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말고 안전, 민주적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때!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국민 2만 명을 대상으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관련 1차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부터 시작된 조사는 최대 18일간 진행되는데, 지난 9월 9일 1차 여론조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공론화위원회는 9월 10일 조사 결과를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론 조사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조사가 끝나는 10월 20일 한꺼번에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1차 여론조사 결과가 자못 궁금합니다.

 

1차 여론조사 이후 시민참여단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에 신고리원전 5·6호기에 대한 의견,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500명을 선발하게 됩니다. 선발된 시민참여단 500명은 합숙 교육 및 토론의 과정을 거쳐 이견을 조율하게 됩니다. 2~4차 조사는 시민참여단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거친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를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출처 – JTBC


언뜻 보면 탈핵과 관련된 일반적인 여론조사 같지만, 사실 여기까지 오는 과정도 꽤 험난했습니다. 원전을 계속 지으라는 지역주민들의 입장과 탈핵을 원하는 시민·시민단체 사이의 대립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과 원자력 전공 교수 등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자체를 중지해 달라고 아예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기까지 했죠. 하지만 지난 6일 법원은 공론화위원회가 국가 정책 결정 사안이고, 의견을 수렴해 공론화 결과를 정부에 전달하는 자문기구이므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출처 - 뉴시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이 공론화 기간에 여론을 선점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끌어내겠다는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단체들의 여론전이 무척 뜨겁습니다. 지난 9월 9일 주말에 신고리5·6호기백지화울산시민운동본부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와 탈핵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었습니다. 

 

이후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전국 탈핵대회’에서는 밀양할머니와 핵발전으로 인한 피해지역 주민들의 발언과 아울러 종교계, 탈원전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정당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울산저널》 보도에 따르면 집회 참여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투명한 정보를 전제로 시작해야 함에도 그 시기를 놓쳤다고 질타하는 한편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개념을 최인접지역 주민만으로 가두어 반경 30킬로미터 안의 울산, 부산, 경남 주민과 분리했다는 점도 비판했습니다. 원전 건설이 극히 일부 지역주민만의 문제인 것처럼 비치고고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피해대책 요구가 마치 ‘계속 건설’인 것처럼 혼란함을 방치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신고리원전을 건설에 찬성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노조와 서생면 주민, 원전 관련 교수와 학생, 원전건설 현장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한수원(주)퇴직자 등의 단체도 이날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원전찬성 이상대 대책위원장은 "원자력은 에너지의 대들보이며, 원전이 없다면 신생에너지도 대안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전 찬성 측은 5·6호기 건설이 중단될 경우 원전으로 인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생계에 타격이 오는 등 지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건설을 촉구하는 지역 주민들은 공론화위원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잘 생각해봅시다. 울산과 부산, 경남엔 이미 세계 최대 다수의 핵발전소가 있고 그것도 세계 최대 용량인 데다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382만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확인된 활성지진대 역시 최대 다수인 곳이죠.

 

이런 곳에 핵발전소 2기를 더 짓겠다는 건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폭에 가까운 위험을 감수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입니다. 이미 전 세계 전기 가운데 단 10퍼센트만이 핵발전이고, 재생에너지가 24퍼센트일 만큼 핵발전은 계속 감소 중인데, 우리나라만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대체 뭘까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원자력계와 보수언론은 연일 거짓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녹색당과 《오마이뉴스》는 공동으로 이들의 주장을 검증하고, '핵'발전에 대한 '노'골적인 가짜뉴스에 깔끔하게 '답'하는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출처 - 녹색당

 

여기서 8번 기사에 해당하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전력 등에 문의한 결과라며 "2016년 대비 2030년 가구당 연간 31만3803원이 오른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전력구입단가가 1kWh 당 82.76원에서 19.96원 더 올라 전기요금도 그만큼 상승한다는 겁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녹색당과 《오마이뉴스》의 팩트체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정 의원이 발표한 금액은 한국전력의 2030년 전기요금 전망치 가운데 산업용, 상업용, 주택용을 구분하지 않아 생긴 오류입니다. 대형 공장의 전기요금과 주택 한 가구의 전기요금을 모두 합쳐 평균을 낸 것으로,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한전의 주택용 전기요금 증가 예상치는 6만 2391원으로, 월평균 5200원 수준입니다.

