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이 탄핵을 공부한 이유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끝내 탄핵심판 최후진술마저 대리낭독하게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진술서를 통해 이미 여러 사람이 자백한 사실조차 부인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때에 한 평범한 회사원이 탄핵을 공부해 책을 펴냈습니다. 《평범한 주권자의 탄핵 공부》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20년 이상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한 분입니다.

 

 

'가족이 있는 삶'을 지향하며 주말저녁 식사를 직접 준비한 지도 15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간 선거를 통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뿐, 일체의 공사 모임에서 정치적 의견 표명을 자제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왜 탄핵을 공부해야 했을까요? 

 

2016년 겨울 대학생 딸의 손에 억지로 이끌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한 저자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합니다. 광장에 울려 퍼지던 사람들의 외침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렸기 때문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차치하고라도,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 2016년 11월 이후 조류 인플루엔자 대란 등에서 과연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가? 드러나는 숱한 진실 앞에 선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자격이 있는 걸까?" 이런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평범한 주권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데, 이 땅의 법률가와 정치인들, 학자와 엘리트들 가운데 그 누구도 민주주의와 공화국과 대통령과 탄핵에 대해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는 갑갑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광장의 주권자들과 마음의 울림에 응답하기 위해 2016년 12월부터 2달간 퇴근 후 공립도서관과 집을 전전하면서 새벽 3~4시까지 숱한 문헌을 뒤적이며 탄핵을 공부했습니다. 그 투박한 공부의 결과를 숭고하고 의연한 광장의 주권자들에게 바친다고 밝혔습니다.

 

 

평범한 주권자의 외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통령을 탄핵하라며 수많은 주권자가 광장으로 나왔다. 그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소리쳤다. 이는 과연 무슨 의미인가?

 

국왕은 탄핵되지 않는다. 군주정체(君主政體) 하에서는 국왕이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국왕이 존재하는 한 그가 보유한 주권이 실질적이건 명목적이건 마찬가지다. 주권은 국가권력의 통일성으로서, 국가 내에서 최고의 정치적 결정권을 의미한다. 이념적으로 최고성, 독립성, 시원성을 본질적 속성으로 하는 주권은 현실적 국가권력인 통치권의 원천이 된다. 모든 통치권은 주권으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에 부수적 권력인 통치권은 본원적 권력인 주권을 경질할 수 없다. 국왕은 처형될 수 있을 뿐 탄핵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통령을 탄핵하라”던 광장의 외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민주정체(民主政體) 하에서는 국민이 주권자이며, 국민이 주권자인 사회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대리인 또는 대표자일 뿐이다. 파생된 권력에 불과한 통치권이 주권을 배신하는 경우 이에 대한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탄핵이다. 하지만 복수인격의 집합체인 국민은 현실적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주권자의 또 다른 대리인인 의회가 대통령의 배신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된다.

 

대통령은 탄핵되고, 기소되고, 처벌될 수 있다. 주권자의 명령에 따라 온전한 대리인이 배임적 대리인을 쫓아내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대통령, 비선실세에 둘러싸여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 직권을 남용하여 기업들을 갈취한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주권자들의 외침은 너무나 정당하다. 하지만 탄핵 심판대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수많은 국민이 아연실색했다.

 

탄핵심판 절차 내내 형사소송법 적용을 줄기차게 외쳐온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말을 바꿔 대통령 심문기일에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 검사의 피의자 심문 시 변호인의 대리답변이 금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박근혜의 경우 소추위원 심문 시 변호인이 대리답변하겠다고 한다. 이런 대통령의 국가가 법치국가라면, 우리의 국가는 과연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시국이다.

 

진보인가 퇴보인가, 갈림길에 놓인 대한민국

 

평범한 회사원이자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저자는 탄핵제도의 연원과 근거,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본질을 깊이 공부했다.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의 탄핵제도와 우리나라의 탄핵제도는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도 밤을 새며 공부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헌법에 의거해 뇌물, 직권남용 등과 같은 형사법적 쟁점과 맞물린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규명한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헌법적 쟁점에 대한 답을 찾는다.

