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고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야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나 싶지만 수해 복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합니다. 아침에 사무실로 나와 저희는 제일 먼저 냉커피를 타는 일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시원하게 목을 축이면서 지난밤에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신문을 돌려 읽습니다. 그런데 다들 알고 계시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컵커피의 가격을 담합했다가 적발된 소식 말입니다. 양사에 과징금 128억 원이 부과되고, 임원들이 검찰에 고발되었죠. 두 회사는 컵커피 시장의 75.5퍼센트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독과점 시장에서 담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승자 독식의 사회, 과연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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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저희는 <재벌 3세와 경제단체 관계자의 주가조작,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이라는 기사에서 주가조작, 불법양도, 맷값 폭행 등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재벌이 솜방망이 처벌만을 받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은 잘못된 문제인 만큼 타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돈, 돈, 돈. 과연 돈이 무엇이기에 다른 사람의 자유와 일상을 짓밟고, 가정을 파탄나게 하며, 인권을 유린하면서까지 추구하는 걸까요? 오늘 《한겨레》 신문에서 경제평론가 윤석천 씨의 세상읽기 칼럼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들 몫은 당연한가>라는 제목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승자에 대한 존경과 보상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던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심한 불평등의 문제를 지적한 이 글의 내용에 깊이 공감합니다. 윤석천 씨는 칼럼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부가 균형을 이뤄야 건강한 세상이다. 이제 그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공평을 기하는 최선의 방법은 뭘까. 불균형을 원천봉쇄할 수는 없다. 방법은 세금혁명뿐이다. 많이 벌면 많이 내도록 해야 한다. 침을 흘리며 마냥 승자를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경제의 잔을 올릴 때가 아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세상을 '조금 더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의 세상으로 바꿔야 한다. 이제 그 꿈을 꿔야 한다.

사실 다 아는 이야깁니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걸 누가 모릅니까? 언제나 문제는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방법에 있습니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혁명으로 세상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폭력과 강권으로 이룰 수 없는 까닭이지요. 결국 한 사회의 문제는 구성원의 자각과 더불어 법과 사회제도의 변혁이 병행될 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복지에 관한 한 선진 국가라고 인정하는 북유럽 나라들은 앞서 이런 변화를 이뤄낸 곳입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세상에서 '조금 더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의 세상으로 한발 더 나아간 곳입니다.


일간지로 들여다본 우리 사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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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현재 어디쯤 있을까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한겨레》 신문을 찬찬히 들여다봤습니다. 머리기사가 <경찰, 집회사진 채증해 수만명 'DB 관리'>입니다. 2001년부터 경찰이 각종 시위 현장 참가자들을 채증한 사진을 영상판독 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해왔으며, 적어도 2만 3000여 명의 정보를 관리해왔다는 내용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경찰은 시위 참가자를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바로 밑 기사를 보니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에 최고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허용하는 재건축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1000억 원을 들여 압구정동에서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힌 소식을 전하고 있군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부유층이 사는 강남권에 특혜를 주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으로 시작된 '삽질정신'을 세빛둥둥섬으로 착실히 이어가던 서울시가 이젠 대놓고 부유층을 위한 일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올까요?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혈세 아닙니까?

2면을 보니 <'김여진 출연금지 규정' 각계 "MBC 출연 거부"> 소식이 있습니다. 요즘 MB로 변모 중인 문화방송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시청자를 위한 변화가 아닌 정부와 권력자의 눈치나 살피고 있으니까요. 지난 토요일자 《경향신문》에서 <PD수첩> 이우환·한학수 PD에 대한 MBC의 인사발령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동안 MBC PD협회와 노조는 회사의 발령이 <PD수첩>에서 제작하던 '남북 경협 중단, 그후 1년'이라는 주제의 취재를 중단하라는 국장 지시를 거부한 데 따른 보복성 인사라고 반발하며 회사와 갈등을 빚어왔었죠. 결국 법원은 사측의 권리남용이라며 전보발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제기한 이우환·한학수 PD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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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씨의 출연을 막으려고 문화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햐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경우 고정출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지요.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논리입니까? 조국 교수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몇몇 소셜테이너 등에 대한 각 방송사의 출연금지 제한이 개별적 차원에서 진행됐다면, 문화방송의 신설 규정은 이를 제도화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젠 MBC 시청 거부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무더운 날씨로 안 그래도 불쾌지수가 높은데 이어지는 않 좋은 소식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4면에 이르러 겨우 반가운 내용이 보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또하나의 '희망버스' 달린다>는 기사를 보니 금속노조가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 발대식을 열고 23일까지 5박 6일 동안 전국 순회에 나선다고 합니다. 한진중공업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진보 성향의 학계 인사들이 릴레이 단식에 들어갔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14면을 보니 희망적인 소식이 또 하나 있습니다. "경남 거제 주민들이 국내 민자도로 가운데 가장 비싼 통행료를 가장 오래도록 징수하는 거가대교의 통행료를 내리라는 감사원 권고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거가대교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010년 12월 12일 거제 시민 2174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는데요, 결국 풀뿌리 힘이 모여 부풀린 공사비 차익을 환수하거나 통행료 인하에 반영하라는 권고를 이끌어냈습니다.

