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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도서비행

다음과 카카오 합병, 마케팅 혁명에 대비하라

by 생각비행 2014. 5. 27.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최근 저희가 <매출 100배 카카오 마케팅>을 출간하고 카카오스토리, 스토리플러스를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큰 비용을 들여 홍보나 마케팅을 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마케팅 담당자에게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소셜 플랫폼인 카카오스토리를 조금만 이해한다면 남들보다 먼저 소셜 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모바일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카카오스토리를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6일 카카오 측은 카카오스토리 PC 버전을 공개해 인터넷상에 큰 화제를 뿌렸습니다. 이번 PC 버전 공개로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확장됨으로써 개인 및 기업의 마케팅 혁명이 예상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인터넷 시쳇말로 너무 터무니없어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바로 지금이 이 말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올해 만우절 기사로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다는 가짜 기사가 난 적이 있었는데 2달이 지난 지금 농담이 현실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다들 아시다시피 지난 5월 26일 이른 아침, 국내 2위 포털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다음이 카카오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흡수 합병해 다음카카오라는 새로운 법인이 출범할 예정이며, 이로 말미암아 3200명의 임직원과 시가총액 3조 5000억 원에 이르는 IT 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이는 코스닥 상장 기업 중 2위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 빅딜과 관련하여 어떤 전망과 추측이 오가고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합병 후 최대주주는 카카오

1세대 인터넷 기업인 다음과 최신예 모바일 기업인 카카오의 통합은 일반적인 기업의 인수합병 사례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표면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식이지만, 통합된 다음카카오의 사실상의 주인은 카카오가 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 디지털타임스
 
이는 합병 형태가 기준 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 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이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3.67퍼센트로 다음의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주와 29.24퍼센트로 카카오의 최대 주주인 김범수 의장의 지분율이 다음카카오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다음카카오 지분은 22.23퍼센트가 되고, 이재웅 다음 창업주의 다음카카오 지분은 6퍼센트대로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 카카오의 지분을 23.15퍼센트 가지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 역시 김범수 의장이 100퍼센트 소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이 지분까지 합하면 김범수 의장은 합병 완료된 다음카카오 전체 지분의 거의 절반을 보유하게 되어 확고부동한 최대주주가 됩니다.

형식상 상장기업인 다음이 비상장기업인 카카오를 흡수한 형태지만 지배 구조를 보면 실질적으로 카카오가 다음을 흡수한 셈이 되는 거죠.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카카오의 우회상장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6년 픽사를 흡수한 디즈니와 유사

흡수한 대기업의 최대주주가 흡수된 기업의 대표가 되는 일이 흔치 않아 보이지만, 2006년에 픽사를 인수한 디즈니의 사례가 이와 유사합니다. 당시 성장 동력의 부재로 허덕이던 디즈니는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을 만든 이후 <토이스토리><니모를 찾아서> 등으로 공개하는 작품마다 승승장구하던 신흥 강자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전격적으로 흡수 합병합니다. 당시 합병 액수는 무려 74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조 원에 이르는 거금이었습니다. 디즈니는 픽사와 합병하는 조건으로 63억 달러어치의 디즈니 주식과 현금 11억 달러를 픽사에 지급했습니다. 이렇게 픽사는 디즈니에 흡수합병되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불세출의 천재 스티브 잡스가 만들고 키웠다는 사실입니다. 픽사의 창업주였던 스티브 잡스는 이 흡수합병으로 디즈니의 최대주주가 되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흡수된 기업의 대표가 흡수한 대기업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죠.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사례는 디즈니와 픽사의 사례와 여러모로 유사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디즈니는 이후 <아이언맨>을 만든 마블을 2009년에 흡수하고,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 필름을 2012년에 흡수해 <어벤져스>와 <겨울왕국>으로 흥행 신화를 새로 쓰고 스타워즈의 새로운 시리즈를 예정하고 있죠. 빛바래가던 과거의 명가가 신성장동력을 흡수함으로써 다시금 전 세계 문화콘텐츠 업계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강자의 위치를 공고히 다진 것입니다.


다음카카오가 네이버를 잡을 수 있을까

특별한 일 없이 올해 8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고 절차를 마무리하면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되어 다음카카오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미 주식 시장은 요동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의 앞날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출처 - 아주경제

무엇보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네이버가 주도해온 국내 포털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기대의 포인트입니다. 국내 2위 포털인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가 각자의 영역의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죠. 두 기업은 핵심 역량이 달라 이번 인수합병이 사실상 각자 취약했던 부문을 메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로써 다음카카오의 등장은 국내 포털 서비스 시장의 네이버 독주 체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인터넷 서비스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성장 한계에 봉착한 두 기업이 선택한 절박한 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음은 2위 포털이라고 하지만 네이버와의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상황이고, 카카오 역시 국내와는 달리 라인과 위챗 등에 밀려 해외 사장 진출에 정체를 빚으면서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성장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런 두 기업한테 공통의 경쟁사는 NHN, 즉 네이버였습니다. 

포털 네이버와 모바일 플랫폼 라인은 다음과 카카오를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합병이 완료되어 디음카카오가 출범하더라도 시가총액이 25조에 이르는 네이버의 7분의 1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다음카카오는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출처 - 엑스포츠뉴스

여하튼 다음은 모바일에서 네이버와 대적할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카카오는 해외 진출을 위한 탄탄한 국내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라는 공통의 경쟁사를 앞에 둔 두 기업의 동반관계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인터넷 역사는 또다시 바뀔 것입니다. 과연 다음카카오가 우리나라 인터넷 역사에 어떤 결과를 남기게 될까요? 네이버 독점 체제를 돌파할 다크호스로서 다음카카오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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