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엑스에 가보신 분들은 확 바뀐 풍경을 보셨을 겁니다. 움푹 패인 광장의 빛나는 기둥에 책들이 별처럼 꽂혀 있는, 마치 외국의 대형 도서관과도 같은 멋진 풍경말입니다. 신세계가 코엑스몰을 인수하며 원래 복층 광장이었던 쇼핑몰 한복판에 60억 원을 들여 만든 별마당도서관 얘깁니다.

 

지하와 1층을 잇는 높이 13미터의 세 기둥과 1층 기둥 사이를 두고 늘어선 책장에는 총 5만여 권의 책이 꽂혀 있습니다. 시사지부터 잡지, 공공 도서 등 다양한 책을 도서 검색대에서 찾아 읽을 수 있으며 때때로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상설 무대도 열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원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많은 사람이 이동하던 경로에 설치되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 듯합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별마당도서관에 대해서는 찬반 여론이 엇갈립니다. 새 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문화 생활을 즐기기 위한 곳에 있어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다며 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식당가를 지나치게 되어 있는 상업성인 공간에 있어 시끄러워 책을 읽을 환경으로는 적합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멋진 도서관이라는 감상부터 이곳은 관광지이지 도서관으로 볼 수는 없다는 평가까지 여론의 폭이 폭이 꽤 넓은 편입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별마당도서관은 일본 사가현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인구 5만 명 남짓의 작은 마을인 다케오는 시장이 도서관에 과감히 투자를 하여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죠. 공공 영역이 발벗고 나서 도서관에 투자한 결과 어떤 결실을 보게 되는지를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라고 하죠.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 지방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북도청은 350억을 들여 신도시 중심부에 71만 권의 장서가 들어갈 수 있는 경북도서관을 만들겠다며 지난 6월 첫삽을 떴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서점인 교보문고도 리모델링을 통해 서점의 도서관화에 앞장섰죠. 독서하는 서점을 기치로 내걸고 독서 대중화에 앞장선 기업으로서 사회공헌의 귀감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나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 페이스북 계정에는 대형 서점의 도서관화에 뿔난 사람이 올린 게시물이 1000개가 넘는 공감을 얻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요점은 이렇습니다. 서점에 비치된 책은 출판사가 판매 목적으로 위탁한 상품이기 때문에 손때가 묻거나 더러워지면 반품이라는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책은 수많은 출판사가 만드는데 독자들과의 접점인 대형 서점이 돈도 벌고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는 상업성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견본 책은 서점의 서비스인 줄 알았다거나 서점이 훼손된 책을 책임지는 줄 알았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한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최대 100인이 이용할 수 있는 독서 탁자가 설치되면서 5만 권의 책이 꽂힐 책장이 사라진 데 대한 출판계의 아쉬움도 많이 있었죠. 이에 대해 교보문고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합니다. 독서 테이블 때문에 출판사 피해가 심각해졌다고 보기 어렵고, 심하게 훼손된 책은 반품하지 않고 독서용 견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출처 - 뉴스1


대형 서점은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그나마 많지만, 지역의 작은 책방들은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책방으로는 유일하게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공씨책방을 둘러싼 소송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공씨책방은 1972년 경희대 앞에 처음 문을 연 국내 1세대 헌책방입니다. 1991년부터 신촌 인근에 정착해 운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건물주로부터 임대료를 250퍼센트 올리지 않으면 퇴거하라는 요구 때문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공씨책방은 문화재 지정까지는 아니어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기에, 미래세대에 남겨줄 가치가 있는 유무형유산을 말하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난 2014년에 서울시가 지정한 바 있습니다. 건물주는 공씨책방 자리에 카페를 열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건물주는 법원에서 조정한 임대료 인상 차액을 서울시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도 이를 거부했습니다. 공씨책방은 건물주를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임대료를 낼 계좌번호조차 알려주지 않아 법원에 공탁한 상태입니다.

