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고발에 앞장섰고 평생을 인권 운동에 헌신한 인권투사 김복동 님께서 지난 28일 향년 94세로 별세하셨습니다. 김복동 님은 2017년부터 대장암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돼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온몸에 암이 파져 온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됐는데도 지난해 말 위안부 피해 고발을 위해 활동을 그치지 않은 분입니다. 숨지기 5시간 전 사력을 다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달라고 말하며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잊지 않았고, 또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을 끝까지 지원해달라고 호소하셨다고 합니다.


출처 - KBS


김복동 님은 1926년 양산에서 태어나 만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당했습니다. 1947년 겨우 귀향하여 40년 넘게 그 상처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사셨습니다. 그러다가 1992년 3월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그해 8월 제1차 일본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에서 증언하고, 이듬해 6월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증언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출처 – 아이 캔 스피크


고국의 기억을 잃어버린 다른 할머니를 돕기 위해 캄보디아를 찾는가 하면, 유엔 인권위원회와 국제전범재판에 출석해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기도 하셨습니다. 일본 오사카 시장이 증거가 없다는 망언을 하자 직접 일본으로 가 증인이 왔다며 면담을 요구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아흔이 넘어서도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했던 김복동 님은 동일본 대지진 소식에 성금을 보내시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을 삶으로 실천하신 분이죠. 지난 2017년 개봉해 수백만 명의 관객에게 감동을 안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영화 배우 나문희가 연기한 나옥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분이셨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그런 고인이 가시는 길이라 그런지 참으로 많은 사람이 조문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복동 님께 추모의 글을 SNS에 올린 후,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조금만 더 사셔서 3.1절 100주년과 고향인 평양에 다녀오실 수 있었으면 좋으셨을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고 하죠. 

 

출처 - 뉴시스

출처 - 뉴스1

김복동 님을 모델로 만든 영화에서 나옥분 역을 연기했던 나문희 배우도 조문하고 너무 고생하셨으니 이제 날개 달고 편한 곳, 좋은 곳에 가시기를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습니다.


출처 - KBS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수많은 시민이 조문하고 있습니다. 발인은 2월 1일이고 이날 오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엄수됩니다. 김복동 님의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집니다. 고인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끝내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제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는 23분으로 줄었습니다.


출처 - MBC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하라는 망발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사법농단의 주역 양승태의 구속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인들과 사법부가 일본 부역(附日)자처럼 얼마나 우리 국민을 다각도로 짓밟았는지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위안부 합의'를 진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촛불시민의 심판을 받아 수감 중이고,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 맞춰 대응 전략으로 짠 사실이 다 드러났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런 마당에 이미 가신 분들과 남아 계신 23분의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엄중히 요구함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는 길입니다.

2019년을 맞이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큰 틀을 놓고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각국의 이익을 위해 셈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겨울 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건 아닌가 싶었던 북미 관계가 신년사를 계기로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출처 - 뉴스1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 대통령과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에 다시 공을 넘겼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핵보유국 지위와 비핵화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각으로 1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차 때문에 하루가 걸리긴 했지만 북한과 미국 지도자가 각각 새해 첫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지를 피력한 것입니다. 긍정적 메시지 교환이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신년사를 통한 관계 회복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됩니다.


그간 북미 간의 대화가 지지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단기적이고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실무급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죠. 북한은 실무선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 통 큰 협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한꺼번에 양보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데 대한 견제가 매우 심한 형국입니다. 이 때문에 2019년 북미 양국 모두 평화로 가는 협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다각도로 자신의 수단을 확보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연이어 던지기 위함인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일주일 후인 지난 8일 전격적으로 제4차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1시간가량 제2차 북미정상회담 사전 조율과 북중 관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정상은 올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서로 노력함과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정세안정 노력에 대한 중국의 지지 등을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다 보니 양측의 교류 확대와 관계 강화도 논의되었겠죠.