각종 사회 문제의 이면에 자리 잡은 '자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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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 신문을 살펴보면서 역시 각종 사회 문제의 이면에 '자본'의 논리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가진 자는 자신의 부를 늘리려고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처음 제기한 문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할까요? 자본은 필연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익 앞에서는 자유나 평등, 인권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짓밟히고 맙니다. 2011년 한국 사회를 강타한 한진중공업 사태에서 이미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국내 한진중공업 문제는 언론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니 오늘은 좀 다른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에도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곳 수빅조선소 노동자들의 노동 처우 개선과 산재 방지를 요구하며 '희망버스'가 달린 이유는 우리의 현실과 똑같습니다. 《시사IN》 200호 <'소금꽃의 분노' 필리핀 울리다>라는 커버스토리를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필리핀 수빅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해군기지로 사용된 곳입니다. 이곳에 한진 중공업은 2006년에 조선소를 세웠습니다. 수빅조선소에 2만 100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지만 한진중공업과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맺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래야 싸게 먹히니까요. 한진 수빅조선소에서 산재 사고가 잇따르자 2009년에는 필리핀 국회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한진 수빅조선소의 별명이 'Graveyard(묘지)'였다는 사실은 그 모든 정황을 잘 대변해줍니다. 이런 나라 망신이 또 있을까요? 

기업의 본령은 과연 무엇인가

기업의 본령이 이윤을 남기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기업이 이윤을 창출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문제는 서두에 밝힌 두 업체의 담합에서 드러났듯이 자본주의적 질서를 위협하면서까지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올리려는 재벌의 행태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거대 기업은 엄청난 탐욕으로 노동자를 착취해왔습니다. 거대 재벌의 존재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상업 제도는 공공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수의 거물과 경영자를 배불리는 일에 부당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트러스트'는 자본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였습니다. 그 때문에 훗날 미국 최대의 독점 재벌이었던 스탠더드 오일을 무너뜨리는 데 공헌한 루스벨트는 연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자선사업을 많이 했다고 해도 그 재산을 얻기까지 저지른 불법 행위를 속죄할 수는 없다."

존 D. 록펠러는 중소기업들을 '트러스트'라는 방법으로 인수, 합병하여 스탠더드오일을 거대 기업으로 키워 독점 재벌이 되었다.(왼쪽 : 독점 기업가들과 싸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오른쪽 : 트러스트로 많은 기업을 손에 넣은 록펠러-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돈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돈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지는 못합니다. 기독교인 대부분에게 십일조를 열심히 하고 사회적 자선에 열심인 성공적인 재력가로 알려졌던 록펠러의 어두운 실체를 파헤친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상업적 인간이다. 우리는 예술품을 자랑하지 못한다. 숙련된 기술이나 재배한 작물을 뽐낼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낸 부는 자랑한다. 이 때문에 사업의 성공을 신성하게 생각한다. 사실 성공을 위해서 사용한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점점 더 폭넓은 계층에서 정당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탠더드 오일이 지금처럼 자본을 축적하기까지 필요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사실을 감추려고 속임수를 쓰고, 궤변을 늘어놓고, 중상 모략하는 온갖 방법이었다. 특히 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비밀스러운 노력을 계속해서 얻은 특혜가 주효했다.
… 록펠러가 폭력과 속임수를 사용해서 목적을 달성하나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건 사입일뿐이잖아.' 하고 말하면서 록펠러를 옹호한다. 즉 그 말은 학대와 속임수, 특혜에 대한 적법한 변명이 되는 셈이다.
… 그런 사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기독교의 자선 교리에 의지한다. 우리는 실수를 범하는 유한한 인간이므로 서로 다른 사람의 약점을 용납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인간의 약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면서 주머니를 터는 기업가의 모습으로 귀결되고 만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본문 중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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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기업에 문제가 많다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무조건 높여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 -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기업을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문화는 사회의 성숙도와 궤를 같이합니다.

이제 대중의 인식과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마케팅 부서가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열심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기업과 브랜드의 도덕성을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 이벤트나 대형 공연에 기업 로고를 노출하던 기업이 사회적 대의명분을 후원함으로써 도덕적으로 선한 이미지를 쌓으려고 합니다.