 

추산 기관에 따라 주택용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지는 다르게 분석되기도 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9년 전기요금이 2016년 대비 21퍼센트 올라 가구 당 매달 1만 1130원의 전기요금을 더 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한편 녹색당은 한 달 300kWh를 사용하는 가정이 2030년에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은 2만 8328원(할인율 2% 적용)으로 추정되며, 2015년(2만 5619원)과 비교하면 2709원(10.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실상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원전의 발전 단가가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까닭은 세금이 붙지 않았기 때문이죠.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에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관세 등이 면제됩니다. 그러므로 원전, 가스, 석탄 등에 붙는 세금을 조정하면 요금 인상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녹색당과 《오마이뉴스》의 공동 연재 기사를 찬찬히 살펴보셔서 더는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출처 - 한겨레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54개 지역조직, 8개 전문, 협력기관과 함께 캠페인, 시민토론회, 서명운동 등 신고리 백지화 집중 행동에 나섰습니다. 한편 탈핵을 주장하는 사회단체들도 한데 뭉쳐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부산 148개, 울산 202개, 경남 89개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운동본부와 탈핵 단체들은 지난 8월 31일 울산에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호소하는 차량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죠.


출처 - 한겨레


신고리원전과 관련하여 첨예한 대립 속에서 공론화위원회는 앞으로 6차례의 공개토론회와 4차례의 TV 토론회를 열 계획입니다. 지역 주민 등에 대한 간담회도 4차례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의 공약대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에 대한 홍보에 들어갔습니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에너지전환정보센터 홈페이지( http://www.etrans.go.kr )를 개설했습니다.

 

신고리 공론화에서 보이듯 '탈원전'이라는 단어가 민감한 이슈로 떠올라 '에너지 전환'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는 이런 홍보활동 자체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발하는 반면 탈핵 환경 단체들은 오히려 순화한 표현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식해서인지 정부도 본격적인 홍보활동은 공론화 과정이 끝난 후로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정책으로 8년 뒤인 2026년부터 5년 동안 5~10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설비가 부족하다고 내다봤지만, 이는 신재생, LNG 발전소 등의 건설로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전기 부족 사태나 전기요금이 폭등할 일은 없을 거라는 얘깁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지진과 원전공사 비리, 원전 마피아의 거짓된 행동 등을 생각할 때 탈핵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지금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도 어렵습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국민의 중지를 모아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의견을 내기를 바랍니다.

석유 이후, 에너지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많은 이들이 에너지 전환을 꿈꾸고 있지만 에너지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은 아직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에너지원의 변화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문화의 포괄적 변화라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각축전은 민주주의를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3020 계획, 탈핵 로드맵 등 에너지 전환이 피해갈 수 없는 현실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민주적 에너지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에 생각비행이 펴낸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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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노동의 종말, 천국인가 지옥인가?

컴퓨터라는 이름이 생소했던 옛날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컴퓨터와 인공지능, 로봇의 발달에 의해 언젠가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의 발달이 현실화되어 인간의 노동을 하나둘 대체하기 시작하자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했습니다.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도 좋고 자유를 구가하는 것도 좋은데, '대체 어떻게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 겁니다. 현재 세상에서 노동 없는 부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될 뿐입니다. 부동산, 금융 등 자산을 가진 극소수의 최상위층 말입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노동 없는 세상이 도래할 기미를 보이는데 말입니다.


출처 - 한겨레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일자리 소멸의 최첨단에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이 있습니다. 한때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 혹은 온라인 쇼핑몰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지금은 물류, 배송, 오프라인 매장 등은 물론 인공지능(AI)을 내장한 가전기기를 판매하며 여전히 성장 중입니다. 아마존은 '에코(Echo) 프로젝트'를 통해 실용적인 인공지능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마련하고 컴퓨팅의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에 한정된 얘기긴 하지만 이쯤 되면 사실상 라이프 서비스(Life Service)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출처 - 아마존 에코

 

지난 9월 1일부터 오늘(6일)까지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가 개최됩니다. IFA는 1924년을 시작으로 올해 57회째를 맞이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 및 멀티미디어 전문 박람회로 글로벌 50개국 18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23만 명의 참관객이 찾아오는 전시회입니다. 바로 이 IFA에서 아마존이 생각하는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생활가전과 음성인식 인공지능을 연동하는 스마트홈이 화두로 떠오른 것이죠. 