 

전반적인 정황을 보면 건물주의 횡포에 공씨책방이 시달리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재판부는 임대료 감정을 기초로 최종 중재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공씨책방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견물생심이라는 말처럼 화려하고 더 예쁜 것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상가 안에 볼거리로 책을 들여놓았더라도 이를 통해 사람들이 책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겠지요. 그렇지만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골목 상권이 죽어버리는 아픔을 겪은 곳이 많이 있고, 소상공인이 오랜 시간 피땀을 흘려 일궈놓은 상권이 건물주의 탐욕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공멸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므로 책을 둘러싼 문화도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책을 활용한 화려한 마케팅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책 문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출판계 전체가 상생하는 구도로 가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형 서점, 지역 서점, 헌책방이 상생하지 않고서는 출판계의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번잡하고 화려함에 지칠 때면 가까운 동네 도서관과 헌책방으로 나들이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보물 같은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이번 주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아닌 한적한 곳에서 한 권의 책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생각비행이 펴낸 《키워드 오덕학》이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덕 문화에 대한 책이 많이 팔릴 리 없겠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출간했는데 예기치 않은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책을 구매하여 공공 도서관과 기관으로 보내게 되므로 더 다양한 곳에서 《키워드 오덕학》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공공 도서관에서 생각비행 책을 자주 만나실 수 있도록 사회에 도움이 되는 책을 더욱 열심히 펴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2013년 3월 들어 비로소 첫 책을 출간했습니다. 제목은 《사회혁신 비즈니스―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하루를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수억 명의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은 변함이 없습니다.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빈곤의 문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 사회를 향한 불신은 커져가고 희망을 잃게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나의 문제이거나 친구의 문제, 또는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세계 곳곳에 산재한 많은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하는 두 저자의 물음에 관한 답이 바로 《사회혁신 비즈니스》입니다. 두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을 쓴 두 사람은 2006년 초여름, 서울 안암동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기독교 사회지도자 양성기관인 ‘한국리더십학교’의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다양한 모임을 함께하며 이야기하던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 방안’은 늘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활화산과 같았다. 그러한 열정으로 우리는 사회혁신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책을 읽고, 삶의 현장에서 사회적기업, 마이크로크레디트, 기업사회공헌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한국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 이렇게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 '책을 펴내며' 중에서

 

"기업은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 유한양행을 창업하여 기업의 모범을 보인 유일한 박사는 생전에 이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두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사회혁신'을 이루는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라!"고 말이지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오늘날 우리가 왜 '사회혁신 비즈니스'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책에서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는 분,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분, 기업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관심이 있는 분,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해결 방안을 알려드립니다.  

 

사회혁신 비즈니스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분야: 경제․경영              ▸판형: 신국판(152*225)            ▸발행일: 2013년 3월 15일  
▸지은이: 전병길․김은택     ▸쪽수: 308쪽 
▸가격: 15,000원                ▸ISBN: 978-89-94502-13-7 (13320)


“사회혁신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윤’ 추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사회 흐름을 반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기업과 최근 들어 급부상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과 같은 다양한 조직이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상생’ ‘공유’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경제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 산재한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과 기업가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으며, 사회문제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융합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의 두 저자는 사회적 참여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활동을 ‘사회혁신 비즈니스’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사회혁신 비즈니스는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기업의 사회혁신’이며, 일자리 창출형 중심의 사회적기업을 넘어선 ‘사회적기업을 통한 사회혁신’을 의미한다. ‘사회혁신 비즈니스’는 지구촌 경제와 기업 생태계에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양질의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자본주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과 사회문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사회혁신’을 이루는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라”

이 책의 도입부인 1장에서는 조선 후기 ‘실학’과 ‘정약용’을 통해 ‘한국적 사회혁신’의 기원을 조명한다.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된 사회혁신은 대부분 미국, 유럽의 사례로 그 기원은 그네들의 역사에 잠재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면 앞서간 분들이 그 시대 속에서 변혁을 꿈꾸며 다양한 시도를 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땅에서 일어난 자생적 혁신의 움직임을 그동안 등한시한 건 아닌지 반성의 의미를 담아, 조선 후기 실학이 추구한 사회혁신의 모습을 이 시대에 되살려본다.

