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할 것 없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스킬 중 하나는 바로 프레젠테이션일 겁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는 발표조차 PT를 만들어 한다고 할 정도니 말 다했죠.
어떻게 하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점은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이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데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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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직장인 대부분이 야근까지하며 '파워포인트질'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위에서 시키기 때문일 겁니다. ^_^;; 윗사람들은 화려한 파워포인트를 일종의 위안으로 삼는 거죠.
만약 처칠이 요즘 시대에 태어나서 자랐더라면 노트북을 불살라버렸을 것이고,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에는 다음과 같은 말만 적었을 것이다.
- 피
- 땀
-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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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원하는 대로 별 내용도 없으면서 대충 보기 좋게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일이라면 선배에게 아양을 떨어 족보(?) 또는 소스를 두루 구해두거나 기술적인 면을 채워주는 파워포인트 관련 도서를 보는 편이 나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면피용이 아닌 정말로 사람을 설득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좋은 멘토를 찾아봅시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좋은 멘토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죠?
예, 그렇습니다. 아이팟,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입니다.
Apple Music Special Event 2005-The iPod Nano Introduction
* 자막은 없지만 좀 더 긴 영상은 유튜브를 참조해주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7GRv-kv5XEg ).
예를 들고 싶은 사례는 키노트 중에서도 전설로 불리는 2005년 아이팟 나노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는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사람들은 연사에게 정보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에 발표회장에 모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정보를 나눌 요량이라면 이메일로도 충분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기 업무, 자기 생활에서 뭔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바쁜 시간을 쪼개 행사장에 모인 겁니다. 연사는 그들이 원하는 바를 주어야 하며 최소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자극이라도 해야 합니다. 상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느냐? 이런 핵심사항은 앞서 포스팅한 설득의 원칙을 알아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설득의 세 가지 법칙과 스토리텔링의 힘>(http://ideas0419.com/75, 생각비행)
스티브 잡스는 대중이 더 얇고 더 가벼운 새로운 아이팟을 원한다는 정보를 알았고, 그런 상풍을 선보이면 고객이 그것을 구매하리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뜻밖의 행동을 하라. 또한 스티브 잡스는 이미 완성된 형태의 아이팟 나노를 발표회장에서 직접 보여줌으로서 사람들로 하여금 기쁨의 환호를 보내고 박수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내 기업들과 큰 차이를 보인 점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국내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은 "앞으로 이러저러한 상품을 만들테니 기대해 달라, 한 달 후에 나온다"라는 발표를 한 다음 실제로는 출시가 두세 달 밀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는 관심을 두던 사람들도 떠나기 십상이죠. 잡스가 한 프레젠테이션의 강점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그자리에서 지금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서프라이즈'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또 기쁘게 하는 거죠. 이러니 설득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고객이 원하는 바를 눈앞에 직접 보여주는 방식은 스티브 잡스 키노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보통 사람은 버텨낼 재간이 없죠.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작은 것이라도 그자리에서 직접 내보일 수 있는 요소를 찾아 보세요. 그런 정성을 들인다면 분명히 상대의 반응도 달라질 겁니다.
참고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전설적인 아이팟 나노 키노트를 한 지 1년이 지난 2006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가 보여준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은 이랬습니다.
LG전자 키노트 '휴대폰 기술발전과 SoC'(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27865, AVing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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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참 많이 비교가 되죠? 잡스의 키노트는 한 화면에 하나 이상의 주제가 나오지 않습니다. 글씨도 간결하게 주제만을 제시하고 자신의 이야기로 청중을 설득합니다. PT는 어디까지나 설득의 보조재일 뿐입니다.
반면 LG전자의 2006년 PT는 어떻습니까. 촌스러울 정도로 글씨가 빼곡한 건 둘째치고, 표범이 우글거리는 정글 슬라이드는 가독성마저 떨어지는군요. 저런 PT에 누가 관심을 보이겠습니까? 만약 여기서 유인물을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면 정말 최악의 프레젠테이션이었겠네요. 요즘 스마트폰 분야에서 죽쑤고 있는 LG전자를 보면 이때부터 이미 시대의 조류에서 밀려난 건 아닌가 싶을 정도군요. 맥북 에어를 서류봉투에서 꺼내는 퍼포먼스도 2년 후에 그대로 따라하게 된답니다. ^_^;;;
권위 있게 행동하라. 거들먹거리거나 거만하게 행동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건 진짜 권위가 아니죠. 프레젠테이션은 그 기회를 빌려 자신이 가진 기량을 자신감 있게 발휘하는 기회로 삼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카리스마 이전에 무엇보다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발언대에 섰으면 청중을 지배해야 합니다. 청중이 산만하고 집중력을 잃었다면 그것은 모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의 탓입니다. 어렸을 때 공부하던 교실을 생각해보세요. 만만한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더 버릇없게 구는 게 현실 아니었습니까?
권위의 완성은 상대가 바라는 뭔가를 충족시켜주는 데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상대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다 보면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자연스레 권위가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는 이 세가지 비법을 잊지 마세요. 늘 그렇듯 비법은 어려운 게 아니라, 언제나 근원적인 부분, 기초에서 나오는 법이랍니다. 여기에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예로 들 수 있다면 분명 직장에서, 학교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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