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시작부터 노동절이 있는 달이죠. 하지만 이날 쉴 수 있는 노동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힘은 단단한 연대로부터 나오지만 이를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노조를 인정하지 않거나 어용노조를 세우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힘을 한데 모으지 못하도록 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에 가장 앞장 서는 기업은 잘 알려졌다시피 삼성입니다. 무노조 경영을 마치 자랑처럼 떠들어온 기업이니까요.


출처 - JTBC


삼성전자 서비스가 노동조합 와해 시도 등에 관여한 혐의를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데요, 지난 7일 JTBC는 검찰이 '심성관리'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문건에는 삼성전자 서비스 영등포센터 송 모 대표가 직원 2명에게 탈퇴를 권유하고 본사에 보고한 내용 중 "심성관리를 해줬다"는 사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심성관리는 돈을 주고 노조원을 회유하는 방식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송 대표가 노조원을 상대로 수백만 원을 뿌린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런 심성관리가 전국 100여 개 하청업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출처 - JTBC


돈으로 회유하려 한 행위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삼성이 노조원의 죽음조차 노조 파괴 공작의 성과로 취급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2014년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센터의 노조 분회장인 염호석 씨가 노조탄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센터는 노조원들에게 일부러 일감을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노조 탈퇴를 압박했는데요, 이에 염호석 노조 분회장은 조합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어 먼저 가니 지회가 승리하는 날 자신을 화장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마감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런데 삼성전자 서비스 내부 자료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 씨까지 노조 탈퇴 실적 명단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죽음으로 내몰고는 그를 노조에서 탈퇴한 사람으로 쳐서 실적으로 둔갑시켰으니 참으로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염호석 씨 장례를 노조장으로 치르면 사회적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한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는 유가족에게 6억을 건네 시신을 몰래 탈취하라는 지시를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면수심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출처 - 뉴시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한 본사의 윤 모 상무 및 협력업체 전, 현직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습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 이른바 그린화 작업을 추진한 인물들입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보다 더 윗선, 그러니까 삼성 그룹 본사 차원의 지시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출처 - 뉴시스


국정농단으로 인한 총수 구속, 노조 와해 공작 수사와 관련하여 사회적 압박을 느꼈기 때문인지, 삼성전자 서비스는 지난 4월 17일 협력업체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이들의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 서비스 지회가 도출한 합의안으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깨질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분위기가 다른 계열사의 노조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룹 총수의 안위를 고려해 발등의 불을 일단 끄고 보자는 책략에 불과할까요?

 

지난 5월 19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염호석 열사 4주기 추모식을 가졌습니다. 노동자들은 열사가 온몸을 던져가며 그토록 염원했던 지회의 승리를 함께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 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더 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위해서 정규직 전원을 조직하는 데, 더불어 삼성그룹 전체를 조직하는 데 열정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 땅의 노동자와 국민이 잠자코 있었다면 뻔뻔한 삼성이 궁지에 내몰리는 일은 없었겠죠. 그러니 앞으로 을의 연대는 더욱 단단해져야 하고 불량 기업 내부에서 양심적 고발자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동자를 보는 사회의 시각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 변화만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달라는 읍소형 광고가 인터넷과 신문을 뒤덮었습니다. 삼성물산의 광고를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한 분이 많으셨을 줄 압니다. 여기에 찬성하지 않으면 간악한 해외 투기 자본인 헤지펀드 엘리엇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경영권을 강탈해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광고였기 때문이지요. 자본주의와 이윤추구라는 명제의 최첨단을 달리는 주식시장에서까지 애국심 마케팅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것도 삼성이 하는 것이라 뭔가 다른 걸까요?


출처 – YTN


물량 공세에 가까운 광고 덕분인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가까스로 가결되었습니다. 주주총회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가결될 수 있었는데, 69.5퍼센트가 이에 찬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와 지배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합병 무효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향후 삼성그룹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출처 - 울산매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단순한 두 회사의 합병이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 지배 구도를 짜기 위한 수순입니다. 다른 재벌들도 그렇지만 삼성그룹은 계열사들끼리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순환출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순환출자는 오너 입장에서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한 회사가 공격을 당하면 그 회사 하나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배권이 모조리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따릅니다. 

