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같은 명절에 가족이 만나 정을 나누며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누군가 몸이 좋지 않다면 걱정이 깊어집니다. 특히 치매를 앓는 가족이 있다면 돌봄의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자기 지역구 내 건립 예정이었던 치매 노인을 위한 치유 시설 건립을 무산시키고는 기쁘다고 자랑한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송파을 국회의원 배현진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16일 배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앞 부지 인근에 건립 예정이었던 '송파 실버케어센터' 추진 계획이 완전히 백지화되었다"며 "헬리오시티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또다시 해결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송파구 내 치매 노인을 돌볼 곳을 없애놓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니 꼴불견도 이런 꼴불견이 없습니다. 배 의원에 의해 무산된 송파 실버케어센터는 서울시가 치매 노인을 위한 도심 치료, 돌봄 시설로 건립을 추진했던 곳입니다. 설계공모까지 마치고 서울시가 120억 원 가량을 들여 건립하려고 했는데, 부지 뒤편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죠. 아파트 가격 하락을 염려하여 치매 돌봄시설을 자기네 아파트 앞에 들여놓기가 싫었나 봅니다. 이에 대해 님비와 지역이기주의가 반영된 논리라며 비판하는 시민이 많았습니다.

 

출처 - 미래통합당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 실버케어센터를 무산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배현진이 당선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이 서울시장에 당선되었고요. 결국 이 사업은 설계에 예산 편성까지 다 마쳤지만 일부의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취소된 부지에 헬리오시티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을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하죠. 

 

출처 - MBN

 

배 의원이 자화자찬의 보도자료를 내놓기 하루 전, 송파구 한 빌라에서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치매를 앓던 부인을 살해한 후 남편 또한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똑같은 송파구 주민이건만 배현진의 눈에 이들은 자신이 챙겨야 할 대상이 아니었나 봅니다. 송파 헬리오시티 주민 중에 치매나 노인 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생기면 각 가정에서 알아서 할 건가 봅니다. 자신들이 혐오 시설이라고 반대해놓고 다른 동네 실버케어센터에 들어가거나 하진 않겠죠?

 

출처 - 연합뉴스

 

송파에서 치매 노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부평구 보건소에서는 30대 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며 업무가 많을 경우 월 100시간 이상씩 초과 근무를 하는 등 과다한 업무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의료진과 지원 인력은 자신을 갈아 넣으며 버티고 있는데,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본인 지역구 의료시설을 없애고는 좋아라 하고 있으니 참 기가 막힙니다. 

 

출처 - 한겨레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고령화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령화로 인한 돌봄 시설과 인력,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시설과 인력 등 의료와 돌봄 관련 시설과 인력은 더욱 더 필요해지는데 일부는 아파트 가격에 열을 내는 이기주의에 절어 있는 상황입니다. 치매 노인을 위한 치유 시설 건립을 무산시키고는 자랑질하기 바쁜 국회의원이 버젓이 생기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치매(癡呆)'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몫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치매'가 어리석고 미련함을 뜻하는 한자로 구성돼 있어 치매 환자를 비하할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모멸감을 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치매'라는 용어를 대체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출처 - 데이터솜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치매'라는 용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치매 용어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6월 25일 발표했습니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진행된 인식조사였는데요,  조사 기간은 2021년 5월 18일부터 5월 28일까지 8일간이었고,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200명(치매환자 가족 319명 포함)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 결과 '치매라는 용어에 대해 국민 43.8%가 거부감이 든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출처 - 중기이코노미

 

