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치다 보면 모자라니만 못하다는 말이죠.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보릿고개, 춘궁기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요즘은 먹을 만큼만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버리자는 캠페인을 열고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풍요롭게 살아도 괜찮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지경입니다.

이 풍요는 어디에서 왔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과거의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이런 풍요를 누리는 건 아닙니다.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다양한 기술과 지혜의 결과를 지금 이 시대에 그저 누리고 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세상에 산다고 한들 이렇게 넘치게 사는 삶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회의가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빠르게 움직이고 교류하려는 목적으로 개발한 자동차는 우리의 삶을 확실히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교통체증으로 수많은 이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엄청난 석유에너지가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기도 하지요.

통신기기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더욱 획기적인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불과 10년 전 한국에서 휴대전화가 상용화되었을 뿐인데 지금은 한 사람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스마트 미디어기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기술의 진보는 너무나 빨라서 '공부'하지 않으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똑똑해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도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쓰레기문제입니다. 하이테크 시대의 편리함 이면에 잠재된 어두운 그림자를 경고하는 책과 영상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습니다. 
 
EBS 지식채널e, 불편한 소문. 넘치는 삶이 과연 올바른 삶일까?
 

첨단 디지털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하드웨어 생산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다르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 디지털 산업에는 전문가들이 운영 시스템이나 검색엔진을 암호화하는 분야 이외에 제품을 생산할 때 다량의 화학물질과 금속, 플라스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산업과 화학물질 오염에 의한 위험성을 몰랐기 때문에 첨단 전자 폐기물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첨단 디지털 산업이 성장기로 접어들었을 때 많은 전문가들과 대중들은 이미 첨단 디지털 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 폐기물과 첨단 전자제품 제조업이 환경과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눈으로 직접 보고 실감하기란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문제는 안심하고 밀어 놓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또한 이 문제는 문명의 발달에 반대하고 단순한 세계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환경운동가가 사소한 것까지 분석해서 문제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것도 아니다. 알건 모르건 우리 모두에게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 정보 시대 기술은 전 세계를 어느 때보다 가깝게 하나로 연결해 왔지만, 동시에 그 잔해와 파편들은 하나로 연결된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_《디지털 쓰레기-하이테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 중에서

얼마나 더 성장해야 할까

오늘은 어두운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만, 저희는 과학기술을 부정하거나 자연으로 막연히 회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인류의 행복을 증진할 기술과 자본은 이제 충분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발전해야 하고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전기가 부족할지 모르니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야 하고, 결과적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도 더 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많은 기업이 성장을 거듭해야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가와 기업은 국민을 희생해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듯합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시민의식도 많이 성숙했습니다. 우리에게 더 많은 성장과 발전보다는 분배와 상생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정부의 방침에 직접 반대를 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삶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도 생겼고, 녹색 모임을 만들어 생태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또한 기업들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라는 요구를 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주요한 흐름도 만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성장을 삶의 주요 목표로 추구했는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 사회는 가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50년대에 우리 사회는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르고 폐허가 된 경제를 회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960~1970년대 시절, 사람들은 국가 주도의 개발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내면화하여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마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엄혹한 시절 전태일 같은 노동자의 희생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없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터에서 국가권력의 요구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당한 분배 없이 몇몇 기업의 독점으로 경제적 질서가 재편되고 일부 정치 권력이 성장하는 시기를 한강의 기적이라며 떠들기 바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정작 뼈 빠지게 일한 시민에게 돌아온 반사이익은 크지 않았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문민정부가 들어섰으나 잘못 짜인 정치·경제 구조 탓에 1997년 IMF 구제금융체제라는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IMF와 더불어 찾아온 비정규직 제도는 국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할 당시 많은 사람이 해고되는 만큼 또 다른 사람들이 고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출 일변도의 경제정책에 부응하여 경제를 성장시키고, IMF 위기를 금 모으기 운동으로 극복한 국민

먹고살기 어려워진 국민은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인지는 잘 몰랐지만 성장 일변도의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부의 재분배를 생각했던 국민에게 정부와 기업은 아직 분배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며 오히려 더 성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은 줄로 착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감지되던 시기에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바로 이때 등장한 사람이 CEO 출신으로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747공약(7% 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자마자 기업이 발전해야 국민이 수혜를 본다며 친재벌 정책을 펼쳐 많은 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안겼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넘치도록 가져가면 흘러넘치는 이익이 전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이야기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국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가계 부채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한들 살림살이가 전혀 나아지지 않으니 불법 도박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하는 기이한 결과마저 뒤따랐습니다. 

