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쓰는 일상의 차별어, 이제는 고쳐야 한다

이번 6.13 지방선거 막판에 '이부망천'이란 망언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6월 7일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면 부천 정도 간다.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라며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죠. 이에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의원의 대변인직을 박탈했고, 정태옥 의원은 자진 탈당했습니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망할 게 뻔한 지방선거여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었죠.


출처 – JTBC 유튜브


정치인의 망언만이 아니라 지역이나 출신, 성별에 대한 편견으로 우리가 무심코 쓰는 차별 용어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상적으로 쓰는 구어뿐 아니라 공식적인 행정 용어에도 차별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일상 속에 잠재한 차별어와 그 대체어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4월 서울시는 차별 철폐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행정 용어를 고치고자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 용어를 다듬었습니다. '미망인, 학부형, 정상인'처럼 얼핏 생각하면 '뭐가 잘못됐다는 거지?' 싶은 말들입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문제가 있는 어원을 가진 말이 꽤 많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망인'은 남편을 여읜 여자를 가리키지만 정확한 유래를 따져 어원을 살펴보면 남편이 세상을 떠날 때 따라 죽었어야 했는데 미처 그러지 못하고 아직 세상에 남아 있는 여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양성평등이라는 현대적 성 관념에 비추어 맞지 않을뿐더러 부부 관계를 마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부속된 존재로 치부하는 말이라 인권 의식에도 맞지 않습니다. 이제 서울시는 '미망인'이 아니라 '고 OOO 씨의 부인'이라는 말로 대신한다고 합니다.


'학부형'이란 용어도 마찬가집니다. 학부형은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지만 엄밀히 아버지와 형만을 이르는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도 어머니가 제일 교육에 관여를 많이 할 텐데 이상하죠. 따라서 학부형 대신 학부모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편부와 편모는 특정 성을 지칭하지 않는 중립적인 단어인 '한부모'로 바꿨습니다.


'정상인' 역시 순화 대상입니다. 정상인은 사전적으로 상태가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사람을 의미하는데 장애인과 대조돼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종종 쓰여왔죠. 이는 장애인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차별을 전제로 한 말입니다. 따라서 정상인 대신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로 고치기로 했습니다.


특정 지역을 범죄 도시로 설정한 영화로 논란이 되었던 '조선족'이란 용어도 순화 대상입니다. 중국에 사는 우리 겨레를 가리키는 말인 조선족은 '중국 동포'로 바꿨습니다. 생각해보면 미국에 살면 재미 동포, 일본에 살면 재일 동포인데 중국만 조선족으로 부르는 건 이상하기도 하고 형평성에 맞지 않죠.


이 밖에도 '불우 이웃'은 어려운 이웃으로 '결손 가족'은 한부모 가족이나 조손 가족 등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포트폴리오'나 'RMS' 같은 어려운 외래어도 실적자료집이나 기록관리시스템으로 순화해나가도록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이슈가 되는 성 평등이라는 관점에서는 수정되어야 할 더 많은 단어가 있습니다. '주부'라는 단어는 이미 집에서 일하는 것이 여성으로 전제되어 있죠. 맞벌이가 늘고 있고 살림을 하는 남편도 늘고 있는 시대인 만큼 대체어가 필요합니다. '부녀'라는 용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혼한 여자와 성숙한 여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그 기준에 남성을 중심에 두고 그 아내 또는 딸을 이르는 말이니까요. 남성과 마찬가지로 오롯이 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여성이라고 쓰면 될 일입니다.


문단에서 자주 쓰는 '처녀작'이란 용어도 마찬가집니다. 처음으로 지었거나 발표한 작품을 이르는 말이지만 이 역시 과거 여성의 순결에 대한 강박에서 나온 용어이니 첫 작품이나 데뷔작이 더 나은 표현이겠죠. 처녀성과 관련된 '윤락'이란 단어도 바꿔써야 합니다. 여자가 타락하여 몸을 파는 처지에 빠졌다는 뜻인데, 성매매의 사회 구조적 원인을 무시한 채 성매매가 여성의 성도덕에만 문제가 있어 발생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냥 성매매라는 표현을 쓰면 될 것입니다.

