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공화국이 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국세청이 개혁의 첫 타깃으로 갑질의 온상이었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BBQ 치킨을 대상으로 고강도 사정의 칼을 뽑아 들자 치킨값 인상을 바로 철회하기도 했죠. 한편 검찰은 20대 여직원을 강제로 추행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 회장과 갑질 및 횡령 논란이 있는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최 전 회장은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 A 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강제추행)와 이후 A 씨를 강제로 호텔로 데려가려 한 혐의(체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 전 회장이 피해 여직원과 3억 원에 고소 취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21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해 합의한 것이 아니라 사업 매출상 불이익 등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성추행은 피해자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조사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니라는 입장에서 경찰은 조사를 진행하여 지난 23일 강제 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동종 전과가 없고 합의가 이뤄져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불구속 수사하도록 지휘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 28일 기소의견으로 최 전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있는 자들의 갑질은 우리 사회에 깊고 넓게 박혀 있어 힘겨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출처 - JTBC


한편 피자업계에서 유명한 미스터 피자의 정우현 회장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동생 아내 명의로 된 회사를 끼워 넣어 50억 원대의 '치즈 통행세'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부당한 갑질에 항의해 탈퇴한 가맹업자들에게는 치즈 구매를 못 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덤핑 공세로 보복 출점을 한 혐의도 받고 있죠. 이뿐이 아닙니다. 정 회장은 미국 국적인 딸을 비롯해 친인척을 그룹 직원으로 이름만 올려놓고 30~40억 원대의 급여를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은 현재 배임, 횡령 등 총 100억 원이 넘는 금액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학과 대학원 역시 위계와 위력에 의한 갑질이 일어나기 참 쉬운 장소입니다. 지난 4일 서울대 2017년 2학기 강의계획 명단에 H 교수의 전공 수업 강의 시간과 장소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일삼은 사실이 확인돼 지난달 학교 인권센터로부터 정직 3개월의 중징계 권고를 받은 사실이 있고,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측은 징계위원회가 최종 징계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버젓이 강의계획을 잡아줬습니다. 3개월 정직은 파면, 해임 다음으로 무거운 중징계입니다. 이미 확인된 사실까지 애써 무시해가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열을 올리는 당국의 모습이 참 가관입니다.


출처 - 일요신문


전국 단위의 크고 높은 곳만 갑질을 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청년창업 성공신화로 잘 알려진 농수산식품유통업체 '총각네야채가게'의 갑질이 폭로되었기 때문입니다. 총각네야채가게의 이영석 대표는 직원 및 가맹점주들에게 폭언 및 강압을 일삼은 것은 물론 보복출점과 물품 밀어넣기 등 가맹점에 할 수 있는 온갖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대표는 트럭 행상으로 시작해 맨주먹 성공신화를 이뤄낸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죠. 그의 일대기가 드라마와 뮤지컬 등으로까지 제작되기까지 했습니다. 밑바닥부터 올라온 그가 자신을 믿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대기업 프랜차이즈식 갑질을 벌여 파산시켰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총각네야채가게 사건은 우리 사회에 갑질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알게 해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갑질' 하면 대한민국 국회가 빠질 수 없겠죠. 지난 3일 국회 설비과는 직원 내부게시판에 의원회관 승강기 이용 안내문을 올려 청소 노동자들이 작업할 때나 물건을 옮길 때 비상용 승강기를 이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의원회관 내 비상용 승강기는 전체 26대 승강기 중 4대에 불과합니다. 신문 배달같이 청소 노동자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줄이 늘어서 청소 노동자들의 작업에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게 됩니다. 시행 이틀 동안 실제로 그랬다고 하죠.


출처 - 오마이뉴스


그나마 익명의 자보에서 국회의 갑질을 조금이나마 희석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승강기 갑질 논란이 알려지자 국회 내 과반수의 엘리베이터에 위와 같은 자보가 붙었습니다. A4 크기의 용지에 의원실을 위해 애쓰는 노동자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며 엘리베이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어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든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말도 함께 적었습니다. 표창원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승강기 자보에 호응했습니다. 결국 국회 설비과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비상용 승강기만 사용하라던 갑질 공지를 삭제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횡포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면서 가맹사업법의 형사처벌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는 총 407건이었으나 형사 처분 중 하나인 고발 결정이 내려진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합니다. 과태료 부과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고 42건, 시정명령 40건 등이었다고 하죠.


유명무실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취임하면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 계약 내용을 폭넓게 공개하는 정보 공개를 통해 시장과 사회가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만들고, 가맹점주들이 모인 사업자 단체의 역할 강화를 통해 가맹본부와 협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선두로 재벌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갑질’과 관련한 분쟁조정 처리 건수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 분쟁조정 건수는 1242건으로 971건이었던 전년 동기에 비해 28퍼센트 증가했고, 접수된 건수도 1377건으로 2016년(1157건)보다 19퍼센트 늘었습니다. 분쟁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모두 644건으로 피해구제 성과는 414억 원에 달했습니다.


처리 건수가 많이 늘어난 분야는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와 프랜차이즈 등 가맹사업 거래 분야였습니다. 가맹사업 거래 분야 처리 건수는 35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퍼센트 증가했고, 접수 건수도 처리 건수와 같은 356건으로 26퍼센트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공정거래조정원 관계자는 "경제·사회적 약자 보호가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가맹점주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갑을 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 전역에 깊숙이 박힌 갑질 행태를 단속만으로는 근절하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회적 연대와 참여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갑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을들은 국회 승강기에 붙은 자보의 문구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 절대 가지시면 안 됩니다." 을들이 연대하여 필요한 것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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