거부감이 드는 이유로 국민 10명 중 6명은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60.2%)라고 응답했으며, 그 외로는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17.9%), '환자를 비하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7.6%)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습니다. '치매' 용어를 변경해야 하는 이유로는 '용어가 이미 부정적 편견이 생겼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58.6%로 가장 높았으며, '치매 환자를 비하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16.5%), '용어의 어감이 좋지 않아서'(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 청와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9월 26일 "'치매국가책임제'라는 정책 이름의 작명자가 바로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케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로 꼽힙니다. 박 수석은 "전국 47개소에 불과했던 '치매안심센터'는 전국 256개 시ㆍ군ㆍ구에 골고루 대폭 설치되어 전국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해졌고, 전체 치매 환자의 55%가 등록하여 이 중 64%가 서비스를 이용 중에 있다"고 하는 한편 "2020년 말 기준으로 총 31만 명이 장기요양 비용부담 완화 혜택을 받았고, 올해 7월 기준 약 2만 2000명의 경증치매환자로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이 확대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치매라는 용어를 다른 용어로 변경하기 위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2일 한 요양원에서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만났는데요, 그 자리에서 한 요양원 종사자가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치매'를 대신할 새 용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고 당시 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치매'라는 용어를 다른 용어로 변경하기 위한 의지를 내보임에 따라 복지부가 검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상반기에 발표한 치매 용어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나온 대체 용어로는 '인지저하증', '기억장애증', '인지장애증' 등이 있습니다. '치매'라는 용어를 대만은 '실지증(失智症)’으로, 일본은 '인지증(認知症)'으로, 홍콩과 중국은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대체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치매'라는 용어를 변경할 때가 됐습니다.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나이 들면서 크고 작은 장애를 갖게 되기 마련입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기주의는 접어두고 돌봄 시설을 확충하고 돌봄 노동 종사자의 행복과 복지를 생각할 때입니다.

지난 16일부터 직장 안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일명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적용 대상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로 거의 대부분의 업체가 포함됩니다. 원래 금지되어 있던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은 물론이고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아예 일을 시키지 않는 것도 괴롭힘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음주 강요 역시 괴롭힘에 포함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실 이런 종류의 직장 내 괴롭힘은 유형에 따라 형법이나 남녀고용평등법 또는 기존의 근로기준법으로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위한 법을 명시적으로 나타낸 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 끊이지 않고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국가인원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생활 중 자신의 존엄성이 침해되거나 적대적, 위협적, 모욕적 업무 환경이 조성되었음을 한 번 이상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이 73.3%에 달했습니다. 지금 출근해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은 26.7%에 해당하는 사람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다고 대답한 게 더 신기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주 1회 이상 괴롭힘을 당한다고 응답한 직장인만 해도 25%가 넘었으니 직장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괴롭힘 방지법이 필요했던 건 당연합니다.


출처 - JTBC


이번에 개정된 법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매뉴얼에 따르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첫째, 직장 내 관계 또는 지위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둘째,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 셋째,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 환경을 악화시켰는지가 핵심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예를 들어 생각하자면 뉴스에 주로 나오곤 했던 일명 '태움'이나, 회식에서 음주, 흡연 강요 그리고 회식 참석 강요 등의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커피나 담배 심부름도 당연히 포함되고 외모 평가나 사생활 관련 질문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외모 평가나 사생활 관련 질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포함될 수도 있는 문제이니 더욱 주의해야겠죠. 업무와 상관없이 택배를 받아달라거나 허드렛일을 반복적으로 시키는 등 사적 지시를 반복하는 것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출처 - 아시아경제


하지만 애매한 사례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근무 시간 외에 업무 지시를 한 광고회사 상사의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일을 수주하여 처리해야 하는 광고업 특성상 마감시간과 업무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는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폭언을 하는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도 고객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장내 괴롭힘 신고가 불가능하죠. 다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이런 고객의 행위를 예방하고 직원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각 직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측인 임원 등 고위직은 이제 부하 직원들 무서워 업무지시도 제대로 못 하겠다며 엄살을 부립니다. 반면 직원들은 이제야 좀 숨 쉬며 일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를 보입니다. 이번 법개정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누가 봐도 하면 안 되는 일들이라 이를 문제 삼는다면 당연히 엄살이고 위법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회사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포장하고 있다면 사용자 측이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임직원의 단합을 꼭 회식으로 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이런 일이 실제로 업무 성과에 연관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출처 - 인쿠르트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취지는 간명하게 말해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지 말라는 상식적인 소리를 직장에 한정해 다시 한번 규제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걱정부터 하는 사람이라면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법제도의 미비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법안 가이드라인에 등장하는 특별한 사정이나 사회통념 같은 모호한 표현이 사안 별로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안 그래도 애매모호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편 과태료가 500만 원에 지나지 않아 아예 돈으로 덮어버리고 넘어가겠다는 식의 막무가내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죠.


