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렸습니다. 화창한 날씨였지만 슬픔만이 가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희생자 유족은 올해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4월 16일 "8주기에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지 않고 추모만 할 수 있게 해달라"면서 울먹이던 그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또다시 강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들을 탄압했고, 문재인 정부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인 윤석열 정부가 이를 책임지고 완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 학생이었던 장애진 씨는 이제 스물여섯 살로 응급구조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기억식에서 그는 이제까지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 세월호 인양, 특별법 제정, 특조위 구성, 미수습자 수습, 사참위 법 개정 가운데 정부가 주도적으로 알아서 해준 일이 무엇이냐고 정치권을 꼬집었습니다. 유가족과 국민이 사력을 다해 밥상을 차려놓으면 정치권은 숟가락을 올리기 바빴을 뿐이죠.

 

출처 - 경향신문

 

장애진 씨는 자신이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쯤이면 진상 규명에 가까워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지치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는 사고가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은 것은 사고가 아니라고요. 장애진 씨는 윤석열 당선인이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꼭 함께 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 KBS

 

기억식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정부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지금도 특조위가 활동하고 있다며 활동기한 내에 조사 결과를 잘 정리해 보고하고 피해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출처 - 트위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SNS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성역 없이 밝히는 일은 아이들을 온전히 떠나보내는 일이고, 나라의 안전을 확고히 다지는 일"이라고 추모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세월호 특검으로 진실에 한발 다가섰지만, 아직도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 일들이 남아 있"다면서 "진상규명과 피해지원, 제도개선을 위해 출범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했습니다.

 

출처 - 페이스북 / 뉴데일리

 

윤석열 당선인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가장 진심어린 추모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좌우와 진영을 가릴 것 없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지난 4월 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하는 서한을 인수위 측에 전달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번 기억식에서 강조한 것처럼 차기 윤석열 정부가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텐데요, 과연 어떨까요?

 

출처 - JTBC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유족을 모욕하고 음해하던 이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대표적인 타깃이 된 분이 46일간 단식투쟁을 했던 김영오 씨(유민 아빠)였습니다. 그는 작년 세월호 7주기 즈음 사람이 무서워서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감자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근황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일베, 극우단체, 기레기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자신을 조롱하는 건 그래도 참을 수 있었는데, 같이 촛불을 들었던 시민 중에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에는 상처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가짜뉴스와 루머와 조롱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영오 씨는 인터뷰 당시 정권이 바뀌어 세월호 참사의 장본인들이 다시 돌아와 진상규명이 영원히 힘들어질 것을 걱정했습니다. 2014년 단식투쟁을 함께한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은 알겠지만 최대한 속도를 내어 판가름을 내고 규명해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이게 10년, 20년, 30년 계속되어 유족이 계속 투쟁만 하게 될까 두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출처 - 뉴시스

 

그러나 그의 염원은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2월 국정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냈기 때문입니다. 특조위 2기에서 정보 요원 이름이 뭔지, 어디 사는지 다 밝혔고 심지어 국정원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사찰 당사자가 인정했는데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현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한 유가족 입장에서는 검찰을 지휘하던 당선인과 참사의 주역들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걱정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진상 규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그들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점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출처 – 4.16재단

 

대선 결과로 정권이 곧 바뀌기 때문일까요? 세월호 참사 8주기에 아직도 세월호 타령이냐며 타박하거나 세월호도 5.18처럼 우려먹을 거냐며 빈정거리는 이들이 넘쳐납니다. 8주기 기억식에서 생존자 장애진 씨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만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저도 그만하고 싶다. 항상 진상규명을 위해 힘들고 무서웠던 기억을 꺼내야만 하는데 누가 하고 싶겠나"라고 말했습니다. 7주기에 김영오 씨는 "응원은 바라지 않으니 지겹다고만 하지 말아 달라"라고 했습니다. 제발 지켜만 봐달라고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요원한데 추모만이라도 온전히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장미 대선 투표일을 며칠 남겨두고 방송 참사로 난리였습니다. SBS 8시 뉴스가 단독 보도한 기사 때문이었죠. 기사 제목이 자극적이게도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였습니다.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지연한 이유가 문재인 후보에게 공을 갖다 바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죠. 물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세월호 인양 지연은 2014년 11월부터 줄곧 있었는데요, 그때는 총선도 치르기 전이라 문재인과의 관련성은커녕 최순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였고 새누리당 정권이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자랑할 때였죠. 해수부가 신내림을 받은 예언가도 아니고 그때 장미 대선을 예상하여 문재인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깁니까?