출처 -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 성차별적 언어 표현 사례조사 및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 성차별적 언어 표현 사례조사 및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를 보면 성차별적 언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사회․문화적 영향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각이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페미니즘 언어학의 공헌이 컸다고 하죠. 페미니즘 언어 연구에서는 ‘성차별적 문화의 표현물로서 언어’를 조명하기 때문입니다. 

 

성차별적 사회에서는 여성이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만큼 언어 역시 필연적으로 차별을 표현합니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페미니즘 연구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활발하게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의 차별성을 사회 실천적인 개념으로의 전환을 통하여 페미니즘 연구는 전반적인 여성차별체계에서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 사회구조, 문화현상을 통합해 파악하는 시도로 나아갔습니다. 그 결과 최근의 페미니즘 연구는 언어가 성차별성을 띄게 되는 과정이 여성성, 남성성에 대한 가치와 태도, 성역할 규범, 성별에 따른 권력관계 등이 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프레시맨’ 같이 성중립적이지 않은 표현이 주법 등 공문서에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주법에 사용된 남성 중심적 용어를 성중립적인 표현으로 바꾸기 위해 워싱턴주는 꾸준한 개정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워싱턴주는 소방관을 '파이어맨' 대신 '파이어파이터'로, 경찰관도 '폴리스맨' 대신 '폴리스오피서' 등으로 바꾸어 사용하도록 권장해왔고 주법을 개정하여 '옴부즈맨'은 '옴부즈'로 '왓치맨'은 '안전요원(safety guards)' 등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워싱턴주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미국 주의회의 연합 모임인 전국주의회회의(NCSL)는 미국 주의 절반 이상이 법에 성중립적인 표현을 쓰도록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성중립적인 시도는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뉴욕 지하철은 과거에는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이라고 방송했으나 현재는 "승객 여러분(passengers)"과 같은 성중립적 표현을 쓰고 있죠. 런던 지하철도 안내방송을 "신사 숙녀 여러분" 대신 "여러분 안녕하세요(Hello everyone)"로 바꿨습니다. 이처럼 성차별적 문화의 표현물로서 언어를 대하는 양상은 동서를 막론하고 주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앞서 소개한 '미망인, 학부형, 주부, 부녀, 처녀작, 윤락' 등의 용어만 봐도 우리 사회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 그로 인한 여성의 불평등한 위치 등이 언어에 어떤 식으로 고착화되어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망언에 화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일상 속 차별어에 관심을 두고 순화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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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로 드러난 민심은 무엇일까?

6.13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이변은 없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은 압승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패했습니다. 작은 당들은 희비가 엇갈렸죠. 이번 6.13 지방선거는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투표율인 60.2%로 23년 만에 60%를 돌파했습니다. 선관위는 투표율 상승 요인을 촛불시위에서부터 이어진 국민의 높은 정치 참여 의식과 결기에서 찾는 한편 투표 편의성을 개선한 사전투표 제도가 높은 투표율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 6.13 지방선거로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인 지역 구도를 깨뜨리며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었습니다. 수도권과 호남은 물론 대구, 경북을 제외하면 보수 성향이 강해 민주당 후보가 단 한 번도 승리한 적 없는 부산, 울산 시장과 경남 지사에 당선자를 냈습니다. 이른바 안보 벨트라는 포천, 양구 등 휴전선 접경 지역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약진했습니다. 심지어 박정희의 고향인 구미에서도 처음으로 민주당 시장이 탄생했습니다.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평화의 기대감이 뿌리 깊은 지역 정서를 덮은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SBS 유튜브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화를 자초했습니다. 박근혜 탄핵에 대해 통절한 반성을 하고 개헌과 남북미 평화 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될까 말까 했을 텐데, 홍준표 대표를 필두로 막말 공세를 하며 평화 무드를 폄훼하기까지 한 결과 자유한국당을 지지했을 법한 사람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대구, 경북이 그나마 자유한국당의 심장을 뛰게 할 제세동기 역할을 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지금으로서는 패배 정도가 아니라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수감된 박근혜는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를 거부했고 이명박은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거소 투표를 했다곤 하지만 이제는 이들에게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힘도 영향력도 남아 있질 않습니다.


