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00일에 돌아보는 삼성 장충기 문자 게이트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의 전국 시청률 합이 10퍼센트를 넘었다고 합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8월 20일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지상파 3사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중계한 대국민 보고대회의 시청률은 KBS 1TV 4.7%, MBC TV 2.9%, SBS TV 3.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지난 16일 《문화일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8월 17일)을 맞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수행, 소통과 협치, 인사 등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80퍼센트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문화일보》는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하고 있다' 36.8퍼센트, '잘하고 있는 편이다' 47.0퍼센트 등 긍정 평가가 83.8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96.3퍼센트가 긍정 평가했고, 대구·경북(80.0%)과 부산·울산·경남(81.6%) 등 영남권에서도 80퍼센트가 넘는 지지를 보였다고 합니다.

 

출처 - 문화일보


문 대통령이 취임 때 약속한 소통과 협치가 잘 지켜졌는지에 대해서는 81.7퍼센트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능력 위주의 대탕평 인사 약속이 지켜졌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0.1퍼센트(‘매우 그렇다’ 21.7%, ‘그런 편’ 48.4%)가 긍정 평가해, 앞서 국정 수행 지지도 및 소통과 협치에 대한 평가보다는 조금 낮은 지지를 보였습니다. 다. 국정 수행 긍정 평가 층에서도 14.7%가 대탕평 인사 약속에는 부정적이라고 답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인사에 대한 부정 평가는 24.9%(‘그렇지 않은 편’ 17.2%, ‘전혀 그렇지 않다’ 7.7%)였다.


전반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 비해 소통을 잘해서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세상이 눈으로 보일 만큼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반해 최근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었고 언론은 실제 부역자들이었음이 드러나 사회적 충격을 안겼죠. 

 

특검이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의 문자 메시지 일부를 〈시사인〉이 공개했는데 그 내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국정원, 언론 등 정재계와 언론계에 뻗친 삼성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 잘 드러나는 사건이었습니다. 문자 내용에는 내로라하는 언론사 전, 현직 간부들이 각종 청탁을 하며 삼성에 우호적인 기사를 약속한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출처 - JTBC


특히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남긴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매년 혈세 수백억을 받는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핵심 보직 인사가 대단히 노골적인 방식으로 삼성에 사역했기 때문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다른 언론들은 광고가 곧 생명줄이라 대한민국의 최대 광고주인 삼성을 거스르기 어려웠다 칩시다. 하지만 매년 300억이 넘는 돈이 국가에서 자동으로 들어오는 《연합뉴스》는 대체 왜 삼성에 알아서 기는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대로라면 《연합뉴스》는 국가가 아닌 삼성을 위한 통신사라고 부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충격과 절망에 빠진 《연합뉴스》 노조는 박노황 사장과 조복래, 이홍기, 이창섭 등 핵심 간부들의 퇴진 운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창섭 당시 편집국장 직무대행은 장충기 미래전략식 사장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국면에서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었고, 조복래 상무는 문자를 주고받은 후 이건희의 성매매 관련 기사를 약화시켜주었습니다. 조복래 상무의 "장 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고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어려워져갑니다"라는 문자를 보면 삼성의 발바닥이라도 핥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일부터 회사 일에 이르기까지 삼성과 연관된 일이라면 《연합뉴스》는 그동안 머슴처럼 발벗고 뛰었습니다.


출처 - 시사인


기독교 정신을 근간으로 청렴해야 할 터인 《문화일보》와 CBS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문화일보》 편집국장은 지난해 8월 "이달 협찬액을 지난해 7억 원보다 1억 늘릴 수 있도록 챙겨봐달라"면서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다"라고 굽신거렸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기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삼성 입맛에 맞추는 '상품'에 불과했다는 얘깁니다. 한술 더 떠서 CBS 한 간부는 자기 아들을 삼성전자에 취업시켜 달라는 청탁을 하며 살뜰하게 아들 이름과 수험번호 출신 대학까지 꼼꼼히 적어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라며 노예 근성을 뽐냈습니다.


출처 - 시사인


《서울경제신문》 한 간부는 자신을 삼성의 사외 이사로 선임해달라고 민원을 넣었고, 《매일경제》 기자는 '매경이 어떻게 삼성 면세점 사업을 도와드릴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하달해달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출처 - 시사인


거꾸로 장충기 사장이 청탁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을 통해 안광한 전 MBC 사장 쪽에 인사 청탁을 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입니다. MBC 안광한 전 사장이 만든 특임사업국은 특이하게 드라마 제작부서도 아니면서 드라마 〈옥중화〉를 제작했는데 이 드라마에 최순실의 전 남편 정윤회의 아들 정우식이 출연해 특혜 논란이 인 적이 있었죠.


