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도종환보다 시인 도종환으로 훨씬 유명한 그가 세간의 이슈로 떠오른 계기는 편향적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잣대 때문이었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회의원 신분이 된 도종환 시인의 작품을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중학교 교과서에서 삭제하도록 해당 교과서 출판사에 권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교육평가원의 이러한 삭제 권고의 근거로 “교과서 심사 원칙은 교육의 중립성 유지를 위해 현존 인물(현역 정치인 포함)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는 것이었음”이라고 밝혔습니다만, 이러한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필 <아무나 가져가도 좋소>도 빠져야 하고,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뛰어드는 순간 <내 삶의 가치>라는 수필도 교과서에서 빼야 할 겁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제로는 편향적인 교과서 심사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정치가의 기준을 정당에 관련된 인물이나 투표로 선출된 사람으로만 한정할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로 박근혜 대선캠프에 속한 박효종 교수는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의 공동저자입니다. 그는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떠들고 다닙니다. 정치적 이슈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김동길 교수의 <우리가 이 땅에 사는 이유>라는 글도 교과서 버젓이 실려 있습니다. 한국교육평가원의 기준이 공정하다면 이들의 글은 교과서에 왜 실릴 수 있을까요?


종점

종점에서 버스를 내려 걸어오다
―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골목을 채운 아이들 육이오 노랠 듣는다.
구름은 북으로 기울고 새들은 낮게 나는데
우리 누이들 단발머리 풀풀 고무줄 할 때
양지쪽에 기계충독 오른 머릴 쪼이며
― 원수에 하나꺼지 쳐서 무찔러
쪼그려 앉아 따라 부르던 노래
지금도 도깨비 시장 리어카 끄는 서상사 아저씨
짧은 여름밤은 전쟁 얘기로 흥겨웁고
멋진 군인이 되고파 주먹을 쥐게 하더니
아직도 유월이면 이 증오의 노랫소리 들리고
장마전선은 내일도 걷히지 않으리라 한다.
그땐 어찌하여 말해주지 않았을까.
일방적인 증오가 애국심이 아니라는 것쯤
폭력의 언어와 내용없는 적개심만으로
글짓기 대회 그리기 대회의 상들을 타게 하고
그것은 통일의 방법도 뭣도 못된다는 것쯤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전쟁은 신나는 일도 스릴과 써스펜스도
아니라는 것쯤 왜 가르치지 못했던 것일까.
어둠은 쉬이 오고 곤청색 산들을 끌며
비구름은 지평선을 넘는데
벽 돌담 아래에 아이들은 모여든다.

도종환 시인의 <종점>이란 작품에서 “일방적인 증오가 애국심이 아니라는 것쯤/폭력의 언어와 내용없는 적개심만으로/글짓기 대회 그리기 대회의 상들을 타게 하고/그것은 통일의 방법도 뭣도 못된다는 것쯤/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라는 구절이 가슴에 남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보다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지금 사회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세대가 이런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고스란히 받은 이들입니다. 지금도 교육현장에서 이러한 주입식 교육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던 도종환 시인은 오랫동안 학생을 가르쳐왔고 바른 교육을 정립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적어도 그는 <종점>이라는 시에서 지적한 일방적인 증오심을 키우는 교육, 적개심을 일으키는 교육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는 민중이니 민족이니 역사니 하는 것을 먼 곳에서 찾지 않는다.
식민지 시절에 앗기우며 한 세월을 보낸 할아버지, 태평양전쟁 말기 남양군도에 징병으로 끌려가 돌아가신 큰아버지, 그 큰아버지와도 싸웠을 군대에 배속되어 분단의 전쟁을 치른 아버지, 소금장수, 이발쟁이, 날품팔이, 농사군 형제들, 언청이, 못난이 누이들,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와 내 이웃의 삶 속에는 생생한 역사와 삶의 아리고 한스러운 흔적들이 흉터처럼 박히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와 민중은 내 가까운 피붙이와 내 자신 속에서 늘 꿈틀거리고 있다. 이 모든 동시대인들의 삶에 몇 발작 비켜서서 자학하고 탄식하며 오만함 속에 또한 신비한 체험 속에만 빠져서 반성문 같은 시, 변명 같은 시만 쓰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시는 삶 속에, 이 땅 위에 튼튼히 뿌리를 박는 서정과 용기이어야 하리라 믿는다.
분단시대 약소민족의 아들로 태어나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 ‘우리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들 속에 서서 튼튼한 시를 쓰고 싶었다."
-《고두미 마을에서》 후기 중에서