성장은 결코 답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며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이 제대로 된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가족을 배불리 먹이고 조금 잘살아 보겠다고 달려온 수십 년의 세월이 소수의 재벌 배를 불리고 국가를 좀먹는 정치집단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 오는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때 골프장을 지으면 지역경제가 발전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지역에선 서로 골프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녹색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골프장은 지역 환경을 훼손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골프장의 잔디는 농약 성분이 너무 높아서 폐기물로 처리된다는 사실, 골프장에서 뿌리는 과도한 농약으로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골프장의 폐해는 점점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골프장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도 마찬가지죠.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면 지자체의 유치금이 많이 들어온다는 사실 때문에 한때 그것을 환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깨끗한 에너지원이라는 홍보가 먹힐 때 이야깁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가 터지자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거짓도 더는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수명연장 계획과 방폐장 공기연장 문제에 반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자연 따윈 상관없다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성장보다는 공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시작된 녹생당의 움직임은 크고 작은 생태적 화두를 많이 제시했습니다. 4.11 총선에서 0.48퍼센트의 정당 지지율밖에 얻지 못했지만 왜 우리 사회가 자연과의 공존을 지향해야 하며 생태적 삶을 고민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인간이 생태계를 좌우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고 상생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그림

또 하나 바람직한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대기업을 최고의 직장으로 생각하던 인식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학교가 대기업 사원을 양산하는 스펙 쌓기의 전당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지만 변화의 조짐이 서서히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 가운데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도하는 이가 많아졌고, 특히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는 젊은이가 목표를 찾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옛날에는 대학을 나와 기업에 취직하면 그 분야에서 인생을 나름대로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의 거품이 빠지고 성과와 실력을 중시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예전같이 기업에 근무하면서 보수를 얻는 길 이외에 '삶의 보람'이나 '하고자 하는 의욕'을 발견하려고 모색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기업가의 출현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였던 20세기로부터 자연과 공생하고 환경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21세기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에도 들어맞는다. 그들의 시선 앞에 놓여 있는 곳이 풍요로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사람과 사람과의 긴밀한 유대가 남아 있는 '지방'이었다. 미개척의 지역자원이 잠자고 있는 지방에는 지금까지의 도시 비즈니스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감춰져 있다.


우리의 삶이 단순한 성장과 이윤 추구에 목말라 있다면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같은 대안적인 사업 모델을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많은 시대에 각종 사회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가 공동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의식이 성장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하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국민이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선 이미 수많은 기업이 CSR을 행하고 있으며,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사회참여(CCI,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겨우 CSR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지만 기업이 단순히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이와 연관된 논의는 그동안 저희가 작성한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하는가 - '착한 자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나?> <기업사회참여(CCI)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는가?>) 

성장을 넘어 분배와 상생의 사회로


전 세계는 지금도 성장을 멈추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 FTA, 한-EU
FTA는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맺은 통상조약이며,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많은 국민이 더욱 잘살 수 있게 된다고 정부는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정부의 장밋빛 꿈은 현실과는 달랐으며, 대다수 국민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 친화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을 통한 부의 재분배는 이제 믿을 수 없는 거짓이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동안 그토록 추구해왔던 '성장'에 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과연 성장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성장하면 우리가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과거 우리가 추구했던 행복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쌓은 환경적 지식으로 이젠 경제적 성장보다는 자연과의 공존과 공생을 생각해야 할 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환경문제에 관한 한 아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친환경적인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알면서도 기업은 비용을 줄이려고 환경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으며, 개인은 나 하나쯤 하는 마음으로 손쉬운 선택을 하고 맙니다. 

변화는 한꺼번에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면 인류가 직면한 전 세계적인 위기를 완화할 수 있으며 우리의 실천으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데서 희망의 싹이 움틉니다. 사회의 변화는 그저 오지 않습니다. 해결의 몫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생각비행도 성장을 넘어 분배와 상생의 사회로 나아가는 움직임에 동참하겠습니다. 그간 사회적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알리는 책을 출간함으로써 출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왔는데요, 앞으로 관련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 더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로 뛸 수 있는 일에 더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2011년부터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습니다. 최근 생각비행 도서가 사회적기업 관련 신문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하는 등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 새로운 공공사업을 이끌어갈 멋진 사회적기업가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종사자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련 소식을 발굴해 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창업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여러 사람이 나를 응원해주기 시작했다. 상장기업의 경영자, 사회적기업가 선배들, 대학교수, 저널리스트에 이르기까지 바쁠 게 분명한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주었다. 처음에 나는 그들이 순전히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돕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그들은 나에게 '투자'를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이 시간이나 능력, 돈을 나눠주는 이유는 나를 개인적으로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 사람이 사회를 좋게 만들어주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그들 나름의 '사회적 투자'였던 셈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부터 사업은 더욱 '내 것'이 아니게 되었고, 힘들어도 멈출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투자를 받은 만큼 그 결과를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_《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중에서