출처 - 경향신문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선행 메시지라는 평가도 많습니다. 보통 방중 마지막 날이나 사후에 보도하던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 사실을 보도한 것부터 이례적이었습니다. 이는 정상 국가 지도자들이 외국 방문 시 미리 공지하고 공개적으로 가는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정상 국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이 북미 협상 교착 상태 때 매번 중국 배후설을 제기해왔기에 김 위원장의 비공개 방중이 이런 의구심을 확대했다는 관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중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북중이 밀월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출처 - 세계일보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이나 미국 이외에도 중국이라는 경제, 외교적 옵션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미국에 대외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여 이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었을 겁니다. 지난해 극한으로 치달았던 미중 무역 갈등 양상을 보면 새해 벽두부터 이런 외교적 과시를 하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인 셈이죠. 미국은 이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오는 29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대북 정책의 기조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표한 〈2019 국제정세전망〉 보고서는 올해 한반도 정세의 최대 변수는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선순환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지가 될 것이라며 한미 공조가 다시 양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탐색전을 이어갈 것이며, 북핵 협상은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모두가 대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평화 분위기가 최소 2~3년은 지속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2019년은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함께 독립을 외쳤던 남과 북이 두 체제로 나뉘어 수십 년을 지냈습니다. 인류의 큰 진전은 전쟁이나 분열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발걸음에서 나타났습니다. 삼일운동의 정신은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국가적인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공공의 선과 자유, 정의로움, 존중 등이 이 땅에 당연한 가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모두의 염원을 담은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남과 북이 함께 걷다 보면 한반도에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는 날이 찾아오겠죠. 새로운 기대와 새로운 마음으로 2019년을 맞이한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2018년과 다름없이 2019년에도 생각비행은 사회에 필요한 책을 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항으로 나와 직접 영접했습니다.

 

출처 - MBC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평양을 찾은 것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세 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북한의 환영 예우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남북 정상의 영부인들까지 총 4명이 함께 인사하는 모습이 생중계되었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만나자마자 세 차례 포옹을 나눠 악수와 짧은 안부를 물었던 지난 두 번의 평양 만남과는 달리 훨씬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출처 - MBC

출처 – JTBC 유튜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국 의장대를 사열하는 도중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습니다. 북한에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건 외국 국가원수를 정식으로 맞이할 때로 공식 의전에서 최고의 대우입니다. 지난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예포가 생략되었으나 이번에는 북한 정권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정식 상대로 인정했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출처 - MBC

출처 - JTBC

출처 - YTN

 

대한민국의 대통령 내외를 수많은 북한 주민이 직접 보고 악수까지 나눈 점은 이번 평양 방문의 백미로 꼽힙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환호하며 맞이한 북한 시민 1000여 명이 인공기와 함께 한반도기를 흔든 것도 역대 정상회담 중 최초입니다.

 

출처- 뉴시스

 

공항에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같은 차에 탑승해 퍼레이드를 펼쳤습니다. 평양 시내를 지나던 문재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려 평양 주민의 꽃다발을 받는 장면은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시작부터 파격적인 모습이 많이 연출된 만큼 발표된 합의문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이른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주요한 의제였던 비핵화에 관한 부분은 물론 군사, 문화, 경제 협력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혁신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우선 북한은 동창리 시험장, 미사일 발사대를 폐쇄하고 영변 핵시설을 폐기 수준으로 추가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북한 핵 불능화의 실천적 단계로 돌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변 핵 시설은 북한의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핵 시설입니다. 이제 최종적인 바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 셈인데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응으로 매우 흥분된다고 트윗한 만큼 조만간 있을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SBS 유튜브


군사 분야의 긴장 완화 조치는 전문가들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은 분야입니다. 남북한 양측은 우선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모든 GP를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올해 안에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상호 1킬로미터 이내에 근접해 있는 GP 11개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기로 하고 다음 달 안에 공동경비구역 내의 지뢰와 초소, 화력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한겨레

 

비무장지대 내 공동유해발굴을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11월까지 이 지역 내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고 올해 안에 양측을 잇는 도로 개설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경제 분야도 파격적이긴 마찬가집니다. 올해 내로 동해선 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육지 속 섬이 아닌 실제로 연결된 국가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올해 내로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삼성, SK 등 재계 인사들이 수행 인원에 포함된 것이 이런 발표를 위해서였나 싶습니다.


이산가족을 위한 상설면회소를 이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고,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이산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 분야에서는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이 서울 공연을 오기로 했고, 2032년 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 유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IOC는 남북이 공동 개최 유치를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출처 - 연합뉴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직접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지금껏 북한의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방문한 전례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결심입니다. 실제로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하는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결심으로 공식화된 것이라고 하지요.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통과의례인 만큼 우려를 불식시키고 2018년 내에 성공적으로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꿈에 그리던 남북관계 개선이 구체적인 시일까지 명시되면서 하나하나 현실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과 북이 공동으로 노력하면 상상하던 통일이 이뤄질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소개를 받은 이후 15만 명이 운집한 북한 주민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북한 주민에게 전한 겁니다.