시인 도종환은 첫 시집 《고두미 마을에서》의 후기에서 말하는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 ‘우리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한 시를 충실하게 써왔습니다. 전교조가 사회의 이슈로 떠올라 시끄러웠던 때에 전교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시를 썼고, 사회의 벽이 느껴질 때는 그 벽을 타고 넘을 수 있는 시를 썼습니다.
 
그렇게 사회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대면했던 시인 도종환은 이제 국회의원 도종환이 되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와 관련 없는 시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더 힘든 정치인생을 겪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의 시를 읽으며 자랐던 우리는 이제 시인 도종환이 아닌 정치인 도종환의 모습을 지켜볼 것입니다.

이번에 시인 도종환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했던 한국교육평가원의 판단은 정치인 도종환이 쓴 <담쟁이>의 일부분을 문재인이 대선에 참여하면서 인용했고, 정치인 도종환이 문재인 대선 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이던 2004년에 문학사상사가 펴낸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라는 책에서 함석헌 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가 “삶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화두가 되었고, 살아가면서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되었다”면서 “인생의 지표가 된 이 시를 매일 아침 새롭게 가슴에 새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요즘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아니'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로 끝나는 함석헌 선생의 시를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이 인생의 지표로 삼고 있는지 의심스럽군요.
  
정치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많은 사람에게 밝힌다는 것은 그 시의 상징적 무게를 등에 업는 것과 같습니다. 새누리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윤동주의 <서시>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정치가는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고들 합니다만, 시의 상징성을 등에 업으려 하는 정치가에게 '시어'는 오만한 거짓을 드러내는 진실의 현미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윤동주의 <서시>중에서)”는 시인의 표현에 맞게 살고 있는지 성찰해야 하며, “숨죽여 흐느끼며/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타는 목마름으로/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중에서)”라는 외침을 과연 실천할 수 있는지 그들은 되물어야 할 겁니다.

2012년은 정치의 해입니다. 많은 사람의 눈과 귀가 정치가의 언행에 쏠려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정치가가 그립습니다. 정치 세력을 따라 호가호위하려는 언론이나 검찰 등 권력층의 행동은 이 더위에 국민을 더 짜증 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도종환
1954년 청주에서 출생하여 충북대 사대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사의 길과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오다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고 투옥되었으며, 1998년 해직 10년 만에 덕산중학교로 복직하여 교사로 재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청주지부장, 장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 문학위원회 위원장, 제4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을 지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을 거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제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7회 민족예술상, 2006년 올해의 예술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접시꽃 당신》《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부드러운 직선》《슬픔의 뿌리》《해인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모과》《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사람은 누구나 꽃이다》《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마음의 쉼표》 등이 있다.

 


새내기들의 신학기 입학과 직장이라는 새 터전으로 꽃피워야 할 춘삼월이지만 취업한파와 전세대란으로 삭풍이 여전합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전세대란은 타지에서 학교에 다니는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의 주거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 대란 新풍속도…'하우스메이트' 인기(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110304000389, 세계일보)


예전에는 그나마 마음 맞는 친구끼리, 같은 학교 선후배끼리,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동성끼리 모여 살려는 성향이 강했지만, 전세금이 끝없이 치솟고 그마저도 월세로 바꿔 받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낯 모르는 사람과 하우스메이트가 되어 전략적 동거를 하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를 분담해 주거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거실과 화장실을 남과 함께 사용하는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하겠다는 얘기죠.