사단법인 씨즈가 《윤리적소비 캠페인단 BORA》4기를 모집합니다. "보라"는 윤리적소비 확산 캠페인 브랜드라고 하는데요,  "보라"는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기업이나 윤리적소비 상품, 그리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청년들과 협력해 우리 사회에서 윤리적소비를 확산시키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보라"는 청년 여러분의 참여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서 "작은 움직임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하네요.

모집 대상은 열정이 있고, 소셜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청년입니다. 모집 일정은 4월 8일(일)에 1차로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2차 면접은 4월 12일(목)에 있다고 합니다. 보라 4기로 선정된 청년들은 2012년 5월부터 2012년 8월까지 활동하게 됩니다. 활동 내용은 윤리적소비 개념 확산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프로젝트, 윤리적소비 촉진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프로젝트입니다. 

SK그룹이 역량 있는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후원하는 제6회 '세상 콘테스트'를 시행합니다. 세상 콘테스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지난 2010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5회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총 271팀이 참가해 22팀이 선발됐으며, 3억 6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었습니다. 

이번 6회 대회는 오는 5월 4일까지 '세상' 홈페이지(www.se-sang.com)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접수받으며, 1차 서류심사, 2차 PT심사를 거쳐 1등부터 3등까지 총 5개 팀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4월 12일에는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 설명회가 열립니다. 설명회는 무료이며 인터넷과 페이스북으로 선청하시면 됩니다. 현장에서 직접 참석도 가능하다고 하니 콘테스트를 준비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참석해보세요!


서울e-품앗이 활성화를 위한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거점기관 공모

- 주제 :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및 활성화 사업(※ 민간단체 및 복지시설의 독창적, 자발적, 시민참여적인 지역 품앗이공동체 운영 및 활성화 방안)
- 대상 : 사회복지시설 및 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비영리법인
- 지원 예산 : 1개 사업 지원금 : 1800만 원 이내
- 접수기간 : 4월 6일(금) 18:00까지
- 접수방법 : 방문 및 우편접수

사회적기업 홍보영상 제작 지원사업 공모
- 기간 : 4월 12일(목)까지
- 대상 : 홍보영상물이 없는 사회적기업이나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홍보영상이 필요한 사회적기업 업종, 혹은 사회적가치 실현을 우선하는 인증기업 32개
- 신청방법 : 이메일 신청서 제출(keese2011@gmail.com)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2011년부터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편으로 사회적기업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습니다. 최근 생각비행 도서가 사회적기업 관련 신문에서 기사로 다뤄지기도 하는 등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 새로운 공공사업을 이끌어갈 멋진 사회적기업가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종사사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련 소식을 발굴해 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현대는 젊은이가 목표를 찾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옛날에는 대학을 나와 기업에 취직하면 그 분야에서 인생을 나름대로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의 거품이 빠지고 성과와 실력을 중시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예전같이 기업에 근무하면서 보수를 얻는 길 이외에 '삶의 보람'이나 '하고자 하는 의욕'을 발견하려고 모색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기업가의 출현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였던 20세기로부터 자연과 공생하고 환경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21세기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에도 들어맞는다. 그들의 시선 앞에 놓여 있는 곳이 풍요로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사람과 사람과의 긴밀한 유대가 남아 있는 '지방'이었다. 미개척의 지역자원이 잠자고 있는 지방에는 지금까지의 도시 비즈니스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감춰져 있다.


