다운 길이 행군길이 된다. 돌하르방이 조교가 된다. 2011. 5. 2.
"셔터만 누른다고 좋은 사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4월 28일(목요일)은 생각비행 1주년 기념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이날 《사랑의 승자》의 저자이신 오동명 선생님께서 '보도사진과 혁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하십니다. 오동명 선생님께선 제일기획, 《국민일보》를 거쳐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근무하셨는데요, 1999년 말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세무 비리를 《중앙일보》가 언론탄압이라 주장하자, 〈언론탄압이라고 주장만 하기에 앞서〉라는 제목으로 언론의 바른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사내에 붙이고 《중앙일보》를 떠나신 분입니다. 최근 선생님은 제주도에 머물며 책을 저술하고 계시는데요, 얼마 전 서울에 오셨을 때 생각비행을 방문하셔서 강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가셨습니다. 늘 저희에게 유익한 말씀을 들려주시기 때문에 이번엔 짧게나마 인터뷰를 진.. 2011.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