최근 참여연대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형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하고 대학도 적립금으로 기숙사를 더 지어야 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방법일까요? 모든 사회문제에 관이 나서야만 해결이 되는 걸까요?

여기서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의 저자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 중의 한 사람인 야마모토 시게루가 제기한 문제를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기초학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전국학력조사'가 있다. 아키타현은 여기에서 2007년 초등학생 순위 1등, 중학생 순위 3등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그런데 전국에서 기초학력이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아키타현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 3년을 보낸 뒤 우리나라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센터시험' 단계에 이르면 전국 35등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왜 아키타현의 아이들은 처음에 높았던 기초학력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지하지 못한 것일까.

가와모토 마이코가 쓴 책 《이름뿐인 대학생, 일본형 교육제도의 종언》에 의하면, 그 원인은 '가정경제력 격차'와 '교육의 지역격차'에 있다. 가정에 경제력이 없으면 학생이 하숙이나 자취를 해야 하는 도시로 진학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고향에서 대학에 가려는 학생이 많아진다. 그러나 아키타현에는 대학 수가 적고, 그나마 대부분 정원 할당 상태라서 모두가 쉽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되어버린 상태다. 그 결과 아키타현의 고등학생들은 열심히 대입 준비를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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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역보다 어떻게든 수도권, 서울의 대학으로 보내려고 하는 편이니 약간 예가 다르지만, 그런 만큼 교육의 지역격차는 더 크며 가정경제력 격차가 학생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대란이 학생과 그 가족의 경제력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그 타격을 메우기 위해 노동 강도를 높여야 하는 만큼 학력은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안 그래도 심각한 취업 경쟁에서 점점 더 밀리고 맙니다. 견디다 못해 자퇴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사람도 나옵니다. 이처럼 빈곤의 악순환은 국가적으로 보아도 사회 인력자원의 낭비로 이어지죠. 또한 빈곤의 악순환이 누적되다 보면 언젠가 폭발하므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집니다. 

이럴 때 사회적기업이 '평균보다 낮은 방값'이란 아이템을 내세우고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물론 떼돈은 벌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런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사람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동시에 돈까지 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벌어서 돈이 벌릴 것 같으냐고요?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런 심각한 거주문제를 '토키와장 프로젝트'란 사회적기업 활동으로 해결했습니다. 지방 출신 만화가들이 프로 만화가가 될 수 있도록 싼값의 거주지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한 거죠. 집주인들을 설득하여 임대료를 낮추고 입주율을 항상 풀로 유지하도록 운영해 흑자를 냅니다. 이렇게 되면 주거공간을 임대하는 사회적기업도 이윤을 낼 수 있습니다. 입주 희망자인 지방 출신 만화가 지망생들로선 방값이 싸지니 아르바이트를 줄일 수 있어 만화 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되고, 결국 프로 만화가로 등단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이를 위해 '토키와장 프로젝트'는 단지 값싼 주거공간을 임대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만화 관련 인적 네트워크를 소개하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사회적기업에 돈은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이 사실을 잊는 순간 그 기업은 영리기업이 되어버립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뜻있는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일으키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일지 모릅니다.

日 "은둔형 외톨이만 오세요" 대학 세워져(http://jpnews.kr/sub_read.html?uid=8988, JPNews)


니트와 더불어 일본의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전국적으로 70만 명, 위험군도 155만 명에 달한다는 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은 마침내 '일본사회복귀대학'까지 만들고 3월 3일부터 입학 접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교과 내용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방에서 나와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리큘럼으로 짰다고 하네요. 교과를 이수한 다음에는 4년제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 같아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묻는 부끄러움은 순간이지만, 모르는 부끄러움은 평생 간다."