 

출처 - 한겨레

출처 - 장도리

출처 -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냈다면서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웅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5000년을 함께 살다 70년을 헤어졌던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우리 함께 다른 미래로 나아갑시다.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동시 투표가 최종적으로 무산되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안철수, 홍준표 등 모든 대선 후보가 자신의 가장 큰 공약으로 내세웠던 개헌이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 주재 국무회의에서 국민투표법이 원래 기간 안에 결정되지 않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가 무산되고 말았다며,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동시 실시 무산에 대한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의 SNS에도 정리된 형태로 올라왔습니다.


출처 – 문재인 트위터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실시가 무산된 이유는 국회의 방치 때문입니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 준비를 위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시한인 4월 23일까지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되었어야 합니다.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현행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치를 수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절대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자유한국당이 반대 입장이고 두루킹 사건으로 여야 대치가 심화되면서 국회는 사실상 혼수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1987년 이후 31년 만에 개헌을 이룰 호기를 놓친 셈이 되었죠.


출처 -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드물게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국민의 뜻을 모아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국회가 심의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각 당의 대선 후보였고 지금은 당의 지도부인 사람들이 앞다퉈서 개헌을 약속했다가 이제 와 없던 일처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게다가 법을 만들 의무와 권리가 있는 국회가 위헌 판결을 받은 국민투표법을 3년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입니다.


출처 - 문화일보


당의 입장에 따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정 사항을 가지고 토론을 하던가 국회안을 자체적으로 만들었어야 합니다. 그게 상식적인 국회의 모습이겠죠.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이번 국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 논의하여 국민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라면 국민이 개헌안에 접근할 기회조차 막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 아닐까요? 자유한국당이 그렇게도 두둔하는 대기업 지도부가 자기 할 일을 방치하고 다른 일을 일삼는다면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한중일 개헌 삼국지 – 어떤 나라 꿈꾸나? : http://ideas0419.com/820


생각비행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 대통령 개헌안은 헌법 전문부터 많은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6월 항쟁으로 이뤄진 개헌 이후 30년 동안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국민만을 주체로 한 기본권 조항은 외국인 200만 명 시대에 뒤처졌다는 지적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성평등과 환경, 안전 등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성인이 되어 성인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데 30년 전 청소년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꼴입니다. 특히 이번 개헌안은 박근혜를 탄핵하고 촛불혁명이 내포한 정치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었습니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큰 시기였는데 적절한 기회를 이렇게 흘려보내고 맙니다.


출처 - 연합뉴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은 개헌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야3당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촛불 혁명을 완성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시작된 개헌 기회가 거대 양당의 정쟁에 가로막혀 좌초 위기에 처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국회 주도의 개헌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가 다시 논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합니다. 야권에서는 9월 개헌론을 이야기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설이 나오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 조기 전당대회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정상적 개헌 논의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자유한국당이 그간 국회를 공회전시킨 이유는 뻔합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6월 지방선거, 그후 총선까지 지금 이대로라면 자기네 밥줄이 끊어지게 생겼으니 뭐든지 물고 늘어지려는 겁니다. 지난 3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합의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북한이 먼저 제안했다고 말입니다. 그 자리에서 대표단 방북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6월 지방선거용 아니냐며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구시대적 안보 프레임으로 평화적인 남북관계의 여정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였습니다.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보이콧했던 것도 자기네에게 불리한 국면을 피해보겠다는 심산이었죠. 하지만 촛불혁명을 이뤄낸 국민이 얕은 홍 대표의 생각을 모를 리 있겠습니까?

 

 

출처 - 국민일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4월 전쟁설'을 운운하던 자유한국당의 예측과 루머가 무색하게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남북 정상이 4월 27일 2018밀리미터 크기의 탁자 앞에 마주 앉게 되었습니다. 2018년 두 정상 간 거리를 탁자의 크기로 상징한 것이죠. 자유한국당의 발악이 무색하게 남북화해의 분위기는 이미 국민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평화는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행보의 결과입니다. 개헌을 향한 뜻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움직여야 합니다. 역사적인 개헌을 가로막기 위해 국회를 공회전시킨 주범과 당을 심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탄생시켰던 주구인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이 더 이상 없다는 걸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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