 

삼성그룹 전체의 정점에 있던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이 언론에 떠돌기도 할 정도로 그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삼성 오너 일가로서는 부회장인 이재용을 중심으로 하루속히 지배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그들은 전 직원을 동원해 주주들에게 위임장을 받기 위해 전화를 돌리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공고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주요 주주인 엘리엇을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러운 벌처 펀드로 매도하기 바빴죠. 급기야 앞서 말씀드린 감성팔이 물량 광고까지 동원하게 되었습니다.


일개 삼성 재벌의 경영구조나 영리만을 목적으로 한 자본주의적 발상 등도 비판할 여지가 많겠지만, 생각비행은 국민연금과 박근혜 정권의 입장 등에 초점을 맞춰 이 문제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가결될 수 있었던 건 삼성물산 지분의 11퍼센트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 편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합병 가결 선인 66.6퍼센트를 겨우 2.9퍼센트 차로 넘긴 이번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지가 없었다면 성사될 수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국민연금이 삼성 편을 들어주었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의 기치로 내건 경제 민주화, 그중에서도 가족이 소유한 재벌들을 견제하여 한국 경제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는 겁니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 베스트가 합병안에 반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권고를 무시한 채 국민연금은 합병 찬성에 표를 던졌습니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삼성재벌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패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이니 재벌공화국이니 하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님을 방증하는 일이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둘째, 더 직접적인 문제점은 그간 연기금 고갈 타령으로 더 걷고 덜 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던 국민연금이 무려 이틀 만에 3000억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이 합병안으로 인해 날려버렸다는 사실입니다. 합병에 반대하라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를 무시하고 삼성 편을 들어주었으나 예상을 뒤엎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이틀 만에 3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습니다. 그 돈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국민연금에서 나온 것이었죠.

 

매매와 매도도 상식을 벗어났습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연기금은 6월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1250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제일모직 주식은 1197억 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합병 법인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려면 상대적으로 싸진 제일모직 주식을 사 모으는 편이 유리하지만 연기금은 그 반대로 매매를 한 겁니다. 자기네 돈이 아니라고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걸까요? 갈팡질팡한 연기금의 잘못된 투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겁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러놓고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은 공공기관으로서 국가기관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는 이번 사태와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현대 오너 일가의 무리한 토지 거래였죠. 현대그룹 본사를 세운다면서 시가의 3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삼성동 부지를 샀지만, 무리한 투기로 말미암아 기업 가치와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현대그룹의 위기설마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당시 현대 오너 일가의 무리한 땅 투기에 대해 외국인 주주들이 비난하자 현대는 이를 쓸데없는 간섭으로 매도했죠.


국외 자본의 도덕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소유하려 드는 재벌 오너 일가와 이를 무비판적으로 편들어주는 정부의 행태는 정경유착 외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전례는 국가의 신뢰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 올해 터진 메르스 사태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돌발적인 일보다 기본적인 시장경제 질서마저 유린하는 재벌들의 전횡과 거기에 친재벌적인 춤사위를 곁들이는 비이성적인 기관들과 이런 행태에 침묵하는 경제 전문가들과 전문 기관이야말로 대한민국호의 앞길을 가로막는 더 큰 암초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만날 당하기만 하는 국민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이 그저 해결될 리는 만무하니까요. 변화의 필요를 느끼는 시민이 더욱 깊고 넓게 연대해야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몇 달 전에 2분기 1퍼센트 성장을 장담하던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이 엉터리 예측이었음이 판명 났습니다. 실제 성장률이 0.3퍼센트에 그쳤기 때문이지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측과 달랐던 것은 메르스 사태와 가뭄이라는 돌발변수 때문이라며 해명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위원은 "메르스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4~5월에 이미 수출이 마이너스였고, 투자 지표도 점점 내려오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8월 주택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채 확대에 기반을 둔 경기 부양책을 내세워 가계부채를 어마어마하게 늘렸습니다. 허구한 날 사고가 터지고, 양극화와 빈부 격차는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점점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인한 경제 위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지난 7월 22일 미국 뉴욕 주는 패스트푸드 식당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 7400원)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주의 특성상 뉴욕 주의 변화를 필두로 다른 주도 뒤따르는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이에 최저 임금 15달러 운동을 주창했던 노조 및 노동자들과 지지자들은 모두 함께 기뻐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정점을 달리는 미국에서조차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난 7월 6일 열린 제10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고, 다음 날인 7일 11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성의 없는 사용자 위원 측의 인상안에 분노한 노동계 위원 전원이 항의하며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6년 최저임금은 노동계 위원의 참석 없이 결정되었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노동개혁 방향을 기업을 위해 '쉬운 해고'로 몰고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하려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 가이드라인과 일반 해고 기준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일방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지요. 청년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도 이것이 실상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따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제인 사면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때에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17명이 청와대에서 모인다고 합니다. 지난 22일 두산 회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이 기자간담회에서 SK의 최태원 회장과 한화의 김승연 회장을 사면 대상자에 포함시켜 달라며 노골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는 경제사범의 사면 불가였죠.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사면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더군요.