2장에서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역사의 흐름과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소개한다. 사회적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정무역, 마이크로크레디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사회혁신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 그룹이나 사회적기업이 혁신적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것’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고장 난 자본주의를 치유하는 하나의 처방전’으로 좀 더 넓고 의미 있는 사회혁신을 이야기한다.

3장과 4장은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혁신’을 통해 사회혁신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실천적인 담론을 담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주로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비즈니스의 목적과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에서 이점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기업사회혁신은 사회와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한 후 비즈니스를 통해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까를 결정한다. 접근 방법은 다르더라도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혁신은 사회의 변화를 끌어내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큰 축이며, 지금 이 시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에서 일고 있는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현상과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도움을 주고자 했다.

5장에서는 구체적인 ‘사회혁신 브랜드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사회혁신 비즈니스’와 ‘브랜드 전략’의 연계에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그동안 경영 컨설팅과 강연을 진행하면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기업의 브랜드 전략 구축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느껴 ‘S/O/U/L/M/A/T/E’를 사회혁신 브랜딩 전략으로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면, 기업과 사회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상생하는 긍정적인 사회혁신 비즈니스 생태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병길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브랜드 혁신가의 삶을 살고 있다. 다수의 기업, 공공단체, 비정부기구NGO, 대학 등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을 해왔다. 정주영의 기업가정신, 앤디 워홀의 상상력, 무하마드 유누스의 실천력을 본받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 한다. 현재 예스이노베이션 경영컨설팅 대표로 있으며,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에 있다. 저서로 《새로운 자본주의에 도전하라》(2009, 네이버 오늘의 책), 《코즈마케팅》(2010,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등이 있다.

김은택
한동대에서 경제학와 국제지역학을 공부하고 스리랑카, 중국에서 자원봉사와 어학연수로 각각 1년을 보냈다. 의미와 적성이 조화된 일을 찾고자 아이티IT벤처, 과외교사, 유학원, 대북지원 비정부기구NGO,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적기업 등에서 일했다. 키바Kiva 창립자 매트를 인터뷰한 뒤 사회적기업 창업을 결심하고 위체인지어스WeChangeUs라는 소셜벤처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와 동아시아에 관심을 두고, 향후 동아시아의 사회적기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꿈꾸고 있다.

목차

추천사 | ‘멋진 혁신세계’를 꿈꾸며
          | ‘혁신’, 모두를 위한 일보 전진
머리말 | 사회혁신은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1. 실학(實學), 조선 사회의 혁신을 꿈꾸다

옛사람이 꿈꾼 사회혁신
도탄에 빠진 조선 백성의 현실 | 실학, 새로운 사회를 향한 비전 | 사회개혁을 꿈꾼 다산 정약용 | 현대화된 ‘실학’은 오늘날 여전히 필요하다


2. 자본주의와 사회혁신

1. 변화하는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씨앗’ |  인류의 삶을 뒤흔든 산업혁명 | 새로운 소외계층의 출현 | 자본주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민 | 시장과 기업의 업그레이드 | 한국 자본주의 발전의 대전환 |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물결 |  세계화의 이면에 잠재한 문제와 창조적인 해결방안

2. 사회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의 다양한 모습 | ‘통일벼’와 혁신 | ‘이산가족찾기’와 혁신 | 사회혁신의 정의 | 사회혁신 가치네트워크 | 사회혁신 비즈니스 |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두 가지 접근


3. 세상을 바꾸는 사회적기업
 
1.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
‘자선’이 아닌 ‘기회’로 가난을 극복하기 |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이 시작된 배경 | ‘사회적기업’을 향한 오해 | 사회적기업의 두 형태 그리고 ‘사회적기업가’ | 사회적 가치사슬