 

아마존의 음성 인식 AI 비서 '알렉사'와 연동된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는 이미 전 세계에서 5000만대가 넘게 팔려 실질적으로 이번 국제가전박람회의 트렌트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 생활가전에 음성인식 인공지능을 연동하여 스마트홈을 강화한 다양한 제품을 시연했습니다. 예를 들어 "알렉사, 로봇청소기 켜줘" 하고 말하면 LG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는 식이죠. 비단 LG전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 가전기기 생산업체의 방향이 비슷했습니다. 이번 국제가전박람회의 트렌드가 인공지능, 음성인식 등 스마트홈을 완성하는 방향으로 잡혔으니까요. 앞으로 사용자는 아마존 에코, 구글 홈 등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기기를 통해 음성만으로 가전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겠죠.

 

출처 - 데이타넷

 

2015년 130만 달러였던 스마트 스피커 시장 규모는 올해 2070만 달러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기업들이 이처럼 오디오 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의 모든 가전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확장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오디오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과 연동되어 스마트홈의 기본이 됩니다. 오디오를 통해 인공지능이 사람과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입니다.

 

출처 - 한겨레

 

아마존이 내다보는 미래는 스마트홈과 같은 생활가전 부문만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새해 첫날까지 일주일 동안 세계적으로 10억 개 이상의 상품을 배송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고객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주문한 상품을 13분 만에 받았다고 할 정도였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물류 유통 구조에서 이런 속도는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아마존의 놀랄 만한 신속한 배송은 미국 물류창고 20곳의 시스템과 4만 5000대의 기계에서 비롯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거대한 암 리프트인 로보-스토가 물류 창고 재고품들을 찾아 바닥으로 내립니다. 이때 화물 운반대 밑으로 로봇 청소기 같은 작은 로봇 키바가 들어가 배송 데스크를 향해 이동합니다. 우리나라의 설이나 추석 같은 대목에 사람들이 물류 창고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조용하고 정확하게 로봇들이 움직이며 마지막 확인 장소에 서 있는 인간 앞으로 상품을 가져다줄 뿐이죠.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현재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조만간 확인하는 사람조차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입니다.

 

배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영국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이 성공한 바 있고 아마존이 낸 특허 중에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송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예 물류창고를 고고도에 항공모함처럼 띄워놓고 함재기처럼 드론이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도 특허를 낸 상태입니다.


출처 - 아마존


'아마존 고'는 또 어떤가요. 지난해 말 아마존이 딥러닝 인공지능을 활용해 계산대 없는 매장을 표방하여 선보인 아마존 고는 계산대가 없었습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가방에 담아 나가면, 상품의 모양과 가격 등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그 찰나 사이에 이를 정확히 인식해 사전에 등록된 고객의 인터넷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하기 때문이죠.


아주 편하고 신속한 쇼핑 덕분에 마치 SF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필요 없어지는 인간의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물류센터에서 기본적으로 물건을 옮기는 사람은 물론 택배기사, 운전기사, 항공 조종사, 주문과 결제를 위한 상담원 같은 일자리가 필요 없게 됩니다. 특히 계산대의 계산원이 사라진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치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경력이 단절된 사람이더라도 특별한 교육 없이 그나마 쉽게 취업할 수 있는 흔한 일자리였기 때문이죠.


출처 - 중앙일보


계산원이 없는 가게는 한국의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로디지털단지 안 맥도널드에는 무인 주문 기계가 있습니다. 카드를 꽂고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면 사람을 거치지 않고도 자신이 먹고 싶은 햄버거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사람이 있는 계산대와 함께 운용되고 있지만, 한 국가의 최저임금을 가늠하는 '빅맥지수', 최저임금 일거리를 뜻했던 '맥잡'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던 맥도널드에서도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향을 뚜렷이 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 중앙일보