얼마 전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2011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아시나요? 세계 각국의 전자업체들이 모여 스마트폰, TV, 태블릿PC 등 첨단 기기를 선보이며 그해의 화두를 던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박람회 중에 하나랍니다. 이번 2011년 CES에서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 시스코의 CEO 존 챔버스 등과 함께 기조연설 키노트를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삼성에서는 2011 CES 개막 전날인 5일 이젠 필수가 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키노트 티저 영상 네 편을 공개했습니다. 제품이 아닌, 1시간 남짓한 키노트를 위해 무려 티저 영상까지 만든 거죠. 그것도 한 편도 아닌 네 편씩이나요.

이 티저 영상에는 브로드웨이 최고 흥행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연 배우인 제이콥 클레멘트를 캐스팅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이콥은 윤부근 사장과 함께 키노트 현장에도 등장하여 티저에서 제시한 스토리텔링을 계속 이어 나갔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2011년 1월 7일 오전 9시 30분~10시 30분까지 진행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기조연설 키노트. <기술로 구현되는 인간의 본성(A Story of Human Nature Enabled By Technology)>이란 주제로 주인공 제이콥의 성장과정을 IT 산업의 발달과 접목시킨 키노트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서 이 기조연설 프레젠테이션을 생중계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1(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87, 삼성전자 페이스북 )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2(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88, 삼성전자 페이스북 )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3(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89, 삼성전자 페이스북 )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4(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90, 삼성전자 페이스북 )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5(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91, 삼성전자 페이스북 )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키노트 Part.6( http://apps.facebook.com/samsunglive/channel_view.php?seq=92, 삼성전자 페이스북 )

 

엔가젯에서 편집한 CES2011 삼성전자 윤부근(BK Yoon) 사장의 키노트 하이라이트
 
* 엔가젯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자막이 없지만 삼성전자 페이스북의 영상들은 100%는 아니지만 한글 자막을 지원합니다. 풀 버전이고요. 키노트를 좀 더 자세하게 보고 싶으신 분들은 삼성전자 페이스북을 이용해주세요.

이게 프레젠테이션인지 발레 발표회인지 헷갈릴 정도로 물량공세를 펼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T전문 사이트인 엔가젯에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이 기조연설 키노트를 Best of CES 2011 중 최고의 프레스 컨퍼런스(Best press conference)로 선정했습니다. 먼저 기사를 보시죠.

Best of CES 2011( http://www.engadget.com/2011/01/11/best-of-ces-2011/, Engadget )

정말? 하고 기사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삼성의 키노트를 비꼰 의미로 상을 준 것이더군요. 서양식 조크라고나 할까요.

엔가젯이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기조연설 키노트에 2011 CES 최고의 프레스 컨퍼런스 상을 수여한 것은 언뜻 보면 삼성을 최고라고 칭찬한 듯 보이지만, 실상 엔가젯이 말한 바는 이런 내용입니다. 