생각비행은 기업의 변화를 꾀하고자 최근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핵심전략》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기업사회참여 실천 매뉴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단순히 어떤 절차를 따르면 기업의 인지도와 평판이 나아진다는 얘기를 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인 닉 라킨과 베르니카 슈벨은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분야에서 대표 기업인 노키아와,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분야에서 유명 기업인 E.ON의 CSR 책임자였습니다. 그들은 기업이 사회 바깥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권리가 있고 의무를 가진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 즉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상업적 활동으로 이윤만 챙기는 존재가 아니라, 보유한 핵심 역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의미 있게 기여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해야 하는 동반자적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건강한 기업이 없다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기업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고, 그런 노력은 기업의 핵심전략으로 표출되어야 합니다. 그 핵심이 곧 '기업사회참여(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입니다. 기업사회참여는 회사가 영업하고 있는 국가/지역/지역사회에 본국의 정부/회사/NGO가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위해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펼치는 활동을 말합니다.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TNT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물류회사입니다. CEO인 피터 베커는 TNT가 전 세계에서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고민했습니다. TNT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답은 간단했습니다. 운송이었죠. TNT는 항공과 선박을 보유하고 있으니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물품을 공급하는 기관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유엔 세계신량계획(WFP)이라는 파트너와 함께 긴급 구호 식량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인 '무딩 더 월드(Moving the World)'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베타팜(Betapharm)은 350명의 직원을 둔 독일의 일반 의약품 회사로 국내 시장에서만 60여 개의 경쟁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치열한 가격경쟁 끝에 더는 가격을 내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베타팜은 핵심 이해관계자인 의사와 약사의 눈에 띌 다른 기회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베타팜은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장기재가요양을 해준다는 대의명분을 채택하고 '번터 크리스(Bunter Krieis)'라는 NGO와 파트너십을 맺어 지원하고 요양보호사들을 훈련했습니다. 더 나아가 베타팜은 독일의회에 로비활동을 벌인 결과 만성질환 아동을 위한 장기재가요양이 건강보험제도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베타팜은 기업사회참여에 전략적 접근방식을 창조해냈고, 이로써 경쟁사 사이에서 차별되는 회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다시 묻습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할까요? 자본은 목적이 아닌 수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칸트의 심오한 철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기업은 단순히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위 두 사례에서 잘 드러났듯이 올바른 일에 돈을 쓰는 기업은 사회에서 인정을 받습니다. 역으로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 성장하지는 못합니다.

기업기부와 전략적 자선이 어느 정도 기업의 평판을 높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기업이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말로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임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서서 봉사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업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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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생각비행은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재미있는 내용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최근 서구권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위키리크스에 관련된 주제 발표였는데요, <위키리크스 대 저널리즘〉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발표였습니다. 강연자는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마르셀 로젠바흐가 맡습니다. 그는 독일을 대표하는 시사주간지 《슈피겔》 기자로, 줄리언 어산지를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했지요. 로젠바흐의 주제 발표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느낌과 함께 위키리크스와 같은 폭로 저널리즘이 기존 언론과 어떻게 협력해야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간단한 발표지만 건질 내용이 많습니다.

위키리크스 대 저널리즘
- 마르셀 로젠바흐(《슈피겔》 기자, 《위키리크스: 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공동저자)
 
위키리크스가 한국에서 관심을 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간 위키리크스가 여러 가지 비밀 문건을 발표했음에도 한국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 비밀문건 중 역대 한국의 대통령을 평가하는 내용의 문건을 발표하자 한국도 위키리크스에 관심을 보였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크게 환영하기도 하는 반면 혹평도 받고 있다. 평가가 어떠하든 위키리크스가 나온 뒤 그 영향은 무척 크다. 위키리크스 이후 미국에선 오픈리크스가 생겼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위키리크스와 비슷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어느 언론에서도 위키리크스와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나는 줄리언 어산지와 만나 이야기하고 경험했던 위키리크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가 위키리크스라는 존재를 알게 된 계기는 2008년 독일 해외정보국에서 조사한 내용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유출된 사건에서 비롯했다. 그 존재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조사했지만, 간단한 인터넷 사이트와 발신자 불명의 메일 외에 단서가 없었다. 이후 집요한 조사 끝에 나는 런던에서 어산지를 만날 수 있었고 그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위키리크스는 반(反)미디어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전통적인 미디어에 반대하고, 그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가 특히 싫어했던 내용은 전쟁보도였다. 어산지는 어떠한 정보를 유통하는 데 있어서 주관적 견해를 넣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처음 공개된 정보는 다듬어지고 각색되어 원래 모습을 잃고 만다. 어산지는 주관적 개입을 철저히 배제하고 원본을 공개함으로써 사람들 스스로 사건을 이해하도록 접근하는 편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줄리언 어산지가 이야기하는 〈과학적 접근방식〉이었다.