출처 - 연합뉴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자마자 첫 진정은 언론계에서 나왔습니다. MBC인데요, 2016년~2017년 입사 후 계약만료로 퇴사했다가 법원 판단으로 근로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받은 아나운서들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MBC를 상대로 노동부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들은 MBC가 일을 거의 주지 않고 사내 네트워크 접속도 차단된 상태로 기존 아나운서 공간과 격리된 별개의 공간으로 출근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MBC


이 아나운서들의 문제가 박근혜 정권 당시 MBC 파업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좀 애매합니다. 박근혜 시절 MBC 파업을 정치 파업이라며 그 구성원들을 괴롭히고 불법 해고된 아나운서들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해 당시 MBC 경영진이 들인 계약직 아나운서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MBC 파업 당시 노조를 탈퇴하고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를 꿰찬 배신의 아이콘이자 한때 MBC의 흑막이자 실세로 불렸던 배현진은 이 진정이 나오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죄는 부메랑처럼 돌아간다며 부끄러운 줄 모르는 소릴하기도 했죠. 현재 그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홍준표의 홍카콜라 제작진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이번에 진정을 제기한 계약직들의 경우 파업 당시 경영진에게 자신들의 목줄이 걸려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손 치더라도 여기에 숟가락을 올리려는 배현진을 비롯한 과거 MBC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치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10년 동안 신나게 불법해고하다가 이제 와서 자신들이 불리해지니 불법해고 당했다고 구제해달라니,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자기네가 10년 동안 망가뜨렸던 노동 시장이 바로 잡히려는 조짐이 보이자마자 바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 법을 써먹으려고 달려드는 모습은 좋게 보기가 힘듭니다. 마치 급우들을 괴롭히던 일진이 근신 처분을 받고 한 반에 격리되어 있었는데, 학칙이 개정되자마자 이를 들먹이며 격리 처분을 받았던 자신들이 차별받은 것이라고 외치는 꼴과 같습니다.

 

출처 - 인쿠르트

 

물론 법은 법입니다.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해야 합니다. 현재 개정된 근로기준법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의하면 현재 MBC가 하고 있던 정황은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할 개연성이 상당히 큰 것이 사실입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지는 말아야죠.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제대로 된 시행으로 직장인들이 '워라밸'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MBC에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고 신임 이사진이 구성되어 첫 이사회를 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세월호합동분향소였습니다. 최승호 사장 이하 본부장 등 7명은 분향대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무거운 표정으로 304명의 희생자께 헌화했는데 최승호 사장은 방명록에 “MBC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라고 남겼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미디어오늘


세월호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희대의 방송 참사를 일으킨 것이 이명박근혜 정권의 적폐들로 가득 찼던 MBC였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도 그들의 세월호 참사 왜곡 및 유가족 헐뜯기는 차마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이었죠. 그 언론장악의 희생자였던 최승호 PD가 MBC의 사장이 되었으니 MBC를 근본부터 쇄신하기 위한 첫 행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명박근혜 정권이 끝나고 그 적폐들이 해임되어 파업도 끝이 났지만 MBC 전임 사장들이 싸질러놓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권의 폐부를 찌르는 유능한 언론인들은 어이없는 이유를 대며 자르더니 기자라고 불러도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경력기자라는 사람들을 헐레벌떡 채용해 언론인으로서의 비판의식도 균형감각도 찾아볼 수 없는 이명박근혜 정권 비호 뉴스들만 쏟아냈습니다. 한때 뉴스의 대명사였던 MBC 뉴스데스크는 언론으로서의 신뢰도와 시청률 모두 최하위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언론사의 얼굴인 뉴스가 이 정도였으니 기타 제작현장은 말할 것도 없을 정도였죠.