사회문제가 존재하고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사회적기업 아이템과 창업.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관 주도 일변도의 사회적기업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고 다채로운 사회적기업 아이템을 구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세대란을 언급했던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 봅시다. 이런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분은 어떤 아이디어와 어떤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하우스메이트 같은 미봉책을 대신할 좋은 아이템이 생각났다면 지금 바로 기획하고 실행해보세요. 훌륭한 사회적기업의 첫걸음이 될 테니까요. ^_^

여러분 덕분에 이 기사가 베스트에 올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소셜 비즈니스의 모든 것


분야 : 경영, 경제       지은이 : 야마모토 시게루    옮긴이 : 김래은
판형 : 신국판 변형(145*210)         쪽수 : 320쪽        가격 : 14,800
발행일 : 201121일                 ISBN : 978-89-94502-04-5 (13320)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청년 사회적기업가의 소셜 비즈니스 실천기


사람 돕기+비즈니스=사회적기업가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한다. 일반 기업처럼 이윤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이윤의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은 이윤추구와 함께 일자리 창출,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용과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20077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시행했다.
3
년만에 501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고, 이 덕분에 1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이 8~10억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처럼 기업이 윤리적인 이윤 추구를 하면서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과 정책은 아직 다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정부 주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민간과 개인의 영역에서 사회문제를 인식한 이들이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려 해도 마땅한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노동부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은 민간 영역에서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무척 활발하다.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창업의 모든 것

일본에서 젊은이를 지원하는 NPO법인 뉴베리(NEWVERY)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야마모토 시게루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일본에서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최대의 취업 불황기를 겪으며 여러 사회문제를 인식한 뒤, 소셜 비즈니스에 투신했다. 일본에서 니트 문제는 심각하다. 엄청나게 많은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지 못한 채 무직자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일본 사회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저자는 이런 젊은이들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자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올니트니폰을 만들었다. 또한 만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출판사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주어 신진 만화작가로 등단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돕는 토키와장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뿐이 아니다. 학생 9명 중 1명이 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심각한 일본 사회의 중퇴 문제를 직시하고, 부적응 문제와 중퇴예방 사업에 힘쓰는 일본중퇴예방연구소같은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야마모토 시게루는 사회적기업가가 된 이후 4년간 일하면서 배우고 느낀 살아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책에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는 소셜 비즈니스의 교과서이자,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실천서다. ‘소셜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라는 극히 기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어떤 일부터 시작할까’ ‘어떻게 자금을 모을까’ ‘실제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사회적기업 창업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 현재 NPO 등 비영리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사회적기업을 지원진흥연구하는 사람, 지방공무원이나 관료,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나 학생에게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일이 이 책의 목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정부 주도로 사회적기업이 육성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뒤돌아보면서, 민간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밑바닥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실질적인 의미의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은이 야마모토 시게루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최악의 취업 불황기를 경험한 뒤, 젊은이들이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소셜 비즈니스에 투신했다.

젊은이를 지원하는 NPO법인 뉴베리NEWVERY 대표로서 일본의 사회적 문제인 니트(청년 무직자)의 자립·자활을 돕는 라디오 방송국 올니트니폰’, 만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저렴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토키와장 프로젝트’, 중고등학교·대학교·전문학교 중퇴자 예방사업에 힘쓰는 일본중퇴예방연구소같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장래성 있는 젊은 사회적기업가를 표창하는 사회적기업가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 스타일STYLE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으며, 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 NHK 같은 매체는 이 젊은 사회적기업가의 성공담을 200회 이상 다뤘다. 저서로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중퇴백서 2010이 있다.



옮긴이 김 래 은

이런저런 세상 문제에 관심 많은 30대 생활인이다. ‘사회적기업관련 일을 하는 남편과 일본을 여행하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대학원 시절 일본에서 얼마간 공부한 경험을 살려 우리말로 옮기게 되었다.