출처 - SBS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SBS는 즉각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사과문을 내고 가짜뉴스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과 문재인 후보에게 사과했습니다.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데, 찌라시도 아닌 공중파 TV가 사전 투표 이틀 전 황금시간에 대놓고 가짜뉴스를 살포한 잘못은 방송 참사 이외의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일입니다. 

 

출처 - SBS

 

이 때문에 SBS미디어그룹 회장 윤세영과 부회장인 아들 윤석민이 4대강 건설에 연루된 태영건설의 회장과 부회장이기도 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4대강 비리를 재조사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 때문에 무리해서 가짜뉴스를 살포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가짜뉴스로 공중파 방송인 SBS는 이미지가 실추되었습니다. 중앙선관위에서도 SBS의 허위방송을 조사하기로 했죠.


 

(인공기를 활용한 자유한국당 홍보자료 사진 - 삭제함)

 


박근혜가 적을 둔 당으로서 국정농단을 일으켜 실질적인 장미 대선을 만든 당사자들인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은 사전 투표 하루 전날까지 경악을 금치 못할 불법적인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서 사전 투표 홍보 이미지로 북한 인공기를 다른 후보 번호에 덧씌웠기 때문입니다. 돼지 발정제로 강간을 모의한 공범다운 저열한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인공기까지 동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색깔론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작자들이 소위 대한민국의 '보수'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국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진짜 보수층이 이런 작태를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정당을 당명 대신 북한 인공기로 표시한 자유한국당의 선거홍보물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을 올리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찾아보니 자유한국당이 올린 인공기 홍보물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군요. 경남도선관위는 문제의 홍보물이 SNS 등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상태라, 위법 홍보물임을 알리고 삭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저희도 위에 게시했던 사진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21


잘 생각해보시죠. 장미 대선을 만든 시발점도 사실은 선거에 대한 여론 조작이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은 이미 밝혀진 바이지만, 최근 국정원이 돈을 주고 알파팀이라는 이름의 민간 여론조작 조직을 운영하고 한국자유연합 등 극우단체를 설립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명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는 온라인 활동을 하는 한편 용산참사 집회 등에서 동영상 채증조로 활동하는 등 이명박근혜 정권을 위해 일했음이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 작성 문서를 전달받고 용산참사 관련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확인되어 국정원의 여론조작 민간조직 활동을 이명박근혜의 청와대가 지원했다는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활동했던 내부자가 활동 내역과 이메일 그리고 입금 내역을 폭로해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알파팀의 수괴는 현재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성욱 씨로 드러나 대통령이 탄핵당한 마당에도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그 나물에 그 밥임이 만천하에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방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자에서 박근혜 탄핵을 부르짖은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장미 대선 사전투표일입니다. 오늘과 내일(5월 4~5일) 양일간 사전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4월 말부터 진행된 해외 부재자 투표에서 역대 최다 참여율을 보여 이번 장미 대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째 날인 오늘 전국 평균 투표율은 11.7퍼센트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사전투표율 4.46퍼센트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황금연휴 기간 놀러 가시는 길에 잠깐만 시간을 내시면 됩니다. 편하게 투표하실 수 있도록 거주지 주민센터는 물론 서울역, 용산역, 인천공항 등에도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가까운 투표소를 중앙선관위 누리집이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전 투표가 대선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린이날인 내일까지 사전투표를 할 수 있으니 어른인 우리가 본을 보여야겠죠? 우리의 한 표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도 감옥에서 투표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너무 부끄러운 일 아닐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