최근 원전 사태나 유전자 조작 먹거리 문제 등으로 환경과 생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녹색당 창당도 그런 사회적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일로 보입니다. 바른 식문화 정립을 위한 식생활 캠페인과 교육을 사업으로 방향을 잡은 소셜벤처인 Food for Change(가칭)가 함께 일할 사람을 뽑습니다. 우리가 먹을 음식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지원하보시면 좋겠습니다.  [Food for change] 바른 식문화를 만들어갈 인재를 찾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을 모집합니다. 신청자격은 사회적기업가로서 자질이 있고 사회적기업을 창업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위탁운영기관의 선발전 실시하는 사전 교육 수료 이전에 최소 3인 이상의 팀이어야 하며, 만 19세부터 만 39세인 자가 구성원의 50% 이상이어야 합니다. 
1차 서류심사로 42개 팀을 선발하고 사전교육 및 대면심사로 최종 28개 팀을 선발합니다. 3월 20일 함께일하는재단 지하교육장에서 설명회가 있으니 참석해보시기 바랍니다. 2012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  선발요강


희망제작소는 지역과 시니어가 만나 새로운 기회의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귀농귀총 아카데미 2기를 시작합니다. 귀향이나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관심있는 중·고령 시니어, 커뮤니티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 공무원이나 비영리단체 관계자 등이 대상입니다. 모집인원은 40명 내외이고, 수강신청은 4월 10일까지 하셔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으며 인원이 초과되면 조기 마감된다고 하니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서두르세요. 제2기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아카데미


제3회 프라이머 엔턴십
- 모집 일정: 3월 1일 ~ 3월 31일 신청접수 및 참가자 발표
- 모집 대상: 개발자, 기획/마케팅, 디자이너
- 모집 대상 분야: IT, 사회적기업, 일반기업 모든 창업분야 포함

경기도 용인시 2012 사회적기업 일자리 창출기업 공모
- 모집기간: 3월 22일까지
- 지원자격: 용인시 관내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 경기도 지정 예비사회적기업, 중앙부처 지정 사회적기업
- 제출서류: 신청서, 사업계획서, 훈련계획서, 재무제표, 사회서비스 제공 실적을 용인시 지역경제과 경제정책팀에 제출
- 선정기준: 사업내용 우수성, 사업주체의 견실성, 지속적 고용창출 가능성, 훈련계획의 충실성 등
- 지원내용: 최소 5인 이상 최대 30인 이하를 원칙으로 예비 사회적기업은 2년간, 사회적기업은 3년간 혜택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2011년 한 해 동안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는 도서를 출간해왔습니다.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아이디어 하나가 지역경제를 살린다》가 그런 관심의 결과물입니다.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궤를 같이합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 사회적기업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고, 수많은 사회적기업이 생겼습니다. 정부 주도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했기 때문인데요, 먼저 우리 사회에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부 주도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 배경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급속히 증가하는 실업률과 심화된 양극화 문제는 사회에 큰 시름을 안겼습니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였습니다. 또한 방만한 기업경영으로 수많은 실직자가 생긴 탓에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예전에 많은 기업에서 시행했던 이벤트성의 기부·후원 문화를 제고하게 했을 뿐 아니라 사회서비스 부문의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해결문제와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한 공급 확대책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7월에 시행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정을 받은 사회적기업의 수는 해마다 늘었습니다.

출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언뜻 보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온 사회적기업이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심각한 상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의 해결이 일차적 목표여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 따라 육성된 사회적기업은 자립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부터 정부의 지원이 단계적으로 끊어짐에 따라 영업 적자에 허덕이던 많은 사회적기업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 지원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어쩌면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목적은 사회문제 해결에 있다. (출처: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정부는 2012년까지 1000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그동안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습니다. 지자체가 앞장서고, 중앙정부가 밀어주는 방식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추진체계를 도입한 결과 2007년 50곳이었던 사회적기업이 2011년 7월 통계를 보면 555곳으로 11배가 넘게 늘었고, 정부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을 포함하면 1500여 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2011년 12월 19일자 《경향신문》 기사를 보니 2009년 사회적기업 297곳 가운데 영업이익을 낸 곳은 72개 기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10년 사회적기업 491곳 가운데 영업이익을 낸 곳은 71곳으로 전체의 14.4%"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12월 19일 현재 30여 개 사회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었고, 연말까지 60여 개 사회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끊겨 사회적기업의 지속적인 활동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사회적기업이 문제다