2. 사회적기업의 유형
‘빵’과 사회적기업의 관계 |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 사회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기업 | 사회적 목적을 위한 수익활동형 사회적기업 | 사회문제 해결형 사회적기업 | 지역사회 공헌형 사회적기업 | 협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

3. 사회적기업의 5가지 속성, ‘S/M/A/R/T’
‘맥가이버 칼’에서 찾은 혁신의 속성 | 공감(Sympathy) | 비용 최소화(Minimize) | 적절한 해결책(Appropriate Solution) | 관련성(Relevence) | 변형(Transform)

4. 사회적기업의 미래
사회적기업을 이끌 트렌드 | 다양한 사회문제의 대두 | 아시아를 섬기고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전략 | 개방과 공유를 통한 혁신 |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가 양성 | ‘협동조합’의 시대 | 사회혁신 자본시장 구축 | 상생을 위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 사회적기업, 무엇보다 ‘혁신’이 중요하다


4. 기업사회혁신, 경영의 새로운 흐름

1.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기업은 ‘이윤’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의 사례 | 기업의 사회적 책임

2. 기업사회참여의 질적 변화

‘물 부족’ 문제는 인권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 물 부족 해결 활동으로 살펴보는 ‘기업사회혁신’ | 기업사회참여의 세 단계 | 마이클 포터의 ‘공유가치(Shared Value)’ |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혁신’으로

3. 기업사회혁신전략

전략경영 | 기업사회혁신전략 | 기능별 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사업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기업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대전략 단계의 사회혁신 | ‘기업사회혁신’에 대한 비판들 | 한국형 ‘기업사회혁신’의 방향


5. 사회혁신 브랜드 창조하기

1. 소비자가 기업을 바꾼다
소비자는 편익을 찾는다 | 소비자, 윤리를 말하다 | 소비자가 원하면 기업은 변한다

2. 브랜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기업은 ‘브랜드’에 가치를 담는다 | 브랜드를 이루는 세 가지 요소 | 브랜드는 ‘사랑’이다 |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가 | ‘진실의 순간’을 추구하는 사회혁신 브랜딩 |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새로운 날개, 브랜드

3. 사회혁신을 만드는 영혼의 브랜딩, S/O/U/L/M/A/T/E

브랜드의 혼(魂)ㆍ창(創)ㆍ통(通) | 영혼의 비전을 가져라(Spiritual Vision) | 기회를 인식하라(Opportunity Recognition) | 독창적인 가치제안(Unique Value proposition) | 연계된 파트너(Linked Partner) | ‘가치’ 포지셔닝을 하라(Make a Value Positioning) | 선도적인 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하라(Advanced Communication Program) | 이야기로 말하라(Tell ‘the Story’) | 평가(Evaluation)


6. 디자인으로 바라본 세상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
계영배(戒盈杯) 디자인에 숨은 의미 | 사회혁신을 이끄는 ‘디자인적 사고’


참고문헌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나치다 보면 모자라니만 못하다는 말이죠.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보릿고개, 춘궁기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요즘은 먹을 만큼만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버리자는 캠페인을 열고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풍요롭게 살아도 괜찮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지경입니다.

이 풍요는 어디에서 왔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과거의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이런 풍요를 누리는 건 아닙니다.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다양한 기술과 지혜의 결과를 지금 이 시대에 그저 누리고 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세상에 산다고 한들 이렇게 넘치게 사는 삶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회의가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빠르게 움직이고 교류하려는 목적으로 개발한 자동차는 우리의 삶을 확실히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교통체증으로 수많은 이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엄청난 석유에너지가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기도 하지요.

통신기기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더욱 획기적인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불과 10년 전 한국에서 휴대전화가 상용화되었을 뿐인데 지금은 한 사람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스마트 미디어기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기술의 진보는 너무나 빨라서 '공부'하지 않으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똑똑해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도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쓰레기문제입니다. 하이테크 시대의 편리함 이면에 잠재된 어두운 그림자를 경고하는 책과 영상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습니다. 
 