사실 위키리크스가 최초의 폭로 플랫폼은 아니다. 위키리크스 이전에도 그러한 플랫폼을 만든 사람들은 존재했으며, 익명으로 문서를 공개해왔다. 줄리언 어산지는 그런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했으며 그들로부터 플랫폼을 배웠다. 어산지의 위키리크스가 담당한 큰 역할은 이러한 폭로 플랫폼을 세계화했다는 데 있다.

줄리언 어산지가 이야기한 과학적 접근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첫째로 아무리 중요한 문건을 공개하더라도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센지는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아니었다.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그가 신발을 신지 않고 양말만 신고 다녔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은 몇몇 있었다. 하지만 저널리스트로서 그의 존재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 때문에 어산지는 미디어와 손을 잡았다. 미디어에 기밀정보를 제공한 순간, 줄리언 어산지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둘째로 정보를 줘도 그것을 이용해 재해석할 사람들이 부족했다. 어산지가 이야기한 과학적 접근을 다시 이야기해보자. 그는 제대로 된 기밀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리면 각자 그것을 해석하고 판단하리라고 생각했다. 어산지는 그러한 역할을 할 사람을 네티즌과 블로거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하나의 외교 문건이 공개되었다고 해보자. 내가 몸담은 《슈피겔》만 해더라도 그 자료를 해석하고 기사화하기 위해 50여 명의 전문 기자가 협업한다. 외교 문건만이 아니다. 그 밖의 여러 문건도 마찬가지다. 문건이 공개되어도, 거기에 쓰인 언어는 전문용어이고, 자신들만 아는 약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정확한 지식이 있어야 해석 가능한 내용이 많다. 이러한 문건을 한 명의 블로거가 해석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이 비판했던 미디어에 협력하게 되었다. 그는 블로거들이 유일한 원래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가 미디어와 손을 잡긴 했지만, 아직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편집의 문제다. 어산지는 문서 원본을 공개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내가 속한 《슈피겔》만 하더라도 공익에 맞는 자료만을 공개한다.

다음으로 정보를 제공한 사람의 성격도 다르다. 기존 언론에 정보를 공개한 사람들은 자신이 공개한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즉 공개한 정보로 무언가 바뀌길 기대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에서 제공한 정보와 정보제공자는 그 다음 과정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정보를 제공한 데서 끝난다.

이러한 불편한 관계는 결국 위키리크스의 변화를 가져왔다. 위키리크스와 같은 형태의 플랫폼이 기존 미디어에 생겼으며, 이는 위키리크스와 미디어의 윈-윈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미디어가 하지 못했던 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모델로 제시된 것이다. 물론 위키리크스 자체는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결론은 위키리크스 그 자체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미디어와 협력해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기존 미디어에 분명히 큰 도움을 주었다. 위키리크스는 기존 언론이 알아내지 못한 정보들을 공개했다. 기존 언론이 하지 못한 일은 해낸 셈이다. 이러한 모습은 〈탐사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 위키리크스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협력하여 성공했다.
- 문서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증가
- 위키리크스 자체에 대한 관심도 증가
- 2010년 기부금은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
- 여러 논란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음
- 오히려 외교 전문들이 튀니지의 민주화 운동에 힘을 실어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 우리의 경험은 이와 같다.
- 폭로 플랫폼과 미디어의 관계는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 기존의 저널리즘을 대체할 도구는 없다.
- 폭로 사이트들이 기존의 미디어를 보완하거나 향상할 수 있다.
- 플랫폼 운영자들은 책임감 있게 운영해야 한다.

폭로적 사고방식의 기원을 찾아서


어떻습니까? 로젠바흐의 주제 발표 내용에서 도움을 좀 받으셨는지요? 생각비행은 '탐사보도'라는 화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탐사보도의 의미와 역사, 한국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 등을 소개해왔습니다.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탐사보도의 간략한 역사와 대표적인 언론인을 한 명 소개하려 합니다.

