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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도서비행

언론에 소개된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by 생각비행 2013. 7. 29.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최근에 출간한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가 여러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해준 곳 중 하나가 《시사인》이었습니다. <"속이 불편한 아이들, 미안했어요">라는 제목을 단 기사는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불편함을 알아채지 못한 선생님이 미안한 마음을 고백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김용택 선생님은 "교직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어도 아이들 세계를 이렇게 몰랐다니. 부끄럽고 미안해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본문 중 <선생님, 쟤 변태예요!>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다음은 인터넷상에 떠도는 어느 고3 학생의 일과표다.

06:00 기상
06:00~06:30 씻고 옷 입기
06:30~06:50 아침 먹기
06:50~07:00 스쿨버스 탑승
07:00~07:30 이동 중 버스에서 잠자기
07:30~08:00 자유시간 또는 대략 잠자는 시간
08:00~09:00 EBS 등 방송 시청
09:00~12:50 정규수업
12:50~13:50 점심 먹기
13:50~18:50 정규수업 및 보충
18:50~19:30 저녁 먹기
19:30~23:00 야간 자율학습
23:00~23:30 스쿨버스로 이동 / 2시까지 도서실에서 공부하기도 함

수험생에게 4당 5락(4시간 자면 합격, 5시간 자면 불합격)은 여전히 현실이다. 식욕은 왕성한데 먹고 책상 앞에만 앉아 있다가 집과 학교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이 찌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열이면 일곱, 여덟이 배가 나오는 현실. 그래서 허리띠를 매지 못하고 풀어헤치고 앉아 있는 교실. 특기나 소질 개발이 아닌 시험문제 풀이를 위해 하루 17시간을 책상 앞에만 앉혀놓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야만적인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공부하는 아이들이 배만 나오는 게 아니다. 딱딱한 나무의자에 17시간을 앉혀놓으면 어떤 허리인들 멀쩡하며, 눈이며 위장이며 성한 곳이 있겠는가? 그렇게 한 공부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진짜 도움이 되는 지식인가 하는 건 별개의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도 장도식(수능시험을 치기 전에 학교에서 수능 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행사)을 마치면 아이들은 공부하던 교과서며 참고서를 폐휴지통에 내다버리고 말 것이다.

이렇게 시험을 위해 준비한 지식은 시험이 끝나는 순간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서열화된 대학을 두고서는 어떤 교육개혁도 불가능하다. 정부 수립 후 스무 번 가까이 바뀐 입시제도가 말해주듯 야만적인 입시교육은 나날이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입시교육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 그 누구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교육개혁을 하겠다면서 시장논리를 앞세워 불평등을 대물림시키는 정부, 바른말 하는 전교조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아랫돌 빼 윗돌 괘는 교과부는 언제까지 국민을 기만할 것인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220~221쪽


김용택 선생님은 "학생들로 하여금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하게 사는 길인지,어떻게 사는 게 아름답게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살면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가르치지 않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 이겨야 산다는 생존의 법칙, 힘의 논리만을 가르치는 교사가 과연 교사로서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믿어도 좋은 걸까?" 하고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 무엇이 문제일까요? 《노컷뉴스》가 김용택 선생님의 고민을 잘 담아 기사화했습니다. <무너진 공교육… 문제는 철학이야>라는 기사는 교육이 무너진 것은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육 정책과 입시위주의 교육, 일류대학이라는 학별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꼬집습니다. 개인은 물론 학급, 학교, 지역사회까지 서열화하는 성적지상주의 교육이 교실을 황페화시켰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김용택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는 교육을 포기한 것이다. 많은 지식을 전수하지만 사용법을 가르지지 않는다면 오용(誤用)하기 십상이다. 지식이 좋기는 하지만 나쁘게 쓰이면 무식함만 못하다. 판단 기준이 없는 지식은 악용될 수 있다.

학교는 이제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교육을 해야 한다. 영어, 수학을 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일류학교를 졸업하면 출세가 보장되는 사회는 학벌이 지배하는 전근대적인 사회다.

돈과 지위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양심을 저당 잡는 사회에서 사람답게 살려면 형극(荊棘)의 길을 가야 한다. 남북분단 상태로 덕을 보는 사람, 봉건적 폐쇄사회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진정한 보수는 아니다)의 길을 고집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 결국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소외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니체나 쇼펜하우어, 칸트의 몇 마디 말을 읊조리는 것은 올바른 철학공부가 아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사는 평범한 지혜를 깨우치는 것이 곧 철학이다. 고의든 아니든, 나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더불어 사는 법’을 깨닫게 하는 것이 철학이다.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244~245쪽


그렇습니다. 권력이나 돈이나 선의 이름으로 약자의 눈을 감기고 짓밟는 세상은 진위가 뒤집힌 더러운 세상입니다. 그런 사회에서 아무리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학력이 높아진들 삶의 질이 나아지길 바라는 건 그림의 떡일 뿐이겠지요. 아무리 지식이 많더라도 판단 기준 없는 지식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제까지 교실붕괴 타령만 할 텐가!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김용택 선생님의 교육 철학에 우리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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