일반 기업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진출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고 부릅니다. 2011년을 지나는 사이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은 그 존재 이유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정작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토대를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사회적기업 육성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사용되었을 뿐, 정부 지원, 민간 투자, 자생적 기술이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자생력을 기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취약계층의 인건비로 지출될 뿐 정작 사회적기업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 후반 복지국가 위기에 따른 복지제도 개혁과정에서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와 제3섹터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출현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높은 실업률과 사회적 약자층 증가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과 사회통합을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을 제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80년 레이거노믹스 등장과 함께 연방정부의 사회복지예산 감축, 비영리기관의 재정자립도 향상 요구와 같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 비영리 공익활동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익사업을 일반화하려는 움직임이 생겼습니다. 빌 드레이튼은 최초로 '사회적기업'이라는 용어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1990년대 노동시장 부적응 빈곤층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모델로 사회적기업을 주목했고, IT산업의 성공과 함께 벤처 자선가가 대폭 증가하여 사회적기업가정신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상황을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이 시작된 사회적 배경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프랑스·이탈리아 같은 유럽과 한국에서 시행되는 사회적기업 정책을 비교하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표를 참고하세요.

자료: 한겨레

조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문제점을 유럽권 정책과 비교하여 정리했습니다. 먼저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양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으나 사회경제적 주체로 인식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유럽 3개국이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이라는 사회적기업 본연의 목적을 균형 있게 적용하는 반면에, 한국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에 치중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유럽권의 사회적기업 정책을 참고하여 한국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사회적기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고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협소한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적기업의 내용을 다양화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표에서 드러나듯이 유럽권은 사업지원 방법이 무척 다양합니다. 우리나라가 사회적기업 '발굴'과 '인증'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실질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속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인건비 지원이나 세금 면제 같은 직접적인 정부 지원으로는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토대를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대출이나 투자와 같은 자본조달 인프라를 구축하여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사회적기업을 폭넓게 지원하고, 사회적기업 기금을 마련한 뒤 사회적기업 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노동연계 복지정책과 결합된 지속적인 후원 정책을 제시하는 방법 등을 마련해야 합니다.

2012년 사회적기업, 어디로 가야 하나

2011년 세계경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위기와 혼돈'이었습니다. '불확실성' '위기의 확산성' '불투명성' '혼란' 등을 언급하며 경제 전문가들은 향휴 경제의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했습니다. 유로존 위기, 반복되는 글로벌 수준의 경제위기, 국제경제 침체, 동아시아 위기의 부상 등을 거론하며 대안 모색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럼에도 '지속가능발전' '균형발전' '생태적 관점에서의 지속가능성' '지속가능한 성장' 등은 세계 변화의 열쇳말이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협력, 성찰,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구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협력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적 경제 성장과 탐욕스런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 결과 2011년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습니다. 경제·환경·자원 위기라는 복합적인 시대적 과제 앞에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패러다임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겨레

2011 아시아미래포럼에 참여한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입니다. 55명의 응답자의 답변을 통계로 정리한 것인데요, 향후 10년간 한국경제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라는 의미 있는 대답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10년간 한국경제가 도약할 기회에 관한 질문에 '사회책임경영,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활성화'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자, 다시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를 돌아봅시다. 고용노동부는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를 규정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미가 너무 협소합니다. 이런 사회적기업이 향후 10년간 한국경제를 도약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2011년 초에 저희가 출간한 책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는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소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소셜 비즈니스'는 사회적기업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책의 저자 야마모토 시게루는 30대 초반에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생각을 한번 들어보시죠.

여러분은 ‘소셜 비즈니스’, 일명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사회적기업이라는 말 자체에서 ‘사회 공헌적인 성격이 강한 비즈니스’라는 이미지가 떠오를지 모른다.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조금은 다르다.
소셜 비즈니스란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행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약간 뉘앙스가 다르다는 점이 느껴지는가? 즉 소셜 비즈니스란 ‘사회공헌’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를 뜻한다. 내 모교인 NEC사회기업학원을 운영하는 NPO법인 ‘ETIC’에서는 소셜 비즈니스를 ‘사회를 바꾸는 일을 과제로 삼는 사업’으로 표현한다. 또한 ‘사업을 통해서 사회를 변혁한다’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고도 표현하고 있다. 이제 어렴풋하게나마 소셜 비즈니스의 정의를 이해했으리라고 본다.
_《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분문 중에서

김홍일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는 "사회적기업가는 지역사회와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바라볼 때 '그 일이 될까, 안 될까?'를 묻지 않고, '어떻게 가능할까?'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잠재된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며 공동체를 일구고 지역을 변화시켜 가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러니 어떤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고 양성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앞서 우리나라가 사회적기업의 양적 증가라는 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질적인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측면이 더 많다는 사실을 살펴봤습니다.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다시금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새로운 경제는 성공을 '부'와 '풍요로움'의 획득으로 인식하는 관점을 넘어 '꿈'과 '비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기를 요구합니다. 경쟁과 배제의 문화를 거스르고 협력과 책임이라는 가치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사회적기업가를 많이 배출한다면 분명히 사회는 달라지겠지요. 결국 사회적기업의 '사람'의 문제인 겁니다.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이 대안이다  