20세기 초에 언론 발행인들이 탐사보도를 시도한 일은 자연스럽게 얻은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보도 방식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용어조차 정립하지 못한 시기였으니까요. 신문, 잡지 발행인들은 "편안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고, 고통 받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려고 남용과 사기, 악용의 현장을 캐고 다닌다는 개념을 어떤 말로 부르든 간에 이로 말미암아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직감했습니다. 이런 언론 보도를 시행하려면 엄청난 취재비를 들여야 했습니다. 또한 비용이 많이 드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컸습니다. 무엇보다 원고를 완성하려면 숙련된 기술로 광범위한 편집 작업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잡지와 신문사 발행인들은 곧 자신이 가진 권력과 책임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심층적인 언론 보도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 불공정한 사회, 부패한 사회를 대중에게 설명하는 수단이 되어 다양한 위험을 무릅쓰고 활짝 꽃 피우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저널리스트 겸 철학자인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새로운 종류의 저널리즘이 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저널리즘은 공직 활동의 기준을 재계의 특정 영역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추문을 들춰내고, 누구나 사업에 참견할 수 있다고 여기는 탓에 사업가들은 할 말을 잃을 정도로 놀랐다.” _《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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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수많은 기업이 명멸한 극심한 격변기였던 1900년대에 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Ida Minerva Tarbell, 1857. 11. 5~1944. 1. 6)은 한 기업의 이면을 파헤치는 탐사보도를 시작했습니다. 여성에게 투표권조차 없던 시대에 여성 저널리스트 타벨과 존 데이비슨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 1839. 7. 8~1937. 5. 23)의 대결은 현대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습니다. 록펠러는 독점기업 스탠더드 오일을 이끈 재계의 거물로 미국의 석유산업을 대표하는 어마어마한 인물이었으니까요.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많은 트러스트가 산업화 이후의 산업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트러스트는 산업 너머의 산업이었으며 법 테두리 바깥에서 산업을 독식하는 괴물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타벨은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의 경제 집단을 파헤치겠다는,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기획에 착수합니다. 이 기획특집은 20세기를 규정하는 중요한 투쟁 가운데 하나였고, 실제로 미국적 대서사시가 되었습니다.

독점 재벌을 무너뜨여성 저널리스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여기서 잠깐 아이다 타벨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타벨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석유 저장 용기 제조업을 시작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석유산업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겪은 인물입니다. 석유업계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남동생의 영향으로 소규모 석유 생산업자들과 스탠더드 오일의 부당한 경쟁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석유 개척기 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품고 사업을 시작한 수많은 석유 생산업자, 정유업자, 운반업자는 모두 록펠러의 희생양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석유의 95퍼센트를 독점한 스탠더드 오일은 타 기업을 흡수·통합하고 사세를 확장해 거대한 트러스트를 만든 재벌기업의 전형이었습니다.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뇌물 수수와 협박, 담합, 위법 행위, 폭력적 행동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타벨은 펜실베이니아 주 미드빌에 있는 앨러게니 대학에서 공부한 재원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여성이 대학 교육을 받는 일은 드물었으나, 교육의 중요성에 일찍 눈뜬 부모의 영향으로 타벨은 폭넓은 세계를 경험합니다. 파리로 유학을 떠난 타벨은 생계를 유지하려는 목적과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관심으로 본국(미국)에 있는 여러 언론 매체에 글을 기고합니다. 이때 《매클루어 매거진》이라는 잡지의 발행인이었던 새뮤얼 시드니 매클루어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인 아이다 타벨을 기자로 발탁해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에이브러햄 링컨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연재기사로 엄청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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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클루어 매거진

정치권의 부패와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시사가 쏟아지는 시기에 매클루어와 타벨은 역사 이래 최고의 갑부인 록펠러와 스탠더드 오일의 추문을 파헤치는 연재기사를 기획했습니다. 그 내용을 들은 타벨의 친척과 친구, 동료는 록펠러의 엄청난 재산과 그의 무자비한 성향을 염두에 두고 타벨의 안전을 걱정했습니다. 록펠러의 응징을 경험한 바 있는 노쇠한 아버지도 그녀를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타벨은 그런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용기 있는 행동을 한다며 칭찬하는 말을 듣고 당황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정당한 역사적 작업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옹호자가 아닐뿐더러 비판자도 아니었다. 우리는 모든 독점기업 중에서 가장 완벽한 기업이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탐구하려는 저널리스트였을 뿐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인가?” 

타벨이 조사를 시작할 무렵,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해 반트러스트 운동이 상승세를 탑니다. 1901년 9월 6일에 무정부주의자로 자처하는 암살자가 매킨리 대통령을 총으로 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로 시어도어 루스벨트 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이어받았습니다. 루스벨트는 저널리스트들과 개혁적 성향의 정치인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한 연설에서 국가가 큰 기업의 재산 문제와 맞붙어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자선사업을 많이 했다고 해도 그 재산을 얻기까지 저지른 불법 행위를 속죄할 수는 없다.”

