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말고 안전, 민주적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때!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국민 2만 명을 대상으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관련 1차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부터 시작된 조사는 최대 18일간 진행되는데, 지난 9월 9일 1차 여론조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공론화위원회는 9월 10일 조사 결과를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론 조사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조사가 끝나는 10월 20일 한꺼번에 공개하겠다는 겁니다. 1차 여론조사 결과가 자못 궁금합니다.

 

1차 여론조사 이후 시민참여단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에 신고리원전 5·6호기에 대한 의견,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500명을 선발하게 됩니다. 선발된 시민참여단 500명은 합숙 교육 및 토론의 과정을 거쳐 이견을 조율하게 됩니다. 2~4차 조사는 시민참여단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거친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를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출처 – JTBC


언뜻 보면 탈핵과 관련된 일반적인 여론조사 같지만, 사실 여기까지 오는 과정도 꽤 험난했습니다. 원전을 계속 지으라는 지역주민들의 입장과 탈핵을 원하는 시민·시민단체 사이의 대립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과 원자력 전공 교수 등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자체를 중지해 달라고 아예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기까지 했죠. 하지만 지난 6일 법원은 공론화위원회가 국가 정책 결정 사안이고, 의견을 수렴해 공론화 결과를 정부에 전달하는 자문기구이므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출처 - 뉴시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이 공론화 기간에 여론을 선점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론을 끌어내겠다는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단체들의 여론전이 무척 뜨겁습니다. 지난 9월 9일 주말에 신고리5·6호기백지화울산시민운동본부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집회와 탈핵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었습니다. 

 

이후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전국 탈핵대회’에서는 밀양할머니와 핵발전으로 인한 피해지역 주민들의 발언과 아울러 종교계, 탈원전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정당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울산저널》 보도에 따르면 집회 참여자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투명한 정보를 전제로 시작해야 함에도 그 시기를 놓쳤다고 질타하는 한편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개념을 최인접지역 주민만으로 가두어 반경 30킬로미터 안의 울산, 부산, 경남 주민과 분리했다는 점도 비판했습니다. 원전 건설이 극히 일부 지역주민만의 문제인 것처럼 비치고고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피해대책 요구가 마치 ‘계속 건설’인 것처럼 혼란함을 방치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신고리원전을 건설에 찬성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노조와 서생면 주민, 원전 관련 교수와 학생, 원전건설 현장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한수원(주)퇴직자 등의 단체도 이날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원전찬성 이상대 대책위원장은 "원자력은 에너지의 대들보이며, 원전이 없다면 신생에너지도 대안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전 찬성 측은 5·6호기 건설이 중단될 경우 원전으로 인한 일자리가 줄어들고 생계에 타격이 오는 등 지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건설을 촉구하는 지역 주민들은 공론화위원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잘 생각해봅시다. 울산과 부산, 경남엔 이미 세계 최대 다수의 핵발전소가 있고 그것도 세계 최대 용량인 데다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382만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확인된 활성지진대 역시 최대 다수인 곳이죠.

 

이런 곳에 핵발전소 2기를 더 짓겠다는 건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폭에 가까운 위험을 감수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입니다. 이미 전 세계 전기 가운데 단 10퍼센트만이 핵발전이고, 재생에너지가 24퍼센트일 만큼 핵발전은 계속 감소 중인데, 우리나라만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대체 뭘까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원자력계와 보수언론은 연일 거짓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녹색당과 《오마이뉴스》는 공동으로 이들의 주장을 검증하고, '핵'발전에 대한 '노'골적인 가짜뉴스에 깔끔하게 '답'하는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출처 - 녹색당

 

여기서 8번 기사에 해당하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전력 등에 문의한 결과라며 "2016년 대비 2030년 가구당 연간 31만3803원이 오른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전력구입단가가 1kWh 당 82.76원에서 19.96원 더 올라 전기요금도 그만큼 상승한다는 겁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녹색당과 《오마이뉴스》의 팩트체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정 의원이 발표한 금액은 한국전력의 2030년 전기요금 전망치 가운데 산업용, 상업용, 주택용을 구분하지 않아 생긴 오류입니다. 대형 공장의 전기요금과 주택 한 가구의 전기요금을 모두 합쳐 평균을 낸 것으로,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한전의 주택용 전기요금 증가 예상치는 6만 2391원으로, 월평균 5200원 수준입니다.

 

추산 기관에 따라 주택용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지는 다르게 분석되기도 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9년 전기요금이 2016년 대비 21퍼센트 올라 가구 당 매달 1만 1130원의 전기요금을 더 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한편 녹색당은 한 달 300kWh를 사용하는 가정이 2030년에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은 2만 8328원(할인율 2% 적용)으로 추정되며, 2015년(2만 5619원)과 비교하면 2709원(10.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사실상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원전의 발전 단가가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까닭은 세금이 붙지 않았기 때문이죠.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에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관세 등이 면제됩니다. 그러므로 원전, 가스, 석탄 등에 붙는 세금을 조정하면 요금 인상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녹색당과 《오마이뉴스》의 공동 연재 기사를 찬찬히 살펴보셔서 더는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출처 - 한겨레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54개 지역조직, 8개 전문, 협력기관과 함께 캠페인, 시민토론회, 서명운동 등 신고리 백지화 집중 행동에 나섰습니다. 한편 탈핵을 주장하는 사회단체들도 한데 뭉쳐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부산 148개, 울산 202개, 경남 89개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운동본부와 탈핵 단체들은 지난 8월 31일 울산에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호소하는 차량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죠.


출처 - 한겨레


신고리원전과 관련하여 첨예한 대립 속에서 공론화위원회는 앞으로 6차례의 공개토론회와 4차례의 TV 토론회를 열 계획입니다. 지역 주민 등에 대한 간담회도 4차례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의 공약대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에 대한 홍보에 들어갔습니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에너지전환정보센터 홈페이지( http://www.etrans.go.kr )를 개설했습니다.

 

신고리 공론화에서 보이듯 '탈원전'이라는 단어가 민감한 이슈로 떠올라 '에너지 전환'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는 이런 홍보활동 자체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발하는 반면 탈핵 환경 단체들은 오히려 순화한 표현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식해서인지 정부도 본격적인 홍보활동은 공론화 과정이 끝난 후로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정책으로 8년 뒤인 2026년부터 5년 동안 5~10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설비가 부족하다고 내다봤지만, 이는 신재생, LNG 발전소 등의 건설로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전기 부족 사태나 전기요금이 폭등할 일은 없을 거라는 얘깁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지진과 원전공사 비리, 원전 마피아의 거짓된 행동 등을 생각할 때 탈핵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지금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도 어렵습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국민의 중지를 모아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의견을 내기를 바랍니다.

석유 이후, 에너지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많은 이들이 에너지 전환을 꿈꾸고 있지만 에너지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은 아직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에너지원의 변화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문화의 포괄적 변화라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각축전은 민주주의를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3020 계획, 탈핵 로드맵 등 에너지 전환이 피해갈 수 없는 현실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민주적 에너지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에 생각비행이 펴낸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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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이 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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