사회적기업은 시장성이 없더라도 뭔가 특수한 목적에 의해 영리기업이 거들떠보지 않았던 사회의 수요에 대응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적기업을 지속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업이란 지속해야만 일과 더불어 사람이 성장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조직이 성장하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고, 조직의 운영체계가 강화되고 효율적으로 작동합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야마모토 시게루가 젊은 나이에 사회적기업을 시작하여 좌충우돌하며 느낀 경험담이 여러분께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창업에 실패하는 세 가지 유형>이라는 글입니다.

소셜 비즈니스는 어렵다. 나도 여러 차례 실패했고, 주위에서 실패하는 사례를 몇 번이나 봐왔다. 그러나 실패하는 유형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둔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창업에 실패하는 유형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밖에 없다.
첫째, ‘대책이 대책일 수 없는 경우’다. 대책이라고 세웠으나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아무리 사업화에 성공하더라도 사회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으니 사회적기업으로서 의미가 없다. 이러한 실패는 주로 조사나 분석이 부족해서 생긴다.앞에서 ‘대책입안’에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면 좋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NPO나 정부조직일수록 과거 경험에 사로잡혀 틀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쉽게 결론내기 쉽다. 처음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생각해서 ‘진실’을 찾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 잘못하면 그 이후의 노력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므로 심사숙고해야 한다.
둘째, ‘사업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다. 시작은 했지만 사업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예상 밖으로 원가가 많이 들어간다거나, 금방이라도 상품·서비스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꿈같은 상상을 했는데 실제 인지도는 높아지지 않아 판촉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다는 등의 사례가 있다. 이러한 실패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업을 ‘너무 쉽게 봤다’는 것. 하지만 충실하게 사전조사를 해둔다면 이 문제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다.
셋째, ‘실력부족이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다. 대책도 훌륭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잘 만들었으니 누가 봐도 잘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실패했다는 사례를 보면, 주로 기업가의 실력부족이 원인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매일매일 불규칙적으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더구나 직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운영이 힘들어진다. 사람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각자 마음이 있고 독립된 존재이며, 때때로 감기에도 걸린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투성이 속에서 사업과 동시에 조직을 원활하게 이끌어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는 컨설턴트 출신인 사회적기업가가 “경영이란 것, 참 힘드네…….” 하고 푸념하는 모습도 보았다. 경영은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실천하며 쌓고 또 쌓는 수밖에 없다. 종이 위에 그린 그림대로 실현되는 일이란 드물다.
_《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분문 중에서 

지금까지 논의한 바를 정리해서 이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해보겠습니다. 작년 말 <HERI Review>에 류시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과 서형수 사회적기업가학교장이 나눈 대담을 정리하고 저희의 생각을 더했습니다.

먼저 사단법인, 재단법인, 비영리단체, 주식회사 등으로 쪼개져 사회적기업의 조직과 법적 형태가 통일되어 있지 못한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협동조합 형태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기존의 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지원과 육성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은 직접지원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로 활성화해야 하며 경영컨설팅 제공, 상품 및 서비스 판로개척 지원, 공공기관 우선구매 활성화 지원, 교육프로그램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선진적인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우리의 현실에 맞춰 조정해 적용하는 방안을 세워야 합니다.

근래 청년 실업자 못지않게 퇴직자나 자영업에서 밀려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도 반영해야 합니다. 이들의 경험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 창업을 촉진해야 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실무역량을 강화하여 그간 형식적인 인증과 육성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마을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을 사회적기업으로 간주하고 지원하고 육성하려면 관계 법령과 제도의 정비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중앙부처와 지차체 단위에서 사회적기업 창업 및 지원을 위한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넓은 의미의 사회적기업 부문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정부의 인증을 받지 않았더라도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조직, 기관, 단체를 발굴하여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네트워크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육성법 때문에 사회적기업이라는 명칭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비행은 앞으로도 사회적기업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기사화할 생각입니다. 또한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어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2012년엔 많은 사회적기업가, 예비 사회적기업가와 동반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꿈꾸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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