출처 - 시사인


삼성의 영향력은 언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있던 이헌수에게서는 2015년 엘리엇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에 대한 수임 정보를 넘겨받는가 하면, 2015년 7월 9일 발의된 원샷법 국회 통과를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접촉하기도 하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 노출 및 댓글에도 관여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무서운 건 이 문자들이 공개된 현재 이재용과 장충기는 구속되어 있지만, 주요 언론이 장충기 문자 게이트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모니터링에 따르면 11일까지 《한겨레》가 짧은 인용 기사, JTBC가 리포트 한 꼭지와 앵커브리핑을 한 걸 빼곤 주요 일간지, 경제지, 방송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권 때 생긴 세월호 참사보다도 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 시사인


삼성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묻히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최근 공개된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과 언론계의 노골적인 청탁과 공조 정황은 참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언론계 속에 있는 '삼성맨'들이 삼성과 동업자 의식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죠. 주요 포털도 마찬가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색을 해야 겨우겨우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출처 - 한겨레


위 문자와 통화 내용과 같이 삼성과 언론의 공조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공익을 위해 종사해야 할 언론이 일개 기업의 전광판으로 전락해버린 상황입니다. 이번 국정농단 재판이 준엄한 심판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이재용과 미래전략실 소속 임원들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지 않으면 정재계 언론이 다시 삼성의 관리하에 들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출처 - 국민일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 되는 시점에 적폐청산을 기치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국정 운영의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다는 평가다 일반적입니다. 사회의 약자를 보듬는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을 위로했고,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해주었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 아픔을 어루만졌습니다. 최근 세월호 유가족도 보듬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이제 남은 과제는 언론과 방송 개혁입니다. 지난 7월 31일 여름휴가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전자결재로 임명했습니다. 야3당의 반대에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을 강행한 것인데요,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한 학계의 목소리를 청취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방송 정상화를 강조하며 이는 "방송이 국민을 위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송 정상화, 공정성 회복을 위한 행보가 자칫 과다한 개입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최근 드러난 삼성 장충기 문자 게이트 같은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조명하여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처벌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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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나부낀 나치 깃발, 미국은 어디로?

21세기 백주대낮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나치 깃발을 나부끼며 길거리를 행진하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차로 치어 죽였습니다. 나치가 창궐했던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독일에서는 지난주에도 나치식 경례를 했던 술취한 미국 관광객이 독일 사람들로부터 극심한 비난을 받고 경찰에 체포된 바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나치와 관련된 모든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죠. 나치 깃발을 나부끼며 행진한 폭동은 믿을 수 없게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싸우다 20만 명의 전사자를 남긴 나라, 미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출처 - news2share


미국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서는 지난 11일 밤부터 백인 우월주의자를 비롯한 6000명의 극우단체가 대규모 시위를 열어 나치 깃발과 남부연합기를 들고 폭력 시위를 저질렀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이에 맞선 항의 시위대를 향해 차로 돌진해 1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입는 말 그대로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백인 극우 민병대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시위대를 보호하겠다며 소총 등 개인 화기를 들고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이 폭동으로 3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하면서 버지니아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죠.


출처 - news2share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샬럿츠빌 폭동은 남북전쟁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당시 남부연합군 사령관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 철거 문제가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샬러츠빌 시의회가 인종주의의 상징물이라며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하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잇달아 열기 시작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알 수 있다시피 리 장군은 남부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만, 한편으로 남북전쟁의 원인인 노예제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출처 - 문화일보


괜히 리 장군 동상을 들쑤셔서 이 사달이 났다고 주장하는 한심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면 철거에 반대하는 청원이나 서명운동을 하면 될 일이지 나치 깃발을 들고 나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 아닐까요? 애초에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원인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총기난사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 교회에 총기를 난사해 흑인 9명이 사망한 찰스턴 총격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남북전쟁의 유산인 남부연합기 퇴출 운동 및 남부연합군 장군들의 동상 철거 요구가 광범위하게 벌어졌죠.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독재자의 동상이 철거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듯, 노예제가 인류 사회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되었는데, 그 세력을 위해 부역한 자들의 상징물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마치 자신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긴 양 적반하장 식으로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출처 – news2share


물론 이 폭동의 불을 댕긴 원인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대선 때부터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일삼던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들은 점령군이 된 양 날뛰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KKK의 대표를 지낸 극우 컬럼니스트인 데이빗 듀크는 지난 12일 "우리는 나라를 되찾기로 결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기간에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나는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I think there is blame on both sides)."라며 KKK와 나치가 일으킨 폭동과 이를 막기 위해 시위에 나선 인권단체 등 선량한 사람들을 마치 똑같은 잘못을 한 것처럼 비난했습니다.

출처 - 뉴스1


이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과 증오는 미국의 가치가 아니라며 맞불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종주의자들의 폭동이 미국과 세계에 안긴 충격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출처 – news2share


이민자를 반대하는 영국 극우정당의 전 대표조차 "21세기 미국에서 나치식 경례를 목격하다니 믿기 어렵다"며 경악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극우파의 막가파식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오랫동안 FBI의 표적이었던 KKK의 부활보다 우후죽순으로 튀어나온 젊은 나치 추종자들의 폭동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가 20만 명이나 죽어가며 나치로부터 지켜낸 나라입니다. 하원의원을 지냈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한 군인은 "난 73년 전에 나치와 싸우려 입대했고 지금도 그래야만 한다면 다시 그럴 것이다"라며 "증오와 편견, 파시즘이 이 나라에 자리 잡으면 아 안 된다"며 이번 폭동에 대해 탄식했습니다.


