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렸지만 휴일 잘 보내셨는지 여쭙기가 무서운 주말이었습니다. 23일 군인 두 명과 민간인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평도 포격전의 상처는 다 아물지도 못했고, 28일 일요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시에는 북측에서 또 한 번 포성이 들려와 또다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소리로만 그치고 대피령도 곧 해제되었지만요.

주말 동안 인터넷에서 재밌지만 의미심장한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23일 연평도 포격전을 처음으로 알린 연합뉴스의 사진을 원본으로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색감과 프레임 등을 바꿔버린 1면 사진들입니다. 《경향신문》《한겨레》《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와 원본이 된 《연합뉴스》의 사진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네요.

원본과 비교하자면 《한겨레》의 경우 원본보다 다소 연기가 덜해 보이고, 《중앙일보》의 경우는 마치 핵전쟁이라도 일어난 거 같아 보입니다. 사실 언론사도 기업으로서의 속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자사 신문의 구독자 취향을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압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언론사별로 편집 기조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도요.
그럼에도 이런 중대한 사건까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을 보려 하고 또 그런 현실만을 골라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일에 언론이 앞장서는 행태는 최소한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노출한 프레임을 통해 그 의도대로 현실이 확대, 재구축 되도록 하는 행위가 과연 언론과 기자의 본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사태 해결을 위한 객관적인 현실 파악에도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위 사진뿐 아니라 각 언론사의 기사 역시 각자 자기 입장을 대변하기 급급한 글이 대부분이었죠.

타벨은 록펠러의 삶을 조사하면서 한 개인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록펠러를 오직 선한 존재나 혹은 악하기만 한 존재로 한정하는 일은 전기적인 죄악 그 자체였다. 타벨은 록펠러의 생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하면서 때로 인정사정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의 사업적 성취를 선이나 악이라는 감상적인 틀에 맞춰 왜곡하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다. 타벨은 록펠러에 대해 쓴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을 '실로 대단한 스탠더드 오일 The Legitimate Greatness of the Standard Oil Company'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어떻게 한 명의 저널리스트가 독점재벌 스탠더드 오일을 쓰러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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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이 출간한 책《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나온 위 내용처럼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가 견지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은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아닐까요? 그것을 토대로 토론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건 바로 독자들의 몫일 겁니다. 그러니 적어도 독자를 현혹하는 일이 그들의 임무는 아니겠지요. 특정 계층의 나팔수라 불리기 싫다면, 우리나라 언론은 냉정함을 지키며 한 번쯤 초심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출간한 지도 한 주가 지났습니다. 석유 재벌 록펠러의 거대기업 스텐더드 오일의 어두운 이면을 탐사보도라는 (당시) 새로운 보도 방식을 이용하여 파헤쳐 결국은 무너뜨린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그녀의 삶과 기자정신을 담은 책,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대해 언론사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한 곳은 연합뉴스였습니다. 연합뉴스<'공룡 석유회사' 무너뜨린 여기자> 라는 제목으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소개하면서 기자정신과 탐사보도의 개척자라는 측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좌측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 우측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경향신문에선 좀 다른 방식으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소개했습니다. [책과 삶] 다른 듯 닮은, 오롯이 외길을 걸은 ‘영원한 영웅’ 이란 제목으로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라는 인물과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엮어서 소개했습니다. 언뜻 보기에 두 인물은 전혀 관련 없어 보이지만 한 사람은 '식량'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방향을 개척했던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저널리스트라는 사명으로 '탐사보도'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인물임을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의 삶을 소개합니다.

그 밖에도 무등일보내일신문한겨레등  여러 언론사에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의 출간 소식과 책 내용을 알려주셨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라는 인물이 여러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소개해주신 언론사 기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하루 앞두고 그분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포토 에세이 《사랑의 승자》가 각 언론에서 다루어졌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인 거 같습니다^_^ 감사합니다.

8월 13일자 《전자신문》 18면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무대 뒤 모습 사진으로(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008110185)>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님의 생애에 `액션 서스펜스 스릴러 미스터리'라는 블럭 버스터 급 수식어를 써주셨네요. 생각비행의 <<사랑의 승자>>는 그런 분의 담백한 일상을 담았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8월 14일자 《광주일보》 8면에는 <DJ 인간적 면모 사진으로 만나다(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281711600404094026)>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짧은 기사지만 전자신문 황지혜 기자님의 말씀처럼 호남 출신들이 김대중을 두둔하는 것은 스스로 '전라쟁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행위로 곡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해 말을 아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랑의 승자》의 저자이신 오동명 선생님께서는 <국민과 영원히 함께하는 대통령을 꿈꾸며>란 머릿말에 "나는 이 책의 독자, 아니 국민에게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김대중을 호남 사람이 아닌 대한민국 사람으로 보고 한 번만이라도 그의 행적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호남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편견 없이 보자는 얘기다. 우리 국민은 김대중과 그의 가족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이 책을 편견 없이 읽는다면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란 말씀을 남기셨겠지요.



8월 14일자 《부산일보》 18면에는 <스쳐간 죽음은 사랑을 남겼네(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ubSectionId=1010090000&newsId=20100813000169)>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신문에서 이렇게 호의적인 기사를 써주신 것을 보면 지역감정 해소도 그리 먼 일은 아닌 것 같아 기쁩니다. 이것이야말로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전에 말씀하셨던 "누구도 미워해서는 안된다. 사랑해야 한다."를 실천하는 것이겠죠.


8월 14일자 《한겨레》12면에는 <꽃을 유난히 좋아하던 사람(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5031.html)>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꽃에 물을 주고 계신 인간 김대중의 모습이 [한장면]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면서 저희 생각비행의 《사랑의 승자》 44~45p에 실린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사실 그대로만 찍어 신문에 낸다면야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기 전에 언론으로서 본분에 충실해야 하겠지요. 찍어서 그대로만 내주세요."

본분을 다하는 언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오늘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은 꼭 본방 사수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밖에 8월 11일자 《메트로》 25면에는 <위대한 영혼을 추억하다>란 제목으로 마더 테레사와 함께 기사가 실렸으며, 연합뉴스에도 단신이 실렸습니다.


첫 비행을 시작한 생각비행의 첫 책에 이렇게나 호응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구나 싶어서 참 힘이 납니다. 가장 격려해 주시는 생각비행 독자분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좋은 책으로 소통을 계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_^


 
 
 
 
 
사랑의승자김대중빛바랜사진으로묻는오래된약속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 정치가
지은이 오동명 (생각비행,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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