다국적기업인 맥도널드만이 아닙니다. 숭실대 앞 한 테이크아웃 커피점에 가면 주문 결제를 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옵니다. 터치스크린으로 커피 종류, 컵 크기, 얼음 유무, 샷 추가 등 사람과 얘기를 통해 결정하고 결제해야 했던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화면에서 처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900원, 주문부터 커피를 손에 쥐기까지 3분이 채 안 걸린다고 합니다. 효율 면에서 사람과 비교가 안 되는 기계가 도입되어 가격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금융권의 변화도 확인됩니다. 올해 9월부터 은행이 종이통장의 신규 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죠.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이 2015년부터 추진해왔던 일이니까요. 2017년 8월까지는 계도기간 비슷하게 종이통장을 없애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도록 유도하는 1단계였고, 2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9월부터는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종이통장을 발행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새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고객과 60세 미만인 고객에게는 종이통장을 발행해주지 않습니다. 기존 고객들은 이 대상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종이통장 재발급을 할 수 있으며 60세 이상 고객은 2, 3단계 계획에서 모두 예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쭉 종이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고객 상담을 인공지능형 챗 봇에게 맞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은행 혹은 금융 투자사도 있습니다. 한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연 평균 6000만 원 정도 드는 경영 지원 분야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에 맡기면 비용이 660만 원으로 최고 88% 저렴해지기 때문에 기업의 기술 도입은 가속화될 조짐입니다.


출처 - 산업일보


편하게 주문하고 빠르게 배송받고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취향에 맞춘 정밀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는 세상.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누릴 돈은 어디서 나올까요? 극소수의 기술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어지는 일자리 소멸을 대가로 누리는 편한 소비란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닌가 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달로 이대로라면 기계들이 하지 못하는 3D업종이나 최저임금 수준의 비정규직 허드렛일만 인간에게 허락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입니다.

 

미국에서는 105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로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죠. 노동이 사라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로봇세, 인공지능세를 국가가 거둬들여 전 국민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자는 기본소득론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걱정과 기대가 소용돌이치는 오늘입니다.

하지만 지난번 기사를 통해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공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공지능 같은 유행에 함몰되어 기계화 기술의 등장으로 우리의 고용 형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하청사회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일자리 파이가 줄고 그 줄어든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을들'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결국 문제는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 세력이 우리 사회의 '갑들'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갑'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기술을 만들지, '을'을 자유롭고 풍요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만들지는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의 문제입니다. 우리 안의 편견을 깨고 화합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한다면 인공지능에 의해 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고민하는 일은 줄어들 겁니다.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에 대한 걱정보다 우리에게 시급한 일은 하청사회를 살아가는 '을들'의 단단한 연대가 아닐까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지속가능한 갑질의 조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천국도 지옥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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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은 재앙이 될 거라는 사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의 발달이 갈수록 사람을 해치고 있죠...
    요즘도, 비만, 디지털 치매 등...
    터미네이터, 메트릭스가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2017.09.07 10:39 신고

  • Favicon of http://ideas0419.com BlogIcon 생각비행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경제 체제의 변혁 앞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을 시기입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7.09.08 08:11 신고

KBS·MBC의 블랙리스트 - 이명박근혜의 적폐!

박근혜와 김기춘, 조윤선 등이 구속되었을 때 더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블랙리스트. 하지만 그 깊은 뿌리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KBS 새노조는 최근까지 KBS 내부에 출연자 블랙리스트가 존재했고 이에 따른 지침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지난 7월 5일 KBS 1라디오의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을 녹음할 예정이었던 한완상 전 부총리는 KBS로 가는 도중 갑자기 전화로 출연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KBS 1라디오 등을 책임지는 국장급에 해당하는 이제원 라디오프로덕션 1담당이 방송 취소 지시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황당하게도 한 전 부총리의 자서전에 문재인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이 있어서 그랬다고 하는데요, 한완상 전 부총리가 이제원 담당과 통화하여 책을 읽어보긴 했느냐고 물으니 안 읽었다며 그제야 자기가 경솔했다면서 면피했다고 하죠. 이에 대해 한완상 전 부총리는 국장 개인의 돌출 행동이라기보단 KBS의 문화와 구조의 잘못이라며 사과를 하려면 사장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원 담당의 전횡은 그 일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이정렬 전 판사를 출연시켰다는 이유로 담당 PD에게 경위서를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대선 이후 헌법의 의미와 개정 논의 등을 다뤘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이유 때문이랍니다. 또 신동만 환경전문 PD가 출연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지적하자 방송에서 언급하기 부적절하며 공정성을 해쳤다는 질타와 함께 프로그램 폐지까지 언급했죠. 이후 이제원 담당은 사전에 출연자 리스트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숫제 방송을 사전 검열하겠다는 심산이었죠.