출처 - 미주중앙일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이후 미국은 확실히 전체적으로 사회가 망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국정농단에 몰두하던 박근혜를 본 이후라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역사적 퇴행에 대해 우리는 그 해결책을 알고 있으며, 실제로 이뤄냈습니다. 미국 시민들도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번 사태를 잘 봉합하길 바랍니다. 트럼프 정권이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려 전쟁이라도 시작하려 하기 전에 말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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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생각할 때

72주년인 올해 광복절 기념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의 역사 왜곡에 대항해 쐐기를 박았습니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라고 언급한 것이죠.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있었던 1919년을 대한민국의 건국절로 본 것인데요.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천명을 바탕으로 한 당연한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1948년 건국을 견강부회해 1919년을 건국이라고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반발했습니다. 1948년 건국과 1919년 건국 의지를 밝힌 것은 다른 말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탄핵당하기 전 박근혜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2016년은 광복 71주년이 아닌 건국 68주년이라는 발언을 해 건국절 논란을 일으킨 바 있었죠. 그런데 혁신위원장이란 사람이 아직도 그 얘기를 그대로 하는 걸 보면 박근혜가 탄핵당했어도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참으로 멀고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말은 조목조목 따져보면 결국 자기모순을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됩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던 시절 했던 모든 말을 과거 박근혜의 말로 반박할 수 있었던 '박적박'의 재탕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른바 뉴라이트에서 주장하고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극우파들이 주장하는 1948년 건국설은 그들이 재평가하자고 노래를 부르는 이승만조차 확실하게 말이 안 된다고 남겨놓은 문서가 있습니다.


출처 - JTBC


이승만을 기념하는 우당기념관의 유물인 1919년 건국 통보문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는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이 일왕에게 보낸 문건으로,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일본에 알리는 문서입니다. 1919년 4월 23일 한국이 완전히 조직된 자주통치국가가 됐음을 일왕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하라는 한국민의 명령을 받고 이 문서를 보내니 일본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주권국가임을 공식 인정하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약상 약속들은 무효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한 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임시 의정원 기록에도 1919년 첫 회기를 대한민국 원년이라고 뚜렷하게 기록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이는 이승만이 대통령에 취임한 1948년 기록에도 드러납니다. 1948년 7월 24일 취임식에서 이승만은 "대한민국 30년 7월 24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해 9월 1일 나온 최초의 관보에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고 쓰여 있으니 대한민국 정부 첫 공식 기록으로도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라고 밝힌 셈입니다. 뉴라이트가 국부로 떠받드는 이승만도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이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1948년을 건국절이라고 하는 이들은 대체 무슨 논리를 내세우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제헌 헌법 전문을 보면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했고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했다고 명백히 쓰여 있습니다. 1919년이 대한민국의 건립한 해이고, 1948년은 대한민국을 재건한 해라고 말이죠.


문서와 기록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극우파들은 국민, 영토, 주권이라는 국가의 3요소가 갖춰지지 않았으니 1919년은 건국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다른 나라의 예를 봐도 맞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국가의 3요소를 한꺼번에 갖춘 상태로 시작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기 때문입니다.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국가의 경우, 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 자체도 국제법적인 의미에서 건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글로벌이코노믹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미국만 해도 그렇죠. 미국이 영국에 독립을 선언한 1776년에 미국은 영토와 주권이 없었습니다. "대표 없는 곳에 과세 없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 보시죠. 독립 선언 후 영국과의 전쟁, 프랑스와의 연합 등 여러 투쟁을 통해 7년 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에 정부가 수립되었고 이때가 되어서야 조지 워싱턴이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독립선언일을 건국 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견이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나 뉴라이트의 논리대로라면 미국은 근거 없이 13년이나 건국일을 당겨쓰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말이 되는 얘깁니까? 시위 때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들고나와 미국이 혈맹이네 미국 말을 들어야 하네, 하는 극우파들은 스스로 이승만뿐 아니라 미국까지 근본 없는 나라로 격하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렇듯 극우 세력의 건국절 논란은 자기모순으로 가득 찬,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둔 얄팍한 속셈을 드러냅니다.


출처 - 연합뉴스


그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친일의 역사는 만천하에 드러나 더는 감춰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2년 남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대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고달프다는 인식부터 혁파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못다 했던 친일 청산과 더불어 독립유공자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2년 후 광복절에는 건국절 논란처럼 우스운 얘기가 아니라 다음 100년을 내다보는 건설적인 토론이 벌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건국절 논란이 일 때마다 논의했던 생각비행 기사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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