루스벨트가 스탠더드 오일을 필두로 하는 트러스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자 트러스트를 반대하는 법정 소송이 급증했습니다. 사법부의 활동이 전개됨에 따라 빛을 본 자료가 바로 타벨의 탐사보도였습니다. 폭로기사에서 타벨은 특히 스탠더드 오일과 록펠러의 정직성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우리는 상업적 인간이다. 우리는 예술품을 자랑하지 못한다. 숙련된 기술이나 재배한 작물을 뽐낼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낸 부는 자랑한다. 이 때문에 사업의 성공을 신성하게 생각한다. 사실 성공을 위해서 사용한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점점 더 폭넓은 계층에서 정당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탠더드 오일이 지금처럼 자본을 축적하기까지 필요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사실을 감추려고 속임수를 쓰고, 궤변을 늘어놓고, 중상모략하는 온갖 방법이었다. 특히 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비밀스러운 노력을 계속해서 얻은 특혜가 주요했다. …… 록펠러가 폭력과 속임수를 사용해서 목적을 달성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건 사업일 뿐이잖아.' 하고 말하면서 록펠러를 옹호한다. 즉 그 말은 학대와 속임수, 특혜에 대한 적법한 변명이 되는 셈이다. …… 그런 사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기독교의 자선 교리에 의지한다. 우리는 실수를 범하는 유한한 인간이므로 서로 다른 사람의 약점을 용납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인간의 약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면서 주머니를 터는 기업가의 모습으로 귀결되고 만다.”

타벨은 갖은 시련과 압박에도 탐사보도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탠더스 오일에 대한 폭로와 이를 뒷받침하는 록펠러 인물 탐구를 통해서 미국의회와 주의회, 연방정부, 주정부 안에서 개혁적 활동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정부 기관 밖에서도 법원의 판결과 대중 운동이 전례 없이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매클루어 매거진》에 1902년부터 장장 19회에 걸쳐 〈스탠더드 오일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록펠러와 기업의 비리를 통렬하게 파헤친 폭로기사로 말미암아,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는 1911년 연방대법원으로부터 기업분할 명령을 받아 해체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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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벨의 폭로기사는 스탠더드 오일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1909년 2월 3일, 루터 대니얼스 브래들리는 《시카고 데일리 뉴스》에 실은 만평에서 스탠더드 오일이 조용히 관련 회사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언론, 무엇을 배워야 하나

자, 여기서 100년이 지난 우리의 현실을 한번 돌아볼까요? 최근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유성기업 노조원의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한 일로 온 사회가 시끄럽습니다. 정당하게 파업을 한 500여 명의 노동자를 30개 중대 2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연행한 경찰의 행위를 보면 참 기막힙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노동자를 탄압하던 정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일부 보수 언론은 “1인당 연봉 7000만 원이 넘는 회사의 불법 파업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빌려 거짓 정보를 확대·재생산함으로써 유성기업 노동자를 공격했죠.

또 이런 일도 있습니다. GS그룹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영세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바이오 디젤 사업에 진출한다고 하여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SK와 애경이 절반 가까이를 점유한 바이오 디젤 시장에 삼성 또한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재벌이 원가 절감을 이유로 MRO 계열사를 만들어 문구나 공구류 같은 소모품마저 손대기 시작하면서 그 분야에서 뿌리내리고 일하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100년 전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진실을 알리는 필봉으로 무너뜨린 거대 재벌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괴물로 존재하고 있으며, 날로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노동자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재벌과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말도 안 되는 경제 논리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도 높아졌고 ‘톨레랑스’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습니다. 모두 지난 100년간 오로지 ‘진실’을 위해 빛과 같이 살다간 언론인들이 토대를 닦은 탐사보도의 힘 때문입니다. 거대 트러스트의 실상을 취재해 스탠더드 오일을 무너뜨린 아이다 타벨의 삶과 기자정신은 부의 힘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부패의 고리를 파헤치는 탐사보도의 역할이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역사는 그대로 반복됩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판치는 재벌의 문제를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다 타벨과 그의 기자정신을 깊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진실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주는 제2, 제3의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11일, MBC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이 방송한 <검사와 스폰서> 후속편을 다룬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이 화제의 책입니다. <검사와 스폰서>는 2010년 한국 PD연합회가 주관하는'올해의 PD상'을 수상할 정도로 사회적인 큰 이슈를 제공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사와 스폰서>를 제작한 최승호 PD는 급작스레 PD수첩에서 하차하게 되었고, 다른 PD들 또한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인 '검사'에 대한 수사는 기일을 넘겨 항소가 기각되는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책,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은 권력의 힘으로 묻혀버릴 뻔했던 검사들의 부정과 비리를 다시금 알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탐사보도'라는 장르를 개척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함께 읽으시면 사회 정의와 미디어의 역할을 바로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그동안 생각비행이 지속적으로 다뤄온 주제 '탐사보도' 관련 기사를 추천합니다.