이 책이 좋은 세상 만들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 뱃속 아들이 태어나 자라날 사회가 좀 더 살만한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많은 이가 가지 않는 길, 뜻 깊은 새로움에 도전하는 모든 청년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첫 역서이며, 저서로 여행책 이지 일본이 있다.



차 례

추천사 | 세상을 바꾸려고 길 떠나는 사람을 위해

서문 | 새로운 공공사업을 창출하자

 

1장 소셜 비즈니스 바로 알기

소셜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 소셜 비즈니스는 돈벌이가 아니다 | 사회적기업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 물심양면을 풍요롭게 하는 사업 | 소셜 비즈니스 창업 단계와 흐름 | 소셜 비즈니스 창업의 실제 | 창업에 실패하는 세 가지 유형 | 창업에 실패하는 사람의 특징

 

2장 사회문제를 분석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 에피소드1 사회적기업과 제도 | 관심 있는 문제를 눈여겨보자 | 왜 아키타현은 센터시험의 평균점이 낮을까 | 사회문제를 인수분해해보자 | 통계를 확인한다 |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 현실을 직시한다 | 10년 후 사회를 생각한다

칼럼: 2020, 일본은 어떤 모습일까

 

3장 서비스와 상품을 생각한다

서비스·상품을 고안하는 방법 |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여 대책을 생각하라 | ‘예방인가 안전망인가 | 에피소드2 소셜비즈니스연구회 보고서에 대한 생각 |‘성과란 무엇인가 |‘가치란 무엇인가 | 구체적 상품화 | 자기만의 강점이 중요하다 | 과감히 바보 사업으로 만들어보자 |

칼럼: 말솜씨를 갈고 닦자

 

4장 비즈니스 모델을 짜보자

비즈니스 모델이란 | 사례에서 배운다1 토키와장 프로젝트 | 사례에서 배운다2 일본중퇴예방연구소 | B2B로 할까, B2C로 할까 | 소셜 비즈니스의 성공 유형 | 가격 책정

칼럼: 순수성, 리더십의 필요조건

 

5장 창업자금을 어떻게 모을까: 펀드조성

자금 조달 유형 | 사례에서 배운다3 NPO법인 ETIC |후원을 받는 방법 | 에피소드3 지금 필요한 교육 | 기부·협찬금에 대하여 | 기부의 장점과 단점 | 사례에서 배운다4 NPO법인 소다테아게네트 | 부유층부터 접근할까, 빈곤층부터 접근할까

 

6장 창업준비에 돌입하자

사업 이름 정하기의 핵심 | 에피소드4 수익이라는 모순된 과제 | 사업 거점을 정하는 방법 | 에피소드5 미션, 비전, 사명감 | 팀 만들기(직원채용) |비전을 공유한다 | 사업계획을 세울 때는 구성원의 참여가 중요하다 | 다른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 사례에서 배운다5 ()피스마인드 | 목표설정이 중요하다 | 영업전략이 필요하다 | 에피소드6 기업 이름을 바꾼 이유 | 첫 고객을 미리 확보해두자 | 법인격을 선택한다 | 믿을 수 있는 조언자를 정하자 | 멘토와는 일대일로 만나라

칼럼: 한 통의 이메일이 인생을 바꾼다

 

7소셜 프로모션계획을 세운다

소셜 프로모션이란 | ‘사업소셜 프로모션의 관계 | ‘상품개발부터 역산하여 생각하라 | 소셜 프로모션의 도구 | 소셜 프로모션 사례연구1 | 소셜 프로모션 사례연구2 | 매스컴은 사회적기업의 파트너

칼럼: 행사는 마약이 되기도 한다

 

8장 창업을 한다

인생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 경영관리의 기본은 회의’ |비전과 미션을 활용하자 | 인턴 모집과 활용법 | 사례에서 배운다6 ()케어프로 |인재육성에 힘쓰자 | 프로젝트 경영관리의 사이클 | 실패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칼럼: 보통 사람과 우수한 사람의 차이