EBS 지식채널e, 불편한 소문. 넘치는 삶이 과연 올바른 삶일까?
 

첨단 디지털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하드웨어 생산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다르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 디지털 산업에는 전문가들이 운영 시스템이나 검색엔진을 암호화하는 분야 이외에 제품을 생산할 때 다량의 화학물질과 금속, 플라스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산업과 화학물질 오염에 의한 위험성을 몰랐기 때문에 첨단 전자 폐기물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첨단 디지털 산업이 성장기로 접어들었을 때 많은 전문가들과 대중들은 이미 첨단 디지털 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 폐기물과 첨단 전자제품 제조업이 환경과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눈으로 직접 보고 실감하기란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문제는 안심하고 밀어 놓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또한 이 문제는 문명의 발달에 반대하고 단순한 세계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환경운동가가 사소한 것까지 분석해서 문제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것도 아니다. 알건 모르건 우리 모두에게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 정보 시대 기술은 전 세계를 어느 때보다 가깝게 하나로 연결해 왔지만, 동시에 그 잔해와 파편들은 하나로 연결된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_《디지털 쓰레기-하이테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 중에서

얼마나 더 성장해야 할까

오늘은 어두운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만, 저희는 과학기술을 부정하거나 자연으로 막연히 회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인류의 행복을 증진할 기술과 자본은 이제 충분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해 혹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발전해야 하고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전기가 부족할지 모르니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야 하고, 결과적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도 더 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많은 기업이 성장을 거듭해야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가와 기업은 국민을 희생해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 듯합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시민의식도 많이 성숙했습니다. 우리에게 더 많은 성장과 발전보다는 분배와 상생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정부의 방침에 직접 반대를 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삶에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도 생겼고, 녹색 모임을 만들어 생태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또한 기업들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라는 요구를 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주요한 흐름도 만들었습니다.

왜 우리는 성장을 삶의 주요 목표로 추구했는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 사회는 가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50년대에 우리 사회는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르고 폐허가 된 경제를 회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960~1970년대 시절, 사람들은 국가 주도의 개발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내면화하여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마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엄혹한 시절 전태일 같은 노동자의 희생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 없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터에서 국가권력의 요구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당한 분배 없이 몇몇 기업의 독점으로 경제적 질서가 재편되고 일부 정치 권력이 성장하는 시기를 한강의 기적이라며 떠들기 바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정작 뼈 빠지게 일한 시민에게 돌아온 반사이익은 크지 않았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문민정부가 들어섰으나 잘못 짜인 정치·경제 구조 탓에 1997년 IMF 구제금융체제라는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IMF와 더불어 찾아온 비정규직 제도는 국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할 당시 많은 사람이 해고되는 만큼 또 다른 사람들이 고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출 일변도의 경제정책에 부응하여 경제를 성장시키고, IMF 위기를 금 모으기 운동으로 극복한 국민

먹고살기 어려워진 국민은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인지는 잘 몰랐지만 성장 일변도의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부의 재분배를 생각했던 국민에게 정부와 기업은 아직 분배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며 오히려 더 성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은 줄로 착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감지되던 시기에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바로 이때 등장한 사람이 CEO 출신으로 경제 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747공약(7% 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자마자 기업이 발전해야 국민이 수혜를 본다며 친재벌 정책을 펼쳐 많은 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안겼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넘치도록 가져가면 흘러넘치는 이익이 전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이야기했던 것이죠.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국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가계 부채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한들 살림살이가 전혀 나아지지 않으니 불법 도박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하는 기이한 결과마저 뒤따랐습니다. 