검사와 스폰서 사건

2010년 4월 20일, 《PD수첩》은 부산에서 건설업에 종사했다는 한 사람이 57명의 전·현직 검사에게 금품, 향응, 성 상납 등의 스폰서 행위를 해왔다는 제보를 취재하여 방송했습니다. 이른바 '검사와 스폰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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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PD(1차방송)


《PD수첩》은 제보자를 비롯한 주변 인물을 집중취재하고 인터뷰하여 검사에 대한 스폰서 행위의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그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명이 거론된 두 명의 검사는 제보자의 발언은 신빙성이 전혀 없다며 부인했지만, 제보자를 비롯한 주변 인물의 증거와 정황을 보면 이미 결론이 난 상태였습니다.

진실을 향한 《PD수첩의 노력, 그리고 탄압

《PD수첩》이 보도한 내용은 즉각적으로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켰고, 수많은 시민이 검찰의 부정·부패에 치를 떨었습니다. 《PD수첩》 홈페이지에 5000건이 넘는 격려의 글이 쏟아졌으며, 사람들은 탐사보도와 언론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검사와 스폰서> 방송에 대해 "집권세력이 왜 MBC를 장악하려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PD수첩》 방영 이후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스폰서 검사 의혹 규명을 위한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두 달이 지난 6월 8일. 《PD수첩》은 <검사와 스폰서> 2편을 방송했습니다. 이 또한 큰 반향이 일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검찰의 비리문제와 기소독점주의(검사가 법원에 특정 형사사건의 재판을 청구한다는 뜻의 공소를 제기할 권한은 검사만이 가진다고 하는 주의) 같은 부분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여, 6월 18일 여야가 검사들의 향응접대나 금품수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특별검사(이하 특검)를 도입하기로 합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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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운 PD(2차 방송)


하지만 위원회와 특검의 도입으로 뭔가 해결되리라는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위원회는 제보자가 주장하는 내용 가운데 향응접대 수백 회 중 10여 회만 인정했고, 100건이 넘는다는 성매매 중 단 한 건만 인정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특검은 위원회에서 인정한 단 한 건의 성매매조차 무혐의로 처리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위원회와 특검은 사건을 조작·은폐했고, 오히려 제보자와 증인들에 대해 계좌 추적을 비롯한 무차별적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PD수첩》은 <검사와 스폰서> 문제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검사와 스폰서 - 묻어버린 진실>을 방송합니다. 위원회와 특검의 행태를 비판하고, 좀 더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려는 '탐사보도'의 기본에 충실한 방송이었죠. 이 프로그램은 방송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안타깝게도《PD수첩》이 와해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PD수첩》 제작진 11명 가운데 6명이 다른 부서로 발령났습니다. 6명 중에는 <검사와 스폰서> <4대강 6m의 비밀>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한 최승호 PD와 홍상운 PD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최승호 PD는 <검사와 스폰서> 방송 이후 소망교회를 취재하는 도중이었다고 하는군요. 《PD수첩》에 대한 탄압은 폭압적이었고 신속했습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이자 탐사보도를 탄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탐사보도의 화신,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을 추억함

《PD수첩》 프로그램은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 인력이 빠진 상태여서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평이 자꾸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치적 탄압에 굴복하여 프로그램을 재편한 게 명백한데 MBC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스로 개혁했다는 이상한 헛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바른 소리를 내다 뺨 맞고 온 아들을 엄마가 잘못했다고 쥐어박는 격이지요.
생각비행은 《PD수첩》을 보면서 언론의 사명을 다시금 돌아보았습니다. 진실을 향한 길은 멀고 험합니다. 올곧은 기자정신과 진실을 향한 열정이 없으면 끝까지 가지 못합니다. 언론이 탄압받고 진실의 행방이 묘연할 때마다 생각비행이 소개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이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저널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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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장르를 개척한 위대한 여성 저널리트의 삶과 기자정신을 다룬 책,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과 견검, 떡검, 섹검으로 대표되는 검사의 부정, 부패를 다룬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매클루어 매거진》에 미국의 석유재벌 존 D. 록펠러와 그가 세운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독점기업의 비리를 고발하는 탐사보도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타벨은 유년 시절을 석유 개척기에 보냈으며, 석유를 저장하는 용기를 납품하는 사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소규모 석유 생산업자들과 독점 재벌인 스탠더드 오일의 부당한 경쟁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석유 개척기에 록펠러는 '트러스트'라는 방식으로 경쟁자를 흡수했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회사에는 각종 제재를 가해 망하게 하는 악독한 방식을 사용했죠. 결국 힘없는 중소 석유 생산업자들은 스탠더드 오일에 흡수되거나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써 록펠러는 미주리 주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90퍼센트 이상을 독점하고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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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 오일의 역사를 연재한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하지만 록펠러와 스탠더드 오일의 폭압적이고 부당한 행태를 지켜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은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여러 증인을 인터뷰하여 스탠더드 오일이 부당하게 사업을 확장해왔음을 밝혀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사실을 담은 기사를 《매클루어 매거진》에 연재합니다. 현대적 탐사보도의 시작이었죠. 1902년부터 19회에 걸쳐 연재한 기획기사, <스탠더드 오일의 역사> 로 말미암아 철옹성 같았던 록펠러와 스탠더드 오일은 1911년 미국 연방대법원으로부터 기업분할 명령을 받아 해체되기에 이릅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과 탐사보도의 승리였던 셈이죠.