출처 – SBS 유튜브


또 다른 보수 야당인 바른미래당도 초토화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으나 압도적인 차이로 2등도 아닌 3등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안철수는 정계 은퇴의 갈림길에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출처 – JTBC 유튜브


민주평화당은 호남에서 기초단체 5곳을 건졌으니 그나마 선전한 편이지만 원래 목표였던 8곳에는 미달한 셈입니다. 원인은 호남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렸기 때문입니다. 정의당은 기초단체장을 내지는 못했지만 정의당 출신의 첫 서울시 의원이 나왔습니다. 서울, 경기 정당 득표에서는 10%대의 개가를 올렸죠.


출처 - 연합뉴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관전 포인트로 말씀드렸던 녹색당은 의미 있는 선거 결과를 냈습니다. '페미니스트 시장'이란 슬로건을 내건 신지예 후보는 정의당 후보를 앞지르며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득표를 했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페미니즘을 내세웠다는 이유로 수십 차례 벽보가 훼손되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원색적인 비난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 셈입니다. 

 

녹색당 신지예 서울특별시장 후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오늘 낙선했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는다. 이제 한국 페미니스트 정치의 시작점은 제로가 아니라 1.7%이기 때문"이라며 "2018년 지방선거는 페미니즘 정치의 용감한 첫걸음이다. 사랑이 혐오를 이길 것이다. 뜨거운 연대의 정신이 차별을 무너뜨릴 것이다.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MBC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 사회가 성 평등하게 더 평등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쁩니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출처 - 페이스북

 

한국 YMCA와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청소년모의투표 운동본부가 주최한 '만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모의투표' 결과 신지예 후보는 접전 끝에 박원순 후보를 누르고 1위로 당선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모의투표는 선거권 하향조정 운동의 일환으로, 만 19세 미만 청소년 4만 5765명이 참가했습니다. 사전투표 기간이었던 6월 8~9일 양일간 11개 지역 전국 14개 지역소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고 하죠. 진짜 투표를 할 나이를 앞둔 청소년 4만 5000여 명 사이에서 녹색당 신지예 후보가 1위를 한 결과를 보면, 녹색당이 걸어온 길과 페미니즘이라는 시대 정신이 대세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편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가 된 원희룡 당선인과 민주당 문대림 후보의 뒤를 이어 득표율 3.53%로 3위를 한 녹색당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의 약진 또한 두드러진 성과였습니다. 고 후보는 "녹색당과 고은영은 선거를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이전과 같이 제주도에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는 건강한 정치세력으로 남겠다"며 "제주녹색당과 고은영은 민주당이 장악한 도의회와 다시금 도정을 장악한 원희룡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하겠다. 투명하고 소통하는 도의회와 도정을 만들기 위해 비록 원외 정당이지만 녹색당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출처 – MBC 유튜브


올해도 유권자의 한 표가 후보의 당락을 바꾸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드루킹 사건 등으로 유명세를 치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와 경남지사 선거에서 반전을 거듭하는 접전을 펼쳤습니다. 출구조사 결과는 김경수 후보의 압승으로 예측됐는데 실제 개표에서는 자정이 될 때까지 김태호 후보가 앞섰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몇몇 방송사에서는 김태호 후보에게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자정을 넘기고 개표율이 절반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김경수 후보가 역전하면서 경남지사로 최종 당선되었죠.