출처 - 뉴스1


MBC는 최승호 신임 사장에 이어 부사장에 변창립 아나운서 등 각 본부장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조직도 개편하여 보도본부 내에 탐사보도부를 신설하고 이명박근혜 정권의 눈엣가시라 해체됐던 교양제작국을 시사교양본부로 격상해 다시 만들었습니다. 또 뉴스콘텐츠센터를 설치해 영상취재부의 기능을 부활시켰고 프로그램 제작본부는 사장 직속 조직으로 개편했습니다.


출처 - MBC


한편 MBC 최승호 사장은 MBC재건위원회를 통해 MBC 정상화와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MBC의 얼굴이었던 〈뉴스데스크〉에 먹칠을 한 배현진 아나운서는 8일부로 교체되었고, 십수 명에 이르는 아나운서들이 떠나가도록 만들고 이와 맞먹는 숫자의 아나운서들이 부당 전보되도록 만든 책임이 큰 신동호 아나운서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출처 - 뉴스1


같은 8일 이용마 기자를 비롯해 부당하게 해직된 언론인 6명은 모두 MBC로 돌아왔습니다. MBC 구성원들은 레드카펫을 깔고 그들의 복직을 우레와 같은 박수로 반겼습니다. 부당 해직 기간에 병을 얻은 이용마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안타까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전임 안광한 사장이 만든 MBC의 유배지인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와 신사업개발센터는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정권에 거슬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거나 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유배지 등 비제작 부서로 밀려났던 기자, PD 등이 제작부서로 속속 돌아오고 있습니다. MBC가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선'과 '제작 능력'을 갖춘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환골탈태가 시작되나 봅니다.


그런데 MBC에 남아 있는 적폐들은 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장겸 전 MBC 사장 체제에서 선임된 문화방송 이사들이 억대 규모의 특별퇴직위로금을 주지 않으면 사퇴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MBC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죠. 정권의 비호가 사라졌으니 돈이라도 챙겨야겠다는 심보입니다. 1인당 3억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어 총 20억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소말리아 해적단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이 치료를 받고 내지 않은 치료비를 국가가 대신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오늘(14일) 아침 보건복지부가 밝혔습니다. 석 선장의 치료비는 모두 2억 5500만 원이었는데 국민건강보험에서 낸 8800만 원을 뺀 1억 6700만 원을 받지 못해 아주대병원은 이를 결손 처분한 바 있습니다. 석 선장을 아덴만의 영웅으로 칭송하며 자기 칭찬에 바빴던 이명박과 정부가 이를 나 몰라라 한 겁니다. 이명박 정부는 석 선장이 소속된 삼호해운이 경영난으로 파산하면서 내지 못한 치료비를 모른 체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정부 홍보는 할 대로 다하고서는 정작 영웅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은 겁니다. 수십조를 4대강에 퍼붓고 자원외교로 탕진할 시간은 있었어도 국민을 살릴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한 겁니다. 박근혜와 박근혜 정부는 더 노골적이었죠.

 

      출처 - MBC 〈PD수첩〉

 

지난 12일 〈PD수첩〉은 'MBC 몰락, 7년의 기록'이란 제목으로 7년간 MBC에서 벌어진 일들을 파헤쳤습니다. 아울러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당시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기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였습니다. 문건의 내용에 따라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들은 퇴출 대상이 되었습니다.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백종문, 박상후 등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워진 MBC가 이명박근혜 시절 동안 몰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필귀정이라 할까요. 이명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였던 언론장악이 오랜 시간 동안 치열한 투쟁을 거친 지금에 이르러 제자리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저질러버린 잘못이 산재해 있어 단숨에 정상화되기는 어렵겠지만 공중파에서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을 볼 날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호전되어 가는 MBC를 보며 KBS가 못내 안타까웠는데 이제 돌파구가 보입니다. 방통위는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가 적발된 강규형 KBS 이사에게 해임 사전 통보를 하고 해임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이 1명의 자리만 바뀐다면 KBS 노조가 요구하는 고대영 사장 해임이 가능한 상황이라서 KBS 파업 사태도 종지부가 찍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 언론으로 다시 태어날 MBC와 KBS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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