 

① 대통령이 공적기구가 아닌 사적조직에 의존하여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② 국가적 변란 중의 대통령의 행적이 사생활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되는가? ③ 탄핵절차 개시 이후 대통령의 임의적 사퇴가 가능한가? ④ 탄핵심판절차에 형사소송절차가 엄격히 적용되어야 하는가? ⑤ 직무정지 기간 중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개최가 정지된 직무범위에 포함되는가? ⑥ 피소추자 신분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출석을 거부하고 직접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행위가 변론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가? ⑦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 중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평범한 주권자인 우리는 이런 쟁점에 대답할 만큼 헌법을 이해하고 있는가?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탄핵과정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이 주로 탄핵심판절차의 적법요건 및 본안판단과 관련된 절차적 문제였다면,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과정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은 주로 ‘통치권행사의 절차적 정당성’ ‘기본권의 내용과 한계’ ‘탄핵재판의 본질’ ‘공직자의 헌법상 의무’ ‘통치기구 구성원리로서의 민주적 정당성’ 등과 같은 본질적이고 실체적 문제들이다.

 

탄핵심판은 진영 논리에 의해 휘둘려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헌법에 근거해야 한다. 평범한 회사원이자 주권자로서 탄핵을 공부한 저자가 더 많은 주권자들과 더불어 이 사안을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어떤 답을 내렸는지 같이 들여다보자.

 

지은이

 

신상준
연세대 법학학사·법학석사, 서울시립대 법학박사(과정). 한국은행 법규실, 조사국, 금융안정분석국 근무.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Basel Co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바젤III 개정을 위한 자본정의 그룹(Capital Group) 참여.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가족이 있는 삶’을 지향하며 주말저녁 식사를 직접 마련한 지 15년이 넘었다. 2016년 11월, 대학생 딸의 손에 억지로 이끌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난 뒤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광장에 울려 퍼지던 평범한 주권자들의 외침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려오는 것이다.
길거리 분식점에서 커피 자판기 앞에서 평범한 주권자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데, 이 땅의 수많은 법률가와 정치인들, 학자와 엘리트들 가운데 그 누구도 민주주의와 공화국과 대통령과 탄핵에 대해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는 갑갑함을 느꼈다.
이 글은 숭고한 광장의 주권자들과 내 마음 속의 울림(Dimonion)에 응답하기 위해 지난 2달간 새벽 3∼4시까지 숱한 문헌을 뒤적이며 정리한 투박한 공부의 결과다.

 

차례

 

들어가며

 

1. 탄핵제도의 연원

 

2. 탄핵제도의 근거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 원리
   -공화제 원리

 

3. 탄핵제도의 본질

 

4. 주요국의 탄핵제도
   -영국의 탄핵제도
   -미국의 탄핵제도
   -독일의 탄핵제도
   -프랑스의 탄핵제도

 

5. 우리나라의 탄핵제도
   -우리나라의 통치구조
   -우리나라의 탄핵제도

 

6. 쟁점적 현안에 대한 검토

 

나가며

 


참고 문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감동을 전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생각비행은 《설득의 스토리텔링》을 출간하고 블로그에 설득이나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연관된 기사를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좀 흥미로운 접근으로 여러분께 '설득의 비밀'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201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부문 후보로 올라(12개 부문) 알짜배기 4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의 상을 석권한 영화 <킹스 스피치>는 설득의 비밀을 알려주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1939년 세기의 로맨스라는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를 포기한 형 에드워드 8세 때문에 버티(조지 6세)는 본의 아니게 왕위에 오릅니다. 왕으로서 권력을 가지고 명예를 누리게 되었으나, 한편으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짊어진 그가 두려워하는 게 있었으니 다름 아닌 '마이크'였죠. 버티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마이크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는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잘해보려고 무던히 노력하지만, 점점 국왕의 자리를 버겁다고 느낍니다. 그를 지켜보는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와 수많은 백성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버티가 왕위에 오른 시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한 위험천만한 시대였습니다. 불안한 정세 속에서 자신들을 이끌어줄 좋은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을 위해 그는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 로그를 만납니다.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예전과 다른 기상천외한 치료법으로 말더듬증을 극복하고자 도전합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보여주면서 남을 설득하고 이끌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자신감이란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마음에서 비롯합니다. 버티는 어린 시절부터 엄혹한 부왕을 향한 두려움과 무슨 일이든 자기보다 더 잘하는 형(에드워드 8세)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엄혹한 시절에 그는 왕족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통감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합니다. 하지만 재능이 있어도 그것을 을 제대로 풀어놓지 못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법이죠. 트라우마가 되어 버린 어린 시절의 두려움과 열등감 때문에 버티는 줄곧 자신을 인정하지 못했고, 그 결과 수많은 대중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하고 말문이 막히는 말더듬증에 시달립니다. 말로 백성과 소통해야 하는 왕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죠.