출처 - 미디어오늘


이런 일이 벌어진 데에는 이제원 담당을 비롯한 문제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발탁해 블랙리스트 전횡을 용인하고 묵인한 고대영 KBS 사장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KBS 새노조가 기자회견으로 KBS 블랙리스트를 폭로하자 바로 이제원 담당을 직위 해제하고 전보 조치해 꼬리 자르기에 들어간 대응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공론화하며 KBS 13년차 이하 기자 273명은 지난 7월 4일 오전에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부역자인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과 제작 거부를 촉구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의 주요 표적이 되어 결국 이명박근혜 정권의 부역자가 된 MBC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7월 11일 〈MBC 뉴스데스크〉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파견이 MBC 장악 의도이며 새로운 형태의 언론 탄압이라는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의 말을 인용하면서 보신에 나섰습니다. 뉴스 프로그램에 자사를 옹호하는 주장을 담아 공공의 전파를 전용한 것은 공영방송의 사유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큰 문제는 자신들이 왜 특별근로감독을 받는지를 쏙 빼고 보도한 것입니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 6월 29일 오후 2시에 특별근로감독관 3명을 MBC로 급파했습니다. 정부가 언론사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이는 MBC의 너무나 많은 직원이 부당한 해고와 징계, 부당 전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뉴논스톱〉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도 MBC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부당 징계와 해고 통보를 받았죠. 이런 부당 행위의 피해자가 무려 2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인데,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게 고용노동부로의 직무유기 아닐까요?

 

출처 - 오마이뉴스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 개봉에 앞서 지난 8월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승호 PD와 영화 속 주역에 해당하는 김민식 MBC PD, 김연국 MBC 기자, 성재호 KBS 기자가 참석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스타

 

이 자리에서 김민식 MBC PD는 "이용마 기자와 많이 싸웠다. (2012년 당시) 파업을 접고 복귀하자고 했던 제가 다시 싸우는 이유는 (눈물을 삼킨 뒤) 이용마 기자가 아프다는 소식 때문이다. 용마는, 보도국 기자들이 어떻게 당하는지 봐 왔거든. 물러나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온다는 걸 안 거지. 그 과정에서 그 친구는 속이 썩어갔고, 전 그냥…. 그냥 잘 살아왔다. 드라마도 연출했고, 잘 살았다. 정말 부끄럽다. 영화 보면서 제가 정말 저항자일까. 용마가 아프다는 말에 너무 미안했다. '내가 그의 말대로 끝까지 같이 싸웠으면 이렇게까지 MBC가 망가졌을까' 이 생각을 항상 하고 산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죄 갚는 심정으로 그렇게 한 거다"라면서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연국 MBC 기자는 "김민식 PD는 MBC 측이 만든 블랙리스트에서 1등급이었고, 지난 1년간 연출일도 못했다. 노조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분이다. 그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고 《오마이스타》가 보도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지난 4일에 KBS 새노조는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고대영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이날 박은영 아나운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KBS 1라디오 〈빅데이터를 보는 세상〉 진행을 포기하고 총파업에 참여해 KBS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저는 2회 연속 저성과자라는 인사고과로, 전보조치까지 내려졌다. 이광용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2010년, 2012년 파업에 참여한 KBS본부 조합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 저희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 것이다. '얘는 방송시키지 말아라'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울러 최원정 아나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와 대단한 각오로 이번 총파업에 아나운서들이 임하고 있다. 부디 아나운서들이 이렇게 나서는데 2012년 때처럼 총알받이가 돼서 처참히 물러나는 일 없도록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총파업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이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남긴 미디어 내 인적 장악의 잔재가 편파 및 왜곡 방송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에 저항하는 방송인들은 이 순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런 현실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6월 항쟁에 대한 KBS와 MBC의 대응만 봐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월 9일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식은 30주년이란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의미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방송사가 적어도 2건씩은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근혜의 부역자들이 권력의 중추에 있는 KBS와 MBC는 단 한 건의 보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이 민주항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예입니다. 언론 장악에 성공한 이명박근혜 보수정권 9년 동안의 적폐가 드러나는 사례이기도 했죠. 이명박이 대선에 개입하여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박근혜가 탄핵당해 구속된 지금도 우리는 적페를 청산하지 못해 이명박근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민주주의는 바른 언론과 방송 없이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도 마찬가지죠. 이명박근혜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공영 미디어 장악과 탄압이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하는 반헌법적인 폭거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부당 징계자의 원상 회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울러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부역자를 처단하고 퇴출하는 조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공영 미디어 정상화는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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