 

9장 리더십: 경영관리

리더십이란 | 동료를 소중히 여기자 | 경영자문위원회를 두자 | 사내 모임(이벤트)으로 소통하기 | 다섯 가지 질문을 활용하자 | 규칙을 만들자

칼럼: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10장 조직을 늘린다

업계 내외로 네트워크를 넓히자 | 협력자와 관계 맺는 방식 | 정부와 관계 맺는 방식 | 정치가와 관계 맺는 방식

칼럼: 대졸 신입사원 첫 채용기

 

후기 | 성장기에 들어서면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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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창업교과서사람을도와일을창출하는소셜비즈니스의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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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야마모토 시게루 (생각비행,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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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티베트까지 아시아의 다양한 전통문화유산을 모아 아시아 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 잡은 화정박물관에서 19금, 미성년자 관람불가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제목은 '욕정'이란 뜻의 LUST.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 춘화를 중심으로 각국의 성애(SEX)에 대한 관념을 돌아보고 그 특징도 비교해볼 수 있는 전시회죠. 그곳에 생각비행이 다녀왔습니다.


가는 방법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저는 경복궁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경복궁역은 역 자체가 하나의 유물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소 무겁기도 한 그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_^;;


가을이라 그런지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 미술관 1관에서도 미술 전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10월25일까지 계속하는 전시회라니 이번 주말에 가시면 LUST 한중일 춘화전을 보러 가시는 길에 공짜로 미술품을 더 감상하실 수 있겠네요.^_^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1020번이나 1711번 버스를 타고 화정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버스로 열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이니 걸어서 갈 생각은 안 하는 편이 좋습니다. ^_^;;


문앞에는 덩치는 크지만 북실북실한 개가 한 마리 지키고 앉아 있었습니다. 손님을 향해 짖지도 않고 수더분하고 착하더군요. 아마도 화정박물관의 마스코트인가 봅니다.^_^


지하에는 간단한 식사와 와플, 커피를 들 수 있는 카페가 생겼나 봅니다. 들어가 보지 않아서 맛은 잘 모르겠어요.


LUST. 포스터를 보니 제대로 찾아온 것 같습니다.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면 입장권을 살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입장료는 5000원이며, 이 입장권으로 화정박물관 2층에서 전시 중인 LUST 한중일 춘화전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춘화 특별전 입장권을 사면 1층의 상설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가시는 김에 1층 전시까지 마저 관람하시는 건 어떨까요?^_^


2층으로 올라가 LUST 한중일 춘화전 첫 번째 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이 안쪽은 유물 보존을 위해 사진 촬영이 엄금되어 있어 아쉽게도 직접 촬영한 사진은 없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대신 대표적으로 전시된 유물들을 짚어보지요.

인간에게는 누구나 식욕, 수면욕, 배설욕, 성욕 이렇게 4대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본능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욕은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대표적인 욕구였습니다. 춘화는 이 욕구 중 성욕의 억압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문화라는 게 당연하겠죠. LUST 한중일 춘화전은 춘화를 남성 중심적인 시각을 전제로 사회적으로 규정 및 규제당한 성의 비상구이자 해방구 그리고 탈출구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관람할 수 있는 춘화는 조선의 춘화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인 신윤복의 사시장춘四時長春까지 대여해 전시해놓았습니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다시피 조선의 춘화는 자극적이라기보다는 해학적입니다. 직접적인 장면은 자제하고 벗어놓은 남녀의 신발과 굳게 닫힌 문으로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이들의 재치 있는 저항이란 생각도 드는군요. 물론 조선의 춘화라고 다 사시장춘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상당히 직접적인 작품도 많아요. 그런 작품은 직접 보실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 함구하겠습니다. ^_^