이에 괴짜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이 내놓은 치료법은 유머와 위트로 버티의 긴장을 풀어주고 칭찬으로 자신감을 북돋워 주면서 친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왕으로서 항상 수직적 관계 속에 살다 보니 친구가 없는 조지 6세를 "버티"라고 부르며 라이오넬은 '평등'한 관계에서만 우러나올 수 있는 '소통'을 이야기합니다.
《설득의 스토리텔링》의 저자 이안 커러더스도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비법으로 자신감을 꼽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당신에게서 권위가 보이지 않는다면 청중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들먹거리며 거만하게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 기회를 빌려 당신이 가진 기량을 자신감 있게 발휘하라는 말이다. 

그러니 다음번에 사람들 앞에 서게 되면 기억하라. 그들은 무언가 듣고 싶어 한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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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오넬은 버티와 소통하며 말더듬증을 치료하고 나아가 백성과 친근한 벗이 되어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조지 6세의 아버지인 조지 5세는 백성과의 평등한 관계와 소통을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백성은 곧 나를 일컫는다."

<킹스 스피치>에는 왕족뿐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다른 위인도 여럿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끌고 영국을 지켜낸 의회의 수장 윈스턴 처칠이 있군요. 영화 속에서 처칠은 아직 수상이 되기 전의 모습입니다. 처칠은 선천적인 구강 구조 탓에 말을 잘하게 되기까지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는 경험담을 들려주며 조지 6세의 힘을 북돋아 줍니다. 역사상 위대한 연설가 중에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처칠조차 누군가를 말로 설득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설득의 스토리텔링》의 저자는 다양한 영화를 예로 들어 '설득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요,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를 예상했던 걸까요? 본문에 이런 내용이 있거든요. ^^

경영진은 술 취한 사람이 몸을 가누기 위해 술집 카운터에 몸을 기대듯 파워포인트를 사용한다. 세상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 파워포인트로 짠 거창한 계획이 그들을 받쳐주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처칠이 요즘 시대에 태어나서 자랐더라면 노트북을 불살라버렸을 것이고,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에는 다음과 같은 말만 적었을 것이다.

나의 제안

-  피
-  땀
-  눈물

나는 당신이 파워포인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다음번에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때는 이렇게 해 보라. 사진이나 그래프를 보여 주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파워포인트는 그런 용도로는 아주 제격이다. 그 외에는 사용하지 마라. 특히 문자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마라. 입이 있지 않은가? 문자로 전달할 것이라면 차라리 말로 표현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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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라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절에 오늘날 파워포인트와 같은 소통의 도구는 무엇이었을까요? 다름 아닌 '마이크'였을 겁니다. 조지 5세는 왕족이 앞으로 이 앞에서 연기하는 광대가 되어야 한다고 열변합니다만, 버티로서는 그 앞에 서기만 하면 말을 더듬게 되는 공포의 대상일 뿐이었죠.

하지만 버티는 마지막 연설을 시작하면서 '기술'이 '설득'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진정성 있는 호소를 하지 않는다면 마이크를 거쳐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그의 목소리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설득을 도와주는 파워포인트라는 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슬라이드를 현란한 기교로 채워서 다른 이의 눈을 현혹하더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킹스 스피치>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면접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시고 그 감흥을 《설득의 스토리텔링》으로 재정리하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달라질 테니까요!  



킹스 스피치
감독 톰 후퍼 (2010 / 오스트레일리아,영국,미국)
출연 콜린 퍼스,제프리 러시,헬레나 본햄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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