"우리가 꼽은 '베스트'는 삼성인데, 사실은 '베스트'라고 쓰고 '이게 뭐야?'로 읽어야 한다."

즉 키노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돌려서 말한 거죠.

그러면서 엔가젯은 뒤이어 제이콥과 윤부근의 등장을 두고 '동물 모자를 쓴 이 10살배기 게으름뱅이는 아귀가 맞지 않는 말을 외치며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그 와중에 삼성 사장 BK 윤은 "인류의 삶이야말로 우리의 최우선입니다"라며 경고했고...(후략)'라고 말했네요. 미국인인 그들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자들을 알고 있는 걸까요? 솔직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자(관련 포스트: http://mongu.net/641, 미디어몽구 )분들을 생각하면 인간이 삼성전자의 최우선순위 운운하는 게 우습기도 합니다만, 이번 포스트는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이야기니 일단 줄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엔가젯은 CES 기조연설에 '참석한 기자들은 공짜로 받은 카라멜 팝콘을 들고 앞줄에 앉아서 누군가의 해석이 필요한 발레(동영상 보면 나오는 그 춤!)를 감상했다'며,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발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라고 칭찬하듯 비꼬았습니다. 아마도 뮤지컬을 도입한 게 재밌다기 보다 난삽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꽤 많았나 봅니다. 뭔가 대단한척해서 베스트를 주긴 줬는데, 프레젠테이션으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어떻게 보면 엔가젯이란 청자의 입장에선 삼성은 이번 키노트에서 이런 실책을 저지른 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뜻밖의 행동을 하라는 것이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방법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만, 너무 그쪽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상대를 설득한다는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을 잊을 건 아닐까요? PT 자체를 만드는 데 엄청난 품을 들이는 낭비처럼 스토리텔링을 위한 스토리텔링이 되어버린 무리한 댄스 공연 도입이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가장 큰 단점은 준비하는 시간의 90퍼센트를 표나 슬라이드 같은 자료를 만드는 데 허비한다는 점이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는 데 말이다. 목적이 아닌 수단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가능성을 제안하기 보다는 프레젠테이션 자체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이다.

설득의스토리텔링 상세보기


엔가젯은 일주일 후에 이 '비꼼'의 쐐기를 박습니다. 
춤추는 장면만 가득한 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리며 '거의 일 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는 와일드한(동물모자 쓴 아이와 이상한 춤 등을 빗댄 표현) 삼성의 CES 2011 발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 발표를 블로그에서 생중계했고, 쇼캐스트에서 이야기도 했고 또 이 발표를 CES에서 "최고"의 발표로 선정했던 건 분명히 우리가 맞다. 그렇지만 그런 우리라고 해도 발표 속 댄서들의 광기라든지, 예상할 수 없었던 순간이나, 미래소년 졸(Zoll)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당신도 한번 직접 보면 우리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삼성은 유튜브에 전체 발표를 6조각으로 나눠서 올려놓았다. (아래에 그 중 첫 발표를 가져다 놨다. http://www.engadget.com/2011/01/12/samsungs-crazy-ces-2011-keynote-the-highlight-reel/) 그 전체 내용을 우리가 짧게 편집해서 하이라이트로 만들어서 위에 올려뒀다. 진짜 가관이다. 정말이다.'란 멘트로 마무리하네요.

과유불급. 삼성의 발표는 쇼로서는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삼성의 미래 가치와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으로서는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겠군요. 이런 걸 보면 삼성의 키노트를 비꼬기 위해 일부러 상까지 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다음 달이면 미국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립니다. 헐리우드에서 만든 수많은 영화 중 최고의 영화를 뽑는 시상식이죠.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해마다 골든라즈베리시상식이 열린다는 사실을 혹시 아시나요? 아카데미상과는 반대로 한 해 동안 제작된 영화 중 최악의 영화, 최악의 배우에게 어떻게 이렇게 못날 수가 있느냐는 감탄(?)을 담아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이랍니다. ^_^;;

엔가젯의 베스트 프레스 컨퍼런스로 선정한 삼성의 키노트. 2011 CES 골든라즈베리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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