그리 많지 않은 조선의 춘화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중국의 춘화가 보입니다. 중국은 첫 코너의 제목부터 심상치 않네요. 전족과 페티시즘. 맨 첫 화첩의 그림은 옷을 풀어헤치긴 했지만 가릴 데 다 가린 남자가 가릴 데 다 가린 여자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발에 대한 페티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었어요. 코너 제목을 보지 않고 그림만 봤더라면 이게 왜 춘화첩인지 모를 뻔했습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성적 판타지가 얼마나 각양각색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네요.^_^;;

또하나 중국 춘화의 특징은 섹스를 하는 두 사람을 훔쳐보는 제3자의 존재였습니다. 그림마다 있다고 할 만큼 제3자가 자주 등장하는데 페티시에 이어 관음증까지 다양한 성적 도착증이 등장하니 에로틱하다는 느낌을 넘어 다소 웃기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청대에 그린 말 위의 사랑이란 작품이 가장 우스웠습니다. 거의 서커스에 가까운 체위들이라 야하다기보다 웃음이 납니다. 그림뿐 아니라 모조 음경 등 입체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으니 빼놓지 말고 구경하세요. ^_^;;

중국 코너가 끝나면 첫 번째 관의 마지막 순서로 조촐하게 세크레툼이란 이름의 서양 에로틱 아트 코너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세크레툼은 비밀이란 뜻에 가깝지만 더 정확하게는 '사적인'이란 뜻이라더군요.
19세기 이후 서양의 에로틱 아트라 그런지 묘사가 세밀하고 오늘날의 기준과 가장 흡사하게 음란합니다. 형식은 그림책 혹은 만화책 같은 느낌입니다. 이 코너는 작품이 몇 점 없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첫 번째 관을 나와 맞은 편으로 가면 두 번째 관인 일본관이 나옵니다. '과연 일본!'이라고 해야 할까요? 관 하나가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말이죠. 춘화전이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성에 대한 개방적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우키요에'와 '춘화'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키요에(浮世繪)는 일본 서민회화의 한 양식으로 보통 목판화를 말합니다. 소재는 대부분 춘화를 포함한 풍속화입니다. 우키요에라고 하면 보통 다색 인쇄 판화인 니시키에(錦絵)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다색 인쇄 판화 기술이 발전해 명확한 색분리가 이루어지면서 반복해서 찍은  선명한 색채가 훗날 유럽으로 건너가 고흐, 마네, 고갱 등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책을 만드는 생각비행으로서는 동서양의 예술적 교류와 활판인쇄부터 다색 인쇄 판화까지 인쇄 기술의 발전이란 면에서도 놓칠 수 없는 전시회였습니다. ^_^


일본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춘화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가쓰시카 호쿠사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가나가와 앞바다의 파도>입니다. 우키요에와 유럽 인상파를 얘기하는 데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표작이죠.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본 적 있는 그림일 겁니다.^_^

이렇게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화가의 춘화가 이번 LUST 한중일 춘화전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런 춘화첩을 시집가는 딸의 성교육을 위해 사주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일본의 춘화는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의 춘화 중 가장 과장된 형태와 크기의 남녀 성기를 강렬한 색채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본 춘화실 끝에 전시된 작자 미상의 고인고실은 간결하게 생략된 인체 그림이 오늘날의 일본 만화의 원형을 보는 듯해 재미있었습니다.^_^

7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지만 LUST 한중일 춘화 특별전 도록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살짝 살펴볼까요?



그리 큰 규모의 특별전은 아니었지만, 사는 나라, 시대, 사람들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성에 대한 관심과 욕망이 있었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풍성한 가을 색다른 19금 전시회로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떠신지요?^_^

전시 기간은 2010년 9월14일부터 2010년12월19일까지. 전시 시간은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19금 미성년자 관람불가 전시회이기 때문에 신분증 확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LUST 춘화 특별전의 입장료는 5000원, 평소 화정박물관의 상설 전시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입니다.

화정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hjmuseum.or.kr/museum/main.as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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