현재 최승호 PD를 비롯하여 《PD수첩》 관계자들이 <검사와 스폰서>를 방송한 이유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부패 검사에 대한 수사도 위원회와 특검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되어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진실을 알고자 하고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최승호 PD를 비롯한 《PD수첩》 관계자들도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과 같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부정, 부패를 조사하고 폭로하려는 올바른 프로그램마저 속박하는 이해타산에 발 빠른 이들이 득세하는 현실이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의 출간은 그래서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탐사보도의 맥을 잇는 프로그램인 《PD수첩》 관계자와 <검사와 스폰서>의 진실을 증언한 정용재 씨를 다시 한 번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생각비행이 펴낸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에 있는 문구로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진실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




MBC 시사교양국의 간판이자 한국 탐사보도의 상징인 <PD수첩>의 안위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니, 건국 이래 한 해도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던 한국경제처럼, 권력층의 치부를 드러내고 비리를 치열하게 파고드는 <PD수첩>이 한시도 위험하지 않았던 적이 없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최근 MBC의 행보를 보면 이번 정권 들어 <PD수첩>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더 위험에 빠진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MBC PD수첩 ‘수난시대’(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521, 기자협회보)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1년 됐다'고 다른 데로 보내면?" [인터뷰] 최승호 PD "비판 저널리즘 질식 시스템이 갖춰졌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0303221627, 프레시안)

‘PD수첩’, MB무릎기도사건 끝내 불방(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739404, 노컷뉴스)

스폰서 검사를 폭로하여 2010년 올해의 PD상을 받은 최승호 PD를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인사이동하더니, 지난 8일 생생 이슈 코너에 방영하려 했던 '이명박 대통령 조찬기도회 무릎기도사건'은 시사교양국장 지시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입니다.

사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언론은 그 존재가치가 무색합니다. 그래서 현대 저널리즘에서 탐사보도에 바탕을 둔 '폭로'는 사실을 알리는 데 꼭 필요한 수단이죠.

폭로 - 사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의 가치

잡지 연재 초기에 스탠더드 오일을 폭로하는 기사에 대한 찬사가 꾸준히 이어졌다. 타벨은 헨리 데마레스트 로이드에게 받은 찬사에 답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제가 하는 일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저는 양쪽의 입장을 치우치지 않게 파악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한 쪽의 입장에 동조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가진 목적을 끝까지 고수하려 합니다. 언제나 사실을 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_360p

아이다미네르바타벨어떻게한명의저널리스트가독점재벌스탠더드오일? 상세보기

그런 의미에서 <PD수첩> PD들의 인사이동 조치는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 조찬기도회 무릎기도사건의 중지를 명령한 시사교양국장은 스스로 언론의 본령을 훼손한 셈입니다.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 따분한 시사 프로그램도 관심 없어, 그렇게 밤늦게 하는 시청률도 안 나오는 프로그램을 누가 본다고... 난 <무한도전>이랑 <나는 가수다>만 보면 돼'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나만..."이라고 외쳤다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역사가 말해줍니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마침내 그들이 나에게 들이닥쳤을 때
나를 위해 항변해 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뮐러

Ahlul Bayt 뉴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2011년 3월 4일자로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왕이 골드만 삭스를 통해서 페이스북을 170조 원에 현금으로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체 왜 석유로 잘 먹고 잘사는 사우디 국왕이 뜬금없이 페이스북을 천문학적인 현금으로 사겠다고 한 걸까요? 그 이유는 지금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중동 민주화 혁명을 분쇄하기 위해섭니다. 페이스북 같은 SNS를 중심으로 혁명세력이 결집하고 혁명주도 페이지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막아 혁명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지요.

'석유'와 '페이스북'과 '혁명', 그리고 '민주화'. 이처럼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일도 가만히 따져보면 연쇄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우리나라에서 <PD수첩>이 사라지면 다음에는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위험해질지 모릅니다. 아니 위험해진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PD수첩>과 <무한도전>의 PD들이 '세트로 묶여' 위협받아 왔으니까요. 딱딱한 저널리즘으로 '진실'을 지키는 일이 결국은 온 국민의 피로를 풀어주는 '웃음'을 지키는 일 아닐까요?

그러니 여러분, <무한도전>을 사랑한다면 <PD수첩>을 지켜내도록 힘을 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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