성장은 결코 답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며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이 제대로 된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가족을 배불리 먹이고 조금 잘살아 보겠다고 달려온 수십 년의 세월이 소수의 재벌 배를 불리고 국가를 좀먹는 정치집단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 오는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때 골프장을 지으면 지역경제가 발전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에 지역에선 서로 골프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녹색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골프장은 지역 환경을 훼손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골프장의 잔디는 농약 성분이 너무 높아서 폐기물로 처리된다는 사실, 골프장에서 뿌리는 과도한 농약으로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골프장의 폐해는 점점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골프장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믿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도 마찬가지죠.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면 지자체의 유치금이 많이 들어온다는 사실 때문에 한때 그것을 환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깨끗한 에너지원이라는 홍보가 먹힐 때 이야깁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가 터지자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거짓도 더는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수명연장 계획과 방폐장 공기연장 문제에 반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자연 따윈 상관없다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성장보다는 공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시작된 녹생당의 움직임은 크고 작은 생태적 화두를 많이 제시했습니다. 4.11 총선에서 0.48퍼센트의 정당 지지율밖에 얻지 못했지만 왜 우리 사회가 자연과의 공존을 지향해야 하며 생태적 삶을 고민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인간이 생태계를 좌우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고 상생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그림

또 하나 바람직한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대기업을 최고의 직장으로 생각하던 인식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학교가 대기업 사원을 양산하는 스펙 쌓기의 전당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지만 변화의 조짐이 서서히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 가운데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도하는 이가 많아졌고, 특히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는 젊은이가 목표를 찾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옛날에는 대학을 나와 기업에 취직하면 그 분야에서 인생을 나름대로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의 거품이 빠지고 성과와 실력을 중시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예전같이 기업에 근무하면서 보수를 얻는 길 이외에 '삶의 보람'이나 '하고자 하는 의욕'을 발견하려고 모색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기업가의 출현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였던 20세기로부터 자연과 공생하고 환경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21세기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에도 들어맞는다. 그들의 시선 앞에 놓여 있는 곳이 풍요로운 자연으로 둘러싸여 사람과 사람과의 긴밀한 유대가 남아 있는 '지방'이었다. 미개척의 지역자원이 잠자고 있는 지방에는 지금까지의 도시 비즈니스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감춰져 있다.


우리의 삶이 단순한 성장과 이윤 추구에 목말라 있다면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같은 대안적인 사업 모델을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많은 시대에 각종 사회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가 공동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의식이 성장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하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국민이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선 이미 수많은 기업이 CSR을 행하고 있으며,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사회참여(CCI,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겨우 CSR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지만 기업이 단순히 돈으로 공헌하는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는 시대도 지나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실질적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만이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이와 연관된 논의는 그동안 저희가 작성한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왜 우리는 자본의 벽을 넘어야 하는가 - '착한 자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나?> <기업사회참여(CCI)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는가?>) 

성장을 넘어 분배와 상생의 사회로


전 세계는 지금도 성장을 멈추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 FTA, 한-EU
FTA는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맺은 통상조약이며,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많은 국민이 더욱 잘살 수 있게 된다고 정부는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정부의 장밋빛 꿈은 현실과는 달랐으며, 대다수 국민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 친화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을 통한 부의 재분배는 이제 믿을 수 없는 거짓이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동안 그토록 추구해왔던 '성장'에 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과연 성장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성장하면 우리가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과거 우리가 추구했던 행복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쌓은 환경적 지식으로 이젠 경제적 성장보다는 자연과의 공존과 공생을 생각해야 할 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환경문제에 관한 한 아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친환경적인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알면서도 기업은 비용을 줄이려고 환경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으며, 개인은 나 하나쯤 하는 마음으로 손쉬운 선택을 하고 맙니다. 

변화는 한꺼번에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면 인류가 직면한 전 세계적인 위기를 완화할 수 있으며 우리의 실천으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데서 희망의 싹이 움틉니다. 사회의 변화는 그저 오지 않습니다. 해결의 몫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생각비행도 성장을 넘어 분배와 상생의 사회로 나아가는 움직임에 동참하겠습니다. 그간 사회적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알리는 책을 출간함으로써 출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왔는데요, 앞으로 관련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 더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로 뛸 수 있는 일에 더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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