출처 - 다음


한편 이보다 더한 접전을 벌인 후보도 있었습니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리에 치른 평창 군수 선거였습니다. 개표율이 90%에 이르도록 자유한국당의 심재국 후보가 미세한 차로 앞서 나갔으나 개표가 완료되자 불과 24표 차로 더불어민주당의 한왕기 후보가 평창군수로 당선된 겁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고의 접전이 벌어진 지역이었죠.


출처 - 네이버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드루킹 사건의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와 각종 스캔들에 시달렸던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도 이제 자신들을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역대급 승리를 거둔 더불어민주당도 자만은 금물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이지 더불어민주당 자체의 호감도로 승리한 선거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자만하다 민생을 살피지 못하면 다음 총선 때는 과거 열린우리당 꼴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은 분명했습니다. 구태의연한 수구와는 결별할 시간이며 평화를 위한 진보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으로 안보장사가 먹히지 않았고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협치보다 타 정당의 발목 잡기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이 표출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 몰표를 준 것은 정치개혁을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요 민심의 발로입니다. 이제는 소수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선택이 사표가 되지 않고 의석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연령을 낮추고 비례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소수정당들의 공통된 호소에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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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는 자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2일 싱가포르에서 무사히 열렸습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처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악수를 하는 장면을 보는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남아 있던 지구상 마지막 분단과 냉전의 끝을 보는 듯했기 때문이죠. 

 

출처 - JTBC

 

문재인 대통령은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찬사를 보내며,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고 평했습니다.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4가지 큰 틀에서 이뤄진 합의였습니다. 북미 정상은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 비핵화, 한국전쟁 당시 미군 유해송환을 약속했습니다. 

 

출처 - JTBC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공동합의문에 담겨 있는 북한 체제 안전 보장 약속과 관련해 조만간 실제 종전이 있을 것이라며 종전 선언을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첫 단계임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함께 평화협정에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이 참여할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맺어지면 미국과 북한은 국교 정상화 단계로 넘어가 평범한 세계 속 이웃 나라가 될 수 있게 됩니다.


출처 - 허프포스트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평화를 향한 첫 삽을 떴다는 의미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진영과 기관에 따라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명확하게 할 수 없었다고 직접 말하긴 했지만 많은 기관이 합의문에 'CVID'가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해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들을 마저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대응했죠.


출처 -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우선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고 이에 대한 검증이 미국과 국제사회에 의해 이루어지면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테니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한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제 우리에게도 공이 넘어왔습니다. 12일 당일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전화로 이번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민간 교류부터 다시 시작할 태세인데요. 중소기업계는 남북 경제협력 재개를 기대한다며 개성공단 재가동 관련 TF 가동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북한 김일성종합대와 학생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에 보낸 북한 주민 접촉 신청도 12일 승인됐습니다. 규모는 100여 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서울대 개교 72년 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북한 대학과의 학생 교류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은 선거 판세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PK 지역 광역단체장 3곳을 석권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처음입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된 지역주의 구도가 28년 만에 허물어진 것이죠.

 

출처 - 국민일보

6·13 지방선거와 함께 전국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배출한 11곳에서 모두 승리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겨우 1석을 챙겼습니다. 이로써 민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의 장악력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288석 중 민주당은 119석, 자유한국당 112석으로 의석 차이가 7석이었으나 이번에 민주당이 11석을 추가해 130석을 확보하는 사이 한국당은 1석을 더해 113석이 되면서 두 정당의 의석수 차이가 17석으로 크게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평가 성격을 띤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둠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게 된 반면 기록적인 참패를 당하며 ‘대구·경북(TK) 자민련’으로 쪼그라든 자유한국당은 선거 패배의 책임 소재를 놓고 내홍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승, 자유한국당의 참패 원인으로 '평화, 문재인, 홍준표'가 거론된다죠. 북미 정상회담 이후 6.13 지방선거 결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평화 체제 구